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알게 된(!) 오페라 <라 보엠>
2012년 국립오페라단 창단 50주년 기념으로 무대 위에 선보인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의 한 장면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은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오페라답게, 연말이면 공연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공연단의 주요 레퍼토리다. 사실 예술의 전당 국립 오페라단에게는 아픈 기억이겠지만, 나는 푸치니의 <라 보엠>이라고 하면, 2007년에 극장에서 벌어진 화재 사건이 먼저 떠오른다.
1막 공연 중이었고, 주인공 마르첼로가 성냥불을 켜서 난롯불을 켜는 장면이었다는데, 이 불이 커튼에 옮겨붙으면서 화재로 번졌다. 불길은 20분 만에 진화됐고, 부상자는 없었지만, 오페라 극장은 이 때문에 1년간 문을 닫고 개보수 작업을 해야 했다. 게다가 이 화재에 극단 측에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는 바람에, 5년이 흐른 지금까지 삼성화재에 수리비로 수십억에 달하는 돈을 물어주게 되었으니 오페라단에게는 이모저모 아픈 기억이 아닐 수 없다.
록후배가 어떻게 이런 걸 다 기억하느냐고? 사정이 있다. 그보다 앞선 2005년, 록후배의 마음을 사정없이 뒤흔들어버리는 뮤지컬 영화가 개봉하는데, 바로 영화 <렌트>다.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공연 스텝, 오리지널 배우들이 합심해 스크린에서 펼치는 그 환상적인 음악과 춤, 그리고 감동적인 메시지(No day but today)에 나는 완전히 반해버렸다. 그때도 역시 무대라면 사족을 못 쓸 만큼 열성적인 관객이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나는 ‘가장 좋아하는 공연’이라는 인생의 타이틀을 기꺼이 이 작품에 바쳤다.
보헤미안의 자유로운 소울을 느낄 수 있는 뮤지컬 <렌트>의 한 장면 ‘La Vie Boheme’
뮤지컬 <렌트>를 뒤지다 보니, 이 뮤지컬의 원작이 푸치니의 <라 보엠>이라는 걸 알게 됐다. 푸치니의 <라 보엠> 역시 원작을 가지고 있는데, 프랑스 작가 앙리 뮈르제의 소설 『보헤미안 삶의 정경』을 각색한 것이었다. (사랑하면, 이렇게 알게 된다.)
원작 소설과 오페라 <라 보엠>은 크리스마스이브에 시작되는 로돌포와 미미의 사랑이야기가 주축이 된다. 파리 뒷골목 보헤미안들의 자유로운 영혼과 겨울에 혹한 만큼이나 냉혹한 그들의 가난한 현실도 담아낸 작품이다.
이 이야기가 브로드웨이 뮤지컬 <렌트>로 각색되면서, 프랑스 보헤미안들은 1980년대 뉴욕의 가난한 예술가로 바뀌었다. 시인인 로돌포는 록밴드의 리더 로저가 되고, 화가 마르첼로는 다큐멘터리 감독 로저로, 철학자인 콜린은 MIT 공대 교수 콜린스로 바뀌었다. 우아한 오페라 선율은 록, 팝, 탱고 등등 다양한 음악으로 변주되어 보헤미안 특유의 떠들썩하고 자유분방한 기질을 고스란히 무대 위에 펼쳐낸다.
이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 사실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을 실제로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2007년, 예술의 전당 무대에 오른다는 그 오페라 공연을 기다렸는데, 바로 그 공연이 그런 화재 때문에 중단된 것이다. 원래 이뤄낸 일보다 이루지 못한 일이 더 기억에 남는 법. 2007년에 일어났던 화재 사고를 기억하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뮤지컬 <렌트>의 음악은 이제 ‘떼창’을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달달 외고 있으나, 오페라 <라 보엠>의 음악은 이번에 선배가 권해준 앨범을 통해 처음 들었다. 영어도 아니고 이탈리아어로 노래하는 오페라는 가사 없는 클래식보다 유독 어렵게만 느껴진다. 이번에는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의 원작인 만큼, 내가 알고 뮤지컬을 위주로 오페라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가면서 이번 주 미션에 접근했다. 만약 <라 보엠>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그런 당신에게도 영화 <뮤지컬 렌트>를 적극 추천한다. (물론, 극장 무대에서 <렌트>를 본다면 더 좋고!)
