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효력이 다한 시대, ‘그림을 본다’는 의미
『다시, 그림이다』 를 기획한 김은주 편집장 시간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책
『다시 그림이다』 는 1960년대 영국 팝아트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데이비드 호크니’와 저명한 미술 평론가 ‘마틴 게이퍼드’가 10년에 걸쳐 나눈 대화를 기록한 책이다. 2011년 영국에서 펴낸 책으로, 지난해 10월, 디자인하우스에서 한국어판이 출간됐다.
모든 책에는 첫 번째 독자가 있습니다. ‘책의 또 다른 작가’로 불리는 편집자가 바로 그 행운의 주인공입니다. 저자의 좋은 글을 발견하고 엮어 독자에게 소개하는 편집자들을 <채널예스>가 만나봅니다. 저자와의 특별한 인연, 책이 엮이기까지의 후일담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격주 화요일, ‘내가 만든 책’에서 확인하세요.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를 모른다고 할지라도,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다시, 그림이다』 의 머리말을 읽는 순간, 호기심이 일 것이다. 2009년 초여름 어느 날 아침, 데이비드 호크니는 오랜 친구인 마틴 게이퍼드에게 문자 메시지를 하나 보낸다. “오늘 새벽을 당신에게 보내줄게요. 어이없는 문장인 줄은 알지만, 당신은 내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겁니다.” 호크니가 보내준 그림에는 옅은 분홍색과 자주색, 살구색 구름이 여름 아침의 햇살을 받으며, 요크셔 해안 위를 떠다니고 있었다. 호크니는 1937년생 노작가이지만 아이폰, 아이패드 등 첨단기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이 그림도 아이폰으로 그린 그림이었다. 작가가 그린 그림은 우리에게 지극히 익숙한 풍경들을 낯설게 만들기도, 더욱 가깝게 느끼게도 한다.
『다시, 그림이다』 는 1960년대 영국 팝아트를 대표하는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와 저명한 미술 평론가 ‘마틴 게이퍼드’가 10년에 걸쳐 나눈 대화를 기록한 책이다. 대화의 주제는 주로 회화, 곧 인간이 세상에서 만들어낸 이미지들이다. 호크니는 관찰하고 묘사하고자 하는 욕구를 발동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그렸다. 호크니에게 ‘열심히 바라보는 것’은 예술에서 핵심적인 행위였고, 큰 기쁨의 원천이었다. 『다시, 그림이다』 는 2011년 영국의 출판사 ‘Thames & Hudson’에서 펴낸 원서를 번역한 미술서다. 한국 출판시장에서는 흔하게 볼 수 없는 현대미술작가의 책. 편집자에게는 무척 탐이 나는 책이지만, 한국 독자에게 얼만큼의 반응이 있을지? 걱정이 되는 책이기도 했다.
“세상의 모든 훌륭한 예술가들은 우리 주변의 세상을 보이는 것보다 더 복잡하게, 더 흥미롭고 불가사의하게 만들어준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호크니는 사고의 범위, 대담함, 열정에서 비범한 면이 있는 예술가이다”
「이름 아침, 생트-막심 (1968)」 |
「월드게이트의 쓰러진 나무들 (2008)」 |
“그림은 우리를 매혹하고, 우리가 보는 것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해줍니다. 세상의 모든 훌륭한 화가들은 우리 주변의 세상을 보이는 것보다 더 복잡하게, 더 흥미롭고 불가사의하게 만들어주지요. 이것이 바로 그들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입니다. 호크니는 사고의 범위, 대담함, 열정에 있어서 비범한 면이 있는 예술가입니다. 그가 끊임없이 몰두하는 문제는 세계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인류가 그것을 어떻게 재현하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즉, 사람과 그림에 대한 것이지요, 이것은 광범위하고도 심오한 질문이며,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 ||
김은주 편집장이 추천한 또 다른 책 일기장에 쓴 요리책 같은 콘셉트라고 할까요? 생활의 아주 작은 꼬리, 파편들에서 발견한 소중한 감성이 레시피랑 절묘하게 잘 어우러져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따듯함을 느끼게 하는 책입니다. 무엇보다도 대단한 재료나 요리솜씨 없이도 ‘집밥’의 그 오묘하게 포근한 온도를 느끼게 해 줘요. ‘시인이 쓴 동물감성사전’ 이라는 부제처럼 시인이 ‘동물의 왕국’을 본다면 이런 생각을 하며 볼 수도 있겠다는 짐작을 책으로 그대로 보여줘요. 우리가 잘 모르는 생명들의 속내를 시인의 말을 통해서 알 수 있다는 면에서 참 재미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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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태그: 다시 그림이다, 데이비드 호크니, 마틴 게이퍼드, 디자인하우스
eumji01@naver.com
<마틴 게이퍼드> 저/<주은정> 역22,500원(10% + 5%)
영국 팝아티스트이자 최고의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모든 것! 저명한 미술 평론가인 저자가 10여 년에 걸쳐 1960년대 영국 팝아트를 대표하는 팝 아티스트이자 포토 콜라주의 창시자, 일러스트레이터, 한화가, 무대 미술가 등 영국 최고의 화가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데이비드 호크니와 만난 대화한 내용을 기록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