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섭 “책에서 놓칠 수 없는 아날로그 감성”
『책 잘 만드는 책』 개정판 펴낸 출판전문가 김진섭 내가 서문을 또 다시 쓴 이유
서문을 세 번이나 새롭게 쓴 책이 있다. 출판계에서는 필독서로 불리는 김진섭 저자의 『책 잘 만드는 책』이다. 지난 5월 28일, 홍대 두성북스에서 김진섭 저자의 특별 강연회 ‘나만의 가죽 다이어리 만들기 워크숍’이 열렸다.
출판 제작의 모든 것을 알고 싶으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출판사 직원을 만나야 하나? 인쇄소를 찾아야 하나? 그보다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김진섭 저자의 『책 잘 만드는 책』을 펴보는 일이다.
책 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책으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경험해온 저자 김진섭은 잡지기자로 직장생활을 시작, 1995년 일본 서점을 둘러보는 취재를 갔다가 우리나라에 출판 관련 전문 도서가 없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2년 뒤인 1997년,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을 10일간 취재하면서 인적이 가장 드문 코너에 마련된 한국 출판사 부스를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번역서만 가득한 우리나라 출판 관련 서적을 보며, 내 손으로 쓰고 만든 ‘출판 책’을 펴내야겠다고 결심했다.
우리가 만드는 책 이야기, 왜 우리가 못 써?
기자 생활을 하던 김진섭 저자는 동국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출판잡지 전공을 마치고, 한국 출판의 중심지 충무로에서 각종 출판물의 전체 제작 과정을 하나하나 익혔다. 당시 트렌드를 주도했던 여러 잡지(『She’s』, 『She’s Bride』, 『HIM』, 『Motortrend』, 『Cindy the Perky』 등)의 창간 작업에 참여한 이력을 살려, 5년간의 준비 끝에 2000년 『책 잘 만드는 책』 초판을 출간했다. 출판 제작에 관한 국내 저서가 전무했던 터라,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거의 모든 출판계 종사자들이 필독서로 구입했다.
“처음 책을 출간할 당시에는 정말 어려웠어요. 97년부터 기획안을 쓰기 시작했으니까, 벌써 20여 년 전 일이네요. 당시 탑이었던 출판사 다섯 곳에 기획안을 보냈더니 아무 데도 연락이 없더라고요. 이 콘셉트는 경제성이 없다는 대답이었죠. 그래서 98년부터 일년 내내 책에 매달려서 글을 썼어요. 디자이너만 다섯 명을 교체해가며 책을 준비했죠. 초안 자체를 완성본으로 작업했어요. 기획할 때부터 종이, 디자인까지 모두 제가 직접 관여했던 터라 애착이 컸죠. 전문 도서로 분류됐지만 7개월 만에 4천 부가 나갔어요. 곧 출판사의 메인 교재가 됐죠.”
출판 초보자부터 오랜 경력의 실무자들에게 ‘참고서’로 각인된 『책 잘 만드는 책』은 지금까지 수십 쇄를 찍었고, 올해 5월, 두성북스를 통해 재출간됐다. 이 책에는 종이의 규격 및 특징부터 고르는 법, DTP와 디지털 출판, 인쇄 및 제책, 가공, 각종 제작 관련 업체들, 예산 집행에 이르기까지 출판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함께 출간한 『책 잘 만드는 제책』은 제책의 역사부터 방식 및 기술까지 종횡으로 다루고 있다.
김진섭 저자는 한겨레신문사 문화센터에서 ‘출판 제작 실무’에 관한 강의를 진행했고, 2001년에는 ‘책공방’을 열어 여러 출판사들과 새롭고 참신한 제작 방식을 도입한. 다양한 책을 만들었다. ‘바로끈’, ‘누드양장’, ‘책공방제책’ 등 실험적인 제책 방식을 특허, 개발했고 2003년에는 ‘책공방북아트센터’를 설립해 일반인들에게 손으로 책 만드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현재는 전북 삼례의 책마을에서 ‘책공방북아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나만의 가죽 다이어리 만들기 워크숍
제책 전문가인 김진섭 저자는 오래 전부터 일반인이 직접 만들 수 있는 다이어리를 제작, 소개하고 있다. 간단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소가죽 다이어리는 10분이면 완성할 수 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가죽 다이어리를 만들게 된 예스24 고객 10여 명은 저자의 재치 넘치는 강연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김진섭 저자는 “전북 삼례 책마을의 ‘책공방북아트센터’를 방문하는 독자들 중, 이 다이어리를 가지고 오는 분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시간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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