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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방관하는 당신에게 던져진 가차 없는 물음표 - 김경욱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하느님 아버지!’는 말해도 ‘하느님 할아버지!’는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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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의 이야기 구조가 주는 재미를 뿌리치기란 쉽지 않다. 소설 속 인물의 굴절된 삶과 심리는 탈출구를 찾을 수 없는 미로처럼 얽혀 있다.

김경욱의 이야기 구조가 주는 재미를 뿌리치기란 쉽지 않다. 소설 속 인물의 굴절된 삶과 심리는 탈출구를 찾을 수 없는 미로처럼 얽혀 있다. 그리고 그 미로 안에서 즐거운 방황을 하다 맞닿는 것은 철저하게 외면하며 살아온 독자 자신의 모습이다.
작가는 당황하는 독자만 남겨둔 채 너무도 능수능란하게 미로를 빠져나온다. 홀로 남겨진 독자에게 작가는 그것이 인생이라 말한다.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우리 모두는 ‘신의 자식’으로 스스로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언제까지 방관하며 살아갈 것인가.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 작가소개 (김경욱)
1971년 광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중편 『아웃사이더』로 작가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바그다드 카페에는 커피가 없다』, 『베티를 만나러 가다』, 『누가 커트 코베인을 죽였는가』, 『장국영이 죽었다고?』, 『위험한 독서』와 장편소설 『아크로폴리스』, 『모리슨 호텔』, 『황금 사과』, 『천년의 왕국』, 『동화처럼』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소설을 쓰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해요.”


김경욱은 등단 이래 놀라운 성실함으로 꾸준한 자기갱신을 거듭하며 늘 주목을 받아온 작가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서사학과 교수로 학생을 가르치면서도 왕성한 창작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모 일간지에서는 김경욱 작가를 ‘소설 기계’라 표현하기도 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왕성한 창작력을 보여주시고 계신데.
저 같은 경우는 학생들과 함께 지내는 게 좋은 자극이 되는 거 같아요. 저는 학생들에게 글 쓰는 방법을 가르친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함께 글쓰기의 즐거움을 나누고, 서로 열정을 북돋아 주는 관계라고 생각해요. 제가 느슨해질 때 열정이 불타는 학생들을 보면 각성도 되고 더 열심히 쓰게 되는 거 같습니다.

최근 발간된 『소설가로 산다는 것』이란 책에 작가님의 글도 실려 있는데, 작가님에게 있어 ‘소설가로 산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글쎄요. 저는 특별히 소설가로서 살아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살면서 가장 하고 싶고, 하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한 것이 소설이기 때문에 소설을 쓰는 거 같아요. 소설가로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의식하지는 않습니다.


“삶과 문학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해요”

『소설가로 산다는 것』이란 책에서 삶과 문학은 떨어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제게 있어선, 삶과 문학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때 생기는 긴장이 에너지가 되고, 그 에너지로 소설을 쓰기 때문에 가급적 삶과 문학을 분리하려는 편이에요. 글을 쓰는 방식의 차이일 수도 있는데, 저한테는 그 방식이 가장 잘 맞는 거 같아요. 그런 방식으로 창작해왔기 때문에 꾸준하게 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에 따른 창작법도 다를 거 같은데요.
저는 될 수 있으면 낮에 쓸려고 해요. 일종의 노동처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분량을 쓰려고 하죠. 노동이라는 게 반복성과 규칙성이 중요한 거 같아요. 반복성과 규칙성이 주는 리듬이 계속 글을 쓰게 하는 힘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밤에는 글 안 쓰고 잠자는 시간으로 할애하고 있습니다.

매우 바른 생활을 하시네요.
제가 체력이 굉장히 약해요. 밤새서 쓰면 그 후유증이 오래가서 밤에는 자야 돼요(웃음).


