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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콘서트] 고전을 읽으면 인생이 달라진다 - 신정근 교수

우리 사회는 왜! 고전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가 커피하우스에서 고전을 로스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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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로 주목받는 현상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고전 읽기 열풍이 불기 시작한 후 그에 관한 분석들이 뒤따랐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왜! 고전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가. YES24와 숭실대학교가 함께하는 <희망의 인문학 캠페인>에서 신정근 교수의 강연회를 통해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고전 읽기 열풍’은 최근의 도서 시장 트렌드를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이 바람의 선두에는 동양 고전이 있었고, 그 중심에 신정근 교수의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이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해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여름 휴가철 꼭 읽어야 할 책’ 중 한 권으로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을 선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신정근 교수가 상반기에 출간한 또 한 권의 책 『신정근 교수의 동양고전이 뭐길래?』는 식지 않는 고전의 열기를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 ‘왜’ 이것이 뜨는가. 트렌드로 주목받는 현상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고전 읽기 열풍이 불기 시작한 후 그에 관한 분석들이 뒤따랐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왜! 고전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가. YES24와 숭실대학교가 함께하는 <희망의 인문학 캠페인>에서 신정근 교수의 강연회를 통해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古典 = 苦戰 孤戰 = 高展

“문제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problem’을 보면 ‘pro-’가 앞이라는 뜻입니다. ‘-blem’은 놓여있다는 뜻이구요. 합치면 뭔가가 놓여있다는 뜻이죠. 내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앞에 놓여있는 것, 치워야만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가 있는 거죠. 문제 없는 인생은 없죠. 인생이라는 건 결국 문제투성이고, 얼마나 많은 문제를 풀어내느냐에 따라서 인생에 대해 점수를 부과하고 의미를 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겠죠.”




<커피하우스에서 고전을 로스팅하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 날의 강연회를 시작하며 신정근 교수는 인생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생은 결국 문제투성이라는 것. 맞는 말이다. 인생은 결국 산을 넘는 것. 산을 넘고 넘고 또 넘다 보면 우리 인생도 끝나는 것 아닐까. 그런데 인생의 문제와 고전이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씀이신지? 궁금해진다. 그 해답을 찾으려면 고전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먼저 구해야 한다. 고전의 정체에 대해 신정근 교수는 네 개의 동음이의어로 설명을 대신했다. 古典 과 苦戰, 孤戰 그리고 高展 이다.

첫 번째 古典은 오랜 세월 살아남아 지금에 전해지고 있는 책을 의미한다. 이를 두고 신정근 교수는 ‘시간의 검증을 통과해서 전당에 올라 있는 것’이라 표현했다. 그만큼 시간의 사슬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래서 동시에 苦戰이라는 것이다.

이 두 번째 苦戰은 ‘옛 고(古)’ 대신에 ‘쓸 고(苦)’를, 책을 뜻하는 ‘법 전(典)’ 대신에 ‘싸울 전(戰)’을 쓴 것이다. 고전의 의미를 알기 어려운 까닭에 그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렵고 힘든 싸움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략의 실마리는 선생의 가르침을 통해 얻을 수 있겠지만 결국 구체적인 것은 자신이 외롭게 싸운 끝에 구할 수 있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외로운 싸움인 것이다. 세 번째 孤戰(외로울 고, 싸울 전)이 의미하는 바다. 힘들고 외로운 그 관문들을 거치면 비로소 高展에 도달하게 된다. ‘높을 고(高)’와 ‘펼칠 전(展)’의 조합에서 알 수 있듯이, 높은 곳에 올라 그 아래에 펼쳐져 있는 세계를 굽어볼 수 있는 시야를 갖게 된다는 뜻이다.

“왜 우리가 힘을 들여가면서 괴롭고 외롭게 고전을 읽어야 하냐면, 고전이라고 하는 시야를 펼쳐 보여주기 때문이죠. 지상에서 바라보면 시야가 가려져서 뒤에 무슨 건물이 있는지 모르지만, 산 위에서 보면 그 아래에 있는 건물들을 훤히 볼 수 있잖아요. 마찬가지로 힘들고 외롭게 싸워서 고전의 세계에 들어가면 높은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거에요.”


