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시니스트 “독자를 알기 위해 하루 12시간 이상 인터넷 서핑”
[그들은 어떻게 웹툰작가가 됐을까 ①]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 『본격 시사인 만화』, 『본격 제2차 세계대전 만화』의 작가
본격을 참 좋아하는 작가 굽시니스트. 『본격 제2차 세계대전 만화』에 이어 『본격 시사인 만화』를 펴냈으며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국제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시각과 날카로운 풍자, 풍부한 지식과 유쾌한 독설로 시사 만화의 새로운 전형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웹툰작가 데뷔는 어떻게 하게 되었으며, 준비 기간은 얼마나 걸렸나요?
‘웹툰작가’ 가 웹툰 고료로 밥먹고 사는 직업을 뜻한다면 제가 웹툰 작가로 분류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밥 먹고 사는 일은 웹툰이 아니라 전통적인 지면 연재를 통해 해결하고 있으니 직업 분류상으로는 구시대의 ‘만화가’ 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사실 웹툰이라는 게 대형 사이트에서 고료를 받으며 연재하는 만화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지요.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취미로 올리는 만화 역시 웹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에 이런 저런 웹툰을 올리며 만화 활동을 시작한 저 역시 웹툰 작가라고 불릴 자격이 있겠지요.
그런데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웹툰작가 데뷔’ 라는 말은 아마추어가 아무 인터넷 게시판에 그냥 처음 만화를 올리는 걸 뜻하는 건 아닌 것 같군요. 역시 어떤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정식으로 돈 받고 연재하기 시작하는 걸 웹툰 작가 데뷔라고 말하는 거겠죠? 단기간의 광고 웹툰을 그려 올리는 것도 노카운트겠죠. 그렇다면 저는 아직 웹툰 작가로는 데뷔를 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나중에 네이버나 다음에서 연재하게 되면 당당하게 웹툰작가로 데뷔했다고 자랑하도록 하겠습니다.
웹툰작가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일단 웹툰 연재란 적지 않은 작업량을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소화해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컴퓨터 앞에 앉아 딴청 피우지 않고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집중력도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군대시절을 상기하며 규칙적인 생활과 작업태도를 견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노력이 언제나 마음으로만 그쳐서 큰일입니다. 마음으로만 그치는 정도가 아니라 사실은 숨쉬는 시간의 절반을 침대에서 보내며, 잠에서 깨어났을 때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큰일입니다.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웹툰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하셨나요?
대형 포탈사이트의 인기웹툰 고료가 짭짤하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웹툰 작가들이 이 시대의 새로운 저명인사들로 대접받는다는 소문도 들었고요(웃음).
소득은 어떤가요?
최저생계비를 살짝 상회하는 수준으로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웹툰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웹툰은 당연히 인터넷 이용자들이 읽는 만화니까, 인터넷상의 트렌드를 읽고, 독자층의 기호를 읽기 위해 하루 12시간 이상 인터넷을 누비고 있습니다.
어떤 웹툰이 성공하는 것 같은가요?
영화화나 드라마화하기 좋은 웹툰이 아닐까요.
웹툰 이외의 다른 아이템을 기획 중인가요?
서양 미술사 만화를 빨리 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웹툰 시장의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요?
웹툰 시장의 전망은 물론 밝습니다. 오늘날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만을 바라보며 사는 대중문화 소비자들을 공략하는데 있어서 이미지 스토리텔링은 생산비용 대 효율비가 가장 높은 문화상품이라 할 수 있고 자본은 이미지 마케팅에 웹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물론 이건 웹툰 시장의 전망이 좋다는 이야기지, 웹툰 작가가 직업으로서 좋은 전망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웹툰작가를 꿈꾸는 사람에게 한 마디를 한다면.
웹툰에 뛰어들려는 지망생들은 어마어마한 숫자이며 그 중에는 정규 미술교육을 제대로 받은 뛰어난 인재들도 많습니다. 그 바글바글한 인재풀, 치열한 경쟁의 도가니 속에서 제대로 연재 작가의 레벨까지 도달한다는 건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어려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그렇게 지원자가 많으니 고용자 측에서는 웹툰 작가를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고용할 수 있지요. 이 직업은 기본적으로 프리랜서 자영업이기 때문에 노동자로 대우받지 못하니 최저임금 같은 것도 없습니다. 4대 보험도 없습니다. 상여금도 없습니다. 휴일도 없습니다. 뭐 대형 포탈 같은 경우에는 어느 정도 제대로 대우해준다고 하지만 그 레벨에 도달하기까지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 것인지 상상도 가지 않습니다. (제가 이렇게 무시무시하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저도 웹툰 작가 지망생이기 때문에 다른 지망생들에게 겁을 줘서 꿈을 꺾음으로서 경쟁률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거지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모니터로 웹툰을 보는 것도 좋지만, 역시 만화는 종이 위에 담아 손으로 만질 수 있고 책장에 꽂아 놓을 수 있을 때 진정 큰 기쁨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는 것과 소유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지요. 누구나 모니터상으로 모나리자를 볼 수 있지만 모나리자를 소유하는 것은 루브르 박물관뿐이지 않습니까? 모나리자처럼 비싸게 팔진 않을 테니 만화책 좀 사봐 주세요.
관련태그: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웹툰, 본격, 본격 제2차 세계대전 만화, 본격 시사인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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