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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태주 “페이스북 덕분에 작가 데뷔, 가능했다”

산문집 『이 미친 그리움』 펴낸 시인 림태주 책바치의 애환을 쓰다 보니, 독자들의 마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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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림태주가 첫 책 『이 미친 그리움』을 펴냈다. 시로 등단했지만 아직까지 시집을 발표하지 않았던 그는 산문집으로 독자들을 먼저 만나게 됐다. 림태주 시인은 “페이스북, 페친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만나고-림태주

 

“림태주 시인의 글에는 밥 짓는 냄새, 된장 끓이는 냄새, 그리고 꽃내음이 난다. 그의 글에는 찬찬한 힘과 은밀한 즐거움이 들어 있다.” 조국 서울대 교수의 『이 미친 그리움』 추천평을 받아 들고, 림태주 시인은 퍽 감동했다. 페이스북으로 인연을 맺게 된 사람들의 소중한 리뷰가 마음을 울렸다. 출판사 대표로서 책을 홍보하기 위해 시작했던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이제 ‘영업’의 통로가 아닌 ‘소통’의 공간이 됐다. 페이스북 친구와 팔로워까지 합하면 6천 여명, 지난해 만들어진 ‘림태주 시인 팬클럽’ 멤버는 6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시집 하나 발표하지 않은 시인에게 “나는 당신의 팬”을 자처하고 나선 페친들은 『이 미친 그리움』 출간을 기념해, 구입 인증샷을 저자에게 쏟아냈다. 페이스북 덕분에 책을 쓸 수 있었다고 말하는 림태주 저자. 이 무명의 시인은 어떻게 6천 명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던 걸까?

 

1994년 계간 <한국문학>으로 등단한 림태주 시인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출판사 여러 곳에서 편집자, 마케터, 임프린트 대표로 일해왔다. 2010년 출판사 ‘행성:B’를 설립하고 대중교양서를 주로 펴내고 있다. 림태주 시인은 그동안 수많은 저자들을 만나며 그들의 고충을 십분 이해했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이 저자가 되어 보니 큰 오산이었음을 깨달았다. 발행인과 저자, 마케터와 저자 사이를 오가며 책을 만든 지금. 녹록지 않은 책바치의 삶을 살며, 어떻게 하면 철들지 않고 만년 소년으로 살지를 궁리하고 있다. 장발을 고수하고 친구들이 선물한 액세서리를 부담 없이 즐기는 중년, 림태주 시인을 만났다.

 

이 책은 온전히 나만의 것은 아니다. 야살스럽고 맹랑하고 허접한 내 글에 같이 웃고 울고, 책을 엮으라고 부추겨준 친구들이 이 책의 실소유권자들이다. 아프고 힘겨운 이런 시절에 나의 사사로운 잡문이 무슨 효용이 있을까 싶어 주자하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어눌하고 궁색한 대로 이 책 안에는 어떻게든 이 환멸의 세상을 건너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그리움이라는 연약한 감성으로 이 세상의 작은 일부분이나마 따스하게 변화시켜보려고 애쓴 순정한 사내의 고투가 들어 있다. 함께 아파하고 오열하고 분노한 당신이 있어서 이 책은 세상에 나올 용기를 냈다. (『이 미친 그리움』 318쪽)

 

만나고-림태주

 

콘텐츠를 줄 테니, 우정을 달라


2010년 출판사를 설립하면서 페이스북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책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는데, 이제는 작가 림태주의 특별한 공간이 됐다. 초기부터 이런 인기를 누리진 않았을 텐데, 어떻게 페친들의 마음을 얻게 되었나?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으로 넘어온 게 2010년이었다. 책을 좀 홍보하고 싶어서 글을 올렸는데 좀처럼 먹히지 않았다. 왜 그런가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오가지 않는다면 책을 소개하는 것이 의미가 없겠더라. 비즈니스 마케팅도 그렇지 않나? 당장의 마케팅 욕망만 가지고 시작하니까 안 되는 거다. 그래서 내 이야기를 좀 풀어보자고 생각했다.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 저자를 만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날 그날 내가 느낀 것들, 혼자 라면을 먹은 일부터 신문사에 가서 마음이 안 좋았던 일 등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랬더니, 페친들의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친구 신청이 온다(웃음).

 

이제 페이스북은 작가로서의 개인적인 공간이 된 건가?


