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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 265패, 서울대 야구부의 기적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이재익

컬투쇼PD의 서울대 야구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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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메이저리그의 한 투수는 이런 말을 남겼다.‘승리하면 조금 배울 수 있지만, 패배하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여기, 모든 것을 배우고도 남을만한 성적을 가진 팀이 있다. 1승 1무 265패.

오래전 메이저리그의 한 투수는 이런 말을 남겼다. ‘승리하면 조금 배울 수 있지만, 패배하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여기, 모든 것을 배우고도 남을만한 성적을 가진 팀이 있다. 1승 1무 265패. 바로, 서울대 야구부이다. 이 드라마틱한 스코어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지난 2010년 1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예스24 블로그를 통해 연재되며 큰 인기를 끌었던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이 연재 종료 직후 단행본으로 출시되었다. 3월 마지막 날, 삼청동 네스카페에서 이재익 작가와 독자가 만났다.

이날 행사는 서울대 야구부에서 투수로 활약했던 필름케이스 임세호 대표가 사회를 맡았다. 그는 대학 4년 내내 지기만 했다. 저자는 왜, 서울대 야구부의 이야기를 꺼냈을까. 사회자의 첫 번째 물음으로 독자와의 대화는 시작되었다. “사실 저는 야구 마니아는 아니예요. 재학시절에도 서울대 야구부의 존재를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죠. 왜 자꾸 질까 궁금하긴 했습니다. 처음에는 ‘모자란 애들인가’하고 생각할 정도였어요(청중 웃음).”

“작년에 롯데 자이언츠 2군과 관련된 영화시나리오를 작업할 일이 있었습니다. 시나리오 각색에 참여했었죠. 부산에도 다녀오고 야구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서, 우리 학교에도 야구부가 있었던 게 생각났죠. 마침, 출판사 대표의 권유도 있었어요. 올해가 KBO 30주년이더군요(웃음).”

“다른 하나는 성공과 실패 그리고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 제 스스로 돌아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스24에서 연재를 할 기회를 얻은 것도 행운이었죠. 댓글을 통해서 독자들과 대화를 하고, 반응을 살피면서 재밌게 쓴 소설입니다.”



스타 작가이자, 스타 PD로서도 활동 중이신데요. 언제 글을 쓰시나요? 작가와 PD, 회사에서 ‘투잡’하는 것에 대해 싫어하시지 않나요?(웃음)

“계획표 그리듯이 말씀드리자면, 아침에 여느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출근을 하고 저녁 일곱시쯤 퇴근을 합니다. 술 약속이 없으면 글을 써요. 보통 남자들은 술이 아니면 골프, 오락, 주식 등을 하잖아요. 저는 그런 쪽에는 흥미가 없더라고요. 하루에 평균적으로 세 시간에서 네 시간 정도가 생깁니다. 그리고 인터넷에 소설을 연재하긴 했지만, 평소에 인터넷을 잘 하지는 않아요. 이메일을 주고받는 정도가 전부죠.

잠은 좀 줄여서 자는 편입니다. <컬투쇼>라는 프로그램은 아시다시피 ‘바쁜’ 프로그램이니까요. 회사에 다니면서 글을 쓰기 시작한 게 아니라 입사할 때부터 작가라는 타이틀이 있었고 책 몇 권을 출판한 뒤이다 보니 회사에서는 다 알고 있었죠. 별 말을 하지는 않습니다. 일을 잘해야 별 말이 듣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웃음).”


얼마 전에 『카시오페아 공주』를 읽었는데, 다소 엉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작품에는 SF적인 코드는 없나요?

“네. 이번 소설은 SF적인 건 없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도 하니까요. 소설 속 주인공과 옆에 앉은 임세호 대표와의 싱크로율이 높은 편이에요. 많은 부분, 그를 떠올리면서 썼습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분은 얼굴을 잘 기억해두셨다가 읽으시면 되겠네요(청중 웃음)”


작가로서 좋은 버릇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엉덩이가 무겁다는 게 제일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도 모두 저와 같은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공부하거나 책을 읽거나 할 때는 내내 앉아있는 편입니다. 소설은 시가 아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죠. 특히, 장편소설은 더 그렇습니다. 제일 좋은 습관은 앉아서 버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하나를 더 꼽자면 사람에 대한 관심이에요. 주변 인물들을 가만히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사람을 좋아하는 것과는 다른 것 같아요. 『카시오페아 공주』, 『압구정 소년들』도 그런 관찰에서 소설이 비롯되었죠. 꾸준히 소설을 쓰시는 작가분들이라면 필수적인 습관이겠죠.”

