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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영어교육, 제대로 하고 있는 것 맞아? - 『우리 아이 영어 어떻게 할까요?』 김경하

‘엄마표 영어를 성공으로 이끄는 영어 교육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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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이를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그런가. 특히나, 영어는 일상의 우리말이 아니다. 아이에게 억지로 영어를 주입하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그것은 잘하는 것일까.

임순례 감독의 영화 <날아라 펭귄>. 기러기아빠 등을 비롯해 몇몇 군상의 이야기가 있는데, 일상의 교육, 특히 영어교육과 관련한 이야기도 있다. 배우 문소리 씨가 분한 엄마는 영어 때문에 아이를 달달 볶는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지, 그닥 관심이 없다. 영어 잘 하기 위해선 아이에게 집에서도 영어로만 말하라고 윽박(?) 지른다. 그러면서도, 회사에선 동료들과 함께 아이 교육에 극성인 엄마들의 행태를 비난한다.

영화를 위한 과장이라고만 볼 수 없다. 사실 우리는,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 제 아이를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그런가. 특히나, 영어는 일상의 우리말이 아니다. 아이에게 억지로 영어를 주입하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그것은 잘하는 것일까.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이유로 면죄부가 될까. 격하게 말해, 우악스럽고 그악한 엄마 밑에서 아이는 제대로 자랄 수 있을까.

“영어는 긴 여정이다.… 빨리 가는 아이도 있고, 느리지만 꾸준히 가는 아이도 있다. 중요한 것은 고비마다 아이를 관찰하고,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찾아 다음을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엄마의 여유로운 시선이다.” 아이의 마음에, 아이의 뇌구조에 들어가서 아이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아줄 것을 권하는 책이 있다. 『우리 아이 영어 어떻게 할까요?』(김경하 지음|씨앤톡 펴냄).

저자는 영어 교육 칼럼니스트다. 영어 교육 현장에서 다른 엄마들과 ‘엄마표 영어’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효과적인 영어 교육법을 고민하고 있다. 책도 그런 고민에서 나왔다. ‘엄마표 영어를 성공으로 이끄는 영어 교육 로드맵’을 제시하고자 한 것. 지난 16일, 『우리 아이 영어 어떻게 할까요?』의 저자 김경하 씨를 만났다. 아이의 영어 교육에 대한 지나친 고민은 좋지 않다. 자신에게도, 아이에게도. 긴 여정에는 여유로운 시선과 기다림이 필요하다.



책에 대한 독자들 호응이 좋은 것 같다. 저자로서 어떤가.

“오랫동안 영어교육 관련 칼럼을 쓰면서 엄마들에게 질문 많이 받았다. ‘우리 아이 영어 어떻게 할까요?’ 영어교육 전문가라지만, 나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고 주변 엄마들과 터놓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영어교육 얘기를 하면서 그런 점이 다른 저자와 또 달랐던 것 같다. 질문이 쌓이다보니 체계적으로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고, 그런 고민과 연구의 결과로 이 책이 나왔다. 많은 분들이 보고 궁금증이 풀렸으면 좋겠다.”

이 책, 왜 써야겠다고 생각했나.
“칼럼이 쌓이다보니 단편적인 대답 밖에 없더라. 원론적인 이야기가 어렵다보니, 어머니들이 책을 추천해달라거나 학습법 얘기를 하게 되면, 쪽지 등을 통해 장문의 질문을 하시더라. 거기에 단답형으로 이래저래 할 수는 없었다. 질문이 마음에 콕콕 와 닿았고, 단단형으로 하자니 부담스러운 면도 있었다. 아이들 교육에 관한 것은 전문 지식도 필요한 부분이라, 책은 출판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책을 생각한 이유는, ‘엄마표 영어’가 10년을 넘었다. 그게 쌓이면서 성공담도 나오고, 많은 분들이 엄마표 영어를 시도한다. 그 안에서 성공담에 귀를 많이 기울이는데, 사실 실패담도 많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실패담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 엄마표 영어라는 것이, 하루에 비디오나 책을 얼마나 보고 읽느냐는 숫자적인 것을 떠나 큰 그림 보고 가야할 때가 아닌가 싶었다. 아이들이 다양한 만큼 방법도 다양하고, 환경이 달라서, 자신의 아이에 맞게 다르게 가야 한다는 것을 제시하고 싶었다.”


