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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보다 빠른 중성미자, 타임머신 나올까?

눈 깜짝할 순간보다 빠른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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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1%의 가능성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기도 한다.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앞으로 새로운 물리학이 분명 열릴 것이다. 풀리지 않은 많은 우주론의 비밀이 풀릴 수도 있다.


“교수님 빛보다 빠른 물질이 발견되었다는데요?!
“흠! 사실인가? 아니면 사기인가?”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세상은 1%의 가능성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기도 한다.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앞으로 새로운 물리학이 분명 열릴 것이다. 풀리지 않은 많은 우주론의 비밀이 풀릴 수도 있다. 많은 이론 물리학자들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점에 대해 다시 고민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빛 속도가 일정하지 않는다면?”이란 가정 하에 뉴튼과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포괄한 새로운 차원의 이론법칙을 찾아낼 것이다. 지금까지 물리학의 발전을 이뤄낸 것처럼. 만약 사실이 아니면 유럽의 경제 불황에서 비롯된 과학계의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한 싱거운 이벤트 정도의 의구심으로 끝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리학은 현상론에서 출발한다.

물리학 이론은 실험 물리학의 정확한 측정을 통해 새롭게 발전해왔다. 현상학적 사실을 근거로 이론 물리학자들은 견고한 물리학적 틀을 마련했다.

우주가 팽창한다는 빅뱅이론 역시 허블의 실험을 통한 정확한 실험적 우주관측으로 인해 가능했다. 이 실험결과는 이론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에게 정지된 우주에서 역동적인 우주를 인정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그 후 허블의 실험적 데이터들은 150억 년 전에 최초의 빅뱅이 일어나 우주가 그 특별한 시작점에서 성장해나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905년, 아인슈타인이 세상엔 빛보다 빠른 것이 없다는 광속도 불변을 가정한 이 이론의 핵심은 상대성 원리의 핵심이다. 이 가정을 기준으로 모든 물리학 법칙의 틀과 우주론의 틀이 만들어졌고 실험적으로 증명이 되었다.


왜 중성미자의 속도가 중요한가?

최근 이탈리아 그란사소 국립연구소 소속 파스콸레 밀리오치 박사가 내놓은 결과는 “중성미자”가 “빛”보다 60나노 초(0.00000006초) 빠르다는 것이었다. 100여 명이 이상의 물리학자들은 이 결과를 얻기 위해 2009년부터 최근까지 3년간 오페라 검출기로 약 1만6000개의 중성미자를 가지고 실험을 했다. 실험은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중성미자를 만들어 마치 총을 쏘듯 중성미자를 732km 떨어진 이탈리아의 오페라 검출기로 튕겨 보냈다. 스위스 제네바 가속기와 이탈리아 오페라 검출기 모두 지하에 있기 때문에 중성미자는 땅속을 뚫고 지나갔다. 중성미자는 이 거리를 초당 약 3억m를 달려 빛보다 0.00000006초 일찍 목적지에 도달했다. 빛의 속도는 초당 2억9979만2458m이다. 중성미자의 속도와 차이는 0.00000006초 차이가 났다. 이 차이는 물리학적으로 큰 차이다.

중성미자는 무엇인가?

중성미자는 모든 사물을 통과할 정도로 아주 작고 다른 모든 입자들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성질이 있다. 이론적으로 태양에서 핵융합 반응으로 만들어진 중성미자들은 지구로 날아와 우리 신체를 끊임없이 통과한다. 지금도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몸을 통과하고 나서 별 어려움 없이 땅속을 뚫고 들어가 지구 반대편으로 나온 뒤 자연스럽게 다시 우주로 날아간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떤 물리학적 진화의 규칙을 따라 여기까지 왔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의 과정은 물리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밝혀내왔다. 하지만 최초의 빅뱅 이후 우주의 진화과정에 자연스럽게 생겨났을 “중성미자”에 대한 연구는 우주의 탄생과 진화를 푸는 열쇠를 쥐고 있다. 따라서 ‘중성미자가 빛보다 빠르다’는 실험적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세상엔 빛보다 빠른 것이 없다는 광속도 불변을 가정한 이론이 상대성 원리다. 이 가정을 기준으로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의 본질을 다시 정의했다. 그리고 우주론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시간과 공간은 동일한 하나의 대상이라는 점이 입증되었고 중력에 관한 뉴턴의 설명은 아인슈타인에 의해 개선되었다. 하지만 중성미자의 존재는 이 이론의 틀을 깰 수 있다.


물리학의 진보는 확장성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결과를 보고 태양이 지구 주변을 돈다는 천동설에서 지구가 돈다는 지동설로 옮겨갈 때의 충격이라고 이야기한다. 마치 아인슈타인의 물리학의 기초가 틀린 것처럼 이야기한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뉴튼의 고전 역학이 유효하듯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유효하다. 이번 중성미자의 속도에 대한 결과가 사실이라면 우리가 해결할 수 없었던 미시적인 원자핵의 세계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리학의 발전은 검증이라는 안전한 시스템이 있다.

중성미자의 속도에 관한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 일본에서, 2007년 미국 시카고 페르미 연구소에서 이 실험을 했지만 빛의 속도와 일치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하지만 우리가 중성미자가 스위스에서 출발해 이탈리아에 도착할 때까지 걸린 시간을 정확히 측정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서둘러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과학의 본질은 어느 누구에게도 열린 재현성에 있다. 지금 이 실험을 미국 페르미 연구소에서 다시 할 예정이다. 그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 자연스럽게 틀린 결과는 거짓으로 판명 나게 되어 있다. 사실이면 또한 번 물리학의 세계를 진동시킬 것이다. 이미 이런 과학의 자정 능력을 우리는 경험했지 않은가?!


에필로그

내 연구실 옆방엔 우주론을 연구하는 김 박사가 있다.
“김 박사 이번 중성미자 결과 어떻게 생각해?!”
“사실이라면 상대성 이론의 틀이 깨지겠지요. 하지만 질량을 가진 입자가 빛 속도보다 빠르다는 것이… 가능성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김 박사. 중성미자가 광속도보다 빠르다면 무엇이 가능할까?”
“중성미자는 지구의 뒤통수는 볼 수 있겠지요!”

과연 지구의 뒤통수가 어떻게 보일까? 오페라 검출기의 진실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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