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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만화 주인공은 절대 옷을 갈아입지 않아요” - 강풀 <데뷔 10주년 기념 북콘서트>

“사람들이 가장 많이 봐주었으면 하는 작품은…” 웹툰은 나와 독자를 이어주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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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넘나드는, 좀처럼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보이는 그는 반전의 매력을 지닌 작가다. <데뷔 10주년 기념 북콘서트>에서의 모습 역시 다르지 않았다. 함께 자리한 윤태호, 주호민 작가와 함께 농담을 주고받으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다가도, 단호하고 거침없는 태도로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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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투니스트 강풀이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어느덧’ 이라는 수식어가 절로 떠오른다. 시간의 상대적 속도는 감정과 비례한다. 즐거웠던 순간은 언제나 찰나처럼 느껴진다. 그리하여, 참으로 빨리 지나간 시간들이었다. 10년이란 시간동안 강풀은 10편의 작품으로 대중들과 만났다. 결코 적은 수의 작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느 하나를 대표작으로 꼽기란 쉽지 않다. 각기 다른 빛깔과 개성을 지닌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그 제목부터가 장르를 말해주는 『순정만화』부터 『바보』, 『그대를 사랑합니다』, 『당신의 모든 순간』과 같은 작품들을 통해 사랑을 말하는가 하면 『아파트』를 시작으로 『타이밍』, 『이웃사람』, 『어게인』, 『조명가게』로 이어지는 이른바 ‘미심썰(미스테리 심리 썰렁물) 시즌’으로 일상의 공포를 이야기했다. 현재 영화화가 진행중인 『26년』은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 작품이었다.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넘나드는, 좀처럼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보이는 그는 반전의 매력을 지닌 작가다. <데뷔 10주년 기념 북콘서트>에서의 모습 역시 다르지 않았다. 함께 자리한 윤태호, 주호민 작가와 함께 농담을 주고받으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다가도, 단호하고 거침없는 태도로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진행을 맡은 개그맨 정성호가 ‘세 작가님이 포장마차에서 술 한잔 나누는 모습을 엿보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 것처럼 소탈한 이야기와 웃음이 끊이지 않는 시간이었다.


웹툰은 저와 독자를 이어주는 창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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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만화가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특별히 꿈꾸는 직업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자신이 만화가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었던 그가 대학시절 처음으로 만화에 재미를 느꼈다. 학생운동을 하면서 총학생회의 대자보에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해서 대자보를 읽도록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학내 만화가로 활동하다보니 다른 사람이 자신의 만화를 본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끼게 됐다. 그 희열이 그로 하여금 만화가의 꿈을 가지게 했다.

“처음에는 온라인 만화를 그릴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오프라인에서는) 아무도 안 받아 주더라구요. 내 만화를 보여줄 공간이 필요했고 그렇게 해서 온라인 만화로 데뷔하게 됐어요. 마침 시기가 잘 맞아서 저는 인터넷의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사람 중에 한명이 됐죠. 사실 그림을 못 그리는 만화가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데도 사람들이 제 만화의 이야기를 계속 봐주셔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강풀에게 웹툰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물었다. ‘너무 감사한 매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웹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든 만화가가 되고야 말았겠지만, 만화를 그릴 수 있는 웹이라는 공간이 있었기에 독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물론 감사함이 향하는 곳은 웹툰 너머에 존재하는 독자들이지만, 웹툰이 독자와 자신을 연계해주는 창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저는 제 작품을 다 좋아해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봐주었으면, 하는 작품을 하나 고르라면 『26년』이에요.


정성호 : 두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강풀 작가님의 최고의 작품을 하나만 꼽아주시겠어요?

윤태호 : 저는 『아파트』가 충격적이었구요. 보면서 제가 느꼈던 지점들과 비슷한 지점들을 잡아내는 것을 보면서 ‘아, 나도 잘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죠(웃음). 일단 강풀의 그림체가 대단한 공포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한 경험이었구요(좌중웃음). 그것이 또 (영화로) 재생산되면서 ‘이렇게 훅 갈 수도 있구나.’를 또 확인하게 됐고(웃음), 강풀의 내러티브는 만화에서만 작동하는 것인가 고민을 했었구요. 아무튼 『아파트』에서 느꼈던 공포감이 대단히 멋있었어요. 특히, 저는 정말 여자 캐릭터를 못 그리는데 강풀은 그런 그림체를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자가 아름다워요. 이번 『조명가게』의 여자 캐릭터도 마찬가지로, 별로 디테일하게 묘사된 게 없는데도 불구하고 ‘분명히 저 사람은 여자이고 상당히 미적으로 아름다운 여자다.’라는 것이 분명하게 전달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좌중웃음).

