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원장, 대선 출마하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 한마디만 해도 그와 관련된 추측기사를 수십 개씩 쏟아내던 언론, 정계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9일 출간된 『안철수의 생각』은 분당 8.3권씩 팔리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최단 시간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출간된 지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이 5만 여권에 달해(YES24 기준), 얼마나 많은 독자들의 그의 생각을 궁금해했는지 보여주었다.
책을 탈고하자마자 안철수 원장은 ‘힐링캠프’에 출연했는데 18.7%의 높은 시청률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권 주자들의 예능입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힐링캠프’에서 안철수 원장은 책을 비롯해 자신을 둘러싼 여러 가지 사안을 명료하게 전달하며, 그간의 ‘유유부단하다, 간만 본다’는 세간의 평을 ‘신중하다’라는 쪽으로 돌려놓기까지 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대권 출마에 관해서는, “내 생각을 책에 써놓았으니, 책의 반응을 지켜보겠다”고 답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포털 및 언론은 지금까지도 안철수 분석, 안철수 때리기 등 다시 한 번 안철수 이름 세 글자로 들끓고 있다. 그가 지금 이 시점에 가장 뜨거운 인물임에는 확실하다.
안철수의 생각, 그 ‘숨은 의도’는?
세명대학교 제정임 교수와 나눈 대담을 실은 『안철수의 생각』은 안철수 원장이 사회 현안에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생각이 담겼다. 지난 해 서울시장 출마로 안철수 원장은 단숨에 정치계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박원순 후보에게 출마를 양보한 이후부터는 그가 나타나는 곳마다 대권 출마 여부에 관한 질문이 따라다녔다. 이제까지 그의 입장은 이렇다. 권력에 욕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꼭 필요한 자리라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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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지지하시는 분들의 뜻을 정확히 파악해야 진로를 결정할 수 있을 거에요. 그리고 제가 감당할 능력이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하는 게 중요하고요. 일단은 이 책을 시작으로 제 생각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일을 해나가야 하겠지요. 제가 생각을 밝혔는데 기대와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진다면 저는 자격이 없는 것이고, 제 생각에 동의하는 분들이 많아진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겠지요.” (p.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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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슨 ‘생각’하고 있나?
안철수 원장은 대한민국의 중요한 키워드로 복지, 정의, 평화를 꼽는다. 복지국가, 정의로운 국가, 평화통일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일자리도 만들어줄 수 있다고 말한다.
1. 복지국가-왜? 지금 우리 사회는 경제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중산층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스웨덴은 가난할 때부터 복지제도 차근차근 구비해왔다. 그것이 오늘날의 스웨덴의 산업 경쟁력의 토대가 되었다. 지금 우리가 복지국가가 되지 못하는 까닭은 불가능하기 때문이 아니라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무엇을? 가장 시급한 보육, 건강 등의 복지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장애인, 극빈층 등 긴급 지원이 필요한 취약계승 대상 복지를 우선적으로 강화하고, 보육, 건강, 주거 등 보편적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도입, 이런 시스템이 일자리 창출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한다.
-어떻게? 소득 수준에 따라 세금을 능력대로 내고, 필요한 복지 혜택을 받는다. 세금은 낭비나 탈세를 엄중하게 체벌하고 징벌적 벌금제를 도입한다. 가능한 모든 자료를 공개해 세금 집행에 있어 사회적 감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2. 정의국가① 경제 민주화: 공정한 시장경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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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모든 선수들이 같은 선에서 동시에 출발해야 합니다. 즉, 출발선에서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죠. 그리고 달리는 과정에서 어떤 반칙이나 특권도 허용하지 않고 공정하게 겨루게 하는 규칙이 있어야 하고, 그게 잘 지켜지는지 심판이 감시해야겠죠. 마지막으로 결승선에서 승자와 패자가 나눠졌을 때 패자를 그냥 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재도전의 기회(사회 안전망)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P.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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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재벌 개혁: 대기업 특혜 폐지하고, 중소기업 중점 육성“대기업은 내버려둬도 잘하고 있으니 더 이상 성공한 맏자식 걱정에 계속 매달리지 말고 그동안 희생한 둘째를 돌봐야 할 때”-공정거래법 강화: 부당 내부거래 등의 불공정거래, 편법 상속과 증여, 중소기업의 기술 인력 빼가기 등 위법행위를 막고, 이를 철저한 감시하고 처벌해야 한다.
-소비자 보상제도 강화: 재벌 기업들의 독점과 담합 등으로 피해보는 소비자를 철저히 보상하는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정부의 보호 지원정책: 정부의 공공구매, 금융자본의 벤처투자 지원, 창업 보육활동 등 중소, 중견기업 집중 지원 정책 추진하고 외국 투기자본으로부터 방화벽을 구축해야 한다.
