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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강연회] 아이들은 왜 10 넘는 숫자 어려워하나? - 『아이들은 왜 수학을 어려워할까?』안승철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어떤 수 세계가 들어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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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사촌동생 중 초등학교 4학년짜리 여자아이가 있어 잠시 수학 공부를 봐 준 적이 있다. 문장식 문제를 풀다가 몇 개의 물건을 몇 명에게 나눠줘야 할까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서 막힌다.

“야호! 여름방학이다~”를 신나게 외치는 아이들의 해맑은 환호성은 흘러간 추억의 소리가 된 요즘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여름방학이 코앞에 닥치면 시골할머니 댁으로 혹은 한여름의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계곡이나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닷가로 떠날 생각에 마음부터 설레던 것이 당연한 풍경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초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각종 학습지를 풀고 영어나 수학 학원 한두 개쯤은 기본으로 다니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부모들의 여름방학과는 사뭇 달라진 여름방학을 맞이한다고나 할까. 여름방학이 미처 시작되기도 전부터 저 멀리 미국이나 캐나다는 아니더라도 비교적 가까운 싱가폴이나 필리핀으로의 영어연수를 떠나는 아이들이 적지 않고, 학원에서의 방학특강으로 심기일전하기 일쑤이다. 물론 당사자인 아이들보다 부모들의 열성으로 기인한 것일 테지만 말이다.

그런 이유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토요휴업일인 탓이었는지, 아직 여름방학을 한참이나 앞둔 지난 7월 10일 강남의 한 어학원에서 열린 『수학 점수의 벽 뛰어넘기』의 저자 도리아빠의 강연회에 방학을 앞둔 자녀들을 동반한 부모들이 적지 않았다. 부모들의 수만큼이나 많은 아이들의 모습에 저자인 도리아빠는 이날의 강연을 ‘누구’에게 초점을 맞춰야 할지 잠시 당황한 듯 인사말을 열었다. 놀토라 아이들이 많이 왔는데 아이들이 이렇게 많이 올 것이라고 사실 생각도 하지 못했노라고.

이어 자신을 옆집 아저씨 같은 평범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도리아빠는 3년 전 처음 인터넷에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수학에는 걱정이 많은데 정작 수학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더라는 것, 그것은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를 바꾸고자 하는 마음이 강한 탓이기도 하며, 바로 걱정하는 부모들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저자는 이에 대해 부모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먼저 운을 떼었다.

사실 평범한 사람이라는 저자의 말과는 달리 그의 저서 『수학 점수의 벽 뛰어넘기』에 소개된 글을 보면 ‘초등생이던 딸아이가 『수학의 정석』이란 책을 과외 공부해야 하는 현실에 충격을 받고 아이와 맨투맨으로 수학공부를 시작하였다.(중략) 아이들의 공부를 도와주면서 스스로 연구하고 터득한 수학공부의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을 다음의 카페에서 제시해서 큰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현재 다음 카페 ‘평범한 부모들의 수학 사랑방’의 운영자로 회원들과 함께 아이들의 수학공부에 관하여 틈틈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있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아빠임에 틀림없다.


얼마 전부터 ‘홈스쿨링’이니 ‘엄마표 학습’이니 하는 말이 학령기의 자녀들 둔 부모들에게 낯설지 않다. 이는 가계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사교육비를 절약할 목적은 차치하고라도 무분별한 사교육을 지양하고, 무턱대고 아이들의 공부를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는 부모도 아이의 학습에 보다 주체적인 협력자가 되고자 하는 바람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러고 보면 도리아빠는 엄마표가 아닌 ‘아빠표’ 학습이란 또 다른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셈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정작 많은 아빠들의 현실은 얼마나 다른가? 대부분의 엄마들과 아이들에게 아빠란 존재는 가끔 시대에 뒤처지는 뜬소리나 하는 구세대거나 혹은 엄마표 학습의 방해꾼(?)으로 인식되는 것이 현실 아닌가 말이다. ‘가뭄에 콩 나듯’ 하지만 도리아빠 같은 아빠표 학습의 선구자들이 있음에도 아직은 ‘아빠표 학습’이 익숙한 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요즘 부모들은 간섭을 많이 하는데 그것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놔두자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 내가 자라던 과거만 해도 밖에서의 유혹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두워지면 집에 들어와서 공부 외에는 할 일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컴퓨터에 텔레비전 등 유혹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 부모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냥 ‘때가 되면 하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천만합니다. 제때 아이가 할 수 있도록 관심은 가져주되 간섭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라는 도리아빠는 강연 내내 부모는 물론 아이들의 눈과 귀를 활짝 열게 했다.

수학은 왜 어렵고 힘들까?

과목 중에 제일 많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바로 수학임에도 아이들이 왜 수학을 어려워할까? 수학이 어렵고 힘든 이유는 바로 부모! 부모의 욕심이 아이의 수학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오늘 강연의 대상이 학부모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만약 강연의 대상이 선생님이거나 아이들이었다면 또 달랐을 거라며 의미 있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렇다면 자녀들의 수학을 어렵고 힘들게 만드는 대표적인 부모의 유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자신은 과연 어떤 유형의 부모인지 살펴보시라. 가슴이 조금은 뜨끔할지도 모르겠다.

