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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천재 경제학자가 벌인 세기의 대결

3월 2주 언론에 소개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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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는 3월 2주 한 주 동안 어떤 책들을 다루었을까?

《동아일보》

『케인스 하이에크』 는 천재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가 벌인 세기의 대결을 그렸다. 한국사회 청년담론을 주도해 온 엄기호 저자는 ‘단속사회’라는 주제를 통해 한국사회 전반에 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중국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한 손에 잡히는 중국사』, 중국에 대한 기본 정보와 쟁점, 전략과 자료, 키워드와 디테일을 동시에 다룬 『차이나 핸드북』 도 주목해볼 만 하다. 『인야의 티 노트』 는 저자가 20여 년간 엄마와 가져온 찻자리에서 나눈 삶과 차에 관한 이야기이다.



케인스 하이에크

니컬러스 웝숏 저/김홍식 역/부키

경제학의 두 맞수가 벌인 세기의 대결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 이들 두 경제학자는 19세기 말에 태어나 20세기 중반과 후반에 각각 세상을 떠났다. 운명적인 라이벌이었던 두 사람은 약 100년 동안 경제학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해 왔고, 그들의 독자적인 사상이 학계는 물론 정치권으로까지 번져 각국의 경제 정책을 좌우했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벌어진 이 두 죽은 천재 학자들의 리턴 매치는 오늘의 세계가 여전히 그들의 자장 안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줬다. 100년에 가까운 대결을 연대순으로 담은 이 책은 논쟁을 단순히 중계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상황과 개인적 배경부터 논쟁이 촉발되고 격화하며 전개된 과정, 후예들과 학계로 번지고 각자의 진영이 형성되어, 급기야 각국 정부의 경제 정책의 토대로 발전하기까지의 단계들을 차근히 되짚는다. 논쟁의 세부적인 정황과 개인사부터 두 거장의 충돌이 경제 사조를 형성하고 시대의 사상과 이념, 정치관으로 확산되는 큰 흐름까지, 한마디로 ‘케인스 vs 하이에크의 미시사와 거시사’를 아울렀다.


단속사회

엄기호 저/창비

소소한 디테일로 살려낸 보편적 성찰

2014년 우리 사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전방위 인문학자 엄기호가 한국사회를 읽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등을 통해 한국사회 청년담론을 주도해온 저자가 새롭게 주목하는 것은 우리 삶을 뒤흔드는 근본적인 상황의 변화 즉 ‘소통불가능에 처한 시대’다. 그간 생생한 현장연구와 그 사례를 해석하는 독특한 관점을 선보이며 ‘망원경과 현미경을 두루 갖춘 소장학자’라는 평을 받아온 저자는 이번 책에서 ‘단속사회’라는 주제를 내세우며 그동안의 청년담론을 넘어 한국사회 전반에 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경청은 단지 귀 기울여 듣기만을 뜻하지 않는다. 경청은 낯설고 모르는 것과 부딪치고 만나며 자신의 경험을 확장하고 갱신하는 행위다. 나의 경험은 다른 누군가에게 참고사항이 되어 전승된다. 경험이 이처럼 손에 손으로 이어져갈 때 그 사람 그 사회는 연속성을 지닐 수 있다. 사소해 보이는 경청이라는 행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한 손에 잡히는 중국

김정희 등저/차이나하우스

현대 중국의 속내를 들여다보자

중국의 지리, 문명, 맛과 멋, 현대 중국, 중국 속의 한류 등 말 그대로 중국에 대한 모든 것을 아우른, 중국 백과사전이라 할 만한 책이다. 중국과 관련된 16개의 테마를 통해 깊이 있는 내용을 알기 쉽게 서술하였다. 개혁개방정책을 시행한 이후 근 30년간 급속도로 성장한 중국은 이미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치는 강대국으로 변모하였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와 역사적, 지리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중국이기에 중국을 알고 이해해야 함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한 작업의 첫 걸음을 이 책과 함께 한다면 조금은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차이나 핸드북

성균중국연구소 편/김영사

중국과 만나고 만나야 하는 모두가 기다려온 한 권의 책

“중국에 부임하는 이들에게, 중국을 공부하는 학생과 정책 당국자에게, 그들의 책상에 늘 꽂아두고 참고할 만한 책을 만들자.” 이 목적 아래 한국을 대표하는 74명의 권위자와 넘버 원 차이나 싱크탱크 성균중국연구소가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철저한 기획 아래 이 책이 만들어졌다. 이 책은 이러한 중국 부상의 시대를 맞아 중국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야 하는지를 모색하고 각계에 필요한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 지형도를 제시한다. 전방위 중국 길잡이라는 기획에 따라 ‘쟁점이 있는 중국 입문서’로 구체화된 이 책은 각 분야의 저자들은 전문 영역을 설명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쟁점이고 해당 분야의 주제가 전체 중국을 이해하는 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보여준다. 개황은 물론 현대사부터 정치와 외교, 경제, 사회, 문화, 한중관계까지 중국에 대해 알아야 하는 모든 주제에 대해 기본 정보와 쟁점, 전략과 자료, 키워드와 디테일을 동시에 다루고 있다.


