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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3병: 공부도 건강도 초등3학년에 결정된다 조형준 저 | 지식채널 |
건강했던 아이도 초등 3학년이 되면 온갖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학교에 적응하는 시기인 초등 1~2학년과는 달리 갑자기 늘어난 수업량과 학력평가 등의 시험스트레스, 그리고 이에따른 생활 패턴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다. 체력적인 스트레스도 심각하다. 아이들은 오랜 학교생활로 인해 체력이 저하되며, 면역력도 떨어지기 쉽다. 집에 돌아와서도 쉴 틈 없이 숙제를 하고 학원을 다니다 보면 제대로 체력을 회복하기 힘들다. 피곤이 계속 쌓이면서 아이는 면역력이 저하되어 잦은 감기나 이로 인한 비염, 축농증에 자주 걸리고, 식욕부진, 성장부진 등에 시달린다. 또한 수업시간에도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부진의 원인이 된다. 이렇듯 초등 3학년의 생활환경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질병들을 ‘초3병’ ‘초3증후군’이라고 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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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3학년 이후에 성장이 빠른 여자아이들은 2차 성정이 조금씩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신체의 변화와 더불어 정서적으로도 기복이 심한 사춘기가 곧 시작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춘기가 아이의 신체적 건강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하고 생각하겠지만 ‘반항심’으로 대변되는 사춘기야말로 부모의 말을 거부하다가 건강을 위한 좋은 치료습관까지도 거부하는 아주 위험한 시기다.
사춘기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인이 되는 시기. 성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여 2차 성징이 나타나며, 생식 기능이 완성되기 시작하는 시기로 이성에 관심을 갖게 되고 춘정春情을 느끼게 된다. 청년 초기로 보통 15~20세를 이른다.”라고 되어 있다. 보통 15~20세를 사춘기라고 하지만 많은 엄마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초등 3학년 무렵이면 사춘기의 증세가 나타나 엄마 한 마디에 아이는 열 마디를 하고, 잔소리라도 좀 하면 방문을 쾅쾅 닫고 들어간다고 한다. 또 컴퓨터 게임을 하나 싶어 모니터를 들여다보면 울며불며 가라고 소리치고, 감정 기복이 심해 짜증을 냈다가 금세 웃는 등의 행동을 보여 조심스럽다는 말들을 한다. 아직 본격적인 사춘기의 시작은 아니더라도 고학년이 되면 남자아이들보다 성장 속도가 빠른 여자아이들은 사춘기의 진면목을 드러낸다. 문제는 이 사춘기의 속성이 평생 건강의 기초를 쌓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성조숙의 기미가 보이는 소아비만인 아이가 있다고 하자. 엄마는 살을 빼라며 앞으로 지켜야 할 식단을 짜주고, 컴퓨터 게임 대신 밖에서 운동을 하라고 잔소리한다. 과연 아이는 엄마의 권고를 순순히 따를까?
한의원에서도 소아비만 환아를 치료할 때 한약 복용은 순탄하게 이루어지지만 운동이나 생활용법, 식이요법까지 겸하려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유아의 경우에는 엄마가 아이의 간식 하나까지 챙겨?기 때문에 진료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부모 교육만으로도 실천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아이의 생활 패턴이 아직은 ‘때가 덜 묻은’ 상태라서 치료가 순조롭다. 이는 아이가 어떤 습관에 길들여지기 전에 하는 치료가 더 희망적이라는 얘기다. 물론 개인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만 3~4세의 유아들은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에 덜 노출되어 있고 컴퓨터 게임이나 과도한 학습 등 운동 부족을 불러오는 생활과도 거리가 있기 때문에 치료가 빠르다.
문제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부터다. 초등학교 저학년생들 중 상당수는 이미 식습관이 어른들과 유사하거나 똑같다. 학교 앞에서 파는 떡볶이나 튀김, 어묵 꼬치, 닭 꼬치, 햄버거 등 길거리 음식을 즐겨 사 먹고 집에서도 치킨이나 피자 등 배달음식을 즐겨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다시 학원 순례를 해야 하는 통에 놀이터에서 뛰어놀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다. 여기에 감정 기복까지 심해 반행심까지 보태지면 아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먹고 싶은 대로, 놀고 싶은 대로 움직이게 된다.
만약 체격이 뚱뚱하다면 외모에 대한 불만으로 자존감에 커다란 상처를 받고 더 소극적이고 열등감 가득한 청소년으로 자랄 수 있다. 치료시기가 늦어져 사춘기 무렵에 아이의 생활습관이나 치료습관 등을 컨트롤하려면 이런 문제들이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만약 사춘기에 아토피피부염처럼 심각한 증상의 질병을 앓고 있다면 아이는 가려운 고통은 물론 남들 눈에 혐오스럽게 보이는 외모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할 수도 있다.
아이들의 생활습관, 식습관, 수면습관, 공부습관 등은 초등 3학년 이전에 어느 정도 자리매김을 하는 상태이지만 다행히 미완성의 상태이기 때문에 충분히 교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즉 엄마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워지기 전에 건강을 선물해야 한다. 아이에게는 평생의 자산이 될 중요한 밑거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