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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시인이 가장 많은 나라는 대한민국” - 『시가 내게로 왔다 5』 김용택

“세상이 다시 보이는 게 바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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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화배우입니다. 그것도 칸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그의 연기에 호평을 남겼습니다.



그는 영화배우입니다. 그것도 칸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그의 연기에 호평을 남겼습니다. 영화에서 그는 시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시인으로 나왔습니다. 그는 실제로도 시인입니다. 섬진강 시인으로도 불리는, 동심 그 자체의 시를 쓰는 사람입니다. 그는 영화에서 ‘김용탁’ 역할을 했던 김용택 시인입니다.

그런 그가 지난 2일, 서울 홍대 부근의 상상마당에서 열린 ‘향긋한 북살롱’에 등장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홍대에 왔다는 그는, 그 넘치는 에너지가 좋다고 했습니다. 평소 아껴온 시를 모으고 감상평을 붙인 시선집, 『시가 내게로 왔다』의 마지막 권, 『시가 내게로 왔다 5 : 내가 사랑하는 한시』를 들고 온 김 시인이 봄날, 독자들과 시 같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홍대라는 곳이 혼란스러운 곳, 혼돈이 있는 곳인 것 같아요. 여기는 문화의 최첨단을 가는 곳이에요. 왜냐. 젊은이들이 모여 개판을 치는 곳이라서. (웃음) 어른이 만들어놓은 고루한 문화예술을 개판치는 곳, 새로운 기운이 넘치는 곳이죠. 홍대는 새로운 문화예술의 기운이 요동치는 곳이라 나랑 안 맞는 것 같지만 오히려 나는 이런 곳이 맞는 곳이 아닌가 싶어요. 젊은 시인들의 시를 보면서 홍대의 기운을 느꼈거든요.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이 요동치는 곳에서, 상상마당이라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곳에서, 여러분을 만나서 기쁩니다.”


김용택, 말을 걸다


봄 이야기부터 꺼내는 김용택 시인입니다. 5월의 초입, 나무마다 꽃이 핀 뒤 잎이 다 나고도 남을 시기지만, 아직 꽃이나 잎이 안 난 나무들이 있답니다. 대추나무, 감나무, 오동나무, 자귀나무 등이 그것인데, 그 나무들에 대한 이야길 풀어놓습니다.

그리고 가장 늦게 나는 자귀나무 싹이 나면서 이팝나무 꽃이 핀답니다. 쌀밥처럼 피는 이팝나무 꽃. 혹시 보신 적 있으세요? 서울만 해도 남산에서 혹은 거리에서도 볼 수 있는데, 사람들이 안 본대요. 그만큼 관심이 없단 뜻이겠죠. 바쁘다는 핑계로, 도시 생활이 얼마나 삭막한가요.

사람뿐 아니라, 바로 옆의 자연마저 외면하고 사는 강퍅한 도시 생활. 있으나 보지 못하는 눈 뜬 장님. 그러니, 당신은 봄을 얼마나 만끽하고 계세요? 일이 바빠서 계절도 인식하지 못한다는 말, 결코 자랑이 아니지요.

어쨌든 봄날의 홍대 부근 풍경도 활짝 핍니다. 사람들의 표정부터 옷, 걸음걸이 모두 봄짓에 어울립니다. 홍대에도 꽃이 핀 듯한. 김 시인도 덩달아 피는 밤. 어린 시절 이야기 좀 들어볼까요?

“나는 여기서 멀리 떨어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났어요. 임실 하면 뭐가 생각나요? (치즈, 피자…) 정말 그럴 거예요? 날 앞에 놓고 먹는 걸 얘기하는 건 모욕이에요. (웃음) 섬진강 강변에 태어나서 자랐습니다. 35가구쯤 있었는데, 지금은 13가구가 살아요. 지난 겨울에 27명이었는데, 할머니 한 분이 돌아가셨으니 또 줄었죠. 초등학교를 거기서 다녔고, 고추장으로 유명한 순창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어요.”

김 시인은 의외로 초등학교까지 책을 본 기억이 없답니다. 책이 싫어서도 아니요, 책이 없어서였습니다. 대신 영화를 보면서 그 시절을 났습니다. 아마도, 영화에 출연하고 영화 관련한 책(『촌놈 김용택 극장에 가다』)을 낸 것은 영화를 보고 자란 기억 때문이지 싶어요.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교사가 됐는데, 당시에는 그런 제도가 잠시 있었답니다. 우연히 친구들을 따라 초등학교 교사 시험을 보러 간 것이 계기가 됐죠. 그것이 시작이 돼 천직처럼 38년 교직생활을 하고 2008년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지금 근황은 어떨까요?

