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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아프리카 여가수에 매료된 이유

지구촌과 소통하는 아프리카의 트위터(Twitter) 안젤리크 키드조(Angelique Kid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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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크 키드조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여가수 미리암 마케바(Miriam Makeba)의 후계자로 대접을 받고 있는 월드뮤직 스타이다.

안젤리크 키드조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여가수 미리암 마케바(Miriam Makeba)의 후계자로 대접을 받고 있는 월드뮤직 스타이다. 그는 ‘음악’ 하나로 서아프리카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조국 베냉(Benin)을 월드뮤직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안젤리크 키드조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베냉이라는 나라는 우리에게 미지의 국가였을지도 모른다(아니 확실하다).

그의 음악은 검은 대륙의 뜨거움과 슬픔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팝’이다. 아프로 펑크(Afro Funk), 레게, 가스펠, 재즈, 룸바, 삼바, 살사, 라틴 음악 등 지구촌의 인기 음악 장르가 한데 섞여 있다. 어릴 때부터 산타나, 제임스 브라운, 지미 헨드릭스 같은 서구 팝 음악에 깊이 천착했고, 이후에도 다른 대륙의 음악을 받아들이는데 적극적이었다.

그래서 음반마다 자신에게 영향을 준 팝 음악이나 월드뮤직을 리메이크하고, 서구의 유명 팝 뮤지션들과 협연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1998년 앨범 <Oremi (친구들)>에서는 평생의 음악 히어로 지미 헨드릭스의 「Voodoo child」를 커버했고, 2007년 음반 <Djin Djin>에서는 롤링 스톤즈의 「Gimme shelter」를 부르기도 했다. 또한 데이브 매튜스, 유투의 보노, 브랜포드 마샬리스, 피터 가브리엘, 카를로스 산타나, 존 레전드, 허비 행콕, 카산드라 윌슨, 조스 스톤, 알리샤 키스 등의 쟁쟁한 뮤지션들과 협업을 했다.


팝 음악가들이 아프리카 작은 나라의 여가수와의 작업에 기꺼이 동참한 이유는 바로 탁월한 노래 솜씨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2002년 앨범 <Black Ivory Soul>에 참여한 데이브 매튜스는 안젤리크 키드조에게 듀엣 부탁을 받고 “그녀가 너무 노래를 잘해서 자신이 없었다.”고 말한바 있다. 소울풀한 안젤리크 키드조의 보컬은 주술을 외는 듯하다. 아브라카다브라! 행운의 부적을 지니고, 어떤 소원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설레고(Agolo), 희망에 차고(Babalao), 포근하다(Malaika). 그의 음색을 듣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이웃집 큰누나의 친근한 목소리다.

영, 미 팝과의 잦은 교류 때문에 뿌리를 놓치는 우를 결코 범하지는 않는다. 그는 <Oremi (친구들)>, <Black Ivory Soul>, <Oyaya! (기쁨)>으로 이어지는 3부작 시리즈를 통해 아메리카 대륙에서 아프리카 음악의 유산을 찾아 나섰다. <Oremi (친구들)>는 미국의 재즈와 리듬앤블루스를, <Black Ivory Soul>는 브라질 바이아 지방의 민속음악을, <Oyaya! (기쁨)>은 카리브 해의 주크 사운드를 큰 테마로 삼았다. 안젤리크 키드조는 <아프로팝(Afropop)>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어린 시절 즐겨 들었던 (미국의 리듬앤블루스, 소울) 음악을 통해서 노예 제도에 대해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이후 항상 뭔가를 해야만 된다고 생각했다.”고 아프로 아메리카 음악을 탐구한 이유를 밝혔다.

노래로만 끝나지 않았다. 음악을 통해 얻은 따뜻한 사랑은 자선 활동과 인권 운동으로 보답했다. 안젤리크 키드조는 2002년부터 유니세프 친선대사를 맡아 아프리카를 돌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바통가 파운데이션(The Batonga Foundation)’이라는 자선단체를 직접 설립, 교육에서 소외받고 있는 아프리카 소녀들이 고등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교를 만들어 보내는 일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안젤리크 키드조는 1960년 베냉 남부 도시 우이다(Ouidah)에서 폰족(Fon) 출신의 아버지와 요루바족(Yoruba)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의 언어인 폰족어와 요루바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했고, 나중에는 영어와 프랑스어도 자유자재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극단을 운영했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춤과 음악을 배웠다.

십대 시절 리세(The Lycee), 레 스핑크스(Les Sphinx) 등의 밴드에서 보컬리스트로 활동하며 실력을 키운 그는 1980년 생애 첫 앨범 <Pretty>를 내놓았다. 수록곡 「Pretty」와 「Ninive」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서아프리카 지역 투어를 하기도 했다. 베냉의 불안한 정치적 상황을 피해 1983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 명문 재즈학교인 CIM에 입학해 체계적인 음악 수업을 받았다.

CIM에서 안젤리크 키드조는 음악 인생에서 중요한 두 명의 남자와 조우한다. 먼저 네덜란드에서 건너온 재즈 피아니스트 야스퍼 반 호프(Jasper Van'y Hof). 1970년대부터 혁신적인 음악으로 명성이 높았던 야스퍼 반 호프는 당시 아프리카 리듬과 펑크(Funk), 재즈가 믹스된 사운드를 들려주던 그룹 필리 필리(Pili Pili)의 리더였다. 반 호프의 권유로 필리 필리의 리드 싱어가 된 안젤리크 키드조는 세 장의 앨범 녹음과 유럽 투어를 하면서 탄탄한 내공을 쌓았다. 그 다음 파트너는 베이스 연주자 장 에브하일(Jean Hebrail). 후에 남편이 되는 장 에브하일은 키드조의 솔로 음반에서 많은 곡을 작곡했고, 프로듀싱을 해준다.


1990년 솔로 음반 <Parakou (모든 이들을 위한 도시)>로 유럽 무대에 데뷔한 안젤리크 키드조는 이듬해 ‘아일랜드 레코드’와 계약을 체결했고 <Logozo (거북이)>(1991년), <Aye (인생)>(1994년), <Fifa (평화)>(1996년), <Oremi (친구들)>을 차례로 내놓았다. 2000년 유럽을 떠나 미국의 꺡콜롬비아 레코드’와 사인을 한 후에는 <Black Ivory Soul>, <Oyaya! (기쁨)>을 발표했다. 이어 2007년에는 그래미 수상작 <Djin Djin>, 지난해에는 <Oyo>를 공개하는 등 왕성하게 음악 활동을 해오고 있다.

안젤리크 키드조의 공연은 신명나기로 유명하다. 강렬한 카리스마와 에너지 넘치는 몸짓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서있게 만든다. 그는 “항상 공연을 할 때 마다 정열적으로 해야만 한다.”며 무대에 서는 마음가짐을 전한다.

글 / 안재필(rocksacrifice@gmail.com)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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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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