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 동안 모으고 분류하고 정리한 글의 내용들을 이제 원고라는 최종 형태로 만들어 내는 집필 과정만이 남았습니다. 저를 만나는 사람들은 집필을 할 때 주로 어디서 하냐는 질문을 많이 하고, 저는 카페에서 할 때가 많다고 대답합니다. 그럴 때마다 곧바로 ‘참 부럽습니다.’라는 감탄이 돌아옵니다. 카페에서 향기로운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노트북 컴퓨터의 자판을 ‘폼 나게’ 두드리다가 간혹 고개를 들어 길 가는 행인들을 바라보는 신선놀음의 광경이 그려지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일을 하기 시작하면 카페는 더 이상 한가로운 쉼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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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책을 쓰는 단계 하나하나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시험하는 과정입니다. 작품을 쓸 때마다 요구되는 것은 노련함보다는 새로움이지만, 더 많은 책을 쓴 작가가 가지게 되는 가장 큰 자산은 아마 자신에 대한 믿음일 것입니다.
첫 고비를 잘 넘기고 나면 그 때부터 글쓰기가 궤도에 올랐다는 느낌이 옵니다. 중간 중간 풀리지 않는 부분에 부딪쳐 며칠씩 작업이 제자리걸음일 때도 있지만 대체로 순탄하게 진행이 됩니다. 때로 느낌이 좋은 부분을 쓰게 될 때면 하루에 몇 십 매 씩 쓰는 날도 있습니다. 이렇게 원고가 잘 쓰이는 날은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분이 좋고, 뭔가에 막혀 종일 죽을 쑨 날은 지구 종말을 맞은 것 같은 심정이 되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스스로가 조울증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원고의 절반을 넘기고 얼마가 지나면 그 동안 원고를 쭉 끌어 오던 에너지가 바닥나게 됩니다. 앞서도 이야기한 바가 있지만 책을 쓴다는 것은 글재주가 있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로 뚝심이 필요한 일이지요. 힘이 마르게 되면 글을 더 이상 쓰기 싫어지고 빨리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만 듭니다. 이럴 때 밀리지 않고 끝까지 앉아 원고를 완성할 수 있는 고집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이제 초고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작가의 일이 이것으로 모두 끝난 것은 아닙니다.
소설가, 에세이스트. 1974년 서울 출생. 숙명여대 국문학과 재학 시절부터 방송작가, 자유기고가,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다. 출간 이후 80만 부 이상이 판매되며 여성 에세이 분야의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한 베스트셀러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2004)를 비롯하여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 실천편』(2006), 『여자, 거침없이 떠나라』(2008), 『여자의 인생은 결혼으로 완성된다』(2009), 『여자, 그림으로 행복해지다』(2010) 등 2030 여성을 위한 에세이를 펴내어 독자들의 뜨거운 지지와 공감을 얻었다. 또한 그녀의 여성 에세이는 중국과 대만, 베트남, 몽골에 번역 출간되었고 특히 중국에서는 15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보이며 자국 위주의 중국 출판계에서는 드물게 비소설 분야의 베스트셀러 1위 기록을 세우는 등 여자에게 솔직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전해주는 멘토의 지침서로서 언어와 문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동시대 아시아 여성들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남인숙> 저10,800원(10% + 5%)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의 작가 남인숙이 전하는 여자를 행복하게 하는 명화 에세이 소설가가 소설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담아낸다면, 화가는 그림에 자신의 모든 존재를 담아낸다. 소설 속에 작가가 살아있듯이 그림 속에는 그 그림을 그린 예술가가 오롯이 살아있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