포트노이의 불평

필립 로스 저/정영목 역/문학동네

출간되자마자 미국 전체를 충격에 빠뜨린 화제작

사춘기 소년의 자위행위에 대한 상당한 양의 상세하고 창조적인 묘사 때문에 1969년 출간 당시 미국 도서관들이 금서로 지정하고, 호주에서는 금수 조치되어 펭귄북스가 밀매까지 단행했던 문제작이다. 학벌, 외모, 재능, 무엇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엘리트 변호사 앨릭잰더 포트노이. 이 책은 서른 중반의 엘리트 변호사 포트노이가 정신과 의사 슈필포겔에게 자신의 불행한 일생을 토로하는 400쪽짜리 독백이다. 의식의 표면에 떠오르는 단편적인 기억들을 따라 자유연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포트노이의 독백은 무척 감정적이며 간혹 두서가 없기도 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늘 부모님 말에 휘둘리고, 툭하면 감상적인 자기연민에 빠져들고, 길에서 멋진 여자만 보면 따라가서 집적대는 찌질이다. 진정한 남자가 되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은 포트노이가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여과 없이 날것 그대로 쏟아놓는 섹스 편력, 분노, 원망, 빈정거림이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있다.


인야의 티 노트

조은아 저/네시간

지금 세계는 중국차의 매력에 빠져 있다

매주 일주일에 한 번 티타임을 가져온 가족이 있다. 유년 시절 바쁜 부모님과 주말에만 만날 수 있었던 저자의 가족은 유일하게 주말의 티타임을 통해 가족 간의 사랑과 정을 나눠온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시간을 저자가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현재까지 20여 년이 넘게 엄마와 딸의 티타임의 형태로 지속해왔다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위한 부모의 사랑으로 시작되었다. 지금은 부모님을 위한 자녀의 작은 보답으로 차 한잔을 함께하며 일주일의 피로를 씻는다. 이들 모녀에게 일주일에 한 번 갖는 티타임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을 넘어 습관이 되었다. 실제로 이 책은 저자의 티 노트를 토대로 한다. 20여 년간 엄마와 가져온 찻자리에서 나눈 삶과 차에 관한 이야기이다. 인생에서 고민과 혼란 그리고 새로운 도전이 절실한 스물아홉 살이란 나이, 저자는 티 노트를 들춰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정말 필요한 것과 내려놓을 것들 사이에서 진정한 “나”를 발견해간다.


새들은 왜 깃털이 있을까?

멜리사 스튜어트 저/세라 S. 브래넌 그림/이우신 역/다섯수레

참신한 발명품, 깃털

대부분의 새들은 모두 깃털을 가지고 있어서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다. 하지만 새들은 깃털을 나는 데만 이용하지 않는다. 깃털은 저마다 생김새가 다른데, 새에 따라 깃털이 해야 할 일이 나름대로 있기 때문이다. 깃털은 자외선 차단제처럼 새의 피부를 보호하기도 하고, 화려한 보석처럼 주의를 끌기도 한다. 투우사의 망토처럼 공격자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도 한다. 이 책은 배 부분의 빽빽한 깃털로 눈 위를 미끄러지며 다니는 황제펭귄부터 깃털을 부풀려 따뜻한 공기층을 만드는 푸른어치까지, 16종의 새를 통해 깃털의 16가지 쓰임새를 보여 준다. 깃털의 기능을 담요, 쿠션, 양산, 자외선 차단제, 스펀지, 옷솔, 투우사의 망토, 보호색, 호루라기, 화려한 보석, 굴착기, 지게차, 구명복, 낚싯봉, 썰매, 설피에 비유했다. 과학자들이 일반적으로 깃털을 분류하는 방법도 함께 소개하여 깃털의 명칭과 기능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경향신문》

『피로사회』 로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재독 철학자 한병철의 신작 『투명사회』 가 출간되었다. 『맨발의 학자들』 은 동남아시아의 첨예한 문제들을 건드리며 연구하고 박사학위 논문을 쓴 동남아 전문가 6인의 체험담을 소개한다. 『세계문제와 자본주의 문화』 에서는 자본주의 문화가 어떻게, 왜 형성되었으며 그에 따른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한편, 불황의 출판계, 절판된 해외 명저 재출간 ‘붐’ 이라는 테마로 『나의 인생』, 『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 『책과 혁명』, 『길 위의 철학자』 가 소개되었다.



