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상실로 인해 벌어진 애인빙자 노동착취극, 그러나 이번엔 뭔가 다르다? - <환상의 커플 시즌 2>
‘나상실’과 ‘장철수’의 또 다른 이야기
뮤지컬 <환상의 커플>이 시즌2로 새롭게 돌아왔다. 연출을 맡은 오재민 프로듀서가 ‘사실상 초연이라 할 수 있다.’고 공언할 만큼 동명의 원작 드라마와는 물론, 지난해 초연된 작품과의 ‘비교는 정중히 사양한다’. <환상의 커플 시즌 2>는 ‘나상실’과 ‘장철수’의 또 다른 이야기다.
뮤지컬 <환상의 커플>이 시즌2로 새롭게 돌아왔다. 연출을 맡은 오재민 프로듀서가 ‘사실상 초연이라 할 수 있다.’고 공언할 만큼 동명의 원작 드라마와는 물론, 지난해 초연된 작품과의 ‘비교는 정중히 사양한다’. <환상의 커플 시즌 2>는 ‘나상실’과 ‘장철수’의 또 다른 이야기다.
7월 26일 본 공연이 시작된 이번 작품은 다음날인 27일, 언론에 공개되었다. 원작의 이야기를 변주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들이 곳곳에 숨어있었다.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라는 관객들의 섣부른 예상은 기분 좋게 빗나갈 것이다.
속편이라 하기엔 너무 다르다.
무대 세트와 뮤지컬 넘버(음악), 작품 속 에피소드까지 모든 것이 바뀌었다. <환상의 커플 시즌 2>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한 목소리로 ‘업그레이드’ 와 ‘변화’를 이야기하는 이유다.
<환상의 커플 시즌 2>가 공연되는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은 소극장의 특성상 대규모의 무대 세트를 여러 개 만들거나 그것들을 전환시키기에는 공간적 제약이 있다. 작품의 주요 무대가 되는 ‘장철수의 집’과 ‘등대’를 하나의 무대 안에 담아내야 했다. 2층 구조로 이루어진 무대는 그러한 현실적 한계 속에서 고민 끝에 찾아낸 ‘똑똑한 해답’일 것이다. 서로 다른 공간이 한 데 표현되어 있는 데에도 불구하고 궁여지책으로 보이지 않는다. 두 공간이 따로 놀지 않고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룬다는 사실이 놀랍다.
뮤지컬 <환상의 커플>이 시즌2가 되면서 가장 눈에 띄게 바뀐 부분은 뮤지컬 넘버입니다. 작곡 과정에서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음악감독 신은경) 작곡하면서 주의했던 점은 일부러 시즌 1 때의 음악들을 많이 듣지 않았어요. 듣게 되면 집착이 생길까봐 일부러 듣지 않고, 새로운 요소들을 드라마랑 같이 분석을 했습니다. 그래서 장르에 구분을 두었구요. 예를 들어 ‘빌리’ 같은 경우에는 블루스나 소울 같은 장르로 약간 얍삽한 인물의 특징을 보일 수 있게 했었고, 철수는 감미로운 발라드가 한 곡 들어갔구요. 상실이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까 생각하다가 모던 락 스타일을 접목시켰어요. 그리고 배우들이 표현하는 감정을 실을 수 있는 멜로디 위주로 작곡했습니다.
드라마 ‘환상의 커플’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요인 중 하나는 캐릭터의 존재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나상실 역을 맡은 배우들은 캐릭터의 사랑스러운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했을 것 같은데요.
(배우 김민주) 철수에 대한 상실의 심경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야 안나의 도도하고 당당한 모습 이면에 감춰져 있던 순수함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것이 안나(상실)의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법인 것 같아요. 철수에 대한 마음의 변화를 점점 보여주면서 상실의 순수함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장철수 역에도 3명의 배우가 트리플 캐스팅 되었다. 배우 김보강은 이가은과 함께 초연에 이어 올해에도 장철수 역으로 분한다. 새로 합류한 김이안은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와 영화 <화차>로 관객들에게 익숙한 배우다. 뮤지컬 <환상의 커플 시즌 2>를 통해 생애 첫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에 도전한 배우 한지상. 그는 뮤지컬 <2012 서편제>의 차기작으로 이번 작품을 선택했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고, DIMF 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는 ‘올해의 스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지상씨에게는 이번 작품이 첫 번째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인데요, 어떻게 출연을 결심하게 되셨나요.
(배우 한지상) 그동안 심각한 작품만 하다 보니까 제가 너무 우울해 지더라구요(웃음). <넥스트 투 노멀>이라는 작품에서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귀신 같은 존재였고 <서편제> 같은 작품에서는 수십 년의 한을 논하다 보니까 무한히 슬퍼지곤 했었는데요. 유쾌 발랄하게, 상큼하게,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본능적으로 생겼습니다. 그런데 너무 감사하게도 오재민 PD님께서 저에게 기회를 주셔서 이렇게 상큼하고 환상적인 작품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