그렇지 않다. 마케팅도 한다. 나는 이걸 ‘선한 영향력’이라고 부른다. 내가 페이스북을 하면서 기본적으로 하는 생각 중 하나가 “공짜는 없다”는 거다. 페이스북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 포지션을 정해야 한다. 내 콘텐츠를 가지고 나를 드러낼 것인가, 아니면 좋은 구독자로 남을 것인가. 난 당신들에게 좋은 콘텐츠를 제공할 테니, 거기에 따른 대가를 제공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가란, 우정 같은 거다. 댓글을 달아주고 서로 소통을 하고. 나도 칭찬을 먹어야지 글을 쓸 수 있지 않나? 또 내 출판사에서 책이 나오면 친구들에게 책을 사달라고도 한다. 그래야 내가 글을 쓸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으니까.

 

페이스북에 매일 한 편의 글을 올리고 있다. 4년 넘게 매일 글을 올리는 것도 쉬운 일만은 아닐 텐데.

 

아마 책에 실린 분량의 3배 정도의 글이 페이스북에 있을 거다. 페이스북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 책도 없었을 것 같다.

 

프로필 내용을 보니, ‘바닷가우체국에서 공부했음’이라고 쓰여 있다. 어떤 의미인가?


섬진강 근처가 고향이고, 바닷가에서 대학을 나왔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뭍에 사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게 있다. 바다에서 시를 배웠기 때문에 상징적인 표현으로 ‘바닷가우체국’이라 이름 붙였다. 우체국은 결국 편지인데, 편지는 소통이고 내가 그에게 가는 그리움이다.

 

『이 미친 그리움』에 실린 사진들이 모두 페친들이 직접 찍어서 보내준 사진이라고 들었다.


책을 준비하면서 전문가의 사진보다 좀 투박하지만 살아있는 사진을 넣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페친들이 2천여 장의 사진을 보내줬다. 내가 반 정도를 추려서 출판사에게 전달했다. 디자이너가 정말 고생했을 거다. 책이 출간되고 나서는 인증샷 이벤트를 했는데, 그 사진들로 6분짜리 동영상을 만들었다.

 

팬클럽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페친 두 명이 발의를 해서 만들어지게 됐다. 내가 조용필이 아니니까(웃음), 페친들이 직접 만들지는 않고 내가 “팬클럽 방을 만들 테니 하고 싶은 분들은 가입해달라”고 했다. 주부, 교사. 의사, 변호사 등 20대 후반부터 60대까지 정말 각계 각층에서 모였다. 처음 오프라인 모임을 했을 때, 70명 정도가 모였다. 작년에는 경남 산청으로 매화 구경을 다녀오기도 했다.

 

책에 실린 산문들은 모두 ‘그리움’을 관통한다. 제목을 ‘이 미친 그리움’이라고 지은 까닭이 궁금하다.


그리움은 낡은 감성이다.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 그리움을 물으면 ‘그게 뭐야?’라고 한다. 그런데 나와 소통을 친밀하게 하는 40대들은 그리움이 강하다. 주부인 경우에는 아이들을 다 키워놓고 남편 뒷바라지에서 벗어나는 시기인데, 자아를 찾고 싶어하는 욕망이 강하다. 지적인 욕망, 교양에 대한 욕망이 갈급하다. 이 분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이 자기계발 욕구는 강하지만, 자기만족을 할 줄 모른다는 점이었다. 허전하고 외로우니까 보상심리로 무언가를 배우려고 하는데, 내가 논어를 공부하고 주역을 공부한다고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페이스북을 보면 좋은 글귀들을 인용해 몇 구절을 올려 놓는데, 그게 자기 것은 아니지 않나? 마흔이 되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걸 너무 부끄럽게 생각한다. 언젠가 팬클럽 친구들에게 짧은 민중사전처럼, 자기소개서를 올려보자고 했다. 친구들이 글을 올리기 시작하는데, 눈물 겨운 내용도 많고 감격스런 이야기도 많았다.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기 이야기를 쓰는 것에 부담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접근하면 글을 쉽게 쓸 수 있을까?


나만 해도 그렇게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다. 그런데 글을 보면 내 자랑을 많이 한다. 한국 사람들은 남이 잘난 척을 하면 아니꼽게 생각하고, 안티를 하고 그런다. 난 일부러 내 자랑을 많이 한다. 역겨우면 친구 끊으라고 한다(웃음).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사랑하겠나? 페이스북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먹방 사진만 올리는 사람들이 있고 또 스포츠, 시사 뉴스만 전하는 사람도 있다. 콘텐츠 내용이 서로 다를 뿐이다. 페이스북에 나를 고스란히 드러낼 필요는 없다. 사진은 감춰도 되고 캐릭터로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나도 애매할 때는 꽃님, 하숙생 이런 캐릭터를 설정해놓고 글을 쓰곤 한다. 페이스북에서는 되도록 유쾌한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의 정서가 약간은 우울하고 비관적인 편이다. 그래서 일부러 좀 명랑하고 재밌는 쪽으로, 진지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끝에는 반전을 주려고 한다.

