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은찬이는 키 159센티미터에 몸무게는 무려 79키로그램. 삼겹살 십인분 쯤은 한 번에 거뜬한 소화력을 가졌다. 친구들은 은찬이를 십인분 이라고 부르며 놀리기도 하지만 은찬이의 진가는 운동회 날 줄다리기 시합에서 발휘된다. 십인분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은찬이는 힘도 다른 친구들 보다 열배는 세기 때문이다. 은찬의 괴력에 대한 소문이 전교에 순식간에 퍼지면서 은찬이는 역도부 가입을 제안 받는다. 역도부에 가입하면 다이어트할 필요가 없다는 선생님의 유혹에 은찬이는 솔깃해 한다. 하지만 엄마의 극심한 반대로 역도부에 가입한 것은 비밀이다.
이 책은 비만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다루지 않고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외모 콤플렉스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은찬이는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업고 계단을 오르고, 역도부 활동에도 열심이다. 처음의 목적은 먹고 싶은 것을 실컷 먹는 것에 있었지만 은찬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초등부 역도대회 우승을 향해 전력을 다한다. 아이들은 각자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다르게 태어났지만 부모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몰개성을 아이들에게 강요하게 된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일에 대한 격려와 잘한 일에 대한 칭찬으로 꿈을 꾸게 되고 열심이 샘솟는다. 흔하디 흔한 유명인들의 성공담에서 볼 수 있 듯.
동화 속 은찬이의 성경은 긍정적이고 유쾌하다. 친구들의 놀림도 대범하게 받아들이고, 좋아하는 여자친구의 반응에 식은땀을 주르륵 흐르고, 할머니가 끓여주신 라면에 열광한다. 하지만 이런 은찬이에게도 상처가 있다. 격투기 선수였던 아빠가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시고 은찬이는 아빠와 목욕탕에 오는 아이들이 제일 부럽다. 목욕 후 아빠와 사리까지 추가해서 곱빼기로 냉면을 사먹었던 기억 때문에 냉면은 현재 은찬이가 유일하게 못 먹는 음식이다. 은찬이는 엄마가 운동이라면 질색하는 것이 아빠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아이들은 생각할 줄도 알고 마음도 있다. 어른들이 쉽게 “아직 어려서 들어도 몰라…” 라고 생각하고 밷은 말들에 아이들은 크게 위축되고 상처받는다. 은찬이는 비만모델 일을 계속하기 위해 억지로 살찌우는 엄마 때문에 속상하고, 돈 걱정에 몸이 아픈 것도 감추고 밝게 웃으시는 할머니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또 은찬이는 자신의 어이없는 실수 때문에 쌀쌀맞아진 짝꿍 예슬이의 오해를 풀어야 하는 큰 과제로 머리가 지끈거린다. 하지만 진심은 통하는 법! 엄마와 할머니를 사랑하는, 예슬이를 좋아하는 은찬이의 진심은 모두의 마음에 와닿는다.
이 동화 속에서 그려지는 상황들은 아버지의 죽음과 장애를 갖고 있는 친구, 돈벌이에 급급한 엄마와 실명할지도 모르는 할머니 등 우울한 상황들의 연속이다. 하지만 동화를 읽는 내내 우울함은 찾아볼 수 없다. 우연히 역도에 입문하게 되지만 그 곳에서 자신의 꿈을 찾고 키워가는 주인공 은찬이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나만의 보석을 찾아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한다.
-
- 으랏차차 뚱보 클럽 전현정 글/박정섭 그림 | 비룡소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를 대상으로 논술의 기본인 사고력과 창의력을 길러 주는 「일공일삼」 제83권 『으랏차차 뚱보클럽』. 동화작가 전현정의 첫 번째 장편동화입니다. 은찬이가 마치 헤라클레스 같은 괴력을 지녔다는 것을 알게 된 역도부 코치님이 역도부 가입을 권했어요. 은찬이는 역도를 하면 살을 빼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역도부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하지만 ‘비만 전문 모델’을 하고 있는 엄마는 은찬이만이라도 뚱보 세계에서 탈출시키기 위해 매몰차게 다이어트를 시키려 하는데…….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