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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한일 모두 역사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국, 일본 독자 모두 의식하며 집필했다 일본을 이해하는 좋은 안내서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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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편을 펴냈다. 1993년에 첫 권을 펴내고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유홍준 교수는 처음으로 해외 답사기를 집필하며 ‘일본’의 규슈와 아스카, 나라를 둘러보았다. 앞으로는 교토, 오사카, 대마도 편을 쓸 계획이다.

유홍준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가 처음으로 해외 답사기를 펴내며 선택한 나라는 한국과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다. 지난해 일본 규슈를 답사하던 중 유홍준 교수는 우연히 수학여행을 온 한국 고등학생들을 만났고, 우리나라에 일본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래 전부터 일본을 수 차례 방문했던 유홍준은 일본 역사 유적을 소개해보자는 마음으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편』을 집필하게 됐다. 처음에는 한 권 정도의 분량을 기획했지만 올해 초 일본의 우경화를 보며 일본의 풍토와 역사까지 담아내기로 했다.




동아시아 문화 주도하고 싶으면 리더의 덕을 갖춰라

지난 7월 24일에 열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편』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유홍준 교수는 “한일 양국, 쌍방에서 날아오는 독화살을 장풍으로 날려버리는 심정으로 썼다. 동아시아의 공존 공생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당당히 맞서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유홍준 교수는 단순히 일본의 문화유산을 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일 간의 역사적 관계와 우리 한반도인들이 일본문화에 끼친 영향 등을 꼼꼼히 저술했다. 유홍준 교수는 “일본은 고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은 근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일본 문화를 무시한다. 우리 역사를 동아시아 역사 속에서 이해하고 해석해야 한다. 한국도 일본도 동아시아 문화사에서 당당한 지분율을 갖고 있는 문화적 주주 국가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편』 1권 규수 편에서 ‘일본의 풍토와 고대사 이야기’를 한국사와 연관해 집필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일본 역사를 배우지 않아, 고대 한일 간에 있었던 왕성한 문화 교류를 알지 못했던 탓이다. 유 교수는 “문명의 빛을 일본에 전해준 것은 우리의 자랑이지만 일본 고대문화를 모두 한국에서 만들어준 것은 아니다. 도래인이 만든 일본문화는 일본문화”라며, “일본인들은 고대사에서 한반도에 신세 진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일본서기』와 근대 황국사관의 역사 왜곡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섬 밖으로 나와 세계 속에서 사는 방식에 미숙합니다. 일본 열도 안에서는 천황임을 자부할 수 있지만, 진짜 동아시아 문화를 주도하고 싶으면 리더로서 덕을 갖춰야 합니다.”

유홍준 교수는 한일 문명 교류사를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일본인 학자들도 많지만, 이들조차도 역사적 실상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한 단계 굴절시켜 서술한다고 말했다. 한반도로부터 받은 영향을 꼭 ‘한반도를 거쳐’ 대륙문화가 들어왔다고 밝힌다는 것. 반대로 일본의 역사왜곡이 한국인에게는 역으로 작용해, 일본문화에 대해서는 아예 무시하거나 언급하지 않는 경향이 생겼다. 유홍준 교수는 “일본의 문화가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획득하고 동아시아의 일원으로 성장한 것을 한국인은 액면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을 이해하는 좋은 안내서 되길 바란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편』 1권 ‘빛은 한반도로부터’는 규슈 지역을 답사하면서 일본 고대사와 관련된 유적을 돌아보고 우리나라 조상들의 발자취를 확인했다. 청동기시대 주거지인 요시노가리, 임진왜란 때의 침략기지 히젠 나고야성, 조선 분청사기가 일본화된 가라쓰야키의 옛 가마터 등을 둘러봤다. 유홍준 교수는 가라쓰야키의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과 부끄러움을 고백한다. 일본은 우리 도자기 기술을 가져다 세계시장을 재패하고 도자기왕국으로 발전했는데, 우리나라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조선 분청사기의 우수성만 주장할 뿐 생활 속에서 즐기지 못하고 무관심하다는 것. 유홍준은 “조선 도자의 가치를 일본인들을 일찍이 알아채고 생활에서 마냥 즐기고 있는데 우리는 고유기술을 갖고 있었을 뿐 활용할 줄 몰랐다. 반성할 대상을 우리에게 있다”고 말한다.

2권 ‘아스카 들판에 백제꽃이 피었습니다’는 아스카, 나라 지역의 고찰을 돌아보며 일본의 불교문화를 꽃피우게 한 도래인들의 자취를 따라갔다. 5세기 가야인들이 도기문화를 전래해준 흔적이 확연한 ‘도래인의 고향’ 아스카, 백제의 건축을 보여주는 ‘일본 고대문화의 꽃’ 법륭사, 약사사의 동탑, 흥복사의 불상 조각, 동대사의 대불 등 한반도 도래인들이 남긴 문화적 결실과 함께 일본문화의 독자적인 모습을 살펴보았다.

유홍준 교수는 일본 편 출간에 앞서, 일본고대사를 비롯해 일본문학사, 일본미술사, 한일교류사를 전공한 6명의 전문가에게 역사적 사실과 일본어 표기 등을 감수 받았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편』 1,2권은 일어로 번역해 현지에서 출간할 예정이며, 3권 교토 편(교토의 고사 순례)와 4권 오사카, 대마도 편(조선통신사의 길) 집필을 계획하고 있다.

유홍준 교수는 “1988년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해외한국문화재 조사팀으로 일본 아스카를 처음 갔던 게 생각났다. 당시 자전거 대여점 ‘꿈을 파는 집’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아스카 들판을 달리며 ‘우리에게 일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언젠가는 일본 역사를 쓰리라 다짐했다. 근 10년간 매년 보름 정도는 일본을 방문했는데, 촬영한 슬라이드만 수천 장이다. 한국과 일본 독자를 모두 염두에 두고 책을 썼는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편』이 일본을 이해하는 좋은 안내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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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유홍준 저 | 창비
‘답사기’ 국내편이 우리 국토의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면서 아끼는 마음을 고취시키는 데에 일조했다면, 이번에 출간된 일본편은 일본의 문화유산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문화적 우수성을 확인하고 상호교류하고 섞이면서 발전해가는 문화의 진면목을 깨우쳐준다고 할 수 있다. 미술사와 문화유산에 대해 조예가 깊은 저자는 한국과 일본의 일방적인 역사 인식이나 콤플렉스를 벗어던지고 쌍방적인 시각, 더 나아가 동아시아적인 시각으로 역사를 파악하는 것이 미래 지향적인 시각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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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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