“지금 잘 놀고 있어요. 일단 선생들, 아이들을 안 보니 좋아요. (웃음) 이렇게 좋은 세상이 있다는 걸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26년 동안 2학년을 가르쳤어요. 개그맨 김병만씨는 16년을 해서 달인이었는데, 나는 26년을 했어요. (웃음) 26년 하면 달인이 됐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인간은 매순간이 달라요. 이중인격자는 세상에 없어요. 다중인격자만 있습니다.”


김용택, 2학년을 읊다


그러니, 2학년을 아무리 오래 가르쳐도 매순간이 달랐다는 게 김 시인의 토로입니다. 다만 2학년의 특징이 있답니다. 26년의 경험에서 비롯된 그의 이야기. 2학년 그들은 누구인가.

“우선, 개념이 없어요. (웃음) 그 말은 삶을 논리적으로 해석하지 못한다는 말이에요. 또 한 순간도 가만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여요. 그런데 놀랍게도 정직하고 진실합니다. 나는 그게 무척 좋아요. 그래서 진지하고 진정성을 갖고 있어요. 아울러 2학년 애들은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신비함을 갖고 있습니다. 늘 세상이 새로운 거죠. 세상이 늘 감동과 감격이에요. 새만 날아가도 그렇게 좋고, 눈만 내려도 그렇게 재밌고, 바람만 불어도 그렇게 재밌어요. 세상이 다 신기하고 재밌는 거예요.”

맞아요. 생각해보세요. 아이를 보면, 모든 것이 새롭고 재밌습니다. 반면 어른들은 시큰둥하죠. 김 시인은 이런 말을 합니다. “인간은 살아갈수록 새로움과 신기함을 잃어요.” 어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모든 게 그저 그렇죠.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고. 그러니 세상은 별로 살만한 곳이 못되는 거겠죠. 힘들고 고통만 있는 이승.

“새로운 것을 기다리면 재밌잖아요. 기대도 되고. 기대에 차서 사는 거죠. 여기, 결혼한 분도 있고, 얼마 안 된 분도 있고, 결혼을 기다리는 분도 있고, 생각하지 않는 분도 있을 텐데요. 결혼을 하는 건 왜냐. 신비한 걸 찾는 겁니다. 연애하면 모든 게 다 신비해요. 멋져 보이고. 그런데 살아보니까 진짜 그게 싫은 거죠. 신비한 게 아니고 신기한 거죠. (웃음)”

그러면서 한 독자에게 묻습니다. 지금도 남편이 신비합니까? 아니라고 하네요. 김 시인은 모든 것이 신비하고 재밌는 아이들에게 그림과 글쓰기를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힘들었습니다. 개념이 없고, 뭐든 새롭고 신비한, 정직하고 진지한 아이들에게 뭔가를 가르치는 것이. 이유는? 언어가 안 통하니까. 그래서 그가 택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


보는 법. 아이들에게 보는 법을 알려줬습니다. 삶의 가장 기본인 보는 것을. 눈이 오면 눈을 보게 하고, 비가 오면 비를 보게 하는. 사랑하면 사랑을 보게 하고, 싸우면 싸우는 것을 보게 하는. 관심을 갖고 무언가를 본다는 것.

“어느 순간 삶이 딱 변합니다. 연애를 할 때, 수많은 남자와 여자가 있는데도, 내 눈에 딱 띄는 한명이 있잖아요. 그러니 연애를 하면 세상이 달라 보이고 새로 보이는 거죠. 다시 보이고 새로 보이는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인생이 변하는 거죠.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웃음)”

생각해보세요. 살아간다는 어떤 것일까요? 보는 것이고, 듣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 그게 사람이 하루를 사는 것 아닐까요. 김 시인은 사람은 그냥 보는 게 아니고 관심을 가지고 본다고 말합니다. 관심을 갖고 자세히 봐야 무엇인지 알고 이해가 되고, 이해가 돼야 내 것이 된다는 거죠. 또 내 것이 돼야 인격이 된다는 것.

“어쨌든 아는 것이 사람을 키우는 것이 돼야 하는데, 지금 우리는 아는 것이 점수가 돼야 한다고 하죠. 관계가 맺어져야 갈등이 생기고, 갈등이 생기면 생각을 하고, 조정하려고 합니다. 이게 조화로운 삶이죠. 관계를 다룬 아이가 쓴 시를 보시죠.”

아버지 (강슬기)

아버지의 일은 회사 일이다.
회사 일은 어렵겠다.
일이 꼬이면 풀기가 어려우니까
줄넘기 두 개가 꼬이면
풀기 어려운 거하고
회사 일은 같겠다.