투명사회

한병철 저/문학과지성사

투명사회는 통제사회, 감시사회다

피로사회의 저자 한병철 교수(베를린 예술대학)의 신작 투명사회가 출간되었다. 투명사회는 ‘투명성’에 대한 독일 사회의 주류 담론에 정면으로 거스르는 비판적 입장을 제시하여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Transparenzgesellschaft(투명사회)(2012)와 우리 삶에 새로운 위기를 불러온 디지털 문명에 대한 진단을 제시한 Im Schwarm. Ansichten des Digitalen(무리 속에서. 디지털의 풍경들)(2013)을 번역하여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투명성의 전체주의적 본질에 대한 전복적인 성찰을 시도한다. 저자에 따르면 투명성은 “신자유주의의 요구”다. 그것은 모든 것을 무차별적으로 밖으로 표출시키고 정보로 전환시킨다. 반면 낯선 것, 모호한 것, 이질적인 것들은 투명성의 이름으로 해체된다. 투명사회는 부패 근절과 정보의 자유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결코 깨달을 수 없을 투명성의 시스템적 폭력성을 한병철 특유의 간결한 문체로 날카롭게 파헤친다.


맨발의 학자들

전제성 등저/눌민

현지조사하고 논문 쓰고 학위 받고 전문가가 되기까지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이런 고생을 사서 할까?”라는 질문에도 과감하게 현장으로 뛰어들어 학구열로 젊음을 불태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맨발의 학자들』 은 동남아시아라는 곳에서 뿌리를 내리며 살며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적응하면서, 그곳의 가장 첨예한 문제들을 건드리며 연구하고 박사학위 논문을 쓴 동남아 전문가 6인의 생생한 체험담을 담아냈다. 이 책에서 김형준, 홍석준, 채수홍, 이상국 등의 인류학자와 전제성, 황인원 등의 정치학자는 각각 인도네시아 이슬람 농촌 마을, 말레이시아 농촌 마을, 베트남 한인 기업과 베트남 노동자들, 태국 미얀마 국경 지역 난민촌, 인도네시아 노동조합, 말레이시아 정치 현장이라는 곳에 뛰어들어 그들과 함께 더불어 살고 부딪치면서 현지조사를 하고 박사학위를 쓰는 과정을 숨김없이 솔직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동남아시아를 연구하는 학생에서 한국에서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동남아 전문가로 거듭 나는 과정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세계문제와 자본주의 문화

리처드 로빈슨 저/김병순 역/돌베개

자본주의 문화는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세계체계론’의 입장에서 인류학적 관점으로 전 지구적 문제들을 분석했다. 미국의 저명한 인류학자이자 여러 차례 우수 교수상을 수상한 리처드 로빈슨(뉴욕 주립대학 석좌교수)은 1998년에 이 책의 초판을 출간한 이후 2013년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계속 개정증보판을 펴내며 최근의 다양한 통계자료와 사례들을 보강해왔다(한국어판은 2010년도 개정 5판을 저본으로 번역했다). 로빈스는 이 책에서 세계를 중심부와 주변부로 나누고 그 중간에 반주변부를 두어 자본주의 문화가 어떻게, 왜 형성되었으며 그에 따른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인지를 대단히 체계적이고 치밀하게 논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 세계체계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에는 동의하지만 그 체계가 발전하는 데 필요한 핵심 요소들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 체계가 인류 역사에서 필연적이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늘날 세계체계의 확산을 초래한 원동력이 산업과 기업자본주의였으며 세계체계의 확산은 여러 가지 점에서 세계를 부국과 빈국, 혹은 부유한 국가 중심의 개발 산업화 지역과 종속된 주변부 저개발 비산업화 지역으로 나눈 것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주 경향신문에서는 <불황의 출판계, 절판된 해외 명저 재출간 ‘붐’> 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래 4권의 책을 소개했다.



나의 인생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저/이기숙 역/문학동네

‘문학의 교황’이 남긴 회고록

1999년 출간된 이후 이 책이 지금까지도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무리 유명하다 해도 문학평론가의 자서전이 자국에서 120만 부가 넘게 팔리고 15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번역 출간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폴란드계 유대인인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의 자서전이 개인적 삶의 기록으로 그치지 않은 이유는 홀로코스트라는, 인류의 가장 고통스러운 기억 가운데 하나를 잊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하고 가슴 아프게 증언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지난 20세기에 인류가 스스로에게 저지른 가장 잔혹한 범죄의 실상과 그 상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가 지난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되풀이하는 한, 이 책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읽힐 것이다. 죽음의 공포를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사랑이다. 바르샤바 게토의 유대인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것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음악이었다. 라이히라니츠키에게 그 사랑은 가족의 목숨과 그만큼이나 소중했던 자신의 꿈을 아무렇지 않게 앗아가고 짓밟은 나라, 바로 독일의 언어와 문학이었다.