영어학습법과 관련한 수많은 책들이 있다. 저자로서 이 책은 다른 영어학습법 책과 어떻게 다른지 말한다면.

“음, 이 책의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단점이 될 수도 있겠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전체를 다루고 있다. 엄마표 영어 하시는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활동은 많아지나 그것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을 잘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불안해한다. 언제까지 할지, 언제까지 시킬지, 어쩔 수 없이 정보에 휩쓸리는데, 이 책은 그것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 즉 로드맵을 준다.

아이의 성향을 짚어주고, 내용이 많다. 물론 도움이 많이 된 분들도 있는데, 시작 전 단계의 분들은 부담스러워 하는 점도 있더라.”


그렇다면 영어교육, 왜 엄마인가. ‘엄마표 영어’라고 하는데.

“엄마가 아이를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엄마표 영어라고 해서 엄마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건 아니다. 아이랑 함께 해보면, 학습지를 시키든 학원을 가든, 그 다음 활동 등을 위해 아이와 대화를 하면서 성공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다. 이 책 이전에 미국의 영어 교육 현실에 대해서도 쓰기도 했다. 미국에서 교포로 있는 아버지들과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부러웠던 게 있다. 우리와 미국의 아빠가 아이를 위해 시간을 낼 수 있는 측면에서 차이가 많이 나더라. 그건 아이에겐 중요한 문제다.”

최근 10여 년 전부터 엄마표 영어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어떤 사례는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어쩌면 그렇게 잘 진행했을까 싶기도 하고, 어떤 사례는 다소 위태로워 보이기도 한다.(p.5)

책은 대체로,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을 타깃으로 한 것 같다. 그만큼 이 무렵이 영어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서였나.

“처음 영어를 시작할 때부터 초등학교 정도까지다. 중학교 이상 되면 엄마나 다른 사람이 학습에 관여할 수 없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도 생기고,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이 생겨서 그렇다.”

한국의 열성부모와 미국의 열성부모와 무엇이 같고 어떻게 다른가.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 됐는데, 아이 친구 엄마들의 학구열이 높은 지역에서 살았다. 백인 중산층이 많이 살고, 아시아에서도 학구열이 높은 부모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었다. 그런데 엄마들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미국은 교육의 도피처처럼 생각하잖나. 선망도 하고.

그런데, 상상 이상이었다. 엄마들이 3~4살 되는 아이들 학원도 다 직접 데려다주고 엄마들이 직접 공부에 개입하고. 공부에 관해서라면 우리의 조기교육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것을 시키고 있더라. 또 경쟁도 심하고, 미국에서도 아이 공부 서포트하기가 힘들구나, 하는 걸 느꼈다.

그 엄마들 보면서 놀라움이 컸다. 그런데, 이 사람들도 이렇게 힘들게 일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엄마들과 달리 치인다는 느낌이 들지 않더라. 고민을 했다. 찾았던 답은 우리나라는 유행이 있고, 비교하는 경향이 있으며, 아이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어떤 가야할 단계가 있다. 하지만, 미국 엄마들은 자기 페이스대로 간다. 교육의 주도권이 유행이 아니라 엄마 자신에게 있거나 아이에게 있는 거지. 조금은 덜 부대끼고, 더 힘들어하지 않더라.”


영어는 긴 여정이다.… 빨리 가는 아이도 있고, 느리지만 꾸준히 가는 아이도 있다. 중요한 것은 고비마다 아이를 관찰하고,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찾아 다음을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엄마의 여유로운 시선이다. (p.266~267)

누구처럼 하라든가, 이 학원을 다니라든가, 이 학습법만이 최고다, 라는 말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아이 성향에 따른 맞춤형 방법을 제시했다. 왜 맞춤형으로 가야하는가.

“사실 우리 부모 세대는 영어 방법이나 성향 등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고, 하지도 못한 세대였다. 그저 획일화된 방법으로 배웠다. 이제는 달라졌다. 방법도 다양해졌고, 선택해야할 상황이 됐다. 귀국해서 영어유치원에서 가르쳤는데, 20명의 아이들이 있었다. 저마다 무척이나 달랐다. 어디에? 즐거워하고, 어느 부분에서 더 열심히 하는지, 성향이 다른 거다. 쌍둥이 아이도 있었는데, 그들마저도 다르더라.