동서양의 사상가들은 왜 비슷한 시기에 출현했나

『신정근 교수의 동양고전이 뭐길래?』는 ‘한 권으로 시작하는 동양고전 핵심 명저 25’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25권의 동양고전을 팔경(八經)과 오서(五書), 십이자(十二子) 세 개의 항목으로 분류해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희망의 인문학 캠페인> 강연회에서는 그 중 <주역>과 <논어>, <중용>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전에 먼저, 저자는 우리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제논과 소크라테스, 플라톤과 같은 그리스의 사상가들과 중국의 제자백가, 석가모니를 비롯한 인도의 다양한 불교ㆍ힌두교 사상가들. 이들의 출현 시기가 비슷하다는 것이 단순한 우연일까, 신정근 교수가 물었다. 그것은 동서양의 고전 철학이 발생하고 번성한 시대적 배경을 묻는 것이었다. 저자가 들려줄 동양 고전들이 ‘어떤’ 이야기를 ‘왜’ 담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먼저 품어야 할 의문이었다.




“당시는 일종의 커다란 변혁이 일어났던 시기였습니다. 씨족 공동체 단계에서 중앙집권적 국가가 등장하기 시작한 거죠. 삶의 공간이 확장되면 사고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어요? 시대에 적응해 살아가기 위한 언어가 필요한 것이죠. 씨족공동체라는 것은 삶의 공간이 지역적 경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거에요. 그런데 국가라는 것이 등장해서 삶을 규율하고 지배하기 시작한 거죠. 이것은 새로운 권리와 의무의 체계 속에서 살아가게 되었다는 걸 의미해요. 그러니까 당시를 살아가는 인간들에게는 엄청난 고민이 되는 거죠.”

중국에서 씨족공동체로부터 국가로의 변혁이 일어났던 춘추전국 시대. 사람들은 이것이 또 다른 해방과 자유ㆍ복지의 세상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억압과 고통ㆍ부자유의 세계가 펼쳐질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리하여 ‘생각 잘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모여’ 국가라는 것의 개념과 역할, 영역에 대해 정리하고 처리할 방법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이들이 바로 제자백가다.


장자 vs 한비ㆍ상앙 vs 공자ㆍ맹자

장자의 사상은 일체의 인위적인 것들과 억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지향한다. 새롭게 등장한 국가를 바라보는 관점도 다르지 않았다. <장자>의 첫 편 ‘소요유(逍遙遊)’에는 크기가 9만리나 되는 거대한 새 ‘붕(鵬)’이 된 작은 물고기 ‘곤(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어마어마한 크기 탓에 이 새를 포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를 두고 신정근 교수는, 국가가 권리와 의무의 체계로 자신을 포획할 수 없도록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어 버리는 것이라 하였다. 장자는 변신을 꿈꾸었던 것이다. 국가라는 인위와 그것이 행하는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변신이다.

한비, 상앙과 같은 인물들은 장자의 반대편에 서 있었던 사상가라 할 만하다. 이들은 국가를 불가피한 존재로 인식하는 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당시의 정치적인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 보았다. 전쟁이 끊이지 않던 혼란한 시절이었으므로 이들의 최우선 과제는 ‘어떻게 하면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인가’ 해답을 찾는 것이었다. 결론은 부국강병이었다. 사람이 발휘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양화시켜 그것을 극대화시켰을 때, 다른 국가와의 경쟁에서 패배하지 않고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경제적ㆍ군사적으로 국가에 모든 자원이 집중되어 있는 나라,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을 탐구했다.

공자와 맹자의 경우에는 이상의 두 진영 사이의 중도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두 사상가는 국가의 ‘공적인 기능’ 과 ‘사적인 기능’에 주목했다. 국가가 제도에 의해 규정되기도 하지만 결국은 사람에 의해 운영된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는 없다. 포괄적인 권리를 위임받아 공직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권력을 사유화할 경우, 국가가 가지고 있는 공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구가가 존립할 필요가 없다는 데에 공자와 맹자는 생각을 같이 했다.

