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 “고전을 선택하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나의 ‘헌 책방’의 가장 뿌듯한 주인”
나영석 PD의 책장에는 『슬램덩크』와 같은 수많은 만화책들이 『그리스인 조르바』, 『위대한 개츠비』와 함께 뒤섞여있다. 그는 “소설이나 기타 책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로 읽는 것들이 많다. 오히려 작업에 도움이 된 작품 중에는 만화책이 많다”고 말한다. 헌책방에 가면 옛날 참고서나 싸구려 만화책들이 이름난 고전들과 위화감 없이 어울려있다. 그들은 차별 없이 같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베스트셀러는 잘 고르지 않는 편입니다. 남들이 다 보는 책은 열심히 읽어봐야 ‘남들과 비슷해질 뿐’이라는 괴팍한 고집 같은 것이 있습니다. 책표지가 화려하거나 지나치게 예뻐도 잘 고르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꾸준히 읽는 편입니다. 그리고 신간보다는 옛날 책을 더 많이 보는 편입니다. 긴 시간 사랑받은 책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 고전을 선택하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드는 법이니까요.”
“유년기 때를 돌아보면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 세대입니다. 금성사인지 계몽사인지에서 나온 전집을 그야말로 마르고 닳도록 읽던 세대. 책이라고는 그 전집 5~60권이 다였으니, 읽던 책을 또 읽고 또 읽던 세대였습니다. 그때 버릇 때문인지 지금도 마음에 드는 책은 열 번 스무 번도 읽습니다. 뤼팡이 나오는 시리즈는 백번은 읽었을 겁니다. 그 외에는 소공자, 소공녀, 장발장, 몬테크리스토백작을 좋아했습니다. 그 또래의 남자아이들을 움직이는 책들, 모험이 있거나 절절한 스토리가 있거나 한 그런 책들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것 같습니다.”
“대학에 들어와서는 가리지 않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읽는 권수에서 빅뱅이 일어나는 시기, 양으로 승부하던 시기였습니다. 왠지 좀 읽어야 있어 보인다고 할까요. 아는 척하기도 좋고 여자들한테 어필하기도 좋고(웃음). 뭐 그런 불순한 목적이 반, 순수한 호기심이 반이던 시절이라 닥치는 대로 다 읽었습니다. 철학서에서, 문학, 과학, 시집, 만화까지. 대부분은 소설을 읽었습니다. 대학교 1~2학년 때는 일주일에 두 권씩은 읽었습니다. 당시 절 사로잡은 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 그리고 김용의 무협지들. 영웅문, 천룡팔부, 소오강호니 뭐 그런 책들입니다. 두 작가의 책은 ‘읽게 만드는 힘’이 대단한 작품입니다. 지금 제가 만드는 예능 프로그램의 스토리텔링은 어느 정도 그 당시의 책들이 빚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읽게 만드는 힘’과 ‘보게 만드는 힘’은 다 비슷한 맥락에서 나오는 거니까요. 쉽게 술술 읽히되 잊히지 않는 하나의 ‘인상’을 남기는 그런 작업이죠.”
“회사에 들어와서 지금까지는 거의 불모지입니다. 일년에 한두 권 읽을까 말까하는 시기. 창피하지만 그렇게 되더라고요. 반성하고 있습니다. 책이라는 건 음반과도 같아요. 좋은 음반을 듣기 시작하면 아티스트의 다른 음반으로 새끼를 치듯, 좋은 책을 읽으면 작가의 다음 책을 기다리거나 또 다른 관심분야로 영역을 넓히기 마련이죠. 그런데 그 흐름이 어느 순간 한번 끊기니까 다시 되돌리기 쉽지 않네요. 어떻게 다시 시작할까 고민 중입니다.”
나영석 PD의 책장에는 『슬램덩크』와 같은 수많은 만화책들이 『그리스인 조르바』, 『위대한 개츠비』와 함께 뒤섞여있다. 그는 “소설이나 기타 책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로 읽는 것들이 많다. 오히려 작업에 도움이 된 작품 중에는 만화책이 많다”고 말한다. 헌책방에 가면 옛날 참고서나 싸구려 만화책들이 이름난 고전들과 위화감 없이 어울려있다. 그들은 차별 없이 같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나영석 PD의 서재도 마찬가지다. 그는 “내 서재 속 모든 책을 동등하게 사랑한다. 책은 그 사람을 말해준다.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나의 ‘헌 책방’의 가장 뿌듯한 주인”이라고 말한다.
나영석 PD의 2013년도 화두는 두 가지다. 첫째는 프로그램의 글로벌 릴리즈. 그는 “우리나라의 예능 프로그램이 세계적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에 수출되는 사례가 극히 적은 것은 처음부터 ‘내수용’을 목표로 제작하기 때문이다. 외국인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보편적인 소재를 가지고 처음부터 글로벌 마켓을 타깃으로 제작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나영석 PD가 보편적 소재로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두 번째 화두는 바로, ‘음식’이다. 외국에서는 ‘제이미 올리버’, ‘고든 램지’ 등 유명한 셰프를 호스트로 내세운 음식 관련 프로그램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음식은 전 세계인의 공통된 관심사다. 나영석 PD는 ‘음식’이라는 소재에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치유’의 의미를 더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런 고민에서 나온 관심사가 바로 ‘사찰음식’이다. 사찰음식에 능한 스님이 뉴욕의 변두리에 레스토랑을 열고 그 음식으로 사람을 ‘먹이고’ 동시에 ‘치유하는’ 과정을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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