노래를 틀어줄 때 반응하는 아이들이 있고, 다른 것에서 반응하는 아이들도 있다. 여러 방법을 시도했다. 아이들이 너무도 다른 성향을 갖고 있고, 좋아하는 방법을 시도했을 때 즐겁게 잘한다는 것도 알았다. 좋다는 방법을 따라할 것이 아니라, 아이를 관찰해서 영어교육을 시작하면 어떤가, 생각하게 됐다.”


아이들은 다 다른데 교수 방법이 한 가지인 것이 문제다. 더 근본적으로는 겉으로 드러나는 학습법 이면에 어떤 원리가 숨어 있는지 모른다는 게 문제이다. (p.21)

다른 아이와 다른 내 아이(의 성향)를 알기 위해 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는 무엇인가.

“일단 아이에게 성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출발하면, 50%는 확실히 다르다. 보통 아이의 성향이 다름을 인정하는 것 같지만, 영어 학습에서는 인정을 안 한다. (웃음) 내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 옆집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이 있다는 것 알지만, 옆집 아이 잘 하는 영어학습법이 있으면, 그대로 따르려고 한다.

그 다음에는 엄마가 아이를 지켜보면서 시도해 봐야 하는데, 다른 선생님에게 듣는 이야기가 있다. 아이가 집에서 엄마를 대할 때와 바깥에서가 다를 수 있다. 다른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면 좋은 방법이 나올 수 있다. 일단 귀를 기울여라.”


영어는 아이의 자발적 선택보다 부모에 의한 시작이 절대적이다. 그러다보니 부모의 기대치가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남들 좋다는 학습법에 귀가 솔깃해지기 마련이다.

“아이들이 엄마에게 영어가 재미없다거나 부담스러워한다는 얘길 많이 한다. 그건 당연하다. 영어는 외국어다. 어른들은 필요성을 알지만, 아이들은 그 필요성을 모른다. 필요성을 모르는 상황에서, 과제처럼 비디오를 보고 책 보라는데 재미없고 부담스럽지 않겠나. 하버드대의 한 교수가 그랬다. 아이들에게 영어 비디오를 보라고 하는데, 어른들에게 아라비아어로 된 비디오를 보라고 하면 어떻겠니. 생각해보면, 말도 모르는데, 영어 학원에 가서 앉아있고, 영어비디오를 보는 것이 굉장히 어렵지 않겠나.

뭣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놀이로 접근해야 한다. 재미가 있고, 놀이로 하면 아이가 성장하면서 영어를 듣고 접하면서 동기를 얻을 수 있다. 아이들의 어려움이나 심정을 알고, 동기를 찾아줄 수 있도록 부모가 고민하면 좋겠다.”


로드맵을 만들고, 로드맵별 아이 성향 맞춤형 교육방법을 제시했다. 얼마나 연구한 방법론이며, 실제로 적용해보니 어떤가.

“공부에 절대적인 순서는 없는 것 같다. 다 다른데, 절대적이랄 순 없지만, 대략의 흐름은 있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을 보면서 이런 부분은 지켜줘야겠다는 것이 생겼다. 파닉스를 시작해서 간단한 단어를 외우면서 가다가, 단어가 폭발적으로 늘었을 경우, 나 영어공부 안 할래, 하는 경우가 생긴다. 영어공부를 안 하겠다고 말하는 시점이 생기는데, 역으로 추적하다보니, 아이들이 고생하는 부분을 찾았다. 로드맵이 백에 백의 아이들에게 다 맞는 건 아니지만, 계획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초기 영어 단계에서 실패하는 원인은 제때에 다음 단계로 연결해주지 못해 아이들의 흥미가 떨어지거나 갑자기 어렵다고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p.103)

좀 전에 언급했는데, 영어교육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 ‘동기’에 대해 말해준다면.

“엄마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영어는 제2언어와도 달라서, 집밖에 나가면 쓸 데가 없다. 어른들은 회사에 가서 영어 미팅도 하고 그러지만, 아이들은 쓸 일이 없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동기를 주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동기가 쌓였을 때 학년이 올라가면서 책을 읽는 즐거움이나 영화가 들리는 즐거움을 맞볼 수 있다. 동기를 찾아주는 게 중요하다.”