 

책을 만드는 입장에서 직접 책을 쓴 작가가 됐다. 저자로서 책을 대한 느낌이 각별했을 것 같은데.


우선 도움이 많이 됐다. 내가 발행인, 만드는 사람의 입장일 때는 책을 쓰는 사람의 심정이나 애환을 잘 몰랐던 것 같다. 책 만드는 에디터들이 저자와 관계를 맺으며 어떤 점이 힘든지, 절실히 깨달았다. 또한 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저자가 되지 못한 일종의 콤플렉스 같은 것들이 조금 사라졌다.

 

만나고-림태주

 

영혼을 말랑말랑하게 만들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문학청년이었나? 글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시골에서 농사 짓는 아버지 밑에서 살았는데 들판을 뛰어다니는 걸 무척 좋아했다. 산으로 들로, 자연스럽게 풀과 꽃, 나무들과 친구가 됐다. 그런 향토적인 정서가 몸 안으로 자연스레 들어온 것 같다. 집에 책이 많지도 않았다. 책을 많이 읽지는 못했는데 생각이 많았다. 상상, 공상 같은 걸 많이 했다. 어릴 때 일기장을 보면, 내가 그 날 했던 일보다 생각한 것들에 대해 적어 놓은 게 대부분이다. 생각하는 힘이 어릴 때 많이 길러진 것 같다. 골목길에 가다가 위험에 처한 여자를 구해주는 상황을 스스로 설정해놓고, 혼자 대사를 치면서 놀았던 기억이 많다(웃음). 그래서 대화체 문장에 강하다. 글을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어릴 때 학교 백일장에 나가면 상을 휩쓸었다.

 

군대에 있을 때는 연애편지 대필로 유명했다고 들었다. 림태주 시인이 대필한 연애편지를 받은 애인들은 하루가 멀게 면회를 왔다고.


(웃음). 열심히 써줬다. 그런데 정작 내 편지에는 답장을 받지 못했다. 내 편지를 받으면, 상대가 창피해서 못 쓰겠다고 그러더라. 자기 글 실력이 드러나니까. 그래서 일부러 대충 쓰기도 했다. 내가 편지를 보냈을 때 꼬박꼬박 답장을 보내온 여자가 내 아내가 됐다. 제대하고 복학해서 4년 연애하다 결혼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아들, 딸에게 주는 충고’ 글이 많이 회자됐다. 실제 수신자였던 자녀들의 반응은 어땠나?


“좋은 말은 다 있네”라고 말하더라(웃음). 사실 가장 하기 어려운 게 충고다. 내가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네 인생을 네 어법으로 살아라”는 말이다. 남의 것을 인용하려고 하지 말고 네가 만들라는 말이다. 학문을 하지 말고 공부를 하라는 말과도 상통한다. 학문은 남이 이미 정한 이론을 그대로 학습하는 것 아닌가? 창의력과는 관계가 없다. 전문가는 될 수 있지만 행복한 삶은 힘들다. 충고라는 건, 아빠의 인생으로 보는 어떤 프레임이다. 나는 네가 이렇게 살기를 원한다고 그 프레임을 아이들에게 주는데, 아이의 생각이 커지면 그 프레임 중에 자기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이 있고 또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다. 참고는 하되, 자신만의 정의로 살아가야 하는 게 아이들의 인생인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무섭지 않은 사람이 ‘책을 읽지 않는 어른’이라고 말했다.


40, 50대가 되면 더 이상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까지의 배움만 가지고도 살 수 있으니까. 그런데 자본주의 산업사회에서는 당신의 교양은 낡았으니 업그레이드 하라고 그러면서, 기계를 만들어 소위 지식을 업로드하게 한다. 이게 자기 인생에 도움이 될까? 그렇지 않다. 40, 50대가 되면 내 영혼을 말랑말랑하게 만들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으면 자기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걸 받아들임으로 영혼이 말랑말랑해져 아름답게 늙어갈 수 있다. 가끔 나보다도 나이가 많은데, 30분쯤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할 말이 없어지는 사람이 있다. 본인 사생활 말고는 이야깃거리가 없는 거다. 자기 콘텐츠가 없는 사람들은 깊게 대화를 나누기 어려워진다.

