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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전자책’ 크레마, 30만 명 이용할 것 같다

크레마의 캐치프레이즈는 ‘국민 전자책’ 내가 크레마 터치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스크린세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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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간의 예약판매 기간 동안 4,000여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전자책에 관심 있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까지 그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크레마 터치’. ‘크레마 터치’ 제작 전 과정을 총괄한 김병희 선임팀장(예스24 디지털사업본부 선임팀장)에게 제작 경위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12일 간의 예약판매 기간 동안 4,000여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전자책에 관심 있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까지 그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크레마 터치’. ‘크레마 터치’ 제작 전 과정을 총괄한 김병희 선임팀장(예스24 디지털사업본부 선임팀장)에게 제작 경위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병희 선임팀장은 고려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으며 2010년 7월부터 예스24 디지털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국민 전자책

 

크레마는 어떤 기계입니까?

 

크레마의 캐치프레이즈는 ‘국민 전자책’입니다. ‘대한민국 국민 전자책 예스24 크레마 터치’죠. 이 ‘국민 전자책’이라는 표현에 기획 의도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크레마와 비슷한 화면과 용도의 전자책 리더가 한국에 처음 출시된 게 2007년입니다. 그 이후에 이러저러한 기기들이 나왔죠. 거의 모두 써봤는데, 이 기기들은 모두 치우치거나 부족한 점이 있었습니다. 무선 통신을 이용할 수 있지만 무겁거나, 저렴하지만 복잡한 쿼티 자판이 붙어 있거나, 이것저것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 무척 비싸거나.

판매자 입장이 아니라 독자 입장에서 뭐 하나 부족한 점이 없는 물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돈 주고 사는 분께 변명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이건 싸잖아요.’나 ‘이 정도 기능을 쓰시려면 돈 좀 내셔야죠.’라고 말해야 하는 기계는 안 되죠. 그래서 목표로 삼았던 게 밸런스입니다. 기능, 디자인, 가격이 기계를 평가하는 요소들인데, 한쪽에 신경 쓰면 다른 한쪽에 문제가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이 세 가지가 비슷한 수준에서 딱 맞아떨어지는 지점, 그 지점에서 밸런스가 딱 맞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터치 스크린 입력 방식으로 깔끔하게 디자인하고 wifi 통신망을 활용할 수 있으면서 12개월 무이자 할부 구매 시 월 1만 900원, 이게 크레마입니다.



크레마1.jpg




많이 팔릴 것 같지 않은가요?

 

왜 만드신 겁니까? 비슷한 크기의 컬러 태블릿 PC들이 많이 나왔는데, 늦은 것 아닌가요?

 

안 그래도 최근에 전자책 업계에 오래 계셨던 분이 비슷한 질문을 하시더군요. ‘많이 팔 수 있을 것 같아서요.’라고 대답했습니다. 많이 팔릴 것 같지 않은가요?

사실 킨들이나 누크 같은 다른 나라 전자책 단말기가 부러웠던 게 출발입니다. 책 좀 읽는 분들은 딱 아실 거라고 생각하는데, 종이책 분위기가 나는 화면이 우선 매력적이죠. LCD가 주지 못하는 게 분명히 있어요. 가볍고 배터리도 오래 가죠. 구매, 다운로드, 독서까지 한 기계 안에서 끝나는 것도 편하고요.

그런데 문제는, 독자들은 ‘무엇’을 읽고 싶어 하는 거지, 그걸 무엇으로 읽든 상관이 없다는 겁니다. 전자책 독자로서 제게는 올해가 2006년인지 2012년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전자책이 몇 권 만들어져 있는지, 그래서 제 선택권이 얼마나 넓어져있는지가 관건이죠. 지금까지 전자책으로 읽을 수 있는 한국어 단행본이 6만 권 정도인 것 같아요. 올해는 최소한 2만권 이상의 신간이 더 만들어질 것 같고요. 내심 3, 4만 권까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전자책을 검색할 때, ‘혹시 있을까?’하고 검색하는 게 아니고, ‘전자책은 종이책보다 얼마나 더 쌀까?’라고 생각하면서 책 제목을 검색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 정도면 전자책 전용 기계를 따로 살 만한 거죠.

아, 그리고 정확하게는 제가 만든 게 아니고요. 예스24, 알라딘, 반디앤루니스 등 10개 출판 관련 주주사들이 출자한 한국이퍼브에서 만든 겁니다.




김병희 예스24 디지털본부 선임팀장



어디서 사든, 크레마에서 읽을 수 있어요.

 

한국이퍼브가 만든 기계라는 게 독자에겐 무슨 의미가 있나요?

 

예스24, 알라딘, 반디앤루니스에서 구매한 전자책은 모두 크레마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서점마다 거의 비슷한 전자책을 판매하고 있지만, 갈수록 차이가 날 겁니다. 개인 출판, 연재 컨텐츠를 서점마다 상황에 맞게 전자책으로 만들겠죠. 또, 같은 책이라도 가격이 다를 수도 있고요. 그럴 때 선택권을 독자에게 드리는 겁니다. 어디서 구매하든 크레마에서 읽을 수 있으니까요.

한국이퍼브는 전자책 컨텐츠와 서비스를 만들어왔고, 이제는 전자책 전용 기계까지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자책을 서점마다 다른 방식으로 소개하고 판매하겠죠. 서점이 가장 잘 하는 게 책 소개와 판매죠. 한국이퍼브는 한국이퍼브가 가장 잘 하는 걸 하고, 서점은 또 서점이 가장 잘 하는 걸 하는 거죠.


