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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남에게 끌린다고? 차라리 내 남친을… - 김영은, 정수현, 최수영 『19 29 39』

세 여자가 만났다. 서른아홉의 여자, 스물아홉의 여자, 열아홉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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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 이야기를 다룬 소설의 작가 세 여자. 독자들도 여자가 절대다수다. 남자는 1명. 아니, 2명인데, 한 명은, 열네 살, 중1. 어머니를 따라온, 그러니까 소년 남자. 이십대 중반부터 삼십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이 세 여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세 여자가 만났다.
“사람들에게 참고 양보해야 할 뚜렷한 주관도 없고, 다수결의 원칙에도 잘 따르며 특별하지 않”은 서른아홉의 여자, “연애와 일, 두 가지가 뒤엉켜 그 어떤 것도 제대로 하기 힘든 나이가 바로 지금 내 나이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스물아홉의 여자, “성격이 그렇게 좋은 편이 못 돼서 친구 같은 거 별로 없어도, 좁아도 깊게 아는 게 좋다고 위안하며 사”는 열아홉의 여자.

그야말로, 10대부터 30대까지, 아홉수에 걸쳐서일까. ‘39, 29, 19’, 세 여자의 만남은 썩 유쾌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말하면, 치정극 같은 냄새도 풍기지만, 꼭 그렇진 않다. 그들이 유일하게 관련을 맺은 고리는 한 남자였다. 한 남자를 두고 각자 자기 애인이라고 여겼던 동상이몽의 처지. 같은 말의 다른 판본. 남자가 세 여자를 속이며 이른바 ‘세 다리’를 걸쳤다. 그 남자가 아녔다면, 평생 만나지 않았을지도 몰랐던 그들.

궁금하지 않은가. 세 여자는 어찌하여, 각자 한 남자와 사랑하게 됐고, 한 남자에게 속은 것을 알고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한 남자로 맺어진 세 여자의 관계는 또 어떻게 전개됐을까. 세 여자와 한 남자 이야기. 그것이 『19 29 39』(김영은?정수현?최수영 지음|소담출판사 펴냄)다. 세 여자의 만남으로 시작되는 19, 29, 39의 사랑. 1년여에 걸친 릴레이 소설.

참고로, 나이만 놓고 따져 보면, 그들 참 머나먼 존재였다. 한 남자만 아녔다면, 그렇게 한자리에 모이기, 쉽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절로. “내가 한 살이었을 때, 29는 초등학교 4학년, 39는 대학교 2학년.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29는 고등학교 1학년, 39는 스물일곱.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게 겨우 1년도 안 됐지만, 29는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고 있었고, 39는 맙소사! 20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p.164)


그리고 세 여자가 만났다.
“어렸을 때부터 참을성과 끈기가 부족해 뭘 하나 진득하게 하지 못했지만 뭔가 읽고 쓰고 보고 상상하는 것만큼은 계속 좋아하”는 1985년생의 여자, “사랑과 우정, 배신과 같은 경험을 통해 조금씩 여자로, 하나의 인간으로 성장하고 있”는 1981년생의 여자, “방송으로 못다 푼 비밀스럽고도 주관적인 독백과 방백을 여기 서른아홉 살 여자를 통해 말하고 있”는 1973년생의 여자.

맞다. 『19 29 39』의 김영은, 정수현, 최수영이 한 자리에 모였다. 앞선 세 여자를 아바타처럼 다룬, 그렇다고 똑같을 리는 없으니, 한 남자를 성토하기 위한 것, 당연히 아니었다. 지난 10월28일, 서울 도산공원 인근 카페에서 펼쳐진 독자와의 만남. 세 여자를 만나기 위해 13명의 독자가 모였다.