강풀 : 저는 정말로 만화계에 큰 공헌을 했어요. 어디 가서 그림 못 그린다는 얘기 정말 하기 싫은데 물어보면 솔직하게 대답을 하거든요. 제 만화의 주인공들은 옷을 갈아입지 않아요, 절대로(좌중웃음). 제가 이렇게 힘든 길을 개척했기 때문에 호민이도 만화를 할 수 있는 거구요. 오늘 이 자리에 와준 정다정 작가 같은 경우에도 저 없었으면 만화 못했습니다(웃음).

강풀은 지금까지 자신이 그린 작품들을 열 손가락 안에 꼽았다. 작품 수가 딱 열 개이기도 하지만 가장 아끼는 작품 하나를 고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주저없이 ‘처음부터 다시 그린다고 하더라도 똑같이 그릴 것 같다.’고 했다. 앞으로 스무 작품, 서른 작품을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나의 작품 모두를 좋아한다.’는 그의 답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그 중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봐주었으면, 하는 작품을 하나 고르라면 『26년』이라고 했다. 『26년』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영화화가 결정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제작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말을 정하기 가장 어려웠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26년』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돌아가신 분들의 아이들이 성장해서 그 학살자를 처단(암살)한다는 얘기였거든요. 암살이 성공하고 실패하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광주민주화운동(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끝내 성공한 이야기 혹은 실패한 이야기로 보고 싶지 않고요,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보이고 싶었어요. 『26년』 스토리를 쓸 때가 가장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굉장히 오래 걸렸던 작품이에요.”

『26년』이 발표된 후 앞으로의 작품 활동도 방향을 같이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들이 제기되어 왔다. ‘광주민주화운동’이 아직까지도 한국사회에서 민감한 사안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회적 이슈에 대해 다룰 계획을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 강풀은 ‘현재 계획중인 것은 없지만, 사회 참여적인 만화는 앞으로도 계속 그릴 것 같다.’고 답했다.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기에 만화로 ‘이야기’하는 것뿐이라는 말과 함께. 그리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말하지 못했던 적은 없었다고 했다. 이념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논란에 대한 입장도 분명했다.

“저는 제가 좌파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너무 오른쪽에 계신 분들이 보시기엔 제가 왼쪽에 있는 거겠죠. 그러거나 말거나 제가 아니면 되는 거니까요.”


『26년』의 처음 제목은 <23년>이었어요.
그만큼 긴 시간동안 작품을 구상하고 준비해요.


강풀 만화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탄탄한 내러티브다. 만화를 선택하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인물을 아름답게 그렸다거나 세부적인 묘사가 뛰어나다는 이유로 강풀의 만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강풀 역시 자신의 그림체가 뛰어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가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스토리’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도 그림에 대한 콤플렉스는 항상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계속 가지고 살면 안 되겠더라구요. 제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구별하게 되더라구요. 지금도 사실, 그림을 한 컷 그릴 시간에 대사를 한 번 더 바꾸는 쪽으로 작업을 하고 있구요. 한 10년 정도 (만화를) 하면 만화가 쉬워질 줄 알았는데,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지더라구요. 그런데 더 어렵다는 것이 더 기분 좋기도 하구요. 많은 만화가들이 그런 것 같은데, 손을 그리기가 가장 어려워요. 지금도 항상 거울을 앞에 두고 손을 비춰보면서 그려요. 그림이 선천적으로 잘 안된다면 이야기로 더 보강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모든 순간』은 3년 전부터 준비한 작품이었다. 『26년』의 처음 제목은 <23년>이었다. 그만큼 긴 시간동안 머릿속에서 작품을 구상하고 준비한다는 얘기다. 작품을 연재하기 3개월 전부터는 모든 대사를 완벽하게 적어놓고, 연재가 시작된 이후부터는 그림 그리는 작업만 한다. 작품이 연재되는 동안 발생하는 변화들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처음 구상한 방향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다. 간혹 독자들의 요구에 따라 세부적인 사항을 수정하는 경우는 있지만 결말을 수정한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윤태호 작가와 주호민 작가의 경우, 똑같은 방식은 아니었지만 오랜 기간 생각해두었던 소재들이 어느 순간 구체화된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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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 저는 제목에서 먼저 시작되는 경우도 있구요, 신문기사의 문장 하나에서 시작되는 경우도 있어요. 『이끼』 같은 경우에는 편집자와 3시간 동안 이야기하는 중에 제목이 결정되고 장르가 결정되고, 3개의 장면이 결정되면서 그리기로 했죠. 작가들마다 아이템(이야기)을 모아 놓는 서랍 같은 것이 있어요. 아직 결정은 되지 않았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을 때, 그 아이템들이 떠오르면서 조합이 되는 거죠.

