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육아의 방향성을 생각하자
육아 고수일수록 비법은 없다, 놀랍도록 가볍고 편안할 뿐
아이를 잘 키우는 사람은 특별한 비법이 있을까? 전문가 선생님들을 포함해 내가 만나본 사람 중에는 없었다. 그것만 알면 내 육아의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은 뾰족한 수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을 보며 내가 느낀 것은 육아를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신을 짓누르는 어떤 당위도 없이 내면의 소리를 들으면서 물 흐르듯 편안히 아이를 키웠다.
현장에서 소위 아이를 잘 키운다는 엄마들을 만나면 나 또한 비법을 기대하다가 당황한 적이 있었다. <아이의 밥상>에서 만났던 온갖 채소를 즐겨 먹는 6살 남자아이는 기인이나 신동들이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에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당연히 엄마에게서 엄청난 비법이 나올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데 아이 엄마는 특별한 것이 없다며 난색을 보였다.
“시장 갈 때 아이를 데리고 갔고요. 가서 아이에게 재료를 직접 골라보게 하고 함께 요리한 게 전부인데…….”
인터뷰만으로는 ‘섭외를 잘못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엇을 촬영해서 무엇을 전달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와 엄마가 생활하는 모습을 보니 ‘아, 이거구나!’ 싶었다. 엄마가 아이와 재료를 고르고 요리하는 과정이 아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파트너처럼 편안해보였다.
엄마는 안전을 위한 몇 가지 규칙을 알려주고는 모든 것을 아이 마음대로 하게 했다. 어떤 모양으로 썰어야 한다는 것도 없었고 아이가 하는 행동에 과장하며 반응하지도 않았다. 엄마는 주방에서 할 일을 하면서 아이가 뭔가 요구하거나 반응을 보이면 그것에 자연스럽게 응답하는 정도였다. 바쁠 때는 “엄마가 이것만 썰고 이야기해 줄게” 하고는 일이 끝나고 아이에게 답했다. 엄마는 아이와 함께 주방에서 뭔가 하는 것이 하나도 부담스럽지 않는 듯했다. 엄마와 아이의 모습은 정신없거나 번거로워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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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태그: 육아, 엄마생각 아이마음,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김광호
1995년 EBS에 입사했다. 〈60분 부모〉, EBS 다큐프라임 〈아이의 밥상〉, 〈내 아이의 전쟁 알레르기〉, 〈마더쇼크〉,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05년 〈60부모〉로 한국방송대상, 2008년 〈다큐프라임 조선의 프로페셔널_화인〉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2011년 〈다큐프라임_마더쇼크〉로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남녀평등상, YMCA 선정 좋은 방송대상, 2012년 〈다큐프라임_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로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김미연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1999년 웅진에 공채로 입사하여 육아잡지 〈앙팡〉에서 첫 잡지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여성조선〉, 〈주부생활사〉, 〈베이비 조선〉 등에서 일하며 인테리어, 요리, 육아 기사 등을 작성했으며 임신출산 무크, 건강실용서, 자녀교육서 등을 만드는 일을 했다.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해서는 그동안 취재만 해왔던 육아나 아이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에 한국방송통신대학 유아교육과에 입학해 아이가 3세 무렵 졸업했다. 이후부터 지금까지 취재와 인터뷰를 하며 육아기사, 자녀교육서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엮은 책으로는 《육아백과사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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