베르디 오페라 감동받고 작곡가 꿈꾼 푸치니
“드디어 이탈리아가 낳은 오페라 거장 푸치니의 차례구나. 푸치니는 이제까지 들었던 작곡가들과 다른 점이 있어. 푸치니는 다양한 장르에 곡을 쓰기보단 오페라에만 집중한 작곡가야. 극적인 선율과 현대 TV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을 법한 비극적인 러브 스토리로 불후의 걸작들을 많이 남겼지. <토스카> <투란도트> <나비부인> <마농 레스코>....... 한 번쯤 제목을 들어봄 직한 걸작들이 모두 푸치니의 손에서 나왔어.” 제대로 한우물을 팠던 사람인 모양이다.
“사실 오페라 부분에는 블록버스터급인 <아이다>와 <라 트라비아타>를 만든 베르디라는 거장이 있어. 나는 당연히 베르디의 작품이 <피가로의 결혼>에 이어 오페라 두 번째 작품으로 사랑받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승자는 푸치니의 <라 보엠>이더군. 푸치니는 베르디의 <아이다>를 보고 감동해서 오페라 작곡가가 되기로 했다는데, 가히 청출어람이라고 하면, 베르디 팬들이 섭섭해 하려나?”
사람들이 <아이다>보다 <라 보엠>이 더 많이 찾았다는 결과는 나에게도 의외였다. (물론 나에게는 뮤지컬 <아이다>와 <렌트>로 비교되는 작품이지만,) 뮤지컬을 떠올려보기만 해도 <아이다>는 웅장한 시대극에 유명한 아리아도 많은 데 비해, <라 보엠>은 보헤미안들의 사랑 이야기라 규모적으로 <아이다>가 오페라로 더 많이 사랑받는 작품이 아닐까 싶었다. 물론 YES24 고객들에 한정한 이야기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귀로 듣는 오페라이니만큼, 작품의 스케일보다 <라 보엠>이 품고 있는 보편적인 감성이 2000년대의 리스너들에게 통한 모양이다.
“아무래도 푸치니의 작품이 지금의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줄거리를 갖고 있다는 게 많이 어필했을 거야. <라 보엠>은 가난한 시인인 남자와 불치병에 걸린 여자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지. <토스카>는 나폴레옹 전쟁에 휘말리면서, 예상치 못한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되는 두 연인의 이야기야. <나비부인>은 일본에 파견된 미군 장교와 그에게 버림을 받고도 한없이 그를 사랑하는 한 게이샤의 이야기고. 이 이야기 어딘가 친숙하지 않아?”
아,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이야기다. 푸치니의 오페라는 이렇게 현대적인 배경으로 탈바꿈해 뮤지컬 무대에 여러 번 올라갔다. 그만큼 지금의 관객에게까지 유효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얘기다.
“예나 지금이나 비극, 그중에서도 연인들의 슬픈 사랑이야기는 청중들을 솔깃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모양이야.”
선배가 추천해준 음반은 카라얀이 지휘하고, 성악가 파바로티가 주연을 맡은 <라 보엠> 음반이다. 헌데, 음악만 들어서는 내 귀가 무뎌서 오페라의 감동, 영 느끼질 못하겠다.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게 선배는 오페라 무대를 영상으로 담은 DVD 몇 개를 구해주었다.
“일단 줄거리를 파악해야 하니까, 공연 영상을 먼저 보고 음반을 들어봐.”
익살과 풍자 가득한 오페라의 가사
잘 들어보면 노래의 아름다운 선율과는 별개로 익살맞고 재치있는 가사가 극적 재미를 높인다.
과거의 연인 마르첼로를 다시 유혹하려는 무제타의 왈츠.
한 청중이 ‘이렇게 천박한 노래를 부르다니!’ 타박하지만 곡의 선율은 우아하기 그지없다.
<라 보엠> DVD는 꽤 많이 출시되어 있는데, 그중에 가장 손꼽히는 게 안젤라 게오르규, 라몬 바르가스가 열연한 2007년 시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실황 영상이다. 반면 2012년에 짤쯔부르크 페스티벌 공연 영상은 현대적인 무대와 연출, 젊은 성악가들의 출연으로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 2011년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한국인 테너 박지민이 주연으로 열연한 버전도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영상은 독특한 무대 배경과 장치로 내가 상상했던 <라 보엠>의 이미지- 젊고 활기차지만, 가난하고 외로운-를 가장 근접하게 연출한 짤쯔부르크 페스티벌 공연실황이었다. 아마 이것도 뮤지컬 <렌트>의 영향이리라. 이 무대에서 <렌트>의 OST인 ‘season of love’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무대였다.