주호민 : 저의 흥미를 끌거나 마음을 움직이는 것들에서 출발을 하는데요, 예를 들면 『무한동력』이라는 만화를 그렸어요. 그 만화의 경우에는 ‘세상에 이런 일이’를 보다가 무한 동력을 만드는 아저씨를 봤어요. 굉장히 열심히 만드시는데, 항상 그런 프로그램에서는 공과대학 교수를 데려와서 망신을 줘요. (그걸 보면서) 그 대학교수 앞에서 기계가 작동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짜릿하더라구요. 『무한동력』이 결국 그런 얘기는 아니었지만, 그런 정서에서 출발해서 작품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만화가 영화화될 때 저의 자세는 항상 똑같습니다.
참여는 하되 절대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앞서 윤태호 작가가 이야기한 것처럼 ‘강풀의 내러티브는 만화에서만 작동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그의 만화를 사랑한 많은 독자들이 의구심을 갖는 부분이기도 했다. 영화화 된 그의 다섯 작품 중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은 이렇다 할 흥행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만화의 인기와 확연히 비교되는 결과였다. 그 이유에 대해 강풀은 한마디로 ‘알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만화는 자신의 것이지만 영화화된 작품은 철저하게 감독의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만화가 영화화될 때 저의 자세는 항상 똑같습니다. 참여는 하되 절대 간섭은 하지 않는다, 라는 건데요. 영화는 영화인의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저 응원을 할 뿐입니다. 원작자가 누릴 수 있는 최대의 권한이 ‘당신(감독)과 일을 하겠다.’까지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영화화를) 계약한 이후에 어떤 주장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조만간 『이웃사람』이 촬영에 들어가는데요,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로) 만화에서 영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힘든 점들이 많은 것 같아요. 어떤 부분을 빼면 이야기가 무너지는 경우가 있는데, 영화는 두 시간짜리 예술이고 만화는 긴 시간 동안 진행이 되잖아요. 저는 감성만 옮겨간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트위터는 정확한 제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구요,
가장 좋은 건 역시 소통인 것 같아요.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홍보를 위해 ‘폭풍 트윗’을 한다고 이야기하는 그는 활발한 트위터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트위터를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있는데요, 실종 동물들이나 입양 동물들에 대한 멘션들을 많이 RT(다른 사람의 글을 추천하고 전달해 널리 알리는 것-편집자 주)하거든요. 지금까지 수천 건 정도 한 것 같아요. 실제로 찾는 경우도 자주 있어서 보람을 많이 느끼구요. 트위터에 쓴 얘기가 기사화가 될 때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어요. 그런데 트위터를 시작하고 나서 좋은 점이 하나가 뭐냐면요, 제가 이야기한 것이 언론을 통해서 잘못 보도되었을 때 바로잡을 수 있는 언로가 생긴 느낌이 들더라구요. 정확한 제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구요, 가장 좋은 건 역시 소통인 것 같아요. 그리고 트위터를 시작하고서 한번도 마감시간을 어긴 적이 없어요. 만화가 올라오지 않으면 계속 트위터로 언제 올라오냐고 하시기 때문에(좌중웃음). 게다가 다음(포털사이트) 담당자분이 저를 팔로우하고 계세요. 놀러가지를 못하겠어요(웃음).”

약 한 시간동안 정성호와 세 작가의 유쾌한 수다가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들을 정성호가 질문하고 세 작가가 대답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북콘서트 현장을 찾은 독자들은 여전히 궁금하고 알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신선하고 예리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강풀은 애써 피해가지 않았다. 조금의 망설임이나 거짓이 없는 대답을 들려주었다. 그 내용을 추려 전한다. 최근 연재를 마친 『조명가게』에 대한 작가의 팁도 포함되어 있으니 놓치지 않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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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작가님 작품 중 대부분은 등장인물의 숫자가 많은 편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병렬식으로 나열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시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답변

제가 동시다발적인 사건이나 다중 인물을 좋아하거든요. 오히려 저는 그편이 이야기를 쓰기가 더 편해요. 캐릭터들이 서로 부딪히는 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제 만화에는 최소 6명의 주인공들이 나왔어요. 『26년』『어게인』만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나와서 힘들었구요. 오히려 여러 명의 인물들이 나와서 이 인물이 조금 재미가 없을 때 다른 인물의 이야기가 재밌으면 장편을 이어나갈 수 있거든요. 저는 『일쌍다반사』 같은 만화는 다시는 그리지 않을 거에요. 저는 장편만 재밌어졌어요. 여러 명의 주인공이 나오는 게 이야기가 재밌더라구요. 제가 생각하는 최적화된 캐릭터의 수는 6명인 것 같아요. 앞으로 계속 그렇게 나갈 것 같습니다.

