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COO(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가
『린 인』 한국판 출간을 기념해 내한했다. 셰릴 샌드버그는 2010년, ‘왜 여성리더는 소수인가’를 주제로 TED 강연을 펼쳐 뜨거운 호응을 얻었고, 강연 내용을 보충해 첫 저서
『린 인』을 펴냈다. 셰릴은 전 세계 수십여 국가에서 발간되는 번역판에 각국 출판사의 협조를 얻어 해당 국가의 통계 자료를 제시하며 현지화를 시도했다. 한국어 번역판에서는 한국 여성의 경력 단절 현상, 가사 및 육아와 관련된 통계, 육아 지원 제도 등에 대한 자료를 근거로 한국의 현실에 맞게 접근했다.
셰릴 샌드버그는 구글 CEO 에릭 슈미트,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같은 걸출한 인물들과 일하며, 수천 명의 리더 역할을 한 경험과 지혜를
『린 인』을 통해 털어놓았다. 이 책의 원제는 Lean In; Woman, Work and the Will to Lead(기회에 달려들어라; 여성, 일, 그리고 주도하려는 의지). 셰릴은 여성들에게 혁명을 내면화하여 스스로를 바꾸고 나아가 세상도 바꾸자고 제안한다.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동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셰릴 샌드버그는 2001년 글로벌 IT기업 구글에 입사, 구글의 글로벌 세일즈 부사장으로 일했으며 마크 주커버그의 러브콜로 2008년부터 페이스북에서 일하고 있다. 셰릴 샌드버그는 페이스북 입사 1년 반 만에 소셜 광고 서비스로 페이스북을 흑자로 전환시켰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매년 선정하는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50인’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2012년에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등재되기도 했다.
양성 평등이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
7월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셰릴 샌드버그는
“현재 여성 임원들이 1%도 안 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은 경제 성장만을 생각해서도 좋지 않은 일이고 인류에게도 긍정적이지 않다. 여성들의 사회 참여율이 필수불가결하다. 한국 사회의 출산율, 고령화도 심각하다고 알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도 좋지 않고 행복한 가정 생활이 불가능하다”며,
“남성과 여성의 역할 분담이 잘 이뤄져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셰릴 샌드버그는
『린 인』의 집필 동기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성 둉료가 점점 줄어드는 현상을 꼽았다. 셰릴 샌드버그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동료의 절반이 여성이었지만, 직급이 올라가면서 여성 동료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자리에서는 그녀 혼자 뿐이었다. 구글 재직 시, 워킹맘이 된 셰릴 샌드버그는 첫 아이를 출산한 후, 육아를 위해 근무시간을 조정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근무하던 것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일하는 것으로 조정해, 일과 가정생활을 균형 있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셰릴 샌드버그는
“경직된 근무 시간에만 묶이지 말고 변화를 갖는 것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은 근로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문화를 갖고 있다. 워킹맘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인데, 문화적 개선과 함께 제도적 변화도 필요하다”며,
“직장 어린이집 확대와 유연근무제 등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린 인』은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인기와 더불어 많은 논쟁의 중심이 됐다. 셰릴 샌드버그가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기업의 임원이기 때문이지, 일반 여성 직장인들에게는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등의 현실적인 비판을 들었다. 앤 마리 슬로터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뉴요커>에서 “수천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여성이 일반 직장 여성들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셰릴 샌드버그는
“임원으로부터 시작된 변화가 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요즘 나 덕분에 퇴근이 빨라졌다고 고마워하는 여성 직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셰릴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에서 양쪽이 모두 중요하며 여성이 리더가 되어 영향력을 키우면 변화의 속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고 역설한다.
“기업정책의 변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에게 필요합니다. 독일 함부르크의 광고회사 대표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회사는 근무시간이 긴 걸로 유명한 직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여자가 대표를 찾아와서 ‘당신의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하지만 난 8시에 출근하고 2시에 퇴근하는 근무패턴을 원한다’고 말했답니다. 이 조건을 지켜주면 ‘당신이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한 최고의 에디터가 되어 주겠다’고 자신만만하게 소리를 쳤고요. 대표는 너무 자신감에 찬 모습이 흥미로워서 속는 셈 치고 조건을 수락했는데, 이 여자는 실제로 역대 최고의 카피라이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사례를 보면 경직된 근무문화를 바꿔 혁신을 이루는 게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남성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셰릴 샌드버그는
“가정 내에서 남편과 아내가 업무 부담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보통 여성이 남성보다 육아에 할애하는 시간이 4배 가량 많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가정에서부터 균형을 만들지 않으면 직장에서 달성하기란 더욱 어렵다”며,
“남편들은 꽃다발 선물 대신 세탁기를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부가 가정 경제와 육아의 책임을 나누는 것이 결혼과 가정생활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연구 자료는 이미 많이 나와 있습니다. 아버지가 일상적인 육아만 담당해도 자녀의 교육 수준과 경제적 달성도가 높아지고 비행을 저지르는 비율도 낮아집니다. 아내가 수입의 절반을 벌어들이고, 남편이 집안일의 절반을 맡는다면 이혼할 확률이 절반 가까이 줄어듭니다.”
여성 지도자들 늘어나야 아이들의 꿈이 다양해진다
셰릴 샌드버그는
“여성 지도자의 비율이 커질수록 다양한 산업군과 직업군에서 노동 조건과 직장 문화의 유연성이 보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셰릴 샌드버그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 고위 임원이 많은 직장일수록 남성과 여성 모두 유연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셰릴 샌드버그는
“한국은 여성 대통령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아이들이 여성 지도자들을 많이 보고 접하면, 특정 직업에 대한 성차별이나 고정관념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 셰릴 샌드버그는
“여성 지도자들이 늘어나야 많은 아이들이 성별이 아니라 자신이 꿈꾸는 것에 따라 미래를 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딸 아이가 4살이 되던 해, 대통령의 날이라는 노래를 불러줬더니 제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대통령은 남자 아이들만 할 수 있는 거냐고요’ 이 물음은 제게 문화충격이었습니다. 반대로 제 독일 친구의 아들은 ‘난 총리는 못 되겠다. 총리는 여자가 하는 거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아이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만 알고 있었던 겁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성에 대한 고정관념 없이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셰릴 샌드버그는
『린 인』을 통해 자신의 경험과 더불어 사회학적 연구 및 세계 조사 통계를 바탕으로, ‘여성과 일, 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일과 가정에서 여성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부터 임금 협상, 회의 자리, 멘토링, 이직과 승진 등 직장 여성들이 겪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조언을 소개했다. 한편 윌트 디즈니, 스타벅스 이사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셰릴 샌드버그는 ‘린인재단’을 설립해 여성의 사회진출을 돕고 있다. 린인재단((leanin.org)은 현재 한국을 포함한 48개국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여성의 사회활동과 관련한 연구, 세미나,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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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 인 셰릴 샌드버그 저/안기순 역 | 와이즈베리
2010년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의 TED 강연 ‘왜 여성리더는 소수인가’는 동영상 조회 수 200만 회를 넘기며,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구글과 페이스북 초창기 시절 임원으로 합류하여 변변한 수입이 없던 두 기업에 광고 수익모델을 만들어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해낸 실리콘밸리의 아이콘, 셰릴 샌드버그는 이 책을 통해 TED 강연에서 못다 풀어낸 ‘여성과 일, 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조언과 자신의 경험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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