뮤지컬 <렌트>가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이야기’라는 플롯에서 ‘예술’에 가장 방점을 찍었다면, 그래서 우리가 비록 가난하고 지금은 초라해도, 각자 이 순간 아름답게 살자는 이야기를 한다면, 오페라 <라 보엠>은 ‘사랑’에 방점을 찍은 작품이다. 가난과 예술은 배경에 불과하고, 이 오페라의 백미는 주인공 로돌포와 미미의 첫 만남, 두 사람의 사랑, 이별 장면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인원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비추는 카메라, 곧 지휘자가 등장하고 연주가 시작된다. 웅장하게 시작되는 오페라 <라 보엠>을 처음 볼 때는 나도 모르게 허리를 곧추세웠는데, 이내 극 속으로 빠져들었다. 장엄한 선율, 때로는 아름답고도 슬픈 오케스트라 선율에 맞춰 배우들이 부르는 노래의 가사는 내 예측을 완전히 빗나갔다. 사랑의 애달픔, 여인의 아름다움을 고전적인 가사로 주야장천 욀 줄 알았는데, 뮤지컬의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이해해도 손색이 없다. 노래 한 소절 한 소절, 사랑과 예술에 관한 익살과 풍자가 그득하다.
첫 장면에서 시인 로돌포와 그의 친구 마르첼로가 추위에 떨며, 땔감을 구하는데, 급기야 네 희곡을 태울까, 내 그림을 태울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결국, 화로 속으로 들어가는 건 로돌포의 희곡. 그 둘은 이런 가사로 아름답게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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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돌포: (희곡을 불에 태우며) 1막이야.
마르첼로: 왜 이렇게 짧아.
로돌포: 짧은 게 미덕이지.
마르첼로: 아! 즐거운 불꽃으로 사라지는 위대함이여!
로돌포: 참으로 덧없는 희곡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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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이랴. 불씨를 빌리러 방을 찾아온 미미를 유혹하기 위해 로돌포는 근사하게 자기소개를 한다.
“시와 사랑의 노래를 흥청망청 쓰는 시인이지요. 그것이 꿈과 환상과 천공의 성에 도달하면 백만장자가 된 기분입니다.” 뒤에 등장하는 그의 친구는 이 둘의 만남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노래한다.
“작업 멘트가 보통이 아닌데?” 로돌포는 역시나 센스 넘치게 이렇게 화답한다.
“시인이란 가장 거룩한 말들로 사랑을 가르치는 자라네.” 지금 TV나 무대 위에서 들어도 어색할 것 없는 대사들이다.
“테너의 목소리가 이토록 아름답고 청명할 수 있을까”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열연한 <라 보엠>의 한 장면 ‘그대의 찬 손’
로돌포는 작업 멘트만 유려한 게 아니다. 로돌포는 미미를 향해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는데, 그때 <라 보엠>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 ‘그대의 찬 손’이 흐른다.
“미미가 방을 나가려고 할 때, 갑자기 방에 불이 꺼지지. 그때 미미가 열쇠를 잃어버렸다는 걸 깨달아 두 사람은 어둠 속에서 열쇠를 찾아. 그렇게 바닥을 더듬다가 두 사람은 손을 잡게 되지. 그때 로돌포가 그대의 찬 손을 녹여 주겠다고 이 노래를 불러.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작정으로 부르는 ‘작업송’이라 그런지, 무척이나 아름다운 곡이야. 테너의 목소리가 이렇게 아름답고 청명할 수 있을까 싶거든.”
미미도 로돌포가 마음에 들었던 걸까. ‘그대의 찬 손’에 이어 미미는 ‘내 이름은 미미’라는 곡으로 자신을 소개한다. 그렇게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가 시작된다. 이 두 사람의 만남과 두 사람이 부르는 노래는 뮤지컬 <렌트>의 설정과 매우 흡사하다.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로돌포와 미미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로돌포는 미미가 너무 헤퍼서 헤어져야겠다고 마르첼로에게 털어놓는다. 하지만 로돌포의 진심은 따로 있다. 미미가 불치병에 걸렸는데, 로돌포의 방은 더럽고 차갑기만 할 뿐, 그녀를 위해 온기 하나 만들어주지 못해서 로돌포는 이별을 감행하는 것이다.
