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행 비행기 추락사고의 수상한 생존자
1948년 6월 16일, 마카오에서 홍콩으로 향하던 캐세이퍼시픽 항공기에서 소란이 일었다. 남자 몇 명이 조종실에 난입해 기장을 위협하고 동시에 승객들에게 돈을 강탈하려 한 것이다.
201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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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6월 16일, 마카오에서 홍콩으로 향하던 캐세이퍼시픽 항공기에서 소란이 일었다. 남자 몇 명이 조종실에 난입해 기장을 위협하고 동시에 승객들에게 돈을 강탈하려 한 것이다. 승무원과 범인들 사이에 격투가 벌어졌고, 급기야 범인의 총에 기장이 숨지면서 비행기는 추락하고 말았다. 생존자는 윙유망이라는 농부 한 사람뿐이었다. 사람들은 처음에 사고의 원인이 기계 고장이라고 생각했다. 윙유망이 비행기에서 벌어진 일을 말하지 않았고 상당수의 시신도 불타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사진이 기체를 정밀 검사한 결과, 의문이 일었다. 기체 여기저기에서 실탄 자국이 발견된 것이다. 수사진은 윙유망을 추궁했지만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며 시치미를 뗐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범인의 우두머리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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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가 없는 상황에서 윙유망의 자백만이 유일한 증거라고 생각한 수사진은 꾀를 하나 냈다. 윙유망에게 허름한 차림의 수사관 한 명을 보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한 것이다. 윙유망은 그가 수사관인지도 모르고 대화에 몰두했고 자랑삼아 자초지종을 털어놓고 말았다. 기장이 반항만 하지 않았어도 총을 쏘지는 않았을 거라는 고백과 함께.
그렇게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은 해결되었다. 하지만 민간 항공기 역사상 최초의 하이재킹 때문에 비행기 납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1950년대에는 하이재킹이 급증했다.
군용, 민용을 따지지 않고 항공기 전체로 본다면, 1930년 페루의 혁명 세력이 벌인 정치적 하이재킹이 최초이다. 그리고 1961년 5월 1일 한 남자가 마이애미발 플로리다행 민간 항공기를 쿠바로 납치한 것이 미국에서 일어난 최초의 하이재킹이다. 항공기 납치는 ‘스카이재킹(skyjacking)’으로도 부르는데, 대형 사고를 불러오는 만큼 오늘날 각 공항은 보안 검색을 강화하고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 하지만 특정 목적을 위해 항공기를 납치하려는 일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한편 ‘하이재킹’이라는 말은 서양에서 가장 흔한 이름 중 하나인 잭과 관련이 있다. 약탈자가 운전사를 위협하면서 마치 아는 사람처럼 “Hi, Jack” 하고 다정하게 말을 건넨 데서 시작했다.
하이재킹은 1920년대 금주법이 시행되던 미국에서 불법 주류 운반차나 주류 밀수선을 탈취하는 걸 가리켰다. 그러다 1958년 2월 19일, 영국 〈타임스〉가 창랑호 납북 사건을 보도하면서 처음으로 하이재킹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창랑호 납북 사건’은 그해 2월 16일 북한 공작원이 부산발 서울행 DC-3기(HL106) 창랑호를 납치하여 평양 순항 공항에 강제 착륙시킨 일을 말한다. 북한은 3월 6일 비행기는 그대로 둔 채 스튜어디스와 승객들만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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