하드보일드 단편집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에 대한 소개를 해주세요.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발표했던 9편의 단편들을 묶어낸 소설집이에요. 그전에 냈던 단편집 『위험한 독서』하고는 느낌이 달라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저는 글을 쓸 때 그 시대에 가장 적합한 질문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거든요. 그렇기에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는 2007년부터 2010년 사이에 제가 살면서 느꼈던 것들과 품었던 의문들이 담겨 있는 소설입니다. 독자분들께서 제가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에 담아놓은 질문을 느끼시고, 독자분들 각자가 거기에 대한 답을 찾아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작품이 전반적으로 무겁고 어두운 느낌인데요. 하드보일드라고 하죠?
하드보일드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에요. 하지만 저는 글을 쓸 때 내용을 생각하지, 글의 스타일을 생각하지는 않아요.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는 다루고 있는 내용이 어둡고 심각해서 자연스레 하드보일드 스타일이 따라온 게 아닌가 싶어요.

취재보다는 책 읽기와 상상하기를 통해서 글을 쓰신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대부분 직접 취재하는 방식보다는 기사나 다른 책에서 영감을 얻어서, 그 영감에 상상력을 덧씌워 창작하는 방식으로 글을 써왔어요.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도 대체로 그런 방식으로 썼습니다.

표제작인 단편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도 그런 방식으로 쓰신 건가요?
초등학교에서 실제 일어났던 유사한 사건의 기사를 보고 소재를 얻었습니다. 기사는 그야말로 건조한 팩트만 제시하잖아요. 하지만 대부분의 소설가는 그러한 짧은 팩트를 보고 여러 가지를 궁금해하는 거 같아요. ‘왜 저런 일을 벌였을까?’, ‘그런 일에 연루된 사람들은 어떤 내면을 가졌을까?’ 그런 상상들이 소설로 이어지게 되는 거 같습니다.

많은 소설을 쓰셨는데, 작가님의 작품 중에 자전적인 작품은 없으십니까?
어떤 의미에서 보면, 작가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 작가 자신의 삶이잖아요. 그러니 당연히 제 소설에도 그러한 것들이 다 들어간다고 봐야겠지요. 그런데 저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그러한 경험을 어떻게 허구화시키는가 하는 거 같아요. 다시 말해, 요리의 재료가 무엇이냐 보다 어떤 레시피를 가지고 어떻게 조리할 것인가 하는 과정을 더 중요시하거든요. ‘삶과 문학이 분리된다’고 말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 커요. 저는 재료의 가공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미스터리 구조를 사용해서 호기심을 이어가는 단편이 많은데요.
일단 제가 미스터리 작품을 좋아하고요. 아무리 심오하고 좋은 질문이라도 끝까지 읽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끝까지 읽게 하는 요소가 필요하다고 의식하는 편이죠. 미스터리 구조도 그런 요소 중의 하나일 수 있어요.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와 그 존재들이 모여 사는 사회 자체가 하나의 미스터리라고 생각해요.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있고,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내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만 분명해지죠. 제 소설에 반영된 세계관이나 인간관이 그런 것들이다 보니, 미스터리라는 형식이 차용되는 거 같습니다.

거의 모든 단편에 열린 구조를 사용하셨습니다.
소설은 답을 주는 장르가 아니고, 질문을 던지는 장르라고 생각하다 보니까, 열린 구조를 사용하는 거 같아요. 질문은 열려 있잖아요. ‘이거다!’라는 느낌표가 아닌 독자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물음표로 끝나는 거죠.


“현대인이 놓치고 살아가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제 작품의 키워드입니다”



김경욱 작가의 문체를 ‘잽’으로 표현한다. 짧고 군더더기 없는 문체의 속도감은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인다.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인간과 사회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면서도 열린 구조로 끝을 맺어 궁금증을 더하기도 한다. 결국, 독자에게 남는 것은 커다란 물음표다. 그 물음표를 곱씹다 보면 인생의 더 넓은 지평을 보게 될 것이다.

단문을 쓰시는 이유가 있으신지요?
저도 길고 아름답게 쓰고 싶은데 재능이 없더라고요(웃음). 미문을 쓸 수 있는 재능이 없어서 정확하고 간결하게 쓰고 있어요. 문장 하나하나는 화려하지 않지만, 그 문장들이 모였을 때 새로운 힘을 발휘하는 그런 문장을 쓰고 싶어요. 비유하자면, 문장은 벽돌이라고 생각해요. 각각의 벽돌이 아름답거나 예쁘지는 않죠. 벽돌이라는 것은 단단하고 불필요한 것이 없어야 하잖아요. 중요한 것은 벽돌 하나하나가 아니고, 그 벽돌들을 쌓아올렸을 때의 형태와 구조물의 단단함이죠. 제가 쓰는 문장도 그렇게 단단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좋아하시는 작가는?
외국 작가로는 ‘레이먼드 챈들러’나 ‘코맥 매카시’그리고 ‘필립 로스’를 좋아하고요, 국내 작가로는 박민규 작가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박민규 작가의 작품에서 보이는 거칠 것 없는 자유분방한 에너지가 부럽기도 해요.

