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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길에서 잠시 책 읽고 가실래요?

정독도서관에서 들은 2014년 현명하게 책 읽는 법 미래 도서관은 복합 문화 공간으로써 더 중요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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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도서관의 기능이 자료만 빌리고 열람하는 곳에서 나아가 문화를 공유하고 평생학습을 배우는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문화행사 및 작가 강연회에 참여하는 이용자 수는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났거든요.

서울을 대표하는 공간, 정독도서관


읽고 싶은 책을 모두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책값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산 책을 보관할 장소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책을 빌린다. 지인에게 빌리기도 하지만, 도서관은 책을 대여하기에 좋은 장소다. 어디 책만 빌릴 수 있나, 도서관에서는 책을 읽을 수도 있다. 게다가 요즘 도서관은 저자와 만나는 자리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개최한다. 세미나실을 지원하고 독서 동아리를 운영하여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쓰는 법이다. 도서관을 이용해 보지 않은 사람은 이런 도서관의 다양한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대부분 무료인데 말이다!

 

2014년 채널예스의 독서 진흥 프로젝트, <서재를 탐하다>는 도서관 이용법에 관해 듣기 위해 정독도서관을 찾았다. 정독도서관은 서울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2013 서울디자인스팟에 선정되기도 했다. 『북촌탐닉』, 『도서관산책자』 에도 등장하고, 영화 <그 남자의 책 198쪽>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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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독도서관이 위치한 자리는 고종황제가 교육으로 국가 위기를 타개해보고자 최초의 관립중학교인 한성중학교를 세운 곳이었다. 이후 여러 역사적인 사건을 거쳐, 1976년 경기고등학교가 현재의 삼성동으로 이전하고 나서 당시 최대 규모의 공공도서관으로 설립되었다. 1977년 1월 개관하여, 2013년 12월 말 기준 53만 2천여 권의 도서와 2만 3천여 점의 비도서 그리고 1,100여 종의 연속간행물을 보유하고 있다.


정독도서관은 서울특별시교육청 산하 도서관으로 지역주민과 학생, 학부모를 위한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리나라 교육의 발전 모습을 볼 수 있는 ‘서울교육박물관’, 족보를 보유한 ‘족보실’, 독서상담 및 독서치료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독서교육상담실’ 등이 그것이다. 정독도서관의 김지혜 사서를 만나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Book村인문학스터디> 등 다양한 독서 진흥 프로그램 마련


효율적인 독서를 위한 도서관 이용법을 알려 주세요.


자료실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사서가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정독도서관에서는 문화기관 및 출판사 등과 연계하여 작가강연회를 수시로 열고 있어요. 신간도서를 출판한 국내 유명 작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면 책 읽고 싶은 욕구가 저절로 생길 거예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익힐 수도 있고요.


요즘 도서관은 도서 대출 및 열람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하잖아요. 이용자가 잘 모르는 도서관의 기능은 어떤 게 있을까요?


과거에는 도서 보존 및 대출과 열람의 기능에 충실했다면 현대 도서관은 기능이 다양해졌습니다. 평생학습을 주도하는 평생교육기관으로써의 기능도 있죠. 연중 다양한 전시회와 영화, 음악 감상회가 열리고 외부 기관과 협력하여 문화, 예술 강좌를 개설합니다. 정독도서관에서는 <Book村인문학스터디>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인문학을 지역 주민들이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프로그램입니다. 국내 유명 작가와 교수를 초빙하여 인문학 전반에 관한 강연을 평균 주 1회 이상 개최하고 있습니다.


주 1회 이상이면 만만치 않은 일인데, 인문학을 주제로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현대사회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팍팍해지는 와중에, 자기 성찰 그리고 자기 확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틀에 박힌 생각, 타성에 빠진 행동에서 벗어나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위기를 헤쳐나가는 힘을 기르는 데 인문학은 훌륭한 지침입니다. 이런 인문학을 장려하고 확산하는 데, 풍부한 책과 소통의 공간을 가진 도서관만 한 장소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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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반에 걸친 디지털화는 도서관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전히 사람들은 종이책을 전자책보다 더 많이 이용하지만, 도서관에서는 디지털화에 맞춰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독도서관에서는 전자책, 동영상, 저자저널, 음악서비스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국내 1,700여 종의 학술지와 논문자료는 물론 토익, 토플 모의고사도 무료다. 한편, 지금 도서관은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사용된다. 정독도서관은 10개 이상의 자발적인 독서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 도서관은 다양한 문화 공간으로 발전


도서관의 기능이 생각보다 다양하네요. 도서관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려면 도서관을 운용하는 사람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도서관 사서는 어떤 일을 하나요?


도서관의 기본 요건은 책, 사람, 건물입니다. 이 기본 요건을 중심으로 사서의 업무도 구분되는데요. 자료실에서 책을 대출하고 관리하는 업무 외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서들이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정독도서관은 4개 과로 구성되는데, 정보자료과, 문화활동지원과, 학교도서관지원과 3개 과에 사서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정보자료과에서는 주로 책과 관련한 업무를 합니다. 수서팀과 정리팀의 사서는 하루에도 수백 종씩 쏟아지는 자료 중에서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양질의 자료를 선별하여 전문위원의 심의를 거쳐 구매합니다. 이렇게 사들인 책이 온라인에서 검색 가능하도록 목록화하여 정리하고요. 기획팀의 사서는 지역 주민의 독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양한 독서캠페인 및 독서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자료실 사서들은 각각의 자료실에서 대면서비스로 책을 빌려주고 참고 봉사를 합니다.


문화활동지원과는 지역주민의 평생교육과 관련한 일을 합니다. 연중 강연회, 전시회, 감상회, 문화예술강좌, 평생학습교실 등을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디지털, 온라인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정보화 사업도 병행합니다.


