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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로영화가 장악한 영화계, 아날로그 감성 영화도 등장

80년대 인기 있었던 영화 BEST 10 <애마부인> <킬링필드> <다이하드> 최고 관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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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영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기는 어렵다. 여러 감독이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고, 수많은 배우가 작품에 등장했다. 세월이 변하고 유행도 바뀌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대중의 기호를 고려하지 않은 작품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이다. 1980년대도 마찬가지였다. TV의 보급률이 높아지고, 컬러TV까지 등장하며 한국영화는 까다로워진 대중의 욕구를 충족해야 했다.

1980년 서울의 봄과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시작하여,

1987년 6.29 선언을 거치는 가운데 한국프로야구가 출범되고

출판, 대중음악, 영화, 방송 등 대중문화가 양적으로 팽창하던 그 시절.

부동산 투기 열풍과 본격적 강남 개발로 사회 양극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1980년대는 그야말로 사회 모든 분야갸 격하게 요동치던 시대였습니다.

<채널예스>는 1990년대를 탐험하는 기획을 거쳐 이제는 1980년대를 호출해봅니다.

그 시대가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 있다면, 이제는 마음껏 누려볼 수 있을까요?


1980년대 초반까지 한국 영화계는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구조였다. 소수 제작사가 과점 체제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1984년 12월 31일에 공포된 5차 개정 영화법은 영화업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고, 독립영화 제작 제도를 만들어 영화업 등록을 하지 않아도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명시했다. 이러한 법적 개선 외에도 영화진흥공사에서 설립한 한국영화아카데미가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기여한다. 한편, 1970년대 말부터 한국영화 시장 개방을 요구하던 미국의 압력에 1986년 ‘6차 영화 개정 영화법’이 공포된다. 6차 개정 영화법은 외국인의 영화업 허용, 수입 편수 쿼터제 및 수입가격 상한제 폐지, 영화업 등록 예탁금 인하 등을 담았다. 외국 영화가 한국 영화 시장에 보다 쉽게 접근하도록 한 조치였다.

이런 와중에 1980년대 영화계는 애로영화가 상영관을 장악한 시대였다. 수많은 ‘부인’ 시리즈를 양성한 <애마부인>이 1982년 개봉했다. 서울 관객 기준으로 31만 5천 명을 동원해 한국영화 중에서는 흥행순위 1위를 기록했다. 애마부인의 성공은 당시 전두환 정권이 추구한 3S정책과 맞아떨어지며, 90년대까지 13편까지 시리즈물로 제작되었다. 한편, 외국 영화 중에서는 <E.T.>, <킬링 필드>, <다이하드> 등이 인기를 끌었다.



80년대 대표 영화 <E.T.> vs 2010년대 대표 영화 <트랜스포머>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E.T.> vs <트랜스포머>

80년대와 지금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 전 영역에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는 모습이 관찰된다. 82년 만들어진 <E.T.>와 2007년 1편을 시작으로 3편까지 제작된 <트랜스포머>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보인다. 두 영화는 모두 SF 영화이며, 외계 생명체를 다룬 작품이다. 그런데 영화가 묘사하는 외계 생명체가 다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E.T.>에서 외계 생명체는 머리가 다소 크고, 피부가 거칠긴 하지만 인간과 생김새가 비슷하다. 그들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외계 생명체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다만, 생김새는 완전히 다르다. 이 작품에서 외계 생명체는 로봇이다.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로봇은 거대한 금속을 자유자재로 바꿔가며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킨다. 영화에서 자세하게 등장하지는 않지만, 이들 로봇의 사유와 행동은 디지털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다. <트랜스포머><E.T.>모두 지구인과 외계 생명체의 우정을 다루지만, 그 우정의 방식은 다르게 느껴진다. 이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에서 오는지도 모르겠다. LP에서 MP로, 손 편지에서 카카오톡으로, 필름카메라에서 DSLR로 변화를 영화에서는 <E.T.><트랜스포머>가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로봇도 생명이냐는 논쟁이 철학이나 윤리학 쪽에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이러한 복잡한 논의를 논외로 하더라도, 두 영화는 뛰어난 흥행 성적을 거뒀다. 당시, 외계인이라고 하면 침략자나 정복자와 같은 이미지를 연상하는 분위기였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E.T.>는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외계인을 표현했다. 미국보다 2년 늦게 개봉했지만, 1984년 서울 관객 기준 55만 명을 동원하며, 그 해 흥행순위 1위를 기록했다. 3D 영화가 범람하는 지금 기준에서 보면 다소 어색한 장면도 많지만, 당시로써는 최고의 특수효과를 사용해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현재 헐리우드의 대표적인 여배우 드류 베리모어의 어린 시절을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2014년 4편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는 <트랜스포머>는 1편부터 3편까지 한국에서만 매편 7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했다. 착한 외계 로봇이 나쁜 외계 로봇과 싸우다 지구까지 쫓겼는데, 지구인과 협력하여 나쁜 외계 로봇과 대적한다는 설정이다. 기본 설정은 바뀌지 않으나, 시리즈가 거듭할수록 화려해지는 특수효과에 전세계 관객이 열광했다. 시리즈 4편은, <E.T.>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에 참여해 화제다.


