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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w to ② > 고민 얘기한 사람에게 해결책은 제시하지 마라

"음···, 안 되겠는데요?"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되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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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된 말’은 하지 않는데도, 상대방이 내 말에 불쾌해 하는 경우가 있죠. 딱히 나쁜 말도 하지 않고 맞는 말만 했는데도 대화의 흐름이 껄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도대체 이번엔 뭐가 문제일까요?

‘과장된 말’은 하지 않는데도, 상대방이 내 말에 불쾌해 하는 경우가 있죠. 딱히 나쁜 말도 하지 않고 맞는 말만 했는데도 대화의 흐름이 껄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도대체 이번엔 뭐가 문제일까요?

아래 대화를 한 번 살펴볼까요?


빨간 글씨는 고쳐야 하는 부분입니다.
A는 점원, B는 남자 손님입니다.

B: 여기에서 이 공기청정기를 샀는데요, 돌아가는 소리가 좀 시끄럽네요.
A: 음……
B: ‘에엥’하는 소리가 계속 나는 게 거슬리더라고요.
A: 도서관 잡음보다 훨씬 작아서 안 시끄러울 텐데요?
B: 그런데 실제로 작동하니까 꽤 시끄럽더라고요. 웬만하면 그냥 쓰는데 도저히 안 되겠어요.
A: 반품하시게요? 구입하고 한 달이 지나서 어려워요.
B: 누가 반품한다고 했나요? 당신 말고 점장 불러줘요.


02.jpg

앞의 ‘잘못된 대화’에서 B가 제품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고 하자 A는 ‘음…….’ 하고 모호하게 대답했는데 이런 대답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대방의 기분을 언짢게 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있는지 도통 알 길이 없기 때문이죠. 비록 A가 집중해서 듣고 있었다고 해도 B로선 알기가 어렵습니다. 바로 이럴 때 B의 말을 그대로 되받아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면 B는 기분도 상하지 않을뿐더러 점원의 자세에 호감도 느끼게 됩니다. ‘음…….’과 같이 분명하지 않은 대답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과장된 말’을 덧붙이게 만들 뿐입니다. ‘반영’ 기법을 활용해서 말하면 상대방의 ‘과장된 말’은 훨씬 줄어들게 됩니다.

‘반영’ 기법은 간단해 보이지만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생각보다 힘든 기술입니다. 예컨대 누군가 ‘이런저런 일로 난감한 상황이다.’ 하고 고민을 털어놓으면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그럼 이렇게 하는 게 좋아.’ 하며 그 자리에서 해결책을 꺼내려고 합니다. 이렇듯 자기 마음대로 대화를 이끌어 가는 태도는 좋지 않습니다. (앞서 ‘반품하시게요?’라는 A의 대사도 이런 이유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 수 있죠.) '그랬구나. 그런 일로 고민하고 있었구나. 힘들었겠네.’와 같이 상대방의 말을 ‘반영’해주면 기막힌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더라도 상대방은 훨씬 만족감을 느끼게 됩니다.

‘반영’ 기법을 늘 염두에 두고 대화에 활용해봅시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확실히 달라집니다. ‘주의 깊게 듣고 있다.’라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빨간 글씨는 잘못된 점을 바로 고친 부분입니다.

B: 여기에서 이 공기청정기를 샀는데요, 돌아가는 소리가 좀 시끄럽네요.

A: 그래요? 죄송합니다. 저희 매장에서 구입하신 공기청정기가 시끄럽다는 말씀이죠?
(손님이 말한 내용을 되받으며 관심 있게 듣고 있다는 걸 표현합니다.)

B: 뭐, 시끄럽다기보다 ‘엥’하는 소리가 조금 거슬려서요.

A: ‘엥’하는 소리가 거슬리신다고요? 그 소리는 디지털 제어 모터가 작동할 때 나는 제품 특유의 소리예요. 도서관보다는 덜 시끄럽게끔 제작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도 제품 특유의 소음은 확실히 거슬리실 거예요.
(일단 손님이 ‘시끄럽다’고 했으니 완전히 부정하지 않습니다. 손님 의견 중 하나로 받아들입니다.)

B: 아, 그래요? 소리가 난다고 이상이 있는 건 아니네요? 그럼 일단 더 써 보죠.
(불만이 있더라도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해준다고 느껴지면 깨끗하게 물러나기도 합니다. 또한 대화가 만족스럽고 상대방에게 호감도 생기니 손님도 호의적으로 대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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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되는 말, 득이 되는 말 쓰다 히데키,니시무라 에스케 공저/김아정 역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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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쓰다 히데키

독이 되는 말, 득이 되는 말

<쓰다 히데키>,<니시무라 에스케> 공저/<김아정> 역11,7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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