-대기업의 노력: 임직원들이 남품 가격을 얼마나 잘 후려치는지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노력을 평가하고 이를 인사고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인사시스템 개혁.
-중소기업의 노력: 과당경쟁이 심각하니, 전체적인 합의속에 거래 질서 바로 잡는 노력해야 한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실력 기르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해야 한다.
-대학의 노력: 산학협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3. 평화통일-평화를 위한 궁극적인 해결책은 통일: 통일을 사건이 아니라 과정으로 봐야 한다. 개성공단과 같이 경제교류의 진전을 통해 서로에 대한 경제적인 의존도를 키우고, 경제 협력을 통해 평화를 정착해나간다. 한반도 비핵화 인내심을 갖고 나아가야 할 문제다.
4. 컴퓨터 의사가 본 아픈 세상안철수 원장은 우리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굵직굵직한 현안에 관해서도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① 부동산
부동산 정책은 서민의 내 집 마련 등 주거 안정에 목표를 두고, 서민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많이 제공해야 한다.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소득과 연계한 임대료를 책정, 임대차 보호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한다. 전세보증금 합리적인 선에서 상한제를 실시해야 한다.
② 청년실업
노동자는 비용인 동시에 기업이 생산한 상품의 수요자이므로, 고용 없는 성장은 자본에도 독이 된다. 학생들이 다양한 전공을 용기있게 선택할 수 있도록 사회 안정망 을 확충하여 노동시장의 수급을 개선해야 한다.
③ 극심한 가계부채
소득 내에서 빚을 갚아나갈 수 있도록 부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단기대출을 중장기로 전환해주거나 금리 부담 낮춰주는 등 빚 진 사람이 열심히 일해서 갚을 수 있는 조건으로 계약을 바꿔줘야 한다.
④ 교육
-중장기적으로 사회의 인센티브 시스템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공기업, 대기업 본사가 지방으로 이전하면 인센티브를 주고, 지방대의 인재들은 해당 지역 할당제로 채용될 수 있게 한다. 창업활성화를 통해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 일류대만 지향하는 문제 완화시킬 수 있다.
-입시제도는 갑작스럽게 바꾸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끌고 가되, 대입전형과정에 농어촌전형과 기초생활수급자 및 새터민 등 소외계층에 기회를 주기 위한 기회균등정원을 늘려가야 한다.
-창의력 교육을 위해서 문과 이과를 통합해야 할 필요 있다. 국사와 세계사 역시 필수과목 돼야 사건을 맥락에서 보는 힘을 길러야 한다. 체육시간 늘려서, 학생들이 다양한 스포츠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방송채널이 문화와 교양 등 고품질의 교육을 제공해, 사회교육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⑤ 에너지
현재 과소비되고 있는 에너지의 효율화를 위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게 먼저다.
대형 자동차처럼 에너지 소비 많은 곳에는 탄소세를 부과하고, 경차 등 저소비형 제품에는 인센티브를 준다. 대중교통 확충 등으로 원전에 대한 의존도 줄이면서 신재생 에너지 포함한 대체 에너지 적극 개발해야 한다.
⑥ FTA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절차, 과정,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는 일인데, 이번 정부는 과정을 관리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 낮은 확률이라도 인명에 위해를 끼칠 수 있으면 경제적 논리 내세우지 말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국제적인 신의문제를 생각해 폐기보다는 면밀한 분석을 통해 수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적극적이 재재협상 벌여야 한다. 지금과 같은 동시적인 FTA 추진은 이익보다 피해 가능성이 크다.
⑦ 농산물
우리 농산물 수요 늘리기 위해서 인센티브, 남아도는 쌀은 대북식량지원 등으로 돌린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유통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농촌의 정보화 지원해서 직거래 오픈 마켓 등 온라인 유통 활성화한다. 작물별 협동조합을 운영하여 소농들이 공동 경작, 유통 브랜드로 경영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 농산물을 안전한 먹거리로 고급화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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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의 생각 안철수 저 | 김영사
이 책은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 교수의 정치 참여에 대한 고민에서 인간 안철수에 대한 궁금증,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ㆍ공교육의 붕괴와 학교폭력ㆍ언론사 파업과 강정마을 사태 등 사회 쟁점에 대한 견해, 복지와 정의와 평화를 바탕으로 쌓아올린 대한민국의 비전과 통찰, 그리고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 대해 이야기가 담긴,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와의 대담집이다. 기성 언론이 충분히 조명하지 못했던 사회 주변의 이슈에 천착해온 제정임 교수는 국민 멘토로서 한국 사회의 수많은 문제들에 대해 고민해온 안철수의 폭넓은 생각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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