- 조련사형: 주로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학습지를 시키는 형으로 한손에는 진공청소기를, 한손에는 회초리를 들고 있다. 여기서 진공청소기의 용도를 밝히자면 지우개 가루를 빨아들이는 도구이다.
참고로, 연산학습지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연산학습지에 매달리는 것이 수학을 못하게 한다. 연산학습지는 애초 일본에서 학습부진아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기본적으로 사칙연산만이라도 하게끔 반복시키던 것이었다. 아울러 수학은 시간을 재면서 하는 순간 망치기 시작하는 것이다.
- 방목형: 엄마보다는 아빠가 많은데, 엄마가 진공청소기와 회초리를 들고 아이를 닦달할 때 옆에서 ‘놔둬라, 때 되면 한다.’고 짐짓 여유를 부린다. 하지만 제일 위험한 경우라 할 수 있겠다.
- 백화점형: 주로 팔랑귀를 가진 부모에게 많은데, 대체로 중1,2학년까지 나타난다.
이밖에도 중3 때쯤 나타나는 한풀이형, 고3 때 나타나는 포기형 등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수학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 부모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1. 초?중?고등학교 수학의 전체적인 흐름을 알고 있어라
2. 로드맵을 세워라
3. 아이의 성취도와 이해에 적합한 교재를 선택하라
4. 아이들이 신경을 써서 개념을 파악하고 정리하게 하라
5. 아이에게 확신과 격려, 믿음을 주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무슨 교재의 문제를 풀고 있는지 보다 지금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또 학교에서 학원에서 돌아오는 아이에게 맛난 간식으로 학교나 학원에 다녀온 것 자체에 마음 쓰기보다는 아이가 배워온 것을 제대로 익힐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부모의 올바른 역할이라는 것이라고. 예를 들면, 아이가 수학 문제를 풀면 즉시 채점을 해주어 틀린 것을 바로 풀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우리 아이 여름방학 수학공부’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방학이 무엇이냐고 묻는 도리아빠의 질문에 몇몇 아이들이 한자를 풀어가며 그럴듯한 대답을 했다. 방학은 놓을 방(放)과 배울 학(學)으로 그 뜻을 풀자면 ‘배우는 것을 놓다.’라고 풀어주니 아이들은 즐거운 환호를 지르고, 엄마들은 어이가 없어 웃는 바람에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하지만 뒤 이어 학습(學習)이 ‘배우고 익히는 것’을 의미한다면, 방학 중에는 배우는 것을 멈추고 익히는 시기라고 하니, 이번에는 전세가 뒤바뀌어 또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도리아빠의 충분히 근거가 있고 재치 넘치는 풀이에 방학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된 순간이었다.

그러고 보면 수학 역시 새롭게 배우기보다는 1학기 때 배운 것을 다시금 익히는 시기가 바로 여름방학이라 하겠다. 방학을 앞두고 일부 학원에서는 당연한 것처럼 선행을 하는데, 그러다보니 아이들의 제 학년 공부는 정작 시간이 부족한 셈이다. 무조건 미리 배우는 선행보다는 본 학습 위주의 공부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마땅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도리아빠가 알려주는 선행과 예습의 정의(?)는? 선행은 한 학년(1년) 이상의 것을 미리 배우는 것이고, 예습은 다음 학기를 미리 공부하는 것이라고! (그렇다고, 다음 학기를 철저히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이나 원리를 파악하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여름방학 중 수학공부는 미진했던 1학기 공부와 2학기에 배울 내용을 예습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1학기 중에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익혀(복습) 수학 실력을 다지는 기간이 바로 여름방학이라면 복습은 과연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까?

1. 적당한 교재를 선정한다(1학기 중에 사용하던 교재도 무방하다)
2. 노트정리와 대표문제를 먼저 풀고(대표문제는 교재의 핵심문제로 난이도가 어렵지 않다), 오답과 교재의 마지막 단계(보통 3단계 문제로 난이도가 있다)의 문제를 푼다.
3. 해답지를 연구하라 (문제를 풀면 바로 채점을 하고 틀린 문제는 다시 풀게 한다. 그래도 틀리면 해답지를 주어 모범답안을 연구하게 한다.)


예정된 시간을 넘기고도 한참동안이나 도리아빠의 강연은 계속되었다. 당시 5학년이었던 큰 아이가 현재 중2라고 하니 그동안 아이를 가르치며 겪고 터득하게 된 비결이나 노하우를 어찌 한두 시간의 강연으로 다 풀어놓을 수가 있을까……

‘수학’의 높은 벽 앞에서 막막해하는 부모들에게, 아이와 함께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이미 성취한 도리아빠가 목청 높여 강조한 것은 바로 수학 때문에 아이들이 실망하지 않고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하고 칭찬하라는 것, 부모의 사랑이 담긴 간섭과 믿음이 아이들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배움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정작 배운 것을 제대로 익힐 시간이 부족하다는 도리아빠의 말이 의미 있게 다가왔다. 가만히 있어도 지치는 여름,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배우기보다는 지난 학기에 배웠던 것을 제대로 익힘으로써 부족했던 자신감을 얻는 것이 바로 여름방학의 참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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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수학을 어려워할까?

<안승철> 저11,7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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