세 여자 이야기를 다룬 소설의 작가 세 여자. 독자들도 여자가 절대다수다. 남자는 1명. 아니, 2명인데, 한 명은, 열네 살, 중1. 어머니를 따라온, 그러니까 소년 남자. 이십대 중반부터 삼십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이 세 여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저녁 만찬과 함께 대화를 나누기 전, 독자들에게 질문지를 돌렸고, 이에 대한 답변으로 만남은 진행됐다. 『19 29 39』의 냉랭하고 난감했던 세 여자의 만남과 달리, 세 작가가 함께한 만남은 화기애애하거나 유쾌했다.

책 제목이 여성들 인디영화 제목 같다.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정수현, 이하 현) 원래 기획의도를 말하자면, ‘29’가 되니까, 서른을 앞두니까, 어떤 사람이랑 사랑했고 연애했는지 기억이 안 나더라. 10년 후에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결혼하면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여자 나이대별로 소설을 써보자, 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10 20 30’은 밋밋했다. 그래서 아홉수라는 것도 있고, 의미도 있고 불안감을 야기하는 것 같아서, 이 소설과 가장 어울릴 것 같은 ‘19 29 39’를 제목으로 삼았다. 여러 이유도 있지만, 서른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웃음)

“이제 서른이다. 어릴 때는 내게 그런 나이는 오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왠지 그 나이가 되면 더 이상 예쁘지도 않고, 누구를 만나도 제대로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이 사람을 놓치면 다시는 누군가와 사랑할 수 없을지도 모르고, 점점 예쁘지도 어리지도 않은 나를 누가 사랑해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서른아홉의 그녀를 보며 그건 내 어린 생각에 지니지 않았음을 느꼈다. 나이를 허투루 먹지 않는다는 건 그런 거였다. 더 이상 어리지도, 예쁘지도 않은 대신 경험과 과거로 단단해진 성숙한 여자가 있었다.”(p.294, 29)

각자 취미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나?

(현) 난 왜 이렇게 만화책 보는 게 좋지? (웃음) 마실 다니는 것도 좋아한다.
(최수영, 이하 영) 취미라고 하면, 끊어지지 말아야 하는데, 하나에 빠졌다가 나왔다가 그런다. 만화에도 빠졌다가 나왔고. 스케줄이 빡빡해서 술 마시는 것밖에 취미가 없다. (웃음)
(김영은, 이하 은) 닥치는 대로 많이 한다. 집중력이 짧고 깊어서, 한 번 빠지면 푹 빠진다. 게임을 하면 2박3일동안 빠져서 하는데, 폐인은 아니다. (웃음) 상상하지 마라. 술 마시고,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왜 남친은 내 부탁을 한 번에 들어주지 않는지 모르겠다. 치우는 거, 이런 부탁을 잘 안 들어준다.

(현) 남자들에게 그런 점이 있는 것 같다. (웃음) 참고 기다려봐야 하지 않나. 여친 성격을 알아서 더 그런 것 아닐까. 그냥 성격이 그런 것 일 수도 있다. 많이 사랑하나? (12월에 결혼한다) 와, 축하한다.
(영) 내 성격도 고치기 힘든데, 다른 사람 성격을 고치긴 더 힘들지 않나. 나는 그런다. 나도 상대에게 못마땅한 게 있고, 상대에게 나도 못마땅한 것을 있을 테고, 그러니 내 마음대로 해야지, 하면서 마음속에서 거래하면 쌤쌤이다. 피장파장이다. (웃음) 내가 상대방에 대해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면, 상대방도 나에 대해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을 거다.


(세 작가가 ‘세 가지색’ 시리즈 영화 같다. 블루, 레드, 화이트. 정수현 작가는 레드, 최수영 작가는 화이트, 김영은 작가는 블루.)

딱 봤을 때, 내 사람이다, 아는 방법이 혹시 있을까?