어떤 동기를 가졌느냐에 따라 또 얼마나 강한 동기를 가졌느냐에 따라 영어가 빨리 늘기도 하고 더디 늘기도 한다. 때문에 ‘동기’는 외국어를 잘 할 수 있는 요?? 중에서 가장 많은 연구가 되어 온 분야다. (p.29)

공부의 ‘재미’도 훈련이라고 했다. 재미를 위한 훈련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엄마가 아이와 함께 공부를 하다보면, 학습지도 마찬가지지만, 공부 외적인 문제가 생긴다. 집에서 하다보면 정해진 시간 내 분량을 맞추기 힘들고, 공부 외적인 부분들을 많이 있다 보니, 애로가 생긴다.

재미를 위한 훈련은 엄마와 아이가 맞춰가는 과정과도 같다. 주어진 시간 안에 엄마가 화 날 때도 있고, 아이가 싫어할 때도 있는데, 아이의 패턴을 잘 관찰해야 한다. 아이가 비디올 10분 이상 보면 엉덩이 들썩들썩 하더라. 읽고 쓰는 것보다 몸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더라. 이런 파악을 하는 것이 과정이고, 잘 되는 것, 잘 안 되는 것이 나온다. 잘 안 되는 것은 버리고, 잘 되는 방향으로 경우를 모으면 아이에게 훈련이 되고, 공부에도 재미가 붙고, 그것이 습관이 된다.”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처음부터 아이를 관찰하고 흥미를 이어주는 것,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회의가 찾아들 때 함께 돌파구를 찾아가는 것 모두가 훈련 과정이다. 초기 단계에 이런 훈련이 잘 되면 나중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 극복하며 나름의 재미를 찾아간다. (p.31)

우리말 잘하는 아이가 영어도 잘한다고 했다. 우리말도 잘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면.

“한쪽 언어에서 생긴 사고력이나 이해력은 다른 언어로도 옮는다. 책을 읽는다고 했을 때, 읽어서 이해하는 것 같지만, 전에 알고 있던 배경지식 등 모든 것이 들어가면서 읽게 되는 거다. 이해력이나 사고력, 모든 것이 국어 안에서 생기면 빨리 영어로도 옮겨간다.

대학원에서 이런 케이스 스터디를 했다. 초등 1학년 여자 아이 두 명이었다. 한 명은 한국에서 유학 온 사람의 자녀였고, 다른 한 명은 교포의 자녀였다. 처음엔 2명 모두 수줍어서 말을 잘못했는데, 6개월 후 교포의 자녀가 유급당할 위기에 처했다. 집을 방문하고 그랬는데, 두 아이의 큰 차이는 없었다. 지능은 물론, 부모의 영어 실력이나 아이 기대치, 재력 등. 그런데 영어를 잘 하게 된 아이는 따로 있었다.

한 가지 차이가 있었는데, 우리말 실력이었다. 교포 자녀는 초등 1학년인데 혼돈이 많고, 이해력 등이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였다. 유학 온 아이는 책을 읽고 생각을 얘기할 정도였다. 6개월을 똑같이 노출했을 때, 학교에서 요구하는 독해력이나 인지력, 사고력 등은 차이를 드러냈다 시험이나 작문은 유학 온 아이가 잘하는 거다. 흥미로운 결과에서 시작해서 관찰하다 보니, 우리말 잘하는 아이가 영어도 잘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영어는 생각을 담아내는 그릇일 뿐이라는 것을 늘 기억하자. 그 속에 담길 내용과 보기 좋고 먹기 좋게 담아내는 능력은 우리말 실력에서 오는 이해력과 사고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p.47)


아이의 학습 스타일 관찰은 아이에게 좀 더 효과적인 학습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다. 이는 영어뿐 아니라 다른 교과에도 적용될 말 같은데, 아이의 학습 스타일을 관찰할 때 필요한 점은 어떤 것이 있나.

“일단은 객관적인 태도가 있어야 한다. 직접 엄마가 가르치면서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엄마들이 하나하나 해 보면서 찾아갈 수 있다. 말씀드리고 싶은 건, 성향이 있다고 말씀드리면, 그거 어디서 검사해요? 어떻게 검사해요? 어떻게 할까요? 묻는데,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역방향이다. 직접 해보고 비디오를 좋아하는지, 오디오를 좋아하는지, 알아보면 엄마들이 방법을 찾아갈 수 있다.