 

남자의 관능은 ‘자기 세계에 대한 몰입’에서 비롯한다고 말했다. 요즘, 일과 글쓰기를 제외하고 몰입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림 그리는 것과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두 개는 꼭 하고 싶어서 강의가 있으면 열심히 쫓아다닌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끊임없이 하는 게 좋다. 바쁘다는 말을 가장 싫어하는데, 요즘 자꾸만 바쁨에 지고 있는 것 같다. 열심히 성실히 살되, 바쁘게 살면 안 된다. 둘은 다른 말이다. 바쁘게 살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투입할 여지를 주지 않고 차단해 버리니까. 부지런하고 지혜롭게 살아야겠지만, 바쁘게 살다가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찾기 위해 돈을 쓰고 시간을 쓰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만나고-림태주

 

평범함 속에도 탁월함을 만날 수 있다


산문집을 펴냈지만 시인 아닌가? 시집을 내고 싶은 마음도 있을 텐데.


시집을 낼 만큼의 시는 가지고 있는데, 아직 뚜렷한 계획은 없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기존 시집들의 포맷을 벗어나서 판형도 크게 하고 사진도 넣고 기념될 만한 시집을 내고 싶다. 시집은 조금만 안 팔리면 금방 절판하는데, 어차피 내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관하고 싶어서 시집을 사지 않겠나? 적게 찍더라도 좀 다르게, 특별하게 펴내고 싶다.

 

출판사 ‘행성:B’의 모토는 무엇인가?


대중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인문교양서를 많이 펴내고 싶다. 어렵고 전문적인 책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유대인 이야기』, 『지식인의 서재』 등이 베스트셀러가 됐는데, 독자들과 편하고 가깝게 소통하는 책을 만들고 싶다.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법’에 대해 강의를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나?


자뻑이랑 남자의 관능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자기가 자신한테 반하려면 잘하는 게 있어야 한다. 내가 내세울 만한 게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만한 부분이 없으면 사랑 받기 힘들다. 평범한 것도 좋지만, 그 평범한 속에서 탁월한 게 하나라도 있어야 한다. 자기만의 고유한 어떤 특징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찾으려면 관심사의 분야를 좁히는 게 좋다.

 

가끔 글쓰기 강의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조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게 좋지 않냐?”고 말한다. 소설, 자기계발서, 인문서까지, 많이 읽을수록 좋다고 하는데 나는 반대다. 다양한 분야를 조금씩 섭렵하는 것보다 나를 내세울 수 있는 관심사를 정해서 범위를 좁히는 게 좋다. 생물이면 생물, 사진이면 사진, 진화면 진화. 한 가지를 깊게 파면 단계가 설정된다. 어떤 세계로 깊게 들어가면 그 희열은 말로 못한다. 자기 스스로의 측정이 가능해지고 거기에서 오는 쾌감이 있다. 그것이 조금씩 쌓아질 때, 다른 사람들에게 할 말이 생긴다. 굉장히 재밌는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의미심장한 이야기도 할 수 있다.

 

조국 교수, 류근 시인의 추천평이 인상 깊었다. 어떤 작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가장 좋은 건 글 잘 쓰는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고, 다음으로는 인간적인 작가, 사람냄새가 나는 작가로 기억되면 좋겠다. 사람들의 외로운 감정, 그리운 감정을 어루만져준 사람으로.

 

『이 미친 그리움』은 어떤 독자들이 읽으면 더욱 좋을까?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 자기 자신에 대해 지치고 힘든 사람들, 부모한테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책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어도 편하게 읽힐 수 있을 것 같다. 무료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천천히, 조금씩 읽어주면 바랄 게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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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친 그리움 림태주 저 | 예담
림태주 시인은 그리움은 쌓여서 터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립기 때문에 흘러가는’ 것이고, 그리워하며 흘러가는 동안이 일생이라고 한다.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외롭고 그립고 아픈 짓은 ‘그리움’이 주제어다. 2부 남자로 산다는 것에는 ‘가족’이라는 복잡한 단어가 가진 단순한 의미를 전해준다. 3부 바람이 분다, 명랑하자의 주제는 ‘명랑’이다. 4부 책바치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책바치와 무수히 많은 을에 대한 이야기다. 5부 지상 여행자의 우수에는 인생과 명상과 아포리즘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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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이 미친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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