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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광고하다 박웅현,강창래 공저 | 알마 |
이 책은 단순히 광고에 대해 서술한 책이 아니다. 창의성에 관한 책이다. 창의성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광고라는 도구를 사용했을 뿐이다. 한국 사회나 광고업계에서 창의적이라고 인정받은, 박웅현의 성공적인 광고물을 바탕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의 창의성과 소통의 기술’을 밝히려는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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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목적에 자신의 온 힘과 정신을 다해 몰두하는 사람만이 진정 탁월한 사람이다. 이런 까닭에 탁월해지는 데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요구된다.” - 아인슈타인
공부만 하면 되던 학창 시절에도, 일만이라도 잘 해내야 하는 직장 생활에서도 마무리 즈음에는 늘 ‘이 정도면 됐어’라고 본능적인 위안을 해 왔었다. 그 위안은 무의식중에 실력의 한계선을 만들었고 고만고만한 수준 사이를 떠돌게 했다. 이건 아니지 싶어 마음 딱 먹고 잘해 볼라치면 초반에 너무 공들인 탓에 마무리가 허겁지겁되거나, ‘이번만 하고 말 것도 아닌데’라는 유혹에 또 녹아 그저 그런 성적표, 시들하기 짝이 없는 결과물을 내놓고야 만다. 본격 직장 생활 돌입 이후 똑똑치 못한 머리는 그렇다 치고 탁월함, 창의성, 기발함이 내게 있기나 한 건지 늘 의문이었다. 왜 늘 똑같을까? 어디 가서 좀 배울 수는 없을까? ‘남들 안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강박은 이제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의 빚이 되어버렸다.
그를 만난 건 우연히 TV에서였다. 독특한 헤어스타일, 검은 뿔테 안경, 깡마른 체구에 찢어진 청바지와 면 티, 신경 써서 기른 듯한 수염, 여기에 젊지도 늙지도 않은 묘한 마스크로 뭔가를 열심히 설명한다. 자세히 보니 박웅현이다. 이번에는 그가 만든 독특하고 감동적인 광고를 통해서가 아닌 훌륭하고도 지당한 말솜씨에 매료되었다. 채널은 고정되고, 곧바로 박웅현 인터뷰집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를 주문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밀려온 그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채워주기에 이 책은 충분했다. 박웅현이야말로 광고계에서 아인슈타인의 경구를 실천하고 있는 탁월한 사람이다.
“최선을 다해 결정하고, 결정한 일은 더 이상의 대안이 없는 것처럼 집중한다. 설사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해도 좋은 결과를 이루어 옳은 결정이 될 수 있도록.” - 박웅현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사람을 향합니다’ ‘정말이지 놀라운 이야기’ ‘생각이 에너지다’ ‘진심이 짓는다’ KTF ‘잘 자, 내 꿈 꿔!’ 던킨도너츠 ‘커피 앤 도넛’ SK텔레콤 ‘생활의 중심’ 네이버 ‘세상의 모든 지식’ 등 듣기만 해도 이미지가 자동연상되는 성공작들이 줄을 섰다. 그의 광고 속에는 탄성을 자아내는 기발함, 심장 깊은 곳을 건드리는 감수성, 정곡을 찔린 유머가 능수능란하게 녹아있다. 간결하나 강력한 카피는 15초의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최종 순간까지 한 번 더 쥐어짜낸 집중의 힘이 독창성과 탁월함으로 발효되어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이 없다.
창의성, 탁월함을 키우기 위해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박웅현의 습관이었다. 그는 늘 책을 읽고, 잊어서는 안 될 문장들을 메모한다. 그의 사무실 벽면에는 박상우 시인의 ‘새로운 라면에 속지 않으려면 심오한 철학이 필요하다’가 붙어 있다.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광고계에 있지만 돈보다 사람과 철학, 시대정신을 먼저 읽어내기 위해 책을 끼고 산다. 그는 평상시 운동으로 기초 체력을 다져놓은 프로 선수처럼 독서와 메모로 창의력의 잔근육을 키우고 필요한 시점에 집중적으로 꺼내 쓸 줄 아는 사람이었다.
혹시나 현대판 영웅전이 아닐까 우려한다면 걱정 없이 봐도 좋겠다. 인터뷰어 강창래는 객관의 필터 역할을 잘 수행해 너무 거대해질 수 있는 인터뷰이를 잘 잡아주었다. 대신에 서로에 대한 믿음과 진실한 소통이 더해져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벅차오른다. 만약 지금 한계 극복, 새로운 목표, 창의력 증진에 도전 중이라면 먼저 박웅현을 만나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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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웅현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대학에서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제일기획에서 광고 일을 시작해 지금은 TBWA KOREA의 ECD로 일하고 있으며 칸국제광고제, 아시아퍼시픽광고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새로운 생각, 좋은 생각을 찾아 그것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를 좋아해 글도 열심히 쓰고 있다. 그의 머리에서 나온 대표적인 카피 또는 캠페인으로 〈사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지킬 것을 지켜가는 남자〉〈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경의선은 경제입니다〉〈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사람을 향합니다〉〈정말이지 놀라운 이야기〉〈생각이 에너지다〉〈엑스캔버스하다〉〈진심이 짓는다〉, KTF〈잘 자, 내 꿈 꿔!〉캠페인, 던킨도너츠〈커피 앤 도넛〉, SK 텔레콤〈생활의 중심〉캠페인, 네이버〈세상의 모든 지식〉캠페인 들이 있다. 쓴 책으로는『다섯 친구 이야기』『나는 뉴욕을 질투한다』『시선』(공저),『디자인 강국의 꿈』(공저), 『아트와 카피의 행복한 결혼』(공저) 들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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