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

헨리 페트로스키 저/백이호 역/김영사

유용한 물건들의 놀라운 탄생과 진화 이야기

탁월한 통찰력으로 공학기술에 접근해 사물의 디자인을 분석하고, 우리가 소유한 물건들의 탄생과 진화의 과정을 뜨거운 학문적 열정과 체계적인 고찰로 완성한 역작이다. 한 개의 갈퀴를 가진 나이프가 네 갈퀴의 포크로 탄생하기까지, 전장에서 권총을 쏘아 먹어야 했던 통조림을 집에서 한 손으로 간편하게 열기까지, 추위를 피해 옷을 여미기 위한 동물의 뼈가 진화해 단추가 되기까지, 인간의 상상력과 기술이 창조한 500여 가지의 망치가 만들어져 카를 마르크스를 깜짝 놀라게 하기까지. 21세기 공학기술 분야를 이끌어온 세계적 석학의 눈으로 바라본 디자인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작지만 위대한 의미가 담긴 인공물의 역사를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기원, 수많은 창조적 발명가들의 일화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문화, 정치, 기술의 변천에 따라 진화한 작지만 놀라운 인공물의 살아 있는 역사를 한눈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책과 혁명

로버트 단턴 저/주명철 역/알마

혁명은 ‘아래’로부터 시작된다

현대인들에게 볼테르는 무엇보다 계몽사상가이며, 우아하고 용감한 프랑스의 지성인으로 기억된다. 그를 포함하여 루소, 디드로, 몽테스키외 등 프랑스 계몽주의 학자들의 지대한 영향으로 1789년 프랑스혁명이 촉발되었다는 것이 학계와 세인이 인정하는 정설이다. 《사회계약론》 《캉디드》 《백과사전》 등 오늘날 대한민국의 ‘서양 고전’ 편에서도 익숙히 볼 수 있는 책들이 당시 대중을 미몽에서 깨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책과 혁명》은 그것이 허상에 가깝다는 점을 치밀하게 밝혀나간다. 무엇보다 당시 사람들에게 점잖은 계몽사상서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볼테르만 해도, 당대에 여러 작품을 베스트셀러로 내놓은 작가인 것은 맞지만 그 책들은 《오를레앙의 처녀》나 《방황하는 창녀》와 같은 포르노그래피였다. 대중들은 진지한 사상을 다룬 논문보다는 자극적인 이야기들에 열광했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역사적, 문화적 풍경을 다양한 측면에서 펼쳐 보이며 ‘금서의 사회사’와 ‘금서의 문화사’를 구성해낸다. 그 과정에서 혁명의 유래와 기원 그리고 전복적 가치 체계의 형성 과정이 가감 없이 드러난다.


길 위의 철학자

에릭 호퍼 저/방대수 역/이다미디어

떠돌이 철학자의 자서전

2003년 초판이 출간된 이래 10년 동안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미국의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의 자서전 《에릭 호퍼, 길 위의 철학자》의 개정판이다. 이 책은 에릭 호퍼의 사후 출간한 유일한 자서전이자 마지막 책이다. 그가 떠돌이 노동자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40세 때 샌프란시스코의 부두노동자로 정주할 때까지 자신의 반생을 만년에 회상하듯이 기록한 것이다. 떠돌이 노동자, 웨이터 보조, 사금채취공으로 전전하면서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두 2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단순한 옛날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그의 삶, 사유, 사상의 세계까지 뿌리 깊게 연결되어 있다. 그가 방랑과 노동의 일상 속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냉철한 관찰, 그들이 빚어내는 삶의 이야기와 사건을 묘사하는 에릭 호퍼의 뛰어난 문장은 깊이와 리듬을 가지고 우리 가슴에 공명을 일으킨다.

《한겨례신문》

평생 동안 수련해온 소설의 언어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린 『말의 정의』. 여기서는 특히 새로이 소설을 쓰는 사람들에 전하는 조언을 담았다.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이만큼 가까이』 는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이 겪는 성장통이 그려져 있다. 『영국 자유주의 연구』 에서는 영국사 속에 드러난 민주주의의 허와 실을 밝힌다. 그 밖에 ‘니트족’의 증가를 사회적 문제로 보아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한 『빈둥빈둥 당당하게 니트족으로 사는 법』, 똥 덕분에 쑥쑥 자라는 오누이 이야기를 담은 『똥 호박』, 미디어 연구의 변천에 대한 주요 관심사를 다룬 『미디어와 민주주의』 도 함께 소개되었다.



