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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체에 걸린 은행강도

고질적인 교통체증의 해결 키는 간단한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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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강도 마니는 속도광들이 자신들의 과속 주행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을 거의 다 재현한다(하지만 한 가지 점에서는 마니가 옳다. 병목에서는 모든 차선을 최대한 이용하고 마지막 순간에 차선을 바꿔야 한다. 이것은 교통흐름에 좋을 뿐 아니라 실제로 교통법규에도 나오는 지침이다). 특히 차들이 빨리 달릴수록 도로의 용량이 증가한다는 속설을 검토해보자.

“마니, 살살 달려. 이 차에 얼마가 실렸는지 생각하라고!”

조수석에 앉은 해리가 안절부절못한다. 뒷자석엔 그들이 은행을 급습하여 성공적으로 얻은 결과물이 묵직하게 자리하고 있다. 라디오에서 이들을 쫓는 경찰이 마니와 해리가 탄 BMW에 대한 정보를 줄줄 읊어대자, 해리가 투덜거린다.

“번호판이 알려졌군. 맙소사, 번호도 하필이면 SE-X333이야. 누구든지 한 번 보면 외워버리겠네.”

마니는 공사구간 때문에 마지못해 속도를 줄이다가, 우측 차선이 비었음을 보고 우측 차선으로 빠져서 늘어선 차들을 추월하며 끝까지 달린 다음 느닷없이 좌측 차선으로 끼어든다. 해리가 얌체 짓이라며 나무라지만 마니는 들은 척도 안 하고,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차례로 밟으면서 앞차에 바싹 붙이기를 반복하며 점차 흥분한다.

“저리 비켜, 인마!”

하지만 곧 ‘이유 없는 정체’에 꼼짝도 못하는 차량 행렬의 저쪽 끝, 교량 입구에서 경찰차의 파란 등이 선명하게 반짝이는 것을 본 마니와 해리는 좌절하고 마는데…….


교통이 가장 원활할 때


이 이야기에서 은행강도 마니는 속도광들이 자신들의 과속 주행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을 거의 다 재현한다(하지만 한 가지 점에서는 마니가 옳다. 병목에서는 모든 차선을 최대한 이용하고 마지막 순간에 차선을 바꿔야 한다. 이것은 교통흐름에 좋을 뿐 아니라 실제로 교통법규에도 나오는 지침이다). 특히 차들이 빨리 달릴수록 도로의 용량이 증가한다는 속설을 검토해보자. 결론적으로 이 속설은 옳지 않다.

최근 들어 ‘정체의 수학’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수학자들이 ‘이유 없는 정체’를 설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유 없는 정체는 차들이 행렬을 이룬 상황에서 운전자들이 마니처럼 행동하면 발생한다. 원하는 속도보다 느리게 전진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운전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빨리 가려고 애쓴다. 그들은 차선을 바꾸고, 앞차에 바싹 붙고, 때로는 어쩔 수 없이 급정차한다(또는 다른 차가 급정차하도록 만든다). 급정차는 차량 행렬을 따라 뒤로 전달된다. 왜냐하면 뒤 차량은 최소한 앞 차량만큼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급정차 효과는 증폭되고, 결국 어딘가에서는 차량들이 멈춰 서게 된다. 그리하여 정체가 발생하지만, 그 정체를 유발한 운전자는 자기 행동의 결과를 전혀 모른다.

그런데 교통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면 이런 이유 없는 정체가 일어나지 않게 막을 수 있다(적어도 수학적으로는). 교통흐름을 계산해본 결과, 자동차들이 광속으로 달린다 하더라도, 모든 운전자가 2초 규칙(자동차가 2초 동안 이동하는 거리만큼을 안전거리로 확보해야 한다는 규칙)을 준수한다면 지긋지긋한 교통체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수식이 그리운 독자들을 위한 tip>

고속도로가 이미 꽉 차서 모든 차가 동일한 속도 v로 행렬을 이뤄 달리는 상황일 때, 차들 사이의 평균 간격 d와 차의 평균 길이 l을 알면, 교통흐름을 계산할 수 있다. 차량 한 대가 특정 지점을 통과하고 다음 차량이 그 지점에 도달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 t로 3600초를 나누면 시간당 자동차의 대수, 즉 교통흐름 F를 얻을 수 있다.




2초 규칙에 따른 안전거리(2v)와 v가 커질수록 미미해지는 l의 값은 무시한다고 할 때, 앞의 함수식을 아래처럼 고칠 수 있다.




고속도로의 용량은 자동차들의 속도가 시속 80~90킬로미터일 때 최대가 되며, 그럴 때 시간당 2600대라는 최고의 교통흐름까지 실현될 수 있다. 요컨대 자동차들이 광속으로 달린다 하더라도, 2초 규칙을 준수할 경우의 교통흐름은 시간당 1800대를 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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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시트콤 크리스토프 드뢰서 저/전대호 역/이우일 그림 | 해나무

이 책은 공식을 발견하거나 이론을 정립한 수학자 이야기나 수학의 역사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흥미진진하고 솔깃한 스토리텔링형 수학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TV 드라마나 시트콤을 볼 때처럼 자신도 주인공과 함께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소금물의 농도나 주사위의 확률 따위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면서 정말 궁금한 것들을 한 편 한 편의 실감나는 이야기로 재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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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크리스토프 드뢰서 Christoph Drosser

독일의 주간지 《디 차이트 Die Zeit》의 과학 담당 편집자로, 1997년부터 일상적인 속설에 관한 과학 칼럼 <맞아요? Stimmt’s?>를 연재했다. 이 칼럼은 책으로도 엮여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현재 독일의 공영방송사 NDR의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방송되고 있다. 드뢰서는 일상 속 수학을 다룬 《수학 시트콤 Der Mathematikverfuhrer》으로 독일에서 수학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2008년에 독일수학협회로부터 언론인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질문을 쏟아놓는 방법 Wie fragt man Locher in den Bauch?》 《무한도전 신비한 수학탐험 Wie groß ist unendlich?》 《일기예보, 믿을까 말까? Das Lexikon der Wetterirrtumer》(예르크 카헬만 공저) 《치마가 짧아지면, 경제는 성장한다 : 현대의 미신들 Wenn die Rocke kurzer werden, wachst die Wirtschaft. Die besten modernen Legenden》 《음악을 아세요? Hast du Tone?》 등이 있다.

수학 시트콤

<크리스토프 드뢰서> 저/<전대호> 역/<이우일> 그림15,300원(10% + 5%)

독일의 유명한 과학 칼럼니스트인 저자 크리스토프 드뢰서는 《수학 시트콤(원제 : Der Mathematikverf?hrer)》에서 드라마 같은 설정으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고는 그 속에서 생각지도 못한 수학을 이끌어낸다. 원래 수학의 기초는 일상에서 비롯된 것! 수많은 수학 공식은 과거 언젠가 실용적인 문제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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