그리하여 이들이 가장 강조했던 것은, 공직자나 군주가 국가의 공적인 기능에 가장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자와 맹자가 구축하고자 한 철학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공적인 기능과 사적인 기능을 착각하지도 않고, 절대로 사적인 기능을 공적인 기능의 우위에 두지 않는 ‘마음의 통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었다.


“비약이 아니라 축적에 의해서
 한 걸음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논어>의 처음은 ‘학이(學而)’ 편이다. 첫 구절은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說乎)’다.

“왜 논어는 學(배울 학)으로 시작할까요? 이것은 사람이 지금 단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學이라고 하는 한 스텝 한 스텝의 축적에 의해서 가능하다는 거에요. 비약이 아니라 축적에 의해서 한 걸음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논어>가 배움을 강조하는 것은 그것이 동아시아권에서 인간이 가진 한계와 제한적인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방편이기 때문이다. 신을 믿거나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 한 단계 배워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배우는 것이 구원에 이르는 길일 수는 있지만, 배움의 사다리를 타고 가는 데 있어서 불안과 고통ㆍ좌절이 없을 수는 없잖아요. 사람이니까. 그런 것들을 절대신이나 유일신이 없는 동아시아에서는 <주역>이나 점에 의해서 해결을 했다는 거죠.”

<주역>은 ‘역경(易經)’ 과 ‘역전(易傳)’으로 이루어져 있다. 역경에 나타나 있는 64개의 괘사와 384개의 효사를 조합해서 일어나는 수의 배열에 의해서 사람들은 암시를 받고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자료를 받아왔다. 그 때 역경 속의 길흉과 의미를 읽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역전이다.

사람은 제한된 정보, 통제되지 못한 욕망, 들쑥날쑥한 의지 등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 이런 불리한 상태에서는 당연히 일을 추진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무엇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금지하는 인격적 존재가 없다. 이처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엇을 하면 후회한다”거나 “무엇을 하지 않으면 후회하지 않는다”라는 점괘가 가능하다면 일을 추진하거나 또는 억제할 만한 충분한 이유를 얻게 되는 것이다.

신정근 교수는 <주역>에 대해 ‘숙명론을 강조하는 점서 정도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무모하다고 지적한다. 과거에 <주역>이 사람들로 하여금 후회할 일을 하지 않도록 예방해주는 백신과 같은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고, 반대로 선택 앞에서 주저하는 사람들에게는 확신을 심어주는 가속기의 역할도 해왔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주역>의 기능들은 불확실성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의 동아시아 지성인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동양의 중용, 서양의 중용

동양에는 <대학> <논어> <맹자> 와 함께 사서(四書)로 일컬어지는 <중용>이 있다. 그리고 서양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중용>에 대해 이야기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중용’이라고 하면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는 생각과 행동을 떠올린다. 동양의 <중용>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중용’에 대한 사전적 의미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행위의 준칙이라는, 두 사상을 한 데 아우르는 정의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신정근 교수는 둘 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이 인간이 놓여진 다양한 상황에서 양 극단의 중간 지대에 있는 덕목들을 의미하는 반면, 동양의 고전 <중용>에는 양 극단과 가운데가 있는 것이 아니고 단 두 가지의 영역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관대한 것과 엄격한 것을 양 극단이라고 할 때 아리스토텔레스는 관대함과 엄격함 사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할 것을 주문한다. 하지만 <중용>은 때에 따라 관대함의 극단도 중용이 될 수 있고, 엄격함의 극단도 중용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좌표축이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X축의 양 끝이 엄격함과 관대함이고, Y축이라고 하는 것이 특정한 지점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동한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엄격과 관대라고 하는 양 극단 사이의 다양한 가능성들 중에서 각각의 사태에 맞는 적절한 포인트를 창조해 내는 것이 중용인 거죠.”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중용’을 이야기할 때 상황을 막론하고 지켜야 하는 불변의 행위 원칙을 규정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저자의 강연이 끝난 후 이어진 독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에도 이와 같은 예리한 질문이 있었다. 그에 대한 저자의 응답은 다음과 같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양 극단의 중간이 되는 덕목을 지정을 했습니다. 만용과 비겁 사이에 용기라고 하는 것이 결국은 만용 50 비겁 50 이라는 뜻은 아니죠.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겠죠. 어떨 때는 만용이 용기에 가까울 수가 있겠죠.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경우에는 양 극단의 중간에 길러야 될 심성의 정체가 무엇이냐고 할 때 ‘그것이 용기다’라고 지정을 한다는 뜻이죠. 그러나 <중용>에서는 그것을 지정하지는 않아요. 엄격도 피해야 될 것이 아니고 반대도 피해야 될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극단적으로는 엄격이 100%가 오히려 중용일 수도 있고, 반대가 100%가 중용일 수도 있다는 거죠.”