말의 정의

오에 겐자부로 저/송태욱 역/뮤진트리

한 노벨상 작가의 비평적 에세이

오에 겐자부로가 2006년 4월 18일부터 2012년 3월 21일까지 아사히신문 문화면에 ‘정의집(定義集)’이라는 제목으로 매달 한 번 연재한 것을 가필하여 단행본으로 묶었다. 1935년 일본에서 태어나 패전과 전후 일본 사회의 혼돈을 겪으며 문학 작가로서의 입지를 구축해온 저자가 만년에 뇌에 장애를 가진 아들의 아버지이자 소설을 쓰는 작가로서, 일본 문화와 사회에 대해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담담하게 써 내려간 수필집이다. 그가 그 동안 읽은 책, 만난 사람, 여행간 곳, 해온 일, 그리고 가족(특히 뇌에 장애를 가진 아들) 이야기가 주로 담겨 있다. “아들은 장애야 변함이 없지만 평온한 생활을 하며 작곡을 계속하고 있고, 아버지는 노년의 한복판이지만 문학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물의를 일으키고 있고, 알뜰하고 주도면밀하게 일하는 어머니가 균형을 잡아주고 있는” 오에 겐자부로의 일상사가 잘 드러나 있다. 이 에세이를 통해 그가 어떤 학생, 어떤 남편, 어떤 아버지, 어떤 작가, 어떤 인간이었는지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영국 자유주의 연구

김명환 저/혜안

영국사 속의 민주주의 변천사

18세기 이후, 영국 자유주의의 발전과정에 대한 검토를 통해 영국사 속의 민주주의의 허와 실을 밝힌 것이다. 흔히 영국은 유럽의 다른 나라보다 억압적인 권력으로부터 일찍 자유로워졌고 자유주의도 빨리 발전했으며, 영국의 자유주의는 자유주의 발전의 전형적 모델을 제시했다고 알려져왔다. 이런 생각들은 과연 타당한 것일까? 저자는 자유주의는 하나의 포착할 수 있는 단단한 자유주의로 존재하지 않으며 역사 속의 자유주의는 자유주의들, 즉 복수의 자유주의로 존재하였음을 주장한다. 영국의 자유주의에는 휘그적 기원, 평준파적 기원, 자유방임주의적 기원, 벤담주의적 기원, 신자유주의적 기원 등 여러 가지 기원이 있으며 그것들은 비록 자유주의라는 동일한 이름표를 달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함의하는 구체적 내용은 상이하다는 점이 주장된다. 영국사에서 휘그의 자유주의, 톰 페인의 자유주의, 아담 스미스의 자유주의, 밀의 자유주의, 스펜서의 자유주의, 체임벌린의 자유주의는 동일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만큼 가까이

정세랑 저/창비

당신의 첫사랑은 얼마나 가까이 있습니까

신도시 외곽 작은 도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친구들이 겪는 성장의 진통을 담담하면서도 경쾌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나’와 주연, 송이, 수미, 민웅, 찬겸 등 여섯명의 친구들과 ‘나’의 첫사랑 주완이가 그 주인공들이다. 소설은 개성 넘치는 친구들의 현재 일상과 과거의 사건들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나’와 친구들이 성장해나가는 모습과 학창시절의 에피소드를 발랄하게 이어간다. 겨울이 유난히 길고 안개가 자욱하던 파주에서 휑뎅그렁한 신도시 초기의 일산으로 학교를 다니던 나와 친구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은 ‘2번 버스’뿐이다. 그 낡은 버스 안에서 MD플레이어나 MP3로 음악을 듣고, 전날 봤던 TV 프로그램 이야기를 하고, 짝사랑하는 친구 때문에 아파하면서도 여섯 명의 친구들은 각자 버스 안의 앉은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서로 의지하고 위안을 받는다. 그러면서 십대의 덜컹거리고 꼬불꼬불한 길을 흔들리지만 쓰러지지 않고 함께 지나간다.


빈둥빈둥 당당하게 니트족으로 사는 법

파 저/한호정 역/동아시아

인생이 피곤하고 귀찮은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사고방식

‘니트족’은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약자인 NEET에서 유래한 신조어이다. 학생도 아니고 직장인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직업훈련을 받지도 구직 활동을 하지도 않는 무리 또는 그런 사람을 일컫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취업을 하지 않고 생활하는 사람들을 대략적으로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언론에서는 니트족의 증가로 인해 청년고용률이 하락했고, 이는 ‘안 좋은 사회 현상’이고 개선되어야 할 문제라고 보도하곤 한다. 하지만 니트족이 증가하는 것을 과연 ‘나쁜 현상’으로만 바라봐야 하는가. 한창 일해야 할 젊은 나이에 일을 안 하고 놀기만 하는 요새 젊은이의 세태를 비판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그들은 잘못이 없다. 2014년 1월 다른 언론의 보도는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시작한다. ‘니트족, 움츠리지 말아라! 너희 잘못이 아니란다’ 보도에 따르면, “니트족을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오히려 획일적 목표만을 강요하는 사회에서는 일할 의지마저 시든다고 말하고 있다. 과연 니트족의 증가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일까?