학교도서관지원과는 학생과 학부모, 학교와 학교도서관 연계 사업을 합니다.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직접 학교로 찾아가 운영하기도 합니다. 학교도서관 사서나 담당자를 위한 연수도 연중 개최하고 있고요.


출판계에서는 출판시장이 불황이라고 말을 하는데요. 도서관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느끼나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도서관 이용객과 대출권수를 본다면, 대출하는 사람은 소폭 감소했으나 대출권수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하지만 공공도서관 이용률을 파악할 때 단지 대출자료 수를 계산하는 것으로 독서 분위기를 평가하는 데 무리가 있습니다. 지금은 도서관의 기능이 자료만 빌리고 열람하는 곳에서 나아가 문화를 공유하고 평생학습을 배우는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문화행사 및 작가 강연회에 참여하는 이용자 수는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났거든요. 과거가 개인적인 책 읽기에 머물었다면 지금은 책으로 함께 소통하고 나누는 독서문화가 조성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책 자체의 본질적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독서력이 기본입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도서관에서는 유아와 어린이, 청소년, 성인, 노인을 대상으로 맞춤형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독서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벤트 행사나 캠페인을 개최합니다.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해질수록, 그를 이용하는 이용자의 예절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지켜야 하는데 잘 지켜지지 않는 도서관 예절, 어떤 게 있나요?


도서관에도 당연히 이용 규정이 있어요. 책을 훼손하면 안 되고 연체하면 안 되고 소란스럽게 하면 안 됩니다. 그런데 안 지키는 분들이 간혹 있어요.


참고로 대통령 직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제2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2014~2018)을 시행한다고 2014년 1월 19일에 밝혔다. 이 계획이 실행에 옮겨진다면, 현재 828개인 공공도서관을 매년 50개씩 더 만들어 2018년에는 1,110개가 된다. 같은 기간 국민 1인당 공공도서관 장서 수도 지금의 1.52권에서 2.5권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도서관이 느는 것은 독서 분위기 장려를 위해 꼭 필요하다. 책은 지식이고, 지식에 접근하기 쉬워지면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유리하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미래를 그린 영화에서는 도서관의 모습이 지금과 많이 다르게 묘사된다. 영화 <타임머신>이 그리는 도서관에는 책과 사서가 없고 홀로그램처럼 사람이 나타나 말로 설명해주거나 미개인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장면이 나온다. 미래의 도서관은 어떤 공간일까?


열정 가득한 사람이 도서관 사서에 어울려


사회 각계에 디지털 혁명이 이루어지면서 책의 종말도 심심치 않게 논의되는데요. 미래의 책, 도서관의 모습을 어떻게 보나요?


도서관과 사서의 미래에 관해서는 컴퓨터와 인터넷, 스크린으로 읽히는 디지털 정보, 페이지에서 읽히는 인쇄된 정보 등의 맥락에서 종종 논의됩니다. 앞서 도서관의 기본 요소는 책, 사람, 건물이라고 말했는데요. 전자책의 등장으로 종이책이, 인공지능 컴퓨터로 사서가, 디지털 도서관으로 정통 도서관 건물이 위기에 빠질 거라고 예상합니다만 ‘도서관’이라는 인류 문화를 단시간에 무너뜨리기란 어렵습니다. 전자책이나 CD 등 효율적이라 생각했던 최신 매체가 빠른 속도로 등장하고 때로는 빠르게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매번 이런 하드웨어를 구현하기 위한 기기를 개인이 소지할 수 있을 것인가도 고민해 봐야겠고요. 지구가 이런 매체를 구현할 충분한 에너지를 갖고 있을지도 미지수죠. 지구에 불어닥친 큰 사고로 시청각적 매체가 모두 사라져도 책은 우리 곁에 남아 있을 겁입니다. 책이 가진 아날로그적 감성, 역사가 증명해주는 책의 생명과 가치는 도서관이 더 오랜 시간 존재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실어 줍니다.


또한, 도서관은 ‘내’가 아닌 ‘우리’의 독서체험을 나눌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사회적 관심과 문제의식을 공유할 뿐 아니라 좋은 책으로 얻은 시각과 통찰을 나눔으로써 책 읽는 문화를 다져나갈 수 있습니다. 미래의 도서관은 다양한 매체가 공존하고 소통과 공유의 의미를 실현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써 더욱 발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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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독도서관 김지혜 사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사서를 꿈꾸는 사람이 많은데요. 미래 사서를 직업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사서, 하면 상상하는 모습이 있는데요. 저도 학부생일 때는 조용하고 고상하게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그런데 도서관의 다양한 사업을 하려면 수동적인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임해야 할 때가 많아요. 열정이 필요한 직업이죠. 사람을 만나는 데 두려움이 없어야 하고, 행사를 기획하는 데 재능도 있어야 하고요. 사서가 본인의 독서력을 증진하거나, 증명하는 직업은 아니에요. 남에게 책을 읽히려는 직업이거든요.


제가 도서관학을 공부하면서 마음에 새긴 말이 있습니다. 미의회도서관 제6대 도서관장으로 근무했던 스포퍼드가 『독자를 위한 책』에서 사서에 관해 한 말입니다. “자신을 위해 꾸준히 공부하는 것은 고결한 야망이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 공부하는 것은 숭고한 일이다. 살아있는 공동체의 지적 수준을 높이는 과정에서, 사서는 언제나 그랬듯이 눈에 띄지 않으면서 더욱 유용한 존재가 되었다.” 이러한 직업적 숭고함에 매력을 느끼는 열정적인 분들이 도서관에 많이 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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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손민규(인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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