(영) 처음 만나면, 5분 안에 알 수 있지 않나? 만나고 또 만나서, 그렇게 됐다는 경우도, 그 첫 5분 안에 뭔가 있었다는 얘기가 아닐까.
(현) 사랑은 정의를 내릴 수 없다는데, 내 경우는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다. 또 지금 손잡고 싶은 사람. 손은 아무하고나 잡고 싶지 않잖나.
(은) 자기 나름대로 사랑에 대한 정의나 내 사람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겠지만, 사실 대부분이 아는 척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안 묻는 것 같다. (웃음)
(영) 구체적인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 사랑이 뭐냐고 묻는 건, 공허한 것 같다. 삶은 무엇일까, 더욱 더 공허한 그런. (웃음)

“여자의 직감이 뛰어나다는 건 과학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가설 중 가장 신빙성 있는 것이다. 특히나, 곧 서른이라는 나이를 바라보는 여자의 직감은 웬만한 보살이나 점쟁이보다 더 뛰어난 법이다.”(p.112)

문학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현) 문학은 다른 일을 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고, 다른 일을 하면서 짬짬이 소설을 쓰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필사도 괜찮고. 순수문학 작가가 되고 싶으면 한국작가의 작품을 자주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은) 사실 한국에서 회사를 안 다니면 생활이 안 된다. 한 가지에 몰두해서 하루에 한 줄이라도 쓰면 좋을 거다. 예전에 황석영 작가가 그랬다. 소설은 머리, 감성으로 쓰는 게 아니다, 엉덩이 힘으로 쓰는 거다. 끈질기게 버티는 힘이 글을 쓰게 만든다.


방송작가는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나.

(영) 들어오는 건 비교적 쉽긴 한데, 인맥이 많은 것이 좋다. 방송 아카데미를 다니는 것도 괜찮다. 방송사가 일정 부분 흡수를 하기 때문에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런데 예전에는 많이 있었는데, 방송국에서 하는 공모가 요즘은 많이 없어졌다.
(현) 공모전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 인맥이 없으면 아카데미라도 다니는 것이 낫다.



『압구정 다이어리』, 생생하고 리얼하던데, 체험이 얼마나 들어갔나?

(현) 실제 일어난 일이 30~40%는 된다. 그걸 재밌게 만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너무 오래전에 쓴 거라 기억이... (웃음)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많이들 생각하는데, 재밌게 만든 이야기다. 가령, 동원이라는 이름도 강동원을 좋아해서 그랬다고 오해하는 분들도 있는데, 친구 이름이 동원이었다. 그 친구가 자기 이름을 소설에 써 달라고 해서 썼을 뿐이다.

처음에 사랑을 시작할 때,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리는 방법이 있나. 손해 보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상대에게 적극적으로 빠지는 못하는 것 같다. 상처 입은 경험이 없어서 무섭다.

(영) 어떤 사람은 자존심을 쉽게 버리기도 하고, 자존심 강한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도 있다. 억지로 바꿀 필요는 없는 거 같은데. (웃음) 자존심을 버리라고 말할 게 아닌 거 같다. 그냥 자존심, 버리지 마라. 어떤 남자가 좋은 남자냐면, 자기에게 맞는 남자가 좋은 남자다. 손해 보면 잠도 못 자고 고통이 심한 분들은 굳이 손해 보는 일을 할 필요가 없다. 그래야 정신 건강에도 좋지.
(현) 나는 사귀고 나서 자존심을 세우는 편이다.
(영) 연애는 정답도 없고, 소질이나 자질 있는 사람이 따로 있다. 생긴 것을 떠나서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이 있다. 남자도 그렇고 여자도 마찬가지다. 감으로 아는 거지. 난 희망적인 얘기는 별로 안 하는 것 같네. (웃음)
(현) 맞다. 아무리 예뻐도 연애 못하는 내 친구가 있다. 정말 예쁜데... (웃음)


“한 남자가 한 여자만을 사랑하고, 한 여자가 한 남자만을 사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결혼하고, 그런 공식들은 물론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무탈하게 보호해준다. 하지만 그 공식들을 위반했더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오히려 공식에 휘둘리면 자신의 선량한 감정을, 올바른 의지를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pp.275~276, 39)

『19 29 39』, 실화인지, 창작인지 궁금하다.