이야기를 가공해내는 능력이 탁월하신 만큼,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시지는 않는지요?
꿈꾸지 않습니다(웃음). 하나라도 잘하려고요.

『장국영이 죽었다고?』에 ‘1990년대의 캠퍼스에서… 영화감독을 꿈꾸지 않는 자들은 없었다’란 구절이 나옵니다. 작가님께서도 영화감독을 꿈꾸신 적이 있으신가요?
제가 90학번인데요. 90년대 초반에는 영화 쪽 일을 선망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저도 그런 학생 중에 한 명이었고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밤을 많이 새워야 할 거 낰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을 접었죠(웃음).

쓰신 작품 중에 영상화된 것은 없습니까?
단편 중에 드라마로 만들어진 게 몇 편 있고요. 영화화된 거는 없습니다.


작가님 작품 중에 영화나 음악을 연상시키는 제목이 많은데요.
제 작품 중에 『장국영이 죽었다고?』, 『누가 커트 코베인을 죽였는가』, 『모리슨 호텔』같은 것들이 그렇죠. 예전에는 영화도 많이 보고 「도어즈」의 음악도 많이 들었어요. 그때 관심을 뒀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소설에 스며든 거 같아요. 특별한 의도는 없었어요.

작가님의 문학을 관통하는 주제나 고민 같은 게 있나요?
저는 소설이라는 게 당대에 대한 해석이고, 그 해석을 바탕으로 동시대인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소설을 쓰면서 신경 쓰는 부분은 동시대인들이 놓치면서 살아가는 게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에요. 질문이라는 화두는 제가 글을 써오면서 늘 품고 있었던 키워드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 던지신 질문은 무엇입니까?
그건 독자 여러분께서 느끼셔야 할 것 같은데요(웃음). “제가 이 질문을 던졌습니다”라고 말해서 독자분들이 그 기준에 맞춰서 소설을 읽으신다면, 소설이 재미없어지는 거죠.

좋은 소설이란?
위에서 말씀드린 거와 같은 기준으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소설이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그 질문이란 그 시대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겠죠.


“저는 제 자신을 주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장무혁은 무심코 뒤를 돌아보았다. 가볼 데가 있다던 형사는 등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한기라도 느끼는 듯 두 손을 바지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고개를 떨어뜨리고 등을 잔뜩 움츠린 형사의 옆모습이 거대한 물음표 같았다. (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p.167)



「아웃사이더」란 작품으로 창작활동을 시작하셨는데, 지금은 주류가 되셨습니다.
제가 주류인가요(웃음)? 주류와 아웃사이더를 나누는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작가들은 자신이 주류라고 생각하면 안 될 거 같아요. 자신의 문학을 위해서라도 작가는 매일 주류 밖에서 세상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야 그 사회를 객관적으로 그릴 수 있는 거 아닐까 생각해요. 저는 제 자신이 주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농담 삼아 체력이 약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다른 노력은 없고요. 글을 쓸 때 산책을 많이 하려고 해요.

크게 다치셨던 적이 있죠?
네. 99년도에 축구를 하다가 무릎 연골이 찢어져서 수술을 두 차례 받은 적이 있어요. 축구를 무척 좋아했었는데 그 이후로 축구를 못하게 되었죠.

그렇게 다치셨을 때 느끼신 게 있나요?
수술을 받고 한동안 누워만 있었어요. 그런데 누워있는 동안에는 글을 못 쓰겠더라고요. 그러다 회복이 되면서 슬슬 산책을 시작했는데, 글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왔어요. 그때 ‘글은 다리로 쓰는 거고, 몸으로 쓰는 거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산책의 리듬과 글쓰기는 상관관계가 있는 거 같아요. 그 후로 글을 구상할 때는 규칙적으로 산책을 합니다.


