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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생각이 가장 중요

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욕구와 의문을 가져라 시장은 언제나 새로운 승자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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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앱솔루트 보드카는 원조국가인 러시아, 폴란드의 보드카들을 제치고 일찌감치 유명 브랜드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20달러도 안 되는 무색, 무미, 무취의 보드카가 ‘앱솔루트’를 최고의 브랜드로 만들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시각적 정체성의 확립과 상상력 넘치는 광고의 결과다.

삼성전자 글로벌 마케팅팀장부터 소니코리아 사장, 한국코카콜라 회장까지 놀라운 이력을 자랑하는 이명우 교수. 그가 직접 부딪히고 위기의 순간을 넘기며 쌓은 경영비법을 알려주기 위해 책을 출간했다. 『적의 칼로 싸워라』라는 제목의 저서에는 무엇을, 어떻게, 왜 경영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일목요연하게 적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외국 기업의 이면을 엿볼 수 있는 내용도 있어 신선한 충격을 준다. 위기상황의 순간, 이명우 교수가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보면 “아!”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그런 상황 속에 각자 자신을 던져놓고 상상해보자. 분명 개인의 환경과 현실에 맞아떨어지는 깨달음이 있을 것이다.

 


KT&G 서대문타워에서 이명우 교수의 강연회가 열렸다. 현재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교수답게, 최고 경영자 출신답게 깔끔하게 준비해온 PPT를 켜며 인사를 했다. 책에도 포함되어있는 내용인 업의 개념, 경쟁자와 고객에 대한 파악, ‘마켓 센싱’과 지속 가능 경영에 관한 이야기 등을 차례로 풀며 강연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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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의 개념

 

이명우 교수는 삼성전자 출신이다. 그는 삼성전자 시절, 가전과 컴퓨터 사업을 건어물과 생선 장사에 비유했다. 건어물은 비교적 유통시간이 길다. 가격이 낮을 때는 보관하고 있다가 명절 전이나 성수기에 높은 가격으로 팔 수 있다. 생선은 싱싱할 때 바로 팔지 않으면 제값 받기가 불가능하다. 제품의 ‘신선도’가 중요하다. 그는 가전과 컴퓨터가 제품은 엇비슷해 보이지만 건어물과 생선의 판매처럼 성공 요인은 다르다는 것을 ‘업’의 개념과 연결해 이야기했다. 실제로 저자는 이러한 자신만의 업의 개념으로 이건희 회장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보면 디즈니랜드의 직원들이 자신들의 업을 어떻게 정의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디즈니랜드에 새로 입사한 사원들은 숙련된 교관들의 주도로 질의응답식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그 현장을 살짝 엿보면 이렇다.

 

교관 : 맥도날드는 햄버거를 만듭니다. 그럼 우리 디즈니는 무얼 만든다고 생각합니까?
신입사원 : 사람들에게 행복을 만들어줍니다.
교관 : 네, 정확합니다. 디즈니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팝니다. 그 사람이 누구든, 어떤 언어를 사용하든, 무슨 일을 하든, 출신이 어디든, 피부색이 어떻든 그런 것들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누가 경쟁자인가? 새로운 경쟁의 패러다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중요한 것은 가격결정이다. 저자가 미국에서 근무할 당시 사우스웨스트항공을 이용한 적이 있었다. 사우스웨스트는 1971년부터 저가 항공사를 시작했다. 그들은 항공료를 겨우 15달러로 책정했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지정된 좌석을 배정하지 않고 탑승구역만 표시된 플라스틱 표를 건네주었다. 이는 회황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공항에 도착해 승객들을 내려주고 새 행선지로 향하는 승객들을 태워 다시 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회황 시간이라 하는데, 그 시간을 15분으로 단축하여 공항에서의 비행기 대기시간을 줄였다. 줄인 시간만큼 많은 운항을 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다른 항공사뿐만 아니라 경쟁사로 생각했던 고속버스 전문업체 그레이하운드 사의 고객을 빼앗아 오는 데에 성공했다. 값싼 항공료를 받고도 업계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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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소니에서 일을 시작하며 소니 본사를 처음 방문했던 2001년, 당시 많은 전자회사에 소니는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였다. 삼성전자의 본보기 회사 또한 소니, 그리고 파나소닉이었다. 저자는 ‘도대체 소니는 어느 회사를 경쟁자로 여기고 있는가?’를 물었다. 그들의 답변은 놀라웠다. “소니의 경쟁자는 나이키다.” 더는 자신의 회사보다 더 높은 회사가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자신감이 부럽기도 했다.