(영) 각자 다를 것이다. 비슷한 경험이 있는 경우도 있을 테고. 다만 방송 대본은 내가 경험하지 않으면 나올만한 게 없다. 그래서 후배 작가들에게 아이템이 없으면, 뭐하니, 놀아라, 왜 이리 성실하니, 이렇게 말한다. (웃음) 아는 만큼 느끼고 쓴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 실화나 주변에 있었던 일을 따온 게 많다.
(현) 이런 경험을 한 적 있다. 술집에서 만난 남자였다. 멋있었다. 키도 크고 나를 데리러 오는 차도 매일 변하고. 두 달을 사귀었다. 그런데, MBA 나왔다는 그 남자가 뭔가 이상했다. 어느날 샤워하고 나왔는데, 전화가 10통이나 왔더라. 알고 보니, 약혼녀가 있던 남자였다. 주말에 항상 나를 만났는데, 그 여자도 주말마다 만났다는 거다. 더 웃긴 건, 그 사람 직업이 운전기사였다. 자기가 모시는 분들을 통해 귀동냥한 거고, 차도 그 사람들 것이었다.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지금은 그 여자와 결혼해서 살고 있다더라. 그 여자가 용서를 했다더라.
(은) 친구들을 만나서 전해 듣는 것도 있고, 영화나 연극도 많이 보고 생각해서 썼다. 열아홉에 대해 쓴다는 게, 사실 스물아홉이 더 가까운 나이인데, 되게 양심 없다고 생각했다. (웃음) 양심에 많이 찔려서, 덜 가책을 느끼려고 더 많이 공부하고 사람을 만나서 묻고 고민하면서 썼다.


남자친구가 엄마처럼 느껴진다. 시험장에 필기구를 안 들고 왔는데, 아침에 그걸 들고 막 오는데, 엄마처럼 느껴지고. 그렇다고 남자로 안 느껴지는 건 아니고.

(현) 세심하게 챙겨주면 좋은 것 아닌가. 3년을 사귄 남자친구가 있는데, 세심하게 잘 챙겨줘서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
(영) 남편이 그러질 않아서 남이 그러면 좋아 보인다. 내 남편은 아들이 되고 싶어 하는 편이라... (웃음) 남자는 아들이 되고 싶어 하고, 여자는 공주가 되고 싶어 하는 것 아닐까. 남편과 동갑내기인데, 심심할 때나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라는 의미로 오빠라고 부르면, 남편이 질색한다. (웃음)


최수영 작가는 언제 차기작을?

(영) 방송을 좀 쉬었다. 아이도 낳고. 지금은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 이젠 시트콤은 아니고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 만나는 사람이 있는데, 옛날 사람이 자꾸 떠오른다. 헤어졌지만, 그 사람에게 최선을 다 못한 것 같아서...

(영)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결정해 줄 거다. 아무리 조언해줘도 연애는 결국 자기가 알아서 하잖나. (웃음)

남편, 남자친구랑 오래 사귀었나?

(영) 초등학교 동창과 결혼했다. 연애할 때, 내가 왜 이 남자를 좋아하지? 미쳤나? 하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웃음)
(현) 전화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다. 일부러 바쁘다고 끊고, 한 5시간 전화 안 걸고. 밀고 당기기를 잘해야 한다. (웃음)

“서른이란 나이가 되면 모든 일에 침착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특히나 연애 부분에 관해선 말이다. 하지만 강도의 차이뿐이지 결코 그렇지만은 않은가 보다. 그럼 마흔이란 나이가 되면? 그때는 그렇게 될 수 있는 걸까?”(p.192)


유부남에게 끌리는 여자가 있더라. 어떻게 생각하나?

