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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시인 “한국 대표 시의 정수를 보여드립니다”

초등학교 2학년만 26년 가르친 선생님 김용택 시인 『시가 내게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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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독자의 만남’을 친근하게 이끌어온 김용택 시인이 2001년부터 꾸준히 내놓은 『시가 내게로 왔다』가 2011년 다섯 권으로 완간 되었다. 시인은 이 다섯 권의 특별한 시집을 통해 자신이 평생 동안 읽어온 다양한 시를 소개하며, 근대시에서부터 현대시, 동시, 한시를 아우르는 한국 대표 시의 정수를 보여준다. 그가 들려주는 우리 시 이야기는 언젠가부터 우리 삶과 동떨어진 것으로 인식되어온 시를 보다 가깝게,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삶 속에서 시를, 시 속에서 삶을 읽어내는,
시인 김용택이 들려주는 한국 대표 시 이야기.


“살아 있는 시를 쓰기 위해서는, 시가 살아 있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 내가 한가하게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서 시 쓴 것 아니다. 젊어서는 시골서 농사짓고 교사생활 하면서 썼고, 전주에 살면서는 환경운동으로 뛰어다니면서 쓰고, 지금은 학교 문제를 비롯해서 여러 비환경적인 권력과 싸우면서 쓴다.” - 시인 김용택 (신동아 2007년 1월호 인터뷰 중에서)

‘시와 독자의 만남’을 친근하게 이끌어온 김용택 시인이 2001년부터 꾸준히 내놓은 『시가 내게로 왔다』가 2011년 다섯 권으로 완간 되었다. 시인은 이 다섯 권의 특별한 시집을 통해 자신이 평생 동안 읽어온 다양한 시를 소개하며, 근대시에서부터 현대시, 동시, 한시를 아우르는 한국 대표 시의 정수를 보여준다. 그가 들려주는 우리 시 이야기는 언젠가부터 우리 삶과 동떨어진 것으로 인식되어온 시를 보다 가깝게,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1권과 2권은 그가 문학을 공부하면서 읽었던 시인들의 시 중에서 가슴속에 오래도록 남아 빛나는 시 100편을 담고 있으며, 3권에서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젊은 시인의 시 65편을, 4권에서는 잃어버린 동심을 일깨우는 시 47편을, 5권에서는 언제 읽어도 새로운 한시 77편을 소개한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

김용택 시인은 모더니즘이나 민중문학 등의 문학적 흐름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깨끗하고 아름다운 시로 독자들을 감동시킨다. 자연을 삶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여 절제된 언어로 형상화한 그는 김소월과 백석을 잇는 시인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전라북도 임실 진메마을에서 태어나 순창농고를 졸업하였으며 그 이듬해에 교사시험을 보고 스물한 살에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교직 기간 동안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임실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썼었다. 섬진강 연작으로 유명하여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칭이 있다.

김용택은 시골에 머무르면서 글을 쓰고 있는 보기 드문 작가다. 문화의 중심지인 서울이 아닌 곳에서 쓰여지는 작품들이 쉽게 대중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그는 꾸준히 글을 쓰고 있고, 또한 일반에게 그것이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초등학교 2학년만 26년 가르친 선생님


김용택의 글 속에는 언제나 아이들과 자연이 등장하고 있으며 어김없이 그들은 글의 주인공으로 자리잡고 있다.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글을 쓰며 호흡하는 김용택은 아이들과의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을 보고, 세상을 이해하는 시선과 교감하며 세상을 바라본다. 그 속에서 아이들의 작품은 어엿한 문학 작품이 되기도 한다.

“초등학교 2학년을 오래 가르쳤거든요. 2학년을 26년 정도 가르쳤는데, 2학년 아이들이 나에게 준 것은 너무 많죠. (중략) 가르치다 보면 내가 배우고 공부를 하게 되는데, 나는 2학년 아이들한테 너무 많은 걸 배웠죠. 일단 정직하고 진실하고, 진지하고, 진정성이 있습니다. 또 깨끗한 영혼을 가지고 있고, 세상을 늘 새로운 눈으로 보는 신비함을 가지고 있어요. 세상의 모든 것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 줄 아는 그런 삶의 기본적인 자세가 되어 있지요. 그들은 늘 세상이 신비하고 새롭죠, 재미있고 신나고 활기차고, 늘 의구심에 가득 차 있고, 기대에 가득 차 있고…… 그런 것들이 늘 내 삶에 활력을 주었죠. (중략) 내년쯤 시골집을 수리를 하고, 조그마한 집을 지을 텐데, 거기에서 전국에서 어린이들을 몇 명씩 모?서 아이들과 같이 섬진강 작은 학교, ‘김용택의 작은 학교’를 한번 운영해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출처]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시인 김용택’

『촌아, 울지마』에서 김용택은 아이들의 순수함과 숨겨진 진실을 단번에 알아차리는 직관적인 시선에 감동받으면 자신의 글을 이어나가기도 한다.