“말하는 사람은 많아졌는데. 정작 들어주는 사람은 줄어들었죠.”


사진사 양반은 두려운 게 많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두렵고 누군가 사랑해주는 것은 더 두렵지? 상처받는 것은 두렵고 상처 주는 것은 더 두려우니 말에서 내릴 엄두가 안 나겠지.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p.185)



단편집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에 나오는 인물들은 관계가 틀어지고 소통이 단절된 모습을 보이는데요. ‘소통의 단절’에 대한 질문을 던지신 이유가 있습니까?
현대의 의사소통에서 정작 필요한 건 ‘침묵’인 거 같아요. 침묵이 의사소통의 전제 조건이잖아요. 아이러니하게도 말할 수 있는 매체도 많아지고, 적막을 견디지 못할 만큼 말하는 사람도 많아졌는데, 정작 들어주는 사람은 줄어들었죠. 서로 자기의 소스만 꺼내놓기에 급급해요. 그래서 이제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찾으러 다니는 세상이 되었죠.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를 읽다 보면 ‘신’과 ‘인간의 의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데요.
저는 종교 자체보다는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더 많아요. 표제작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에 나오는 사내도 신의 계시에 따라 행동한다기보다는,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해석해서 행동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켜서 복수의 힘을 얻는 거죠. 결국은 그것조차도 자신의 의지겠죠. 그렇게 생각을 해야 우리가 변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요.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의문도 들던데요.
‘타인’을 ‘또 다른 나’라고 생각해야 할 거 같아요. 그러면 타인을 대하는 마음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요?

소설 속 인물들의 심리상태가 모두 불안한데, 작가님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 같은 게 있습니까?
어디선가 읽은 건데요. 우리의 마음을 괴롭히는 생각의 90%는 두려움과 후회래요. 두려움은 미래에 대한 불안일 수 있겠고, 후회는 과거에 대한 후회지요. 그런데 이 두 가지는 우리가 아무리 생각을 많이 해도 바꿀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죠. 미래를 지금 정할 수 없듯이 과거를 바꿀 수도 없죠. 이 두려움과 후회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게 사실은 두려움과 후회에 대한 영역을 넓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현재에 집중하며 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라는 제목은 어떤 뜻으로 정하신 건가요?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는 여러 가지 뜻으로 해석될 수 있을 거 같아요. 신에게는 모두가 자식이잖아요. ‘하느님 아버지!’라고 하지, ‘하느님 할아버지!’라고 하는 사람은 없죠.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라는 말은 사실 서양의 속담이에요. ‘어떤 매개체 없이 신에게 직접 호소하고 기도해서 신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라는 뜻인 거 같아요. 그래서 표제작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에 나오는 사내도 직접 신에게 답을 구하잖아요. 그래서 신의 뜻으로 손녀의 복수를 하지만, 신에게는 손녀가 없어요. 신이 손녀를 위한 복수를 할 일은 없겠죠. 그건 그냥 인간의 복수인 거죠.


손에 잡힐 듯 레일 위를 미끄러진 노란 빛줄기는 강 건너 견고한 성벽 밑으로 자취를 감췄다. 전동차를 떠나보낸 강 위의 거대한 구조물은 버려진 행성의 우주정거장처럼 고적했다. 나는 꾸역꾸역 페달을 밟았다. 강 건너는 아직 아득하기만 했다.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p.60)



20년 가까이 작가생활을 해오셨는데, 글쓰기에 변화가 생긴 점이 있습니까?
예전에는 글쓰기에 대한 자의식이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이거 재밌겠다’하면 바로 쓰는 스타일이었는데, 요즘은 생각이 많아졌어요. ‘이 이야기를 왜 쓸까?’, ‘이런 이야기가 지금 우리 사회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앞으로의 목표는?
오래오래 쓰는 게 목표입니다. 저는 등단한 지 18년 되었어요. 그리고 책은 11권 냈는데, 여전히 계속 작품을 쓰고 있다는 게 기쁘고 행복해요.

추가로 하고 싶으신 말씀은?
소설에 대해서 너무 많은 걸 말해버렸어요(웃음). 제 생각에 이끌리지 마시고 독자분들께서 직접 읽고 고민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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