50대의 테스트 기기를 만들다

 

본격적으로 기획하신 건 언제부터입니까?

 

2011년 8월부터 기기 업체들을 만났습니다. 페이지원을 만든 경험이 있는 넥스트 파피루스와 계약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2012년 1월입니다. 7월을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많이 늦어졌습니다. 그 동안 말로만 듣던 멘붕 상태를 몇 차례 경험했습니다.

애초에는 테스트 기기 버전을 두 개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드웨어 업계가 대략 그 정도로 한다더군요. 게다가 운영체계가 어느 정도는 표준화 돼있는 안드로이드이고 한국 이퍼브나 예스24가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을 이미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쉽게 말하면 ‘eInk 패널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만들어서 예스24 어플리케이션을 싣는다’인데, 그게 할 일이 많더군요. 테스트 기기 버전이 결국 4개, 사소한 결함 수정까지 하면 5개 만들게 됐습니다. 버전이 5개지, 대수로 따지면 거의 50대가 됐죠.

wifi 감도, 터치 스크린 안정성 같은 항목은 사용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부분도 상당히 크거든요. 또, 통신망의 강도, 통신 서비스 브랜드 같은 것도 차이가 나고요. 그걸 테스트 하느라 시간을 많이 썼습니다.


쓸 데 없는 건 안 한다

 

흰 색과 검은 색 두 가지를 내놓았습니다. 디자인 면에서 어떤 점을 주로 생각하신 건가요?

 

이전 다른 기기들은 ‘책의 느낌을 살린다’거나 ‘쥐기 편하게 한다’는 컨셉을 가지고 있는 걸 봤습니다. 크레마 디자인엔 ‘쓸 데 없는 건 안 한다’는 것 외엔 다른 컨셉이 없습니다. 크레마는 밤을 새워가면서 뭔가를 읽는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기계여야 하고, 밤 새워 읽을 땐 글자 외엔 다른 게 보이지도 않죠. 디자이너에게 죄송한 일일지 모르지만, 처음부터 ‘이 기계 고유의 디자인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심지어 원래 크레마 로고 색상이 갈색인데, 기계에서는 회색으로 했습니다. 버튼도 그렇고요. 회색이 가장 눈에 안 띌 것 같더라고요. 굳이 컨셉이라고 하면 ‘책에 몰두할 때 가장 잘 사라지는 디자인’ 정도일 것 같습니다.

다만, 기기 케이스는 좀 튀는 색상을 넣어달라고 했습니다. 오렌지 색도 있는데, 저는 그걸 쓰려고요.


‘스크린 세이버’ 화면을 가장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어떤 기능인가요?

 

좀 어이 없지만, 기계를 슬립 모드로 했을 때 나오는 ‘스크린 세이버’ 화면을 가장 좋아합니다. 민화 중에서 ‘책거리 민화’를 손 본 이미지입니다. 세밀화를 넣어보기도 하고 시 한 구절을 넣어보기도 했는데, 꽉 찬 느낌이 없고 깔끔해 보이지 않더라고요. eInk 패널 특성 상 먹으로 그린 고지도나 민화, 수묵화 이미지를 넣어봤는데 책거리 민화가 가장 좋더군요. 일단 책이 있고, 고즈넉하고, 익숙한 느낌이고요.

기계를 켰을 땐 글꼴 설정 화면이 좋아요. 글꼴을 12개나 넣어놔서 이것저것 골라서 적용해보는 맛이 있고, 뭔가 선택 사항이 많아서 마음대로 하는 맛이 있다고 할까.




김병희 선임팀장이 크레마 터치에서 가장 좋아하는 스크린세이버.
책거리 민화를 손 본 이미지다.



계속 업그레이드되는 전자책

 

앞으로 후속 기기가 더 나올 예정인가요?

 

기계를 만드는 하드웨어 업체 분들은 기기를 시리즈로 만드는 데 관심이 크시더라고요. 어떤 기계를 만들고 나면 이걸 좀더 발전시켜보고 다른 방향으로 만들어보는 게 당연한 일인 듯 싶더군요. 예스24는 하드웨어 업체도 아니고, 사실 크레마 터치를 판매해서 수익을 남기는 것도 아니거든요.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건 우리 서비스를 독자들이 얼마나 많이 이용하는가 하는 것이죠.

그러자면 하드웨어보다는 기계에 담긴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게 앞으로 오랫동안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기 기획 단계부터 주된 목표 중 하나가 ‘계속 업그레이드되는 전자책’이었습니다. 무선 통신 환경이라면 독자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업그레이드가 되는 기계라야 한다는 것이었죠.


30만 명이 목표

 

얼마나 판매될 것 같습니까?

 

저도 그게 참 궁금해요. 기기만 놓고 보면 안 팔릴 이유가 없지 않나 싶다가도, 다시 생각해보면 얼마 안 팔릴 것 같기도 하거든요. 예스24 회원님들 중 한 해 동안 60만원 이상 책을 구입하시는 분들이 한 30만 명 정도거든요. 일단 이 분들은 전자책 기기 하나 사시면 1년 안에 본전은 뽑으시는 거죠. 이 30만 명께 드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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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정희

독서교육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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