80년대 인기 있었던 영화 BEST 10


사형도수

1980년대 초반은 성룡의 해였다. <취권>으로 한국에 이름을 알린 성룡은 1979년 작 <사형도수>, <사제출마>가 연달아 흥행했다. 당시 흥행순위 1위, 2위가 각각 <사형도수>, <사제출마>였으니, 당시 성룡을 향한 한국 영화 팬의 사랑을 짐작할 만하다. 이 밖에도 그의 작품 중 <베틀 크리크>, <용소아>, <프로젝트A>, <복성고조>, <쾌찬차>, <오복성>, <미라클>, <비도권운산> 등 8작품이 2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화려한 액션과 유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성룡 영화는 8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다. 이소룡의 액션이 진지하다면 성룡의 그것은 가볍고 발랄하다. <사형도수>는 우연히 알게 된 노인이 무술 고수였고 그에게 무술을 전수받은 주인공이 악당과 싸운다는 내용이다.




애마부인

1982년 개봉작으로 그 해 한국영화 흥행 순위 1위(관객수: 31만 5천 명)를 기록했다. ‘젖소’, ‘만두’, ‘연필’ 등 수많은 부인을 등장하게 한 작품. 정인엽 감독의 대표작으로, 오수비라는 여성의 성애를 다루었다. 유부녀가 다양한 남자와 사랑을 나눈다는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소재를 그렸다. 이 작품에 출연한 여배우 안소영은 <애마부인>으로 단번에 스타 대열에 올랐지만 최근 MBC <토크클럽 배우들>에 출연해, 에로배우라는 타이틀 때문에 겪은 힘들었던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사관과 신사

83년 개봉작으로 그 해 외국영화 흥행 순위 1위(관객 수 56만 명)을 기록했다. 해군사관생도와 여공의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다. 이 작품 덕택에 리차드 기어는 존 트라볼타를 능가하는 최고 인기 배우로 성장한다. 요즘 만들어지는 3D영화나 액션영화와 같은 화려한 장면은 없지만 드라마적인 요소와 두 배우의 연기력으로 명작 대열에 오른 작품이다.








고래사냥

84년 개봉작으로 김수철, 이미숙, 안성기, 이대근 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이 영화는 최인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84년 한국영화 흥행 1위(관객수: 42만 6천 명)을 기록했다. 소심한 대학생 병태(김수철), 고학력 거지 민우(안성기)가 벙어리 윤락녀 춘자(이미숙)의 홍등가 탈출을 돕는다는 내용이다.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주연이자 가수였던 김수철이 부른 주제곡 ‘나도야 간다’도 인기를 끌었다.







E.T.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로, 원래 1982년작이지만 한국에는 1984년에 상영관에 걸렸다. 외국영화 흥행 순위 1위(관객수: 55만 명)를 기록했다. E.T는 The Extra Terrestrial의 줄임말로, 외계인이라는 뜻이다. 외계에서 온 생물 ET가 지구에 홀로 남으면서 소년과 소녀와 우정을 키워간다는 줄거리를 담았다. 한국에서는 어린이, 청소년으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냈다.








깊고 푸른 밤

85년에 개봉했으며 한국영화 흥행 순위 1위(49만 5천 명), 상영관을 옮긴 뒤에 최종 60만 명 정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래사냥>을 제작한 배창호 감독의 다른 히트작이다. 안성기, 장미희가 출연했고 시나리오는 최인호 작가가 맡았다. 미국으로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과정에서 몰락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았다. 불법체류자에서 벗어나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사기 결혼을 계획하는 남자. 사기 결혼에서라도 남자의 애정을 얻으려는 여성. 그들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가 영화의 줄거리다.






킬링필드

85년에 개봉, 외국영화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킬링 필드>가 등장하기 전까지, 최고 흥행 기록은 성룡의 <취권(89만 명)>이었다. 캄보디아 내전이라는 다소 대중의 기호와는 무관할 법한 소재를 다뤘지만 이 영화는 관객 92만 명을 동원했다. 1990년 <사랑과 영혼>이 등장하기 전까지 깨지지 않았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반공영화라는 점, 캄보디아 내전의 복잡한 사정은 생략한 채 미국 입장만 대변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지만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었다.







어우동

86년 개봉작으로 한국영화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한 작품. 1980년대는 안성기의 시대였다. <고래사냥>, <깊고 푸른 밤>에 이어 그가 출연한 작품이 3년 연속 한국영화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어우동>에서 그는 희대의 명기 어우동을 죽이기 위해 파견한 자객 역할을 맡았다. 어우동을 연기한 이보희는 ‘제2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

87년 개봉작으로 26만 명의 관객수를 달성하며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대학생을 그린 청춘물이다. 박중훈, 강수연 등이 출연하여 1980년대 후반 캠퍼스 분위기를 묘사한다. 신문방송학도인 철수, 영문학도 미미, 보물섬이라 불리는 법대생이 캠퍼스를 누비며 즐거운 청춘을 보낸다. 그러던 와중에 보물섬이 시한부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영화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다이하드

88년 개봉작으로 그 해 외국영화 흥행 순위 1위, 관객수 70만 명을 기록했다. 최근 5편이 나온 인기 액션 영화 시리즈 <다이하드>가 탄생한 해가 1988년이었다. 뉴역 경찰 역을 연기한 브루스 윌리스는 <다이하드> 시리즈를 계기로 대표적인 액션 영화 배우의 반열에 접어든다. 테러리스트에 맞서는 과정에서 화려한 장면을 연출하는 이 작품은 시리즈가 계속되는 동안 꾸준히 사랑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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