“그녀를 사랑하지만, 난 두려워. 불쌍한 내 사랑은 점점 죽어가고 있어. 내가 그 불치병의 원흉이지. 그녀를 살리려면 사랑만으로 충분치 않아.” 그리고 이별 노래를 부르는데, 이 역시 요즘의 가요에서 들을 법한 아련한 내용이다. 사랑, 이별을 다루는 푸치니의 감각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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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안녕, 달콤한 아침이여.
로돌포: 안녕, 꿈결 같은 삶이여.
미미: 안녕, 의심과 질투도.
로돌포: 위안을 준 당신의 그 미소도. 입맞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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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명 아리아가 연달아 나오면서 청중을 확 휘어잡아. 푸치니는 오늘날에 태어났어도 명 영화감독이나 뮤지컬 연출자가 되었을 거야. 청중을 쥐락펴락하는 포인트를 너무나 잘 알거든.” 결국, 미미는 죽기 직전에야 다시 로돌포를 찾아와 슬픔의 재회를 한다.
사랑을 갈라놓는 불치병. 지금에야 드라마에서 닳고 닳도록 쓴 플롯이지만, (시청자들에게 반응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반복하고, 반복해오는 것이겠지) 이 당시에는 극장에 모인 사람들의 눈물을 쏙 빼놓았던 이야기였다.
파바로티, 전성기 시절의 미성을 들을 수 있는 음반
파바로티의 미성을 감상할 수 있는 <라 보엠>의 한 장면 ‘오, 사랑스런 아가씨(O Soave Fanciulla)’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중창으로도 알려져 있는 곡이다.
선배가 골라준 <라 보엠> 앨범은, 이 오페라의 여러 버전 중에서도 리스너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앨범이다.
“카라얀이 지휘하는 이 앨범에서 <라 보엠>의 주역은 루치아노 파바로티야. 클래식 마니아가 아니라도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성악가지. 파바로티는 산만한 덩치의 푸근한 외모와는 조금 언밸런스하게 아름답고 맑은 고음으로 이름을 떨쳤어. 이 음반은 그가 한창때인 70년대에 녹음한 것이라 제대로 전성기 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도 한 음반이야.”
노래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 분위기에 맞춰 웅장하게 솟구쳤다가 성악 뒤로 조심스럽게 숨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감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특히 두두둥, 현악기의 현을 거칠게 긁으며 조마조마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시작하는 도입부는 지루하지 않게 들을 수 있다. 두 성악가의 음색에 맞추어 한 노래 속에서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긴박한 순간, 재치 있는 순간, 서정적인 순간을 음악 만으로 표현해낸다.
DVD를 듣고 줄거리나 대사를 대충 익히고 음악을 들으니, 지금 진지한 얘기를 나누는 대목인지, 익살스러운 대사를 주고받는 대사인지 음악의 분위기, 성악가의 목소리 연기만으로 느낌이 온다. 영상이 극을 이해하는 데 훨씬 쉬웠지만, 음반으로 들을 때 더 많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확실히 눈에 보이지 않으니 귀를 한껏 쫑긋 세우게 된다.
쭉쭉 매끈하게 뻗어 올라가는 파바로티의 목소리, 참으로 아름답다. 왜 다들 파바로티, 파바로티하는 줄 이제야 조금은 알 듯도 하다. 오페라라는 부담을 접고,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도 보듯,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한편 감상한다는 마음으로 <라 보엠>에 접근한다면, 당신도 이 오페라의 아름다움, 느낄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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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반도 들어보세요~
마리아 칼라스 : 푸치니 라 보엠
성악계에서 BC란 Before Callas라는 농담이 있을만큼, 큰 영향을 미친 세기의 소프라노 칼라스의 음반을 안들어볼수가 없다. 그녀의 목소리는 흔히 생각하는 꾀꼬리 같은 소프라노의 음색과는 완연히 다르다. 탁하고 허스키한 느낌까지 난다. 처음에는 뭐 이래? 싶을수도 있지만, 들을수록 빠져들고 급기야 다른 소프라노들은 모두 심심한것 같은 생각까지 들수도 있다. 이런 그녀의 음색과 폐병걸린 가냘픈 여주인공과는 안 어울릴수도 있지만, (사실 토스카가 더 잘어울리기는 한다) 칼라스가 부르는 “내 이름은 미미”는 안듣고 넘어갈 수가 없는 절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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