“아버지가 술 먹고 와선 꼬인다, 하고 잔 적이 있는데, 아이가 그걸 보고 들은 거예요. 학교 와서 글쓰기를 하라고 했더니, 이렇게 쓴 거예요. 얼마나 정직해요. 당시 줄넘기를 전국적으로 한 때가 있었어요. 참 이상한 나라죠. 2교시가 끝나면 전국의 아이들이 하나같이 줄넘기를 하는. 얼마나 웃겨요? 그때 줄넘기를 하다가 줄이 꼬이니까, 그것과 연관 지어서 쓴 겁니다. 한 편 볼까요?”

벚나무 (윤예은)

벚나무는 아름다운
꽃이 핍니다.
나는 아름다운 벚꽃을 보면
마음이 조용해집니다.
나는 그게 아주 좋습니다.


“얼마나 잘 썼어요? 우리는 꽃을 보고 생각하나요? 우리는 바라본 적이 없습니다. 목표만 향해서 가는 거지. 비 오는 모습, 언제 자세히 본 적 있습니까? 시라는 것이 어렵지 않아요. 자세히 보고, 무엇인지 알고, 내 것이 되고, 인격이 됩니다. 또 갈등이 일어나고 갈등을 정리합니다. 또 한 편 봅시다.”

여름 (서정우)

이제
눈이 안 온다
여름이니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에요. 애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뭔지 아세요? “선생님 나가서 놀아도 돼요?” 아이들은 사물을 자기 나름대로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글이나 그림을 통해. 아이들에게 나무를, 자연을 보게 하는 이유가 있어요. 나무는 언제 봐도 완성돼 있어요. 하늘도, 구름도 그렇고. 자연은 완성이 돼 있습니다. 사람도 자연이에요. 여러분도 늘 완성돼 있어요. 근데, 사람들은 완성이 안 돼 있다고 생각하고 꾸며요.”

그는 열을 받을 때, 흘러가는 강물을 보라고 권합니다. 완성돼 있는데도, 늘 새로운 그 흐르는 강물을. 자연이 그렇답니다. 완성돼 있는데, 늘 새로운 것. 그것은 무엇이든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간만이 마음의 눈을 닫고 상상의 날개를 접는 이질적인 행위를 합니다. 김 시인이 아이들에게 자연을 보게 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행복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늘 지금이 좋은 사람이다. ‘왕년에’는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을 소중하게 가꾸는 것이 좋고, 내일을 소중하게 만드는 길이 된다고 강조합니다. 곧 지금 행복해야 내일도 행복하다는 것.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

“내가 예순넷인데, 한 번도 나이를 의식해 본 적이 없어요. 64에 대해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은 늘 지금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예술적 감성을 끝까지 놓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공부하는 것처럼 세상에 재밌는 건 없어요.”

더불어, 인간이 자연을 함부로 하면 봉변을 당한다는 사실을 주지시킵니다. 인간도 행복해야 하며, 행복한 삶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도. 가정에선 부부가 행복한 모습을 보여줘야 아이들도 행복하고, 문학과 예술을 이야기합니다. 그야말로 돈 얘기만 하면 아이들 머리엔 돈만 가득하게 된다는 것. “아이들의 인간성과 인격을 키워줘야 합니다. 지식은 누구나 가질 수 있어요. 이젠 잘나고 똑똑한 놈이 아니라, 더불어 살고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중요한 때가 왔습니다. 나는 새벽 3시에 일어나고, 어쩌다 2시 반에 일어날 때가 있는데, 신문을 보거나 글을 쓰는 등 할 일이 많아요. 낮에는 놀거나, 강의가거나 영화를 보러 갑니다. 영화를 놓치면 시대를 놓치는 거예요. 영화를 보면 얼굴이 변하기 시작해요. 뒷담화하지 말고 좀 우아하게 삽시다.”


김용택 시인과 나눈 질의응답


영화 <시>에서의 연기가 훌륭했다는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계속 영화를 하실 건가요? “영화를 좋아하다보니 별일이 다 있었던 거죠. 처음 영화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사양을 했는데, 이창동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고 해서 했어요. 그런데 시키는 대로 해도 안 돼요. (웃음) NG가 많이 났어요. 필름 값이 4분에 20만원이라는 말만 듣고, 한 번도 이래라저래라 하는 말은 안 들었어요.

시사회 갔는데, 내가 나온 장면은 안 봤어요. 쑥스럽고 부끄러워서. 영화는 다시 안 하겠죠. 카메오로 출연하라는데, 주제 넘는 일 같아서. 다만 이런 장면은 하고 싶다고 했어요. 시골 읍내 양아치 2명을 데리고 있는 늙은 보스 역할을 하다가 두 장면에서 죽는. (웃음)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얘기 했어요. 연기를 잘 했다는 주변의 찬사는 받았어요. 특히 윤정희 선생님한테 잘했다는 칭찬을 받아서 무척 기분이 좋았어요.”


시를 읽는다는 건 어떤 건가요?