(현) 유부남 중에도 스타일이 나오고 멋있는 사람이 있는데, 그게 다 와이프가 만들어준 거다. 다른 여자가 만든 남자를 왜 좋아하나. 차라리 내 남자친구를 멋지게 만들지.

해피, 새드 엔딩 중에 어느 것을 좋아하나?

(현) 엔딩을 어느 시기로 잡느냐에 따라 새드와 해피가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나는 헤어져도 3일만 지나면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다. 고단하고 힘든 일이 있었겠지만, 그건 기억이 잘 안 난다.
(영)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는 게, 남녀 간에도 그렇다. 사랑이 자원봉사도 아니고, (웃음) 서로 위해 줘야한다고 본다.


왜 남자친구가 없을까? 뭐가 문제인지...

(현) 일단 남자가 많은 곳으로 가야 한다. 아니면 김영은 작가랑도 얘기해봐라. (웃음) 노력을 안 한 것일 수도 있고. 김영은 작가도 아주 많을 것 같은데... 눈이 높은 건가?
(은) 그렇지 않다. (웃음)
(영) 어쨌든, 중요한 것은 집에 있으면 안 된다는 거.


“누가 나를 사랑해줄까 하는 생각 이전에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게 무엇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와 헤어지고 어떻게 살아갈까 고민했지만, 이렇게 또 살아가고 있다.”(p.295)

이런 남자, 만나지 말아야 한다! 는 게 있다면.

(현) 거짓말하는 남자.
(영) 살아보니, 그렇더라. 나를 우아하게 만드는 남자를 만?야 한다. 한 사람이 ‘돈, 돈’ 안 하면 다른 사람은 ‘돈, 돈’ 타령하게 돼 있다. (웃음) 상대방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격체로 살아가느냐, 천박하게 살아가느냐, 가 정해질 수 있다. 남녀 간에는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우아하게 살 수 있게 유지시켜주는 남자를 만나야 한다. 내 인격을 지킬 수 있풰, 더러운 인격으로 만들지 않는 남자.


따지고 보면, 그것은 느닷없이 닥친 ‘균열’이었다. 한 남자 때문에 생의 균열을 맞본 세 여자의 이야기, 『19 29 39』는 그래서, 성장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누구든 그 균열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예고도 없고, 예보도 없다. 간혹 신호가 있을 수 있지만, 대개는 신호등처럼 선명하지 않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신호등이 있어서 빨간불, 파란불, 노란불에 따라 사랑을 건너고 멈출 수 있다면, 우리는 정녕 행복에 쉽게 도달할 수 있을까.

나이 차가 있다고 크게 다를 건 없다. 19부터 39까지, 그들은 각기 다른 경험과 환경 속에 노출돼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게 아닐까.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고, 그 보다 훨씬 더 많은 나이가 되어도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속이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게 아닐까. 내가 나를 속이면서, 내가 아닌 채로 살면서 제대로 나이를 먹는다고 할 수 있을까.”(p.296)

살다보니, 점점 더 뚜렷해지는 것이 있다. 나이를 먹는 건, 결코 슬픈 것이 아니다. 외려 슬픈 것은 작년과 다른 내가 되지 못하는 것. 나를 안다는 것, 나만의 중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야 어쨌든, 19든 39이든, 상관없다.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뭘 잘하고 못하는지, 무엇이 자신을 기쁘게 하고 슬프게 하는지, 어떤 것에 감동하고 추하다고 생각하는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슬픈 것이다.

그러니까, “적어도 서른아홉은, 아직은 소녀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p.323, 최수영 작가의 말)에 박수, 짝짝짝. 뭣보다 자신을 들여다보고, 성찰할 줄 안다는 것. 그것은 나이와도 상관없고, 어느 나잇대건 스스로 힘을 주는 일도 필요하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돌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혼자서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는 것은 힘을 내야 하는 일이다.”(p.40) 당신의 나이에 너무 심각하게 의미를 부여하지 마라. 마음만 삭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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