똥호박

이승호 저/김고은 그림/책읽는곰

아이들 똥을 먹고 살찐 호박, 똥 호박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들

우리는 언제부턴가 똥을 세상에서 가장 불결한 것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제 몸에서 나온 그것조차 쳐다보기 싫어 볼일을 보자마자 잽싸게 변기 뚜껑을 덮고 흘려 보내기 일쑤다. 귀한 거름을 길에 버리기 아까워 아픈 배를 부여잡고 집으로 종종걸음 치던 시절도 있었다는데 말이다. 그 시절이 까마득한 옛날이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똥호박》은 똥이 제값을 하던 시절에 똥 때문에 곤경을 치르고 똥 덕분에 쑥쑥 자라는 오누이 이야기를 담았다. 호통 아저씨의 호박은 오누이 똥을 푸짐하게 먹고 무성하게 자라난다. 호통은 칠망정 셈은 바른 호통 아저씨는 여름에는 애호박으로, 가을에는 늙은 호박으로 오누이의 똥값을 톡톡히 치렀다.


미디어와 민주주의

제임스 커런 저/한울아카데미

미국 미디어가 정부로부터 독립적이라는 것은 신화인가?

미디어가 정부로부터 독립적이려면 이는 국가 시스템이 아니라 시장 시스템에 편입되어야 한다. 아울러 미디어가 민주주의에 봉사하려면 그 종사자는 정확하고 불편부당하며 유익함을 추구하는 전문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국내 언론학계에도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석학, 영국 런던대학교의 제임스 커런(James Curran) 교수가 평생 천착해온 미디어와 민주주의의 관계 연구의 정수를 갈무리한 것이다. 아울러 최근 이 분야 연구의 국제적 흐름을 잘 보여준다. 민주주의 이론, 미디어와 기술, 미디어 비교 연구, 미디어와 역사, 그리고 미디어 연구의 변천에 대한 주요 관심사들과 주제를 다룬 이 책은 각국에서 미디어를 전공하는 학부생들에게는 명확한 지침을 제공할 것이다.

《중앙일보》

지금의 한국 사회는 그 옛날 마키아벨리를 침묵하게 만든 이유와 상당 부분 닮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마키아벨리 다시 읽기』 를 살펴 보는 것은 어떨까. 『자살의 역사』 는 16~18세기 유럽의 자살에 대한 의식변화에 주목했다. 2008년에 첫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를 펴낸 후, 6년 만에 출간되는 조해진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 『목요일에 만나요』, 시인 쥘 쉬페르비엘의 영묘할 정도의 이야기성의 매력과 시적 환상성을 담은 『바다 위의 소녀』 도 소개되어 있다.



마키아벨리 다시 읽기

곽준혁 저/민음사

왜 지금 마키아벨리를 다시 읽어야 하는가

그 옛날 마키아벨리는 당시 ‘인민’이 나라의 힘이 될 수밖에 없다고 믿었다. “그래서 『군주』 와 『전술』 은 ‘군인’보다 ‘인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무시한 채 용병에게 매달리는 유력자들에 대한 한탄을 담고 있고, 『강의』 와 『피렌체사』 는 인민의 무지를 탓하며 자기들의 잇속을 채우는 귀족들의 안일함에 대한 절망을 대변한다. 그리고 그는 이들이 내세우는 ‘현실주의’를 희망 없는 현실주의, 바로 잔인함이라고 비난한다.” 저자는 지금의 한국 사회는 마키아벨리가 “야망이 부른 방종의 시대”라고 부르던 때와 닮아 있다고 말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당면한 개개인들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위험만 더욱 가중시키는 사회, 시민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념적 도덕률만을 고집하며 회랑과 광장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선전하는 대중 정치인, 이러한 환경 속에서 무능력하고 비효율적이라고 낙인이 찍힌 민주주의, 이 모든 것들이 그 시대를 살아가던 마키아벨리를 침묵하게 만든 이유와 닮아 있는 것이다.