“놀랍게도, 시집이 잘 팔리는 나라는 없어요. 도서관에 보내거나 친구들에게 나눠주는 정도? 시집이 몇 십만 부 팔리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어요. 우리나라처럼 시인이 많은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등록된 시인만 몇 만 명이라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는 인문학과 시에 대한 전통적 외경심이 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딸이 지금 대학을 다니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시를 보내줬어요. 좋은 칼럼이나 인터뷰, 사설, 시 등 600여 편을 보냈어요. 시를 읽는다는 건, 읽는 즐거움도 있지만, 시를 이해하면 마음의 벽이 없어집니다. 우리나라처럼 마음의 벽을 쌓고 사는 사람들이 없어요.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의 벽을 허물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시를 좋아하는 건,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시를 읽는 것은 인간의 정신이 그만큼 살아있다는 징표겠죠.”


현재 국어교사입니다. 선생님은 교육 현장을 떠났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실 것 같은데, 뭘 계획하고 계시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시를 만나게 했는지요?

“학교를 떠나서 3년쯤 됐어요. 요즘 깨달은 게, 조직에 안 들어있다는 게 참 좋아요. 조직은 일단 쓴맛을 보여주기 때문에. (웃음) 조직됐다는 건 경직돼 있다는 거거든요. 조직된 인간들 틈에 없다는 게 그렇게 좋아요. 아이들을 안 봐서 좋고요. (웃음) 아이들 못 보면 못살 것 같았는데. 얼마 전 처음 가르친 제자들이 동창회를 해서 학교를 그만둔 뒤 처음 갔어요. 그만큼 학교 가기 싫었어요.

요즘 사정이 있어서 아파트에 사는데, 놀이터에 애들이 노는 소리가 그렇게 좋아요. 아이들이 그리워서나 의무감은 아니고, 시골집을 고치고 있어요. 인터넷 카페에 ‘김용택 사랑하기’가 있는데, ‘섬진강 이야기’라는 메뉴에 ‘김용택 작은 학교 기획서’가 있습니다. 작은 학교를 만들어 2학년 5명을 뽑고 싶어요. 5명 정도를 뽑아서 2년 동안 마을, 자연, 생태,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요. 하루 놀고 하루는 글을 쓰는 공간을 계획하고 있어요.

아이들에겐, 주위에 있는 사물들을 자세히 보게 하는 게 좋아요. 한 가지를 자세히 봐야 다른 것도 자세히 볼 수 있거든요. 공부는 딴 게 아니고, 세상잹 자세히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하는 거예요. 생각이 무척 중요합니다. 생각으로 세상이 만들어지는 거예요.

가령, 자기 나무를 정하고 나무에서 일어나는 것을 쓰게 하는 거예요. 문학적으로나 길게 쓸 필요는 없어요. 애들한테 무슨 작품이겠어요. 사물을 보는 눈을 갖게 해 주는 겁니다. 그러면 한 학기가 지나갈 거예요. 1~2년만 쓰면 자기도 모르게 글이 늘어요.”


어떻게 시인이 되셨어요?

“나는 한 번도 무엇이 되려고 한 적이 없어요. 친구들 따라갔다가 선생이 됐고, 한 번도 시인이 되려고 했던 적도 없습니다. 생각을 정리한 일기를 썼는데, 어느 날 시를 쓰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시를 썼고, 시를 쓰고 놀랬습니다. 어느 날 시가 써있었고, 출판사에 보냈어요. 2주 만에 편지가 왔습니다. 책을 내겠다고.

그러니까, 살다보니 그렇게 된 거예요. 글을 쓰는 건 아무도 못 가르칩니다. 딱 2가지에요. 우선 계속 쓰는 거예요. 자기도 모르게 자기 세계가 나오고,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합니다. 또 많이 읽어야 해요.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관심을 가지면 생각이 일어나고 그러다보면 시가, 소설이, 동화가 써 질수 있어요. 자기 스스로 터득하고 깨닫고 자기 세계를 구축하는 거예요. 그 외에 아무 방법이 없습니다.

나는 시를 배우거나 물어본 적도 없어요. 시적인 욕구가 있으면 계속 쓰세요. 새로운 세계가 자꾸 나타나거든요. 또 정신의 부동산을 가져보세요. 전세계 땅을 다 가질 수 있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루 3시간씩, 10년을 하면, 이뤄지지 않을 건 하나도 없습니다.”


시인이 안 되셨으면 뭐가 되셨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모르지. (웃음) 그래도 시를 썼겠죠. 가슴속에서 책을 읽은 게 스물 둘인데, 나는 그때 인생을 시작했어요. 그전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운명이에요. (웃음) 마지막으로, 사람이 자연입니다. 남편이, 아내가, 자식이 자연이고,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자연과 잘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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