로드맵을 보면, 맨 마지막이 저널 쓰기다. 읽고 말하는 과정도 있지만, 마지막이 글쓰기로 마무리되고 “우리의 작문 실력에 비하면 말하기는 아무 문제도 아니”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영어교육에서도 글쓰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말을 잘못해서 거기에 대한 쌓인 것이 많다. (웃음) 그것이 영어 교육에도 투영되면서 말이 중요시됐다. 한 일본인 학원 강사를 알게 돼서 얘기를 했는데, 일본도 똑같은 경험을 했다더라. 아이들에게 초중고에서 말로만 가르쳤더니, 대학에 가서 말도 못하고 글도 못 쓰더라는. 그래서 다시 방향이 돌아갔다고 하더라. 뮸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작문이 중요한 것은, 쓰이는 부분도 그렇지만 아이가 영어 실력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다. 아이가 영어를 쓰는 환경을 생각해보면, 말보다 글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말은 실수하면 고칠 수 있지만, 글은 그렇지 않다. 비즈니스 서류나 이메일을 주고받을 때 어처구니없는 실수도 벌어진다. 미국 교수들도 한국인이 유학 와서 리포트 등을 제출하면 굉장히 놀란단다. 단어 수준 등은 높은데, 작문이 떨어진다고 하더라. 자신의 생각을 말이 아닌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쓰고, 우리의 화법이 아닌 미국인 화법으로 전달할 수 있는 작문 기술을 학습해야하지 않을까.”


말은 얼굴을 보고 하는 것이니 실수를 해도 금방 고치면 되고, 언어 이외의 시각적 자료나 얼굴 표정, 몸짓 등을 통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글을 그렇지 않다. 특히 비즈니스 상황에서 글은 문서로 남기 때문에 실수를 해서는 곤란하다. 그들의 글쓰기 화법을 몰라서 낭패를 당한 사례들은 수도 없이 많다. (p.253)

너무 이른 나이부터 영어 교육을 시킨다는 비판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나도 태교 때부터 하는 건, 찬성하지 않는다. 강연을 다녀보면 임신한 상태에서 오는 경우도 있다. 그 관심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것보다는 아이에 대해 구체적인 기대치를 가지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즉, 어느 정도의 영어를 했으면 좋겠다는 구체적인. 대입에서 좋은 성적을 얻길 바라는지, 외국인을 만나 당황하지 않고 여행도 다닐 수 있는 영어를 원하는지, 먼 미래의 모습을 그린다면 거기에 맞는 교육계획을 짤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영어 교육에 있어 우리말 발달 상황을 체크하라고 말씀 드린다. 두 언어를 배우는 건 한 언어 배우는 것과 다르다. 이것은 부모의 선택이다. 어떤 것이 영어에 도움을 줄 것인가, 선택하고, 장단점을 알고 가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구체적인 부분을 그려야 한다.

비용이나 시간의 차이 때문에 불필요하게 아이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경제적인 부분에 손실이 있을 수도 있고. 의사소통을 시작하는 단계를 기준으로 봤으면 좋겠다. 영어가 발달되는 상황은 개인차가 있다. 두 단어 단계는 언어에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아는 단계인데, 영어를 접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다. 가장 좋은 건, 미국에서 모국어로 배우는 아이들과 비슷하게 맞춰 가면 좋다. 미국에선 유치원이나 만 5세까지 글을 배우진 않는다. 초등학교에 가면서 책 읽고 글을 배운다. 거기에 맞춰갈 수 있으면 좋다.”


현장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영어 교육과 관련한 칼럼을 쓰는 입장에서 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보나.

“가장 아쉬운 건, 영어가 외국어라서 충분한 시간이 들어가야 결과물이 나온다. 그 시간은 1~2년이 아니고 굉장히 긴 과정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마인드가 있으면 좋겠다. 이 학습법이 좋다, 이러면 따라가다가 안 된다 싶으면 버리는데, 그건 실패가 아니다. 실패라고 생각한 것이 쌓여서 성공이 될 수도 있다. 인내심을 갖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큰 그림으로 접근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영어교육과 관련,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엄마들이 아이의 학습 면에서 어느 때보다 부담이 큰 시기다. 성공적인 엄마가 매스컴에서 부각이 되면서, 그러지 않은 엄마들이 너무 부담스러워 하고 불필요한 좌절감도 느낀다. 학습도 어린 나이에는 놀이가 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아이가 (영어를) 너무 부담스러워하면 안 된다. 재미있어서 할 수 있도록 믿고 기다려주고, 흥미위주로 할 수 있도록 (부모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아이들이 더디 갈 때 여유롭게 기다려 주고, 피치를 올리려 할 때 마음껏 응원해 주는 그런 엄마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나도 그런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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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이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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