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なら傘持って、晴れたらコ-ヒ-飮んで
みんなこうして生きて行くのに。
비가 오면 우산 들고, 개이면 커피 한 잔 마시며…
모두들 흔히 하듯, 그렇게.
보아와 소녀시대가 오리콘 차트를 휩쓸고, 배용준과 이병헌의 흔적을 찾으러 한국에 오는 일본 팬들이 넘쳐나는 모습이 이젠 익숙한 시대이다. 하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일본에서 한국 문화는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겨울연가>의 배용준이 일본에 상륙하기 전부터 윤손하가 원조 한류스타라는 사실을 요즘 젊은이들을 기억할까?
1994년 미스춘향 선발대회 선으로 이름을 알리며 같은 해 KBS 16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하여 드라마 <레디고>, <눈꽃>,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등에서 청초하면서도 지적인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윤손하. 그녀는 대뜸 2000년 소나(ソナ)라는 이름으로 일본에 진출해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순발력과 재치를 뽐내며 원조 한류스타로 등극했다.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연기자와 가수 그리고 아이 엄마로서 1인 3역을 해내는 슈퍼 맘이 됐다. 솔직 담백한 일상을 털어놓는 블로그
(//ameblo.jp/made-in-kimchi)를 일본어로 직접 운영하며 일본 여성들의 공감과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런 그녀가 한 권의 책
『윤손하의 소소한 도쿄』을 냈다. 지난 10년간 도쿄에서 생활하며 차곡차곡 기록해둔 그녀만의 명소를 예쁜 사진과 함께 술술 풀어나간다. 도쿄 안의 작은 유럽과도 같은 에비스, 서민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키치죠지, 캠퍼스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구니다치 등 소박한 일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산책 코스는 어떤 일본 여행 책자에서도 발견하기 힘든 곳이다. 기존의 여행자보다 도쿄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선별했다. 카페와 빵집, 케이크 전문점 같은 일본 특유의 맛집도 46곳이나 간추려 소개한다.
윤손하는 지난 10년간의 도쿄 생활이 결코 순조롭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히라가나도 모르고 일본에 와서 생고생을 시작했지만 금세 유창한 일본어를 익혀 일본 사회에 적응해 나갔다. 그녀의 특별한 일본어 학습법은 일본 여행이나 유학 등을 계획한 사람에게도 아주 쓸모가 있을 법 싶다.
그 밖에도 이 책에는 볼거리가 많다. 방송 녹화 중 화장실에서 울음을 터뜨린 사연, 우리와는 너무 다른 일본인 친구 사귀기, 한국 남자와 일본 남자의 차이점, 일본 문화에 대해 새롭게 배운 점 등 일본에서 겪은 수많은 경험을 담담히 써 내려갔다. 한국에서 온 ‘소나짱(일본에서 불리는 명칭)’이 겪고 느꼈던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을 솔직하고도 때로는 유머러스하다.
이 책은 이미 초판 5000부가 모두 팔려 나갔다. 윤손하 스스로도 놀라서 2탄을 준비 중이라고 하니 그녀의 능력이 어디까지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