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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엄마가 아이에게 노래를 많이 불러줘야”

가장 쉬우면서도 좋은 육아는 노래 『세상의 모든 음악은 엄마가 만들었다』 김성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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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발달음악연구원을 운영하는 저자는 엄마가 아이에게 노래를 많이 불러줘야 한다고 말한다. 음악은 인간의 본능이기에 어릴 때부터 음악에 친숙할수록 발달에도 좋아서다. 그런데 막상 엄마들에게 노래를 불러 보라고 하면 부끄러워 한다. 노래를 잘 불러야 한다는 압박이 있기 때문이다. 힘을 빼고 김성은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사회가 변하면 사람들이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워 한다. 한국 사회는 급격한 경제발전을 거치며 그 정도가 다른 사회에 비해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마찬가지다. 육아의 문제에서 많은 엄마 아빠가 혼란을 느끼고 있다. 이는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육아책의 존재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각각의 책을 확인하면 서로 상충되는 정보도 많다. 어떤 책은 아이가 울게 놔두라고 하고, 어떤 책에서는 우는 걸 방치하면 아이의 감정 표현에 장애가 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 육아에도 딱 떨어지는 답은 없을 것이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이가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를 테니, 그 상황에서 맞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럼에도 많은 엄마가 아이에게 하는 행동이 있다. 바로 노래다. 특히 아이가 잠투정을 할 때 노래가 유용하다. 아이 등을 토닥토닥 쓰다듬는 것도 음악의 하나라는 점을 생각하면, 음악의 활용 범위는 육아에서 더 넓어진다. 『세상의 모든 음악은 엄마가 만들었다』는 ‘육아’와 ‘음악’을 다룬 책이다.  부제인 ‘태교부터 13세까지 음악이 있는 행복한 육아’의 표현처럼 총 3부에 걸쳐 저자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음악 활동을 소개하고, 항간에 퍼져 있는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는다.

 

저자인 김성은 원장은 대학에서는 성악을, 독일에서는 합창지휘를 전공했다. 대학에서 아동복지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지금은 김성은 발달음악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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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이에게 노래를 많이 불러줘야

 

『세상의 모든 음악은 엄마가 만들었다』에서는 음악에 관한 잘못된 상식을 바로 잡는 내용이 많이 나오는데요.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잘못된 지식을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에서라기보다는 음악에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을 위해서 썼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악성이 참 좋아요. 음악도 좋아하고요. 초등학교 아이들은 대부분 피아노 교육을 받잖아요. 그런데 음악에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요.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은근히 자랑스럽게 취향을 밝히고, 대중음악을 좋아한다는 말은 상대를 봐가며 하죠. 음악에 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어요.

 

육아, 음악 교육, 클래식 등 책에서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했는데요. 가장 염두에 둔 부분이 있다면?

 

여러 가지를 썼지만, 이 책을 한 마디로 줄이라고 하면 “엄마가 아이에게 노래를 많이 불러줘라”예요. 엄마들에게 노래해보라고 하면 부담을 느껴요. 그런데 우리 할머니들은 노래를 계속 불렀잖아요. 제 외할머니도 한글도 모르고 평생 사셨고 가끔은 우물우물 가사가 불분명했지만 항상 노래를 부르셨어요. 물론 제게 들려주시려고 부른 노래는 아니었지만요. 노래는 인간의 본능이에요.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이라는 책이 있는데요. 책 제목처럼 아주 예전부터 인류가 노래를 계속 해 왔어요. 교육이나 문화 교양 차원이 아니라, 그냥 아이의 엄마니까 본능적으로 노래를 하면 아이와 소통을 많이 할 수 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기존의 생각에 반하는 이야기도 하게 된거고요.

 

대표적인 게 ‘모차르트 태교’인데요. 모차르트 태교의 효용이 과장된 면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도, 여전히 모차르트 태교 음반이 잘 팔리잖아요.

 

모차르트 효과는 없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예비부모들은 이 말이 솔깃해요. 큰 효과를 바라진 않지만 그것말고는 막상 뱃속 아기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거든요.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도 갓난아이는 누워만 있잖아요. 청소년 아동 상담소 소장님이 10년 동안의 임상데이터를 통해 나타나는 특이현상으로 클래식 음악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정서적 불안을 겪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클래식 태교와 영유아 시기에 클래식 감상을 많이 했다는 내용이었어요. 이 데이터만으로 클래식 음악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끼쳤다고 단순하게 판단할 수는 없어요. 아이와 음악의 관계만 이야기해서는 안 돼요. 이 논쟁에서 음악을 전달한 엄마는 늘 빠져있었거든요. 아이가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음악을 전달해준 엄마가 뭘 하고 있었느냐가 관건이죠.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고 엄마는 다른 일을 했다면, 아이가 외로움이나 표현욕구좌절을 느낄 수 있었겠죠.