신정근 교수의 강연회에는 <희망의 인문학 캠페인>을 공동 기획한 숭실대학교의 많은 학생들이 함께했다. 동양 고전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그 보다 더 뜨거운 청춘의 열정이 함께했던 ‘이열치열’의 현장을 전한다.


질문

<커피하우스에서 고전을 로스팅하다>라는 강연의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답변

고전이라고 하는 것을 커피 원두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원두를 어떻게 로스팅 하느냐에 따라서, 또 그것을 어떻게 분쇄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 나오게 되잖아요. 마찬가지로 고전이 단 하나의 맛을 가진 단일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서, 요리하는 시야를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양하게 읽을 수 있다는 거죠. 고전도 다양하게 읽고 볶을 수 있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이런 제목을 지었어요.

질문

고전에 대한 해설서를 선택할 때 어떤 기준과 방법을 따르는 것이 좋을까요.

답변

자신을 믿어요. 제일 좋은 기준은 자기의 언어에요.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같은 문장, 같은 구절을 번역한 3~5 종의 해설서를 읽어봐요. 그리고 어떤 것이 더 자신에게 이해가 쉽게 되는지 살펴보세요. 나이가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익숙한 문장을 저마다 달라요. 제가 여러분의 개개인의 특성을 모르는 상황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말해드릴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언어 체계에 가장 가까운 책을 선택하라는 거죠. 자기에게 맞는 언어로 된 책을 읽어야 한 줄이라도 더 읽을 수가 있어요. 자기의 언어, 이해할 수 있는 스타일로 되어 있는 책을 스스로 찾으라는 거죠. 어느 작가의 글이 더 이해가 잘 되는지 찾는 것이 책을 성공적으로 읽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중용을 지키려다가 도를 넘었을 때 상대가 언짢아하거나 오해를 하게 되는데요. 그럴 때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수습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수습은 왜 해요. 용서를 구하면 되죠(웃음).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만나기 어려운 것은 자신의 안 좋은 점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죠. 그럴 용기가 없으면 용서를 구하지 못하는 거잖아요. 용서를 구하지 않으면 끊임없는 변명의 사슬을 타야 돼요. 그러면 결국은 그 사태하고 직접 만나지 못하는 것이죠. 용기라고 하는 것이 꼭 전쟁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기의 나쁜 점을 직시하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들을 피하고 상황을 모면했다고 해서 그 단점으로부터 자유로워지지는 않죠.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그 단점을 자기 스스로 드러내는 거에요. 중용을 지키려고 했는데 어긋날 수는 있죠. 왜냐하면 인간이니까. 인간은 실수할 수밖에 없는 존재에요. 실수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숙명이죠. 하지만 어떤 이유로 실수를 하게 되었건 자신의 지성이나 통찰력이 부족해서 일어난 사태인 것만은 분명하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어떤 사태를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인정하고 시인하는 것이 오히려 빠른 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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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근 교수의 동양고전이 뭐길래? 신정근 저 | 동아시아

대표적 인문학자 신정근 교수가 동양고전 25책을 모아 원칙적이면서도 새롭고, 진취적이면서도 치우치지 않게 해석한 책이다. 『역경』, 『시경』, 『서경』, 『예기』 등의 ‘팔경’,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의 ‘오서’, 『묵자』, 『노자』, 『장자』, 『순자』 등으로 이루어진 ‘십이자’까지 각각의 책이 가지고 있는 주제와 핵심을 현대적인 관점으로 풀어냈다. 어렵게 느껴지던 동양 고전의 창조적으로 소개한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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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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