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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거장 조르주 루오! 해외 첫 공개작 들고 한국을 찾다

해외 첫 공개작 들고 한국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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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국민 화가 조르주 루오의 작품전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에 전시될 168점 중 세계에서 한 차례도 공개되지 않았던 미공개작 80여 점이 포함되어 화제다.

프랑스의 국민 화가 조르주 루오의 작품전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에 전시될 168점 중 세계에서 한 차례도 공개되지 않았던 미공개작 80여 점이 포함되어 화제다. 이번 전시는 퐁피두센터가 소장하고 있는 루오 컬렉션에서 「견습공」 「베로니카」 「미제레레」 등 그의 대표작과 함께, 퐁피두센터 내에서도 전시된 적 없는 가을 야경 시리즈를 비롯, 프랑스 밖으로 처음 나오는 퍼레이드, 풍경 시리즈가 함께 전시된다.

☞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 예매하기

루오전이 세계 최초 규모라는 타이틀을 붙일 만큼, 성대하게 펼쳐지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조르주 루오에게 한국인 손녀가 있었다는 것. 루오의 딸 이자벨 루오는 한국 전쟁고아를 입양할 만큼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이 사실은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원로 화가이자 이자벨 루오와 각별하게 지냈던 방혜자(72) 씨의 회고로 밝혀졌다. 방혜자 씨는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을 찾아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주기도 한 이자벨 루오와의 추억을 털어놓기도 했다.

20세기 전반에 마티스와 피카소를 뛰어넘는 당대 최고의 작가로 인정받았던 조르주 루오는, 야수파, 입체주의, 표현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고집하여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특한 화풍을 이루어낸 프랑스의 화가다. 다수의 전시를 통해 프랑스에서는 물론 유럽 전역과 아메리카, 일본에서 미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20세기 현대 미술의 대명사이다.

관람객들이 루오의 걸작 「그리스도의 얼굴」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은 포토데이로 자유롭게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조르주 루오는 10세 때부터 그림 공부를 시작했고, 14세에 스테인드글라스 견습공 생활을 시작으로 색채와 빛에 대해서 배운다. 이번 전시에서도 볼 수 있는 「기둥에 묶인 그리스도」라는 작품에서도 그때부터 발현된 그의 남다른 색채 감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루오의 미술은, 성서적 주제를 중심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과 연민을 그렸다는 점에서 더없이 올겨울에 어울리는 전시다. 한 가지 색으로 표현될 수 없는 인간의 마음과 표정, 그리고 삶이 색채의 하모니로 펼쳐진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등 크리스마스에 어울릴 듯한 도시 풍경, 성서 속에 등장하는 풍경, 가을 야경 등 성서적 주제를 일상적으로 묘사하여, 신성의 세계와 인간이 살아가는 세속의 세계를 융합시키고자 했다. 이러한 그의 특징은 풍경화에 그치지 않는다.

「견습공 L’Apprenti ouvrier」 : ⓒ Collection Centre Pompidou, Dist. RMN / Droits reserves


자화상을 비롯, 흑인, 곡예사 등 그가 작품 속으로 불러온 인물들에서도 그런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루오의 인물화의 주인공은 소외된 사람들이다. 루오는 스스로를 소박한 장인이라고 표현하면서, 자신이 서민 출신임을 강조하고 자랑스러워했다. 비록 그 인물화 속 인물들은 어두운 색채가 대부분이지만 따뜻한 연민의 시선이 자리 잡고 있다. 때론 웃고 있는 얼굴들의 입 꼬리나 눈 꼬리에서 내면의 외로움과 슬픔이 드러나기도 한다. 눈, 코, 입이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얼굴도 많은데, 그 얼굴 속에 펼쳐진 삶의 표정과 색은 말로는 할 수 없는 것까지 표현해내고 있다. 제목이 같고, 때로는 색깔만 다른 연작품들은 세월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네의 모습같이 시간성을 지니고 있는 것만 같다.

루오의 아틀리에는 앙브루아즈 볼라즈의 저택에 있었다. 볼라르는 루오의 작품을 일찍부터 알아보고 1913년 그의 아틀리에를 ‘전체 구입’하겠다는 파격 제안을 했다. 제안에 따르면, 루오가 편안히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간과 장소를 제공해주는 대신, 그가 그리고 있는 작품을 비롯 이후의 모든 작품의 소유권을 볼라르가 가진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볼라르는 루오의 독점 화상이 된다. 그러나 1939년 볼라르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자, 볼라르의 유족들은 루오의 작품 소유권을 주장하며, 그의 아틀리에를 잠가버렸다. 그 안에는 무려 819점의 작품이 있었다. “나의 회화적 건반(작품들)을 앗아가는 것은, 내게서 물과 공기를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라던 루오였으니 그 시기는 그에게 큰 시련이었다. 루오는 볼라르 유족을 상대로 소송을 하고, 1947년이 돼서야 소유권과 함께 700여 점의 작품을 되찾는다. 나머지 작품들은 소송 중에 팔아버렸다고 한다.

「퍼레이드 Parade」 : ⓒ Collection Centre Pompidou, Dist. RMN / Philippe Migeat


아틀리에 작품을 8년 만에 되찾은 루오는, 이 사건을 계기로 중대한 결심을 한다. 나이가 들어 미완성된 700여 작품을 완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것들을 없애버리기로 한다. 그리하여 공증인이 보는 앞에서 315점을 태워버린다. 그의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잘 보여주는 일화다. 이번 루오전에서는 화염 속에 사라질 뻔했던 바로 그 작품들도 만나 볼 수 있다.

루오의 사후에 유족들은 그의 작품을 국가에 기증하면서 전시 및 출판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한다. 때문에, 이번 전시는 해외 최초 공개 작품이 포함된 것 말고도, 어쩌면 이번이 유일한 감상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회는 내년 3월 2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12월 21일부터 연말까지는, 담당 큐레이터가 직접 작품 설명을 하는 특별한 시간이 진행된다. 루오의 세계를 한층 더 깊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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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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