내가 그 비둘기를
만난 것은 지난
겨울.

그 비둘기는 혼자있었다.
아무래도 외톨이인가
보다.

그런데 지금은 그 비둘기를
볼 수가 없다.

이제는 내가 외톨이가 되었다.

『촌아, 울지마』 pp.165~166


김용택 시인은 또래 어른들의 세계에 일침을 가한다.

아이들만 보다가 젠 어른들만 보려니 좀 답답하지 않냐는 방송인 김제동의 질문에 “아유, 말도 마요. 우리 기성세대들 보고 있으면 답답해요. 낡아 빠진 틀을 가지고 싸움질하고 이념이니, 좌우니 이러고 있는 모습이 넌더리가 나요. 우리가 해방 직후에 사는 사람들도 아니고. 국민들을 뭘로 아는 건지…. 국민들 생각까지 일일이 다 간섭하고 이리저리 훈수 두고…. 아직도 획일화된 이분법적 가치판단을 요구하잖아요. 우리편 아니면 완전히 말살하겠다는 것,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지요.([출처] 경향신문 ‘김제동의 똑똑똑’ 2010년 4월)”라고 말한다.


잊혀진 우리 고향의 모습을 되찾고 싶다

연시에 무척 어울릴법한 섬세한 시어와 감성 - 실제로 그의 연시는 널리는 읽히는 연시들이다 - 을 가지고 김용택이 바라보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과 아이들만이 아니다. 김용택은 그 빛나는 시적 대상들을 아름다움을 가리고 있는 한국 농촌의 황폐함에 주목한다. 험난한 세월을 견디며 살아 왔으면 이제는 폐가만이 황량한 농촌 마을과 피폐해진 땅을 갈며 살아가는 사람들, 지난한 역사를 흘러오면서 억세진 어머니와 누이의 손등에서 김용택은 이 나라의 아픔을 발견한다. 그것은 산업화의 흐름 속에서 잊혀졌던 우리의 고향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름이 알려진 후에도 김용택이 고향 마을을 떠나지 않은 까닭은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하다. 김용택은 출근길의 꽃내음과 학교 뒷산 솔숲에서 자신의 상상력을, 자신의 시와 삶을 길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택은 시적 상상력은 그래서 ‘촌’스럽다.

출근하면 늘 오르는 학교 뒤꼍 조그마한 동산 솔숲에 오른다. 아침햇살은 솔숲에 떨어져 빛나고 솔 숲 아래 작은 나무들도 솔숲 사이로 새어든 햇살을 받아 그 작은 몸들이 빛난다. 솔숲에 떨어진 솔잎들은 떨어진 그대로 가지런히 누워 반짝인다. 작은 숲길을 걸어 언제나 이만큼 돌아나오면 푸른 호수 위에 작은 운동장이 보이고 아이들 해맑은 소리가 들렸는데, 방학이어서 아이들 소리는 들리지 않고 맑은 햇살이 운동장 가득 퍼져 까맣게 탄 아이들과 함께 뒹굴며 놀던 작은 돌멩이들이 반짝반짝 빛난다.

시집으로 『섬진강』 『맑은 날』『누이야 날이 저문다』『그리운 꽃편지』『강 같은 세월』『그 여자네 집』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작은 마을』『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섬진강 이야기』『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인생』 등이 있다. 이밖에도 장편동화 『옥이야 진메야』, 성장소설 『정님이』,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내 똥 내 밥』, 동시엮음집 『학교야 공차자』, 시엮음집 『시가 내게로 왔다』 등 많은 저작물이 있다. 1986년 김수영문학상을, 1997년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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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경진

지구에 춤을 추러 온 화성인입니다. 여행과 영화 감상을 좋아하며, 책을 사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잘 읽지는 못하고 쌓아만 둡니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춤을 추는 게 삶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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