 

음악, 어떻게 들으면 좋나

 

클래식이라도 다 같은 클래식은 아니잖아요. 연주회에서 듣는 음악과 LP, CD, MP3에서 듣는 음악이 다 다를 텐데요.
 
다 다르죠. 요즘에 ‘백색소음’이 집중력을 향상시킨다고 해서 여러 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도서관이나 독서실에서 틀어주죠. 그런데 이 백색소음은 아날로그 소리여야 효과가 있어요. 디지털화된 백색소음은  또 하나의 소음일 뿐 기존의 소음을 중화시키는 기능이 없거든요. 우리 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구별할 수 있어요. 디지털화된 소리는 깨끗하고 청량감을 줄 수는 있지만 사실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소리는 대부분 아날로그 소리예요. 저는 디지털화된 소리를 오래 못 들어요. 5~10분은 괜찮은데 이후에는 피곤해지거든요. 클래식 음악도 MP3로 듣게 되면 소리가 납작해져요. 대중음악의 경우도 큰소리의 타악기, 전자악기가 많이 연주되는데 이런 경우 음량간의 밸런스를 위해서 많은 부분을 깎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너무 많이 다듬어진 소리를 듣는 거죠.


음악을 듣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물론 공연장에서 듣는 것이고요. 꼭 공연장이 아니라도, 실제 연주를 듣는 게 좋아요. 특히 어린 아이에게 연주를 들려주는 게 필요해요. 엄마 아빠의 서툰 연주라도 직접 들려줄 수 있다면 최상의 음악이 되죠. 그 다음 대안은 LP, CD, MP3 순이라 하면 될 것 같네요.

 

부모님이 전자 피아노로 연주하는 것도 별로 좋지는 않겠네요.

 

전자피아노의 장점은 층간소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하나죠. 전자피아노는 피아노가 아니에요. 그냥 전자악기라고 생각하면 돼요. 디지털소리에 너무 많이 노출되면 청각이 둔해져요. 이럴 때 예민한 청각 훈련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산 속에 가서, 그 곳에서 나는 소리를 귀기울여 듣는 훈련을 하는 거예요.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낙엽 밟히는 소리 등 여러 가지 소리를 하나 하나 집중해서 들어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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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음악 교육

 

음악 교육, 하면 다소 여유 있는 집안에서 하는 것이라는 인식도 있는데요.

 

지인 중에서 책의 목차를 보고 돈 많고 교육열 높은 특수계층 위한 책이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이와는 정반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책을 썼는데 말이죠. 음악에 대한 선입견이 얼마나 잘 못되어 있는지를 설명해주는 얘기죠. 시간이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도 음악적 자극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많아요. 사실 엄마들 대부분이 본능적으로 이미 잘하고 있고요. 아이에게 성인과 대화하듯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엄마라면 누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억양이나 말하는 속도가 달라지죠. 말하는 음의 높낮이가 다양해 지고, 조금 천천히 이야기하고, 끝을 살짝 길게 끌어 노래하는 것처럼 들리게 하죠. 이게 바로 모두 음악적인 것이죠. 이렇게 음악적으로 아이에게 접근을 했을 때 아이도 반응을 더 많이 해요.

 

많은 엄마들이 잘 하고 있지만, 그래도 자녀 교육 문제로 상담을 많이 하잖아요. 상담하시면서 요즘 엄마들이 잘못하는 부분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모든 게 과유불급인데요. 음악도 학습으로 생각하며 접근하는 게 제일 안타까워요. 말로는 정서를 위해서 음악을 들려준다고 하지만, 그 뒤에 숨은 목적은 이 아이가 음악을 듣고 두뇌개발이 되고, 그러면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죠. 영유아 교육프로그램들에 이런 경향이 많아요. 이런 자극들은 아이를 오히려 지치게 해요. 그리고 너무 많은 자극 때문에 정작 느낄 수 있는 자극이 적은 게 문제에요. 더하기 빼기 개념이 없는 20개월 된 아이에게, 나중에 학습할 때 더 잘 받아들인다는 논리로 더하기 빼기를 주제로 율동을 가르치기도 하구요. 스마트폰, 컴퓨터로 음악이나 동화를 들려주죠. 이런 식으로 너무 많은 소리에 노출되면 진짜 작고 귀한 소리를 들을 기회를 놓쳐요.