질문

『26년』이 영화화가 결정되면서 캐스팅된 배우들에 변화가 있나요?

답변

아직 모르겠습니다. 『26년』은 처음부터 다시 들어가는 상황이어서요, 감독부터 배우까지. 실제로 외압설이 많이 있었고, 우리는 끝까지 해내겠다는 생각으로 영화사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 거구요. 캐스팅이 변할지 안 변할지는 지금으로서는 모르겠습니다.

질문

작품 한 편을 연재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시나요?

답변

연재기간 동안에는 새벽 4시에 출근해서 밤 11시에 퇴근합니다. 연재기간 5개월 동안에는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질문

순정만화 시리즈 중 <통증>은 영화화된 이후에 웹툰으로 연재하지 않으셨는데요, 웹툰으로 다시 만드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답변

<통증>을 만화로 다시 그릴 생각은 없구요. 원래 만화로 그리려고 썼는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6명의 주인공이 아니었어요. 그리고 써놓고 나니까 장편만화의 분량이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시놉시스로 10여장 써놓은 상태에서 영화사에서 사가게 된거죠. 영화 <통증>은 제가 쓴 시놉시스와는 많이 달라졌어요. 굉장한 하드보일드를 생각했었구요. 만화로 다시 그릴 생각은 없습니다.

질문

『조명가게』의 결말에 대해 팬들 사이에 많은 해석들이 있습니다. 극중에서 ‘조명가게’의 역할은 정확히 무엇인가요?

답변

『조명가게』는 제 만화 중에서 가장 어려웠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저는 한 번만 더 읽어보면 다 이해를 하실 거라고 생각을 했구요. 사실 마지막화가 굉장히 길었는데 1/3가량을 덜어내고 그냥 내보냈어요. 예전에는 일일이 설명하는 만화를 그렸었는데 이번에는 한 번 그렇게 해보고 싶더라구요. 다음부터는 다시 쉬운 만화를 할 겁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만화가나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다 그려놓고 그것을 다시 설명하려면 뭐하러 그리지?’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작품)전체가 내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한 번 더 읽어보시면 아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팁만 조금 드리자면, 한 여자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한 여자가 ‘저 남자는 과연 나를 사랑했을까?’라고 생각하는 데에서 출발한 이야기거든요. 거기에 초점을 맞춰서 다시 보시면 무슨 말인지 다 이해가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강풀의 데뷔 10주년을 맞아 독자들에게 전하는 세 작가의 메시지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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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 어떤 작가하고 같이 나이를 먹으면서 함께 성장하는 것은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출판 만화계의 만화가들은, 출판 만화라는 것이 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잡지였기 때문에 (만화가가) 나이 들어간다는 것이 굉장한 패널티가 되고 고통스러운 부분이 있었거든요. 신인 작가들의 감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부분 때문에요. 그런데 웹툰으로 무대를 옮긴 이후에는 성인 독자들과 같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게 굉장히 큰 행복이 된 것 같구요. 강풀 작가가 이제 10년이 됐으니까 여러분들하고 같이 행복하게, 오래오래 작품활동 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호민 : 강풀 작가님은 저를 비롯해서 많은 후배 만화가들, 또는 지망생들에게 이미 롤모델이 된 분이세요. 저는 아닌데요(좌중웃음), 그만큼 훌륭한 작가이시고. 그 이전에 한국 만화에서 취약하다고 평가받던 부분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굉장히 독보적인 사람이고, 그로 인해서 영향을 받은 후배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전체적으로 한국 만화가 발전하는 데 큰 교두보 역할을 한 작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앞으로도 제 만화 많이 사랑해주세요(웃음).

강풀 : 저는 열등감은 전혀 갖지 않고 사는 사람입니다만, 저와 같은 사람도 한국 만화계에서 제가 좋아하는 직업을 가지고 계속 만화를 그릴 수 있는 게 다 여러분들 덕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만화는 누군가 봐주지 않으면 계속 그릴 수가 없거든요. 가끔 생각해보면 너무 행복할 때가 있어요, 제 만화를 봐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도 더 재미있는 만화로 보답하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나중에 20주년 행사도 꼭 할 수 있도록 항상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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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강풀 글,그림 | 재미주의

흘러간 과거가 아닌 현재진행형의 아픔과 분노로 잊어서는 안 될 역사를 고발한 『26년』은 이 땅에 사는 많은 이들이 아직도 가슴에 무겁게 담아둔 이러한 역사적 비극을 정면으로 다룬다. 철통같은 경호 아래 여전히 호의호식하며 살아가면서도 ‘29만 원밖에 없다’는 발언을 일삼는 전두환 씨를 보고 작가는 많은 이들이 5ㆍ18을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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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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