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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마리 모기 로봇을 달로 보낸다고?

떼지능 소프트웨어와 떼로봇공학 곤충의 ‘떼’지능을 활용하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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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나 곤충처럼 왕성하게 번식하는 동물은 무엇보다 협동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를테면 개미, 꿀벌, 흰개미와 같은 사회적 곤충의 왕성한 번식은 협동 능력 덕분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곤충 집단의 지능, 곧 떼지능을 본떠 다양한 문제 해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자그마한 로봇 집단을 제어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사람이나 곤충처럼 왕성하게 번식하는 동물은 무엇보다 협동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를테면 개미, 꿀벌, 흰개미와 같은 사회적 곤충의 왕성한 번식은 협동 능력 덕분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곤충 집단의 지능, 곧 떼지능을 본떠 다양한 문제 해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자그마한 로봇 집단을 제어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떼지능 소프트웨어와 떼로봇공학

떼지능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응용되고 있다. 떼지능을 본떠 만든 대표적인 소프트웨어는 개미떼가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을 응용한 것이다. 먼저 개미 한 마리가 먹이를 발견하면 동료들에게 알리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는데 이때 땅 위에 행적을 남긴다. 지나가는 길에 페로몬을 뿌리는 것이다. 요컨대 개미는 냄새로 길을 찾아 먹이와 보금자리 사이를 오간다.

개미가 냄새를 추적하는 행동을 본떠 만든 소프트웨어는 살아 있는 개미가 먹이와 보금자리 사이의 최단 경로를 찾아가는 것처럼 길을 추적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러한 소프트웨어는 일종의 인공 개미인 셈이다.

인공 개미떼의 궤적 추적 능력은 전화 회사의 설계기술자들을 흥분시킨다. 통화량이 폭주하는 통신망에서 최단 경로를 찾아내는 인공 개미를 활용할 수 있다면 통화를 경제적으로 연결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공 개미가 교통체증을 정리하는 경찰관처럼 통화체증을 해소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미떼는 보금자리로 운반해야 할 먹이가 무거우면 여러 마리가 서로 힘을 합쳐 함께 옮긴다. 이러한 떼지능을 본떠서 여러 대의 로봇이 협동하여 일을 처리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있다.

또한 개미떼는 죽은 동료들을 한쪽으로 모아두며 유충을 구분할 줄 안다. 이러한 떼지능은 은행에서 고객의 자료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꿀벌 사회는 분업 체제를 갖추고 있다. 꿀벌떼가 일을 분담하는 방법을 흉내내서 생산 공장의 조립 공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소프트웨어가 연구된다.

이와 같이 떼지능의 응용 분야는 다양하고 광범위하지만 떼지능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사회성 곤충의 행동에 대해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아 컴퓨터 과학자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쨌거나 떼지능 연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인공 개미에게 많은 일을 맡겼을 경우 사람의 힘으로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다는 것이다. 가령 개미떼에게 통신망의 관리를 일임하고 나면 어느 누구도 네트워크의 운영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또한 다른 전화 회사의 네트워크에 침입해 제멋대로 날뛰는 개미들이 출현하더라도 속수무책일 것이다. 게다가 인공 개미떼가 전화 네트워크를 파괴하는 괴물로 둔갑하는 불상사가 생긴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센티봇(좌)과 스웜봇(우)

떼지능은 개미ㆍ새ㆍ물고기ㆍ박테리아 등의 집단에서 나타나는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로봇의 무리에서 출현하는 인공적인 것도 있다. 떼지능의 원리를 로봇에 적용하는 것은 떼로봇공학(swarm robotics)이라 불린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는 미국의 센티봇(Centibot) 계획과 유럽의 스웜봇(Swarm-bot) 계획이다. 자그마한 로봇들로 집단을 구성하여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말하자면 떼지능 로봇 연구 계획이다.

미국 국방부(펜타곤)의 자금 지원을 받은 센티봇 계획은 키가 30센티미터인 로봇의 집단을 개발했다. 2004년 1월 이 작은 로봇 66대로 이루어진 무리를 빈 사무실 건물에 풀어놓았다. 이 로봇들은 집단을 이루어 활동할 수 있게끔 설계되었다. 로봇 하나하나는 제한된 계산 능력을 가졌지만, 로봇 집단은 로봇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 로봇 집단의 임무는 건물에 숨겨진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건물을 30분 정도 돌아다닌 뒤에 로봇 한 대가 벽장 안에서 수상쩍은 물건을 찾아냈다. 다른 로봇들은 그 물건 주위로 방어선을 쳤다. 마침내 센티봇 집단은 주어진 임무를 완수한 것이다.

브뤼셀자유대학의 컴퓨터과학자인 마르코 도리고(Marco Dorigo)가 주도한 스웜봇 계획은 키 10센티미터, 지름 13센티미터에 바퀴가 달린 S봇(S-bot)을 개발하여 떼지능을 연구했다. 1991년부터 개미 집단의 행동을 연구한 도리고는 S봇 12대가 스스로 집단을 형성하여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2005년 스웜봇 계획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도리고는 한 단계 목표를 끌어올려 사람의 능력을 모방한 세 종류의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로봇 집단의 눈 역할을 하는 아이봇(eye-bot), 손과 발에 각각 해당하는 핸드봇(hand-bot)과 풋봇(foot-bot) 등 서로 다른 기능이 부여된 로봇 60대로 집단을 구성한 것이다. 이는 스워머노이드(Swarmanoid)라 명명된 로봇 집단에서 떼지능이 출현하는 것을 연구하는 프로젝트이다.

떼지능은 전쟁터를 누비는 무인 지상차량이나 혈관 속에서 암세포와 싸우는 나노 로봇 집단을 제어할 때 활용될 전망이다. 곤충 로봇 전문가인 로드니 브룩스 역시 수백만 마리의 모기 로봇이 민들레 꽃씨처럼 바람에 실려 달이나 화성에 착륙한 뒤에 메뚜기처럼 뜀박질하며 여기저기로 퍼져나갈 때 모기 로봇 집단에서 떼지능이 창발할 것이므로 우주 탐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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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이인식 저 | 김영사
이 책에서는 이와 같이 자연에게서 인류가 직면한 문제의 해답을 찾고 자연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생물영감와 생물모방과 같은 기술을 인간중심 기술에 상반되는 개념으로 ‘자연중심 기술’이라 이름 붙이고, 기존 과학의 틀을 벗어나 인류에게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해줄 ‘자연중심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생명공학에서 나노기술, 로봇공학, 집단지능까지, 자연에서 영감을 얻고 자연의 메커니즘을 모방한 자연중심 기술의 역사와 현주소는 물론 인류가 직면한 수많은 위기를 해결할 경이롭고 신비한 자연의 비밀을 한눈에 펼쳐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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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인식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이며, 과학문화연구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KAIST 겸직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민국 과학 칼럼니스트 1호로서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한겨레》《부산일보》 등 신문에 470편 이상의 고정 칼럼을, 《월간조선》《과학동아》《주간동아》 《한겨레 21》등 잡지에 160편 이상의 기명 칼럼을 연재하며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융합한 지식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2011년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월간지 《PEN》에 나노기술 칼럼을 연재하여 국제적인 과학 칼럼니스트로 인정받기도 했다.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과학 칼럼이 수록되었다. 제1회 한국공학한림원 해동상, 제47회 한국출판문화상, 2006년 《과학동아》 창간 20주년 최다 기고자 감사패, 2008년 서울대 자랑스런 전자동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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