 

원래 전공은 성악인데 영유아 교육으로 관심사가 옮겨졌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평생 노래하면 행복하겠다는 순진하고 단순한 생각으로 성악을 전공했어요. 나이 들어가면서 젊어서는 할 수 없었던,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이 보이더라고요. 보다 많은 사람이 음악을 잘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싶었어요. 그게 20, 30대에는 연주가로서 활동하는 거였고, 지금은 교육이 된 거죠. 대학교수 10년을 하다 보니 더 어릴 때 잘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요. 교육을 하다 보면 대상연령이 자꾸 아래로 내려가요. 문제를 발견하고 원인을 생각하다 보면 청소년기, 아동기, 영유아기 이런 식으로 변해가죠. 결국은 태교까지.

 

안타까운 게, 5~6살 때 음악이 좋아서 피아노를 시작한 아이가 2~3년 안에 관둡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고민하다 보니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었고요. 피아노 학원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아이들이 연구원에 찾아오기도 하는데,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님들과도 할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학원 원장님들이 이미 잘 하고 계시지만 아이들이 꾸준히 음악을 사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해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음악은 훌륭한 동반자

 

직접 두 아이를 키운 경험도 원장님의 관심사를 형성한 배경이었을까요?

 

큰 애는 제가 유학하는 동안 만 다섯 살까지 독일에서 자랐고 작은 애는 한국에서만 키웠어요. 그러다 보니 아이를 대하는 태도, 교육하는 방식, 중요하다고 가르치는 가치를 비교할 수밖에 없었죠. 한국과 독일의 교육은 앞서고 뒤쳐지고의 문제가 아니라 완전히 달라요. 어느 쪽이 좋다고 할 순 없어요. 다만 안타까운 게, 한국에 들어와 있는 영유아 프로그램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변형 보완 수정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도 그냥 도입되어 운영되는 사실이에요. 영어로 된 노래를 영어 그대로 가르쳐서 마치 영어 교육도 되는 것처럼 포장하기도 하고요. 노래 안에 문화가 숨어 있는데,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없는 문화의 동요를 부르면서 음악적 감성을 똑같이 느끼기를 바란다는 게 말이 안 되죠. 이런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요.

 

지금 운영하는 김성은 발달음악연구원에서는 하는 프로그램 중에는 어떤 게 있나요?
 
주력 프로그램은 셀프메이드 뮤지컬이라고, 아이들이 뮤지컬을 스스로 만들어요. 동요를 석달 동안 15~16곡 배우고 이야기가 되게끔 꾸며 내야 하죠. 그 안에 논리, 드라마 구성 요소도 있어야 하고요. 장면과 장면 사이 비연관성을 연결하려면 상상력도 필요하죠.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끼리 토론을 통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려면 자기 생각을 이야기해야 하고 관철하려면 친구를 설득해야 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치죠. 자기 의견을 포기하는 것도 배워야 하고요.  분석해서 아이 성향과 장단점을 부모님께 알려 드립니다. 예전엔 이런 교육이 특별히 필요 없었죠. 골목에서 놀면서 언니나 동생, 친구 사이에서 의사소통하는 걸 배웠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모든 게 학습 위주라 정작 중요한걸 배울 시간이 없어요.

 

마지막으로 지금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어떤 말씀을 해 주시겠어요.


육아는 정말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일임에 분명해요. 하지만 모든 엄마들이 이 힘든 일을 기쁨으로 할 수 있는 이유는 사랑스러운 아이의 매일매일의 변화가 기쁨과 놀라움을 선사하기 때문이죠. 아이의 작은 발달도 노치지 않고 감탄하고 함께해주는 엄마가 가장 좋은 엄마예요. 그런 좋은 엄마가 되는데 음악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어요. 지금 아이가 보여주는 귀한 모습을 조금만 자라면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 하루하루가 귀하고 행복할거예요. 아이를 직접 보살 필수 있는데 무상보육복지를 누리기 위해 다른 사람 손에 키우는 일은 줄었으면 좋겠어요. 음악이 있는 육아로 엄마와 아이가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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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음악은 엄마가 만들었다 김성은 저 | 21세기북스
지식교육에만 치우친 결과, 정서적 문제를 보이는 아이들이 최근 급속도로 늘고 있다. 'ADHD'로 불리는 극도로 산만한 유형, 또는 '선택장애'를 겪는 의존적이고 소심한 유형으로 주로 양분된다. 단적인 분류지만, 많은 엄마들이 아이의 이런 문제 때문에 고민을 호소한다. 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일까? 정서와 지능발달을 함께 돕는 것, 그 답이 바로 음악에 있다. 음악은 훌륭한 육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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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손민규(인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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