그렇다면 ‘소니 기업은 어떻게 업을 정의할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그들은 ‘우리 회사의 물건은 없어도 사람들이 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즐거움을 판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소니의 경쟁사인 나이키에 대해서는, ‘물건을 사는 사람은 같은 사람이지만 나이키는 아웃도어 생활을 하는 고객이 많다. 그러므로 밖에 돌아다니면서도 우리 것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라는 생각이었다. 이게 바로 소니의 ‘유비쿼터스 밸류 네트워크(UVN)전략’이었다. 하드웨어 제조회사에서 하드웨어와 서비스콘텐츠를 동시에 연결하는 회사로 나가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마케팅을 잘하려면?

 

이명우 교수는 2가지로 정리했다.
1.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보자.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심리는 옳지 않다.
2. 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욕구와 의문을 가져라. 이명우 교수는 우연한 실수로 중동시장에서 삼성 TV를 3만 대나 팔았다. 시가 잭으로만 연결하여 텔레비전을 보던 중동에서 실수로 가져간 클립 잭을 포함하여 판매한 삼성 텔레비전은 중동지역 사람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얻었다. 실수에서 성공의 비밀을 찾은 것이다.


지속가능경영 : 세계최고의 럭셔리 브랜드는 ‘앱솔루트’

 

스웨덴의 앱솔루트 보드카는 원조국가인 러시아, 폴란드의 보드카들을 제치고 일찌감치 유명 브랜드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20달러도 안 되는 무색, 무미, 무취의 보드카가 ‘앱솔루트’를 최고의 브랜드로 만들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시각적 정체성의 확립과 상상력 넘치는 광고의 결과다. 앱솔루트는 병 모양을 이용해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수출하는 각 국가의 상황이나 시장에 맞게 독특한 표현으로 아트 마케팅의 경지에까지 승화시킨 것이다. 영국에 붙여진 포스터 광고는 스모그 탓에 앱솔루트 병뚜껑 밖에 보이지 않는 이미지를 선보여 큰 인기를 얻었다. 이처럼 유연성과 독창성, 일관성으로 브랜드를 고급화시킬 수 있었다. 이 중에서도 유연성이란 ‘현지화’한 것을 뜻하고 독창성은 ‘브랜드만의 광고기법’을 뜻한다. 위의 3가지에 더불어 ‘품질의 고집’ 또한 매우 중요하다.

 

“시장의 속성에 대한 겸허한 이해가 필요하다. 시장은 언제나 마케팅 활동보다 빨리 변하고 언제나 새로운 승자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시장승리법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본질에 충실하며 균형을 잡아가야 한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놓치지 않는 것이 비법이다.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1. 변화는 지렛대를 찾는 일에서 시작한다.
2. 경쟁사 제품을 끼워 파는 솔루션 셀링
3. 측정 없이 관리란 없다. 거래처와의 관계를 계량화할 수 있어야 한다.
4. 불만은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다 : 약점경영
5. 파는 사람이 없다면 사는 사람도 없다 : 유통관리


이명우 교수는 끝까지 차분한 목소리로, 때로는 목소리에 힘을 주며 경영수업과 같은 강연을 들려주었다. 그가 아니었더라면 몰랐을 기업의 성공 비결을 들을 수 있었고, 최고 경영자만이 가질 수 있는 경영비법을 알 수 있었다. 끝으로 그는 “이 책을 볼 때, 그저 ‘기발한 생각을 했었구나. 말이 되네.’ 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만약 그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라면 어떻게 했겠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봤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저서 적의 칼로 싸워라』를 보면 강연에서보다 더 많은 기업의 일화와 그들의 심리, 애를 먹였던 거래처와의 관계를 ‘계량화’하여 결국 큰 거래를 성사시킨 이야기까지 엿볼 수 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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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칼로 싸워라
이명우 저 | 문학동네
저자, 한양대 이명우 교수는 삼성전자 미국 가전부문 대표, 소니코리아 사장, 한국코카콜라보틀링 회장, 레인콤 대표이사 등을 거치며 33년간 비즈니스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의 탁월한 마케팅 감각과 경영능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1999년 ADL이 미국 가전업계 발전에 공헌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국제휴머니테리언상(S . David Feir International Humanitarian Award)’을 수상했고, 2001년에는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전자공업협회(EIA) 산하 관리자이사회 멤버로 지명되기도 했다. 2001년 말,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일본 소니로 스카우트됐을 때는, 당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의 현지인 출신 소니 최고경영자로 화제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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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지민

닉네임은 가젤. 눈망울이 가젤을 닮았다고 친구가 붙여준 별명이다. 실제로 잘 뛰어다니며, 벌려놓은 일에 쫓기기도 한다.
인생 최대의 목표는 '재미'다. 문화와 예술, 철학과 심리학에 관심을 두고, 학습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리듬감 있고 담백한, 그리고 위트있는 문장으로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싶다. 채사모 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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