자살의 역사

조르주 미누아 저/이세진 역/그린비

16~18세기 유럽 사회가 바라본 자살의 모습

자발적 죽음에 대한 성찰이 각별했던 16~18세기 유럽의 자살에 대한 의식변화를 살펴보며 자살이라는 고전적인 주제가 오늘날 안락사와 존엄사라는 문제로 되돌아왔음을 시사한다. 이 책은 크게 중세, 르네상스, 계몽주의 시대로 구분되는 유럽사회의 계급적ㆍ철학적ㆍ개인적이었던 자살 원인과 수단의 실례를 이야기하며, 당시 자살이라는 행위가 어떠한 평가와 심판을 받았는지 추적한다. 프랑스 역사학자이자 앙시앵레짐 종교사 전문가인 저자 조르주 미누아(Georges Minois)는 당대의 신문, 소설, 희곡, 논문 등에서 발췌한 기록을 참고하여 사실적이고 생생한 자살과 단죄의 실례를 들고 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신이 주신 삶을 거부하는 비겁행위이자 범법행위였던 중세, 개인에 초점을 맞추어 ‘왜 자살을 하는가’를 자각하기 시작했던 인본주의 르네상스, 자살의 의학적ㆍ사회적 측면을 이성에 빛에 비추어 고려하려는 시도가 고개를 든 18세기까지, 우리는 자살에 관한 서양의 의식구조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바다 위의 소녀

쥘 쉬페르비엘 저/정지현 역/이모션북스

‘시적 환상’으로 채색된 기묘한 이야기들

우루과이 태생의 프랑스인인 쥘 쉬페르비엘은 시인으로서 명성을 얻은 사람이다. 일생을 프랑스와 우루과이를 왕복하면서 살았던 그는 초현실주의의 전성기에 시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졌지만 초현실주의와는 항상 거리를 두는 입장이었다. 그 자신이 밝힌 대로 꿈의 세계는 그 자체로 너무나 유동적인 것이어서 그 자신의 상상력의 세계로 끌어들일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 자신만의 독자적이고 ‘우주적’인 시적 세계를 지키면서 앙드레 지드, 폴 발레리의 높은 평가를 끌어냈으며 말년의 릴케도 그의 시의 열렬한 독자였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김수영이 그에 대한 예찬을 자신의 산문에서 쓴 바가 있다. 이 책에는 첫 단편집인 《바다 위의 소녀》에 실린 8편 전부에다 두 번째 단편집 《노아의 방주》에 실린 4편(“노아의 방주”, “우유 사발”, “밀랍 인형들”, “아내를 다시 만나다”)을 추가해 모두 12편을 실었다. 쉬페르비엘의 ‘환상적 우주’의 영묘할 정도의 이야기성의 매력과 시적 환상성의 풍부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목요일에 만나요

조해진 저/문학동네

당신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

2013년 신동엽문학상과 2014년 젊은작가상을 연이어 수상하고, 최근 여러 문학상 후보에 자주 언급되며 평단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조해진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 『목요일에 만나요』가 출간되었다. 소설집으로만 본다면 짧지 않은 시간의 공백이 있는 듯 보이지만, 그사이 작가는 세 권의 장편소설을 1~2년 간격으로 출간하며 누구보다 왕성하게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장편소설을 출간하는 중에도 문학잡지에 꾸준히 단편소설을 발표하여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점점 견고하게 만들어갔다. 이번 소설집에서 이어지고 있는 큰 테마는 소외되고 버려지고 혼자 남은, 그러나 소통의 희망을 놓지 않는 ‘타인’의 이야기다. 등장인물들 역시 입양아, 어머니를 잃고 동생마저 사라져 혼자 남은 여자, 다른 나라에서 이방인의 삶을 살아가는 외국인, 연인을 잃은 남자와 타인의 꿈을 찾아가는 존재, 어린 시절의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은 여자, 동성애자 등이다. 작가는 이들의 이야기 속으로 아주 세밀하게 파고들어가, 밀도 높은 상상력으로 그들의 내면을 그리고자 했다.

《조선일보》

아마존의 성장기와 제프 베조스의 모든 이야기를 담은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를 소개한다. 『회사 가기 싫은 날』 에는, 스스로가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브랜드를 만들어낸 17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총기와 병균과 금속이 역사에 미친 엄청난 영향에 대해 분석한 『총, 균, 쇠』, 잔스포츠라는 기업의 역사를 통해 인생에 도움이 될 교훈을 전하는 『모험 본능을 깨워라』 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브래드 스톤 저/야나 마키에이라 역/21세기북스

베일에 싸여 있는 아마존의 실체를 최초로 공개하다

일본 등 아마존의 해외시장 진출 사례와 지금까지 아마존이 어떤 과정을 거쳐 성장해왔는지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마존의 한국 진출과 관련해 분명하게 밝혀진 내용은 없다. 이전에도 그러했듯 유통 공룡 아마존은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은밀하게, 그리고 자신들의 목표를 향해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아마존은 사람들의 쇼핑과 독서 습관 등 라이프스타일을 완전히 바꿔놓은 세계적인 기업이다. 그러나 명성에 비해 아마존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많지 않다. 아마존은 철저한 비공개 방침으로 운영되어 중요한 사업계획은 물론이고 시애틀 본사 직원의 수나 킨들 판매 대수 같은, 언뜻 보기에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자료들도 공개하지 않는다. 이 책은 아마존이 창립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지금까지 아마존을 진두지휘해온 제프 베조스의 성공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져왔는지 등 그 동안 세상에 밝혀지지 않은 아마존의 실체와 전모를 낱낱이 보여주고자 했다.