야구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일반적으로 소질이 없거나 성과가 나오지 않는 분야는 하기가 싫어지지 않나요? 한번 못해도 하기 싫은데 끝까지 야구를 한 이유가 무엇인가요?(청중 웃음)

“(사회자)우선은, 오기가 생깁니다. 제가 1학년 때 동대문야구장에서 대타로 처음 타석에 섰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선수들의 공을 칠 수 있을 거 같지 않았죠. 공 세 개를 보고 내려왔어요. 오기가 생겼습니다. 저 공을 때려보겠다고 생각했죠. 제가 어떻게 하면 칠 수 있는가 물었던 선배도 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청중 웃음). 코치진이 따로 없었어요. 선배가 노하우를 알려줄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좀 맞을 거 같더라.’ 제 포지션은 투수였는데, 이기는 게 목적이기 보다 한 타자, 한 타자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 최악의 경기도 많다. 작년에 동국대하고 싸울 때는 한 회에만 20점을 내준 적도 있다. 35대 1 콜드 게임이었지. 니도 봐서 알다시피 평균 열 경기를 하면 여덟 경기는 콜드 게임 패다. 대한야구협회(KBA)에서는 우리하고 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공식 기록에서 제외한다. 니는 우리팀 투수로서 보면, 잘 던진 것도 아니지만 못 던진 것도 아이다.”
“우리가 잘했던 적은 한 번도 없나요?”
“옛날 얘긴데, 86년 춘계리그에서 연세대를 이길 뻔 한 적도 있었다카더라.”
“설마요?”
“정말이야. 9회 말에 6대 5로 역전패했지. 우리 야구부의 신화다. 아, 뭐 물론 다음 날 연세대 아들은 싹 머리를 깎았다 카대.”
(pp.191~192)



돈이 부족하지 않을 만큼 많다면, 회사 일을 그만두고, 쓰고 싶은 글만 쓰며 살고 싶지 않으신지요.

“하루에도 열 두 번씩 생각하는 질문입니다(웃음). 에스비에스가 첫 직장은 아닙니다. 그 전에 두 번이나 직장생활에 실패를 했었죠. 각각 20일과 1년을 채우지 못했었어요. 두 번째 직장을 그만두면서는 ‘내가 사회 부적응자구나.’ 라는 의심을 했어요. 그래서 샌드위치가게를 알아보고 다녔죠. 과외와 시나리오 각색 일을 했던 터라 돈은 좀 있었죠. 그러다 에스비에스를 만났죠. 사실 정말 하고 싶은 일은 글을 쓰는 것입니다. 사장님이 와도 그렇게 말할 것 같아요(청중 웃음).

돈이라는 건 없어도 살 수는 있죠. 그런데 저는 돈을 많이 쓰는, 소비형 인간이라는 걸 스스로가 잘 알고 있습니다. 세속적인 욕망을 채우는 인간이죠. 책을 써도 적지 않은 보상을 받긴 합니다만 에스비에스에서 일을 하면서 얻는 보상이 없다면 글을 지금처럼 쓰지 못할 거 같아요. 가령, 글만 쓰고 산다면 ‘어떻게 잘 팔리는 글을 쓸까’ 하는 생각에 쓰고 싶은 글을 쓰지 못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작가나 예술가이기보다는 이야기꾼에 가깝죠. 누군가 저한테 소설가로서 부끄럽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부끄러울 거 같아요. 문장이나 예술적인 구현에 대해서는 소설가나 작가로서 부끄러울 때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야기꾼으로서는 부끄럽지 않아요.”


자신의 작품 중 추천작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말은 순전히 거짓말입니다. 열 형제가 있다면 부모님은 한 형제를 사랑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청중 웃음). 가장 좋아하는 제 작품은 유감스럽게도 이 작품은 아닙니다. 『압구정 소년들』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어요. 저도 여러 번 읽으며 읽을 때 마다 감흥을 받습니다(웃음).

최근에 일제 시대가 배경인 장편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만주로 끌려갔던 조선인 남성의 이야기이죠. 이 이야기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관련 서적을 찾아 읽다보니, 어느 작품보다 시간이 많이 들었습니다. 완성 짓고 나면 이 소설에 가장 애착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책에 적혀있는 약력을 보면 왜 글을 쓰시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웃음). 어떤 식으로 이야깃거리를 체득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프로필이 문제네요(청중 웃음). 잘못 알려진 것들이 있습니다. 강남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긴 했지만 고향은 울진입니다. 어린 시절도 그곳에서 보냈죠. 엄청난 외지입니다. 갈등이나 실패 그리고 인생의 문제를 못 느껴봤으리라는 오해도 받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강남에서 느꼈던 콤플렉스들도 있었죠. 지금 현재도 썩 걱정 없는 생활은 아닙니다. 남들과 같다고 생각해요. 다만 잡기를 안 한다 뿐이지, 다른 경험과 고민은 공유하죠. 이 소설 또한 제 고민들이 많이 녹아든 소설입니다.”

소리와 활자를 모두 연출하고 계신데요. 영상을 직접 다룰 예정은 없으신지요.

“라디오를 하면서 세상과 수많은 교류를 하게 됩니다. 영상과 관련된 일은 계속 하고 싶어요.『질주질주질주』라는 소설이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감독의 자택에서 두 달간 동거하며 시나리오 일을 배울 수 있었죠. 집중적으로 시나리오수업을 받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뒤로 시나리오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엎어진 작품까지 따지면 열 편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이 작품도 임세호 대표와 영화논의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아직 물주를 만나지 못했죠(웃음). 제가 직접 연출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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