회사 가기 싫은 날

김희진 저/마호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17명의 이야기

회사 가기 싫은 날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고민, ‘나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미 늦은 것은 아닐까?’,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을까?’ 등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커피, 자전거, 가구, 빵, 꽃, 모자, 가방, 잡지, 그림, 헌책 등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14개 브랜드와 그 브랜드를 창업하고 지켜가는 17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처음부터 뚜렷한 목표를 정해 달려온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좇다 보니 자연스럽게 멋진 작업실과 자신의 브랜드를 갖게 되었다는 일러스트레이터, 처음에는 마지못해 어머니의 꽃 가게를 도와주다가 점점 꽃의 매력에 빠져 마음을 다해 꽃 가게를 운영하며 작은 성공을 일구고 있는 플로리스트, 취미로 배운 케이크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자 직업으로 삼아 클래스와 숍을 운영하는 플라워 케이크 디자이너 등 우리와 특별히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이들의 시작과 브랜드를 지켜나가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저/문학사상사

인류 문명의 수수께끼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명저

왜 어떤 민족들은 다른 민족들의 정복과 지배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나. 왜 원주민들은 유라시아인들에 의해 도태되고 말았는가. 왜 각 대륙들마다 문명의 발달 속도에 차이가 생겨났는가. ‘인간 사회의 다양한 문명은 어디서 비롯되는가?’라는 의문을 명쾌하게 분석하여 1998년 퓰리처 상을 수상한 책. 2005년 12월 새롭게 개정신판이 출간되었다. 진화생물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총기와 병균과 금속이 역사에 미친 엄청난 영향에 대해 분석한다. 일단 수렵 채집 단계를 넘어서 농경을 하게 된 사회들은 문자와 기술, 정부, 제도뿐만 아니라 사악한 병원균과 강력한 무기들도 개발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개정신판에서는 ‘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논문을 실어 현대 일본인의 조상이 누구인지를 추적한다.


모험 본능을 깨워라

스킵 요웰 저/푸르메

세 명의 히피가 똘똘 뭉치다

저자이자 잔스포츠의 공동 설립자인 스킵 요웰이 잔스포츠라는 기업의 역사를 설명하지만, 그 내용은 사업적인 측면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받은 만큼 사회에 돌려주자’는 히피적 가치에 근간을 둔 사업 철학을 설명하면서 인생에 도움이 될 귀중한 교훈을 들려준다. 따라서 이 책은 매우 독특하고 유쾌한 인물의 자서전으로 읽을 수도 있고 성공한 벤처사업가의 경영전략이 담긴 경영서적으로 읽을 수도 있다. 또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모험에세이로, 1960년대 미국 청년 문화의 아이콘이었던 히피 문화가 미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좋은 사례 연구서로도 읽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삶은 누구에게나 모험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 모험을 가슴이 시키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뜨겁게 즐기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 출간을 기념으로 4월 초부터 일주일간 한국을 방문하여 우리나라 독자들과의 대화를 즐거운 마음으로 고대하고 있다.

《TV, 책을 보다》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서현 저/효형출판

건축이라는 행위 그 자체를 들여다보다

1998년 출간 당시 이 책은 그리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건축(建築)을 인문적으로 사고한다는 생각은 당시 많은 사람에게, 심지어 일반인보다 한발 앞선 사고를 한다는 학자나 평자들에게도 낯선 것이었다. 그것이 20세기 말까지 유효했던, 당시의 시대정신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담론만이 횡행하던 90년대에 ‘인간을 담은’ 책을 찾고 싶어 한 독자들은 이 책을 알아봐주었다. 재미있고, 배울 거리를 많이 가지고 있으며 게다가 휴머니티까지 느낄 수 있으니 입문서가 갖춰야 할 삼박자를 모두 갖춘 셈이다. 그러나 이 책은 건축가의 사사로운 에세이나 기행문이 아니다. 유명한 건물들에 대한 사실을 나열하는 소개서도 아니다. 건축이라는 행위 그 자체, 즉 건축가가 건축을 설계하고 지을 때의 관점과 고려 사항 등 구체적인 건축 행위 자체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외면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나치게 전문적이고 실무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도 않다. 건축가들은 어떤 관점에서 건축과 건물을 바라보는 것인지, 여기에는 어떤 고려 요소가 있는지를 설명하는 말 그대로 입문서로서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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