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솔직, 순수, 순전한 그들의 새 앨범 - 마이클 잭슨 & 크라잉 넛 & 도트리

마이클 잭슨 &lt;The Stripped Mixes&gt; - 그의 목소리를 통해 느끼는 인생의 희로애락.<br> 크라잉 넛 <불편한 파티> - 저항과 파티의 동거, 로큰롤.<br> 도트리 &lt;Leave This Town&gt; - 밴드로서의 첫걸음.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순수성을 지키거나 순전한 자기의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분명히 쉽지만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혹시나 내 모습이 초라하게 비치지는 않을까 걱정도 하게 되고, 꽉 막힌 사람이라고 행여나 오해라도 받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도 드니까요. 그래서 괜히 더 꾸미고 싶고, 무리를 해서라도 실제의 나와는 조금 다른 모양을 내고 싶은 게 당연합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당당하게 솔직함을 보여준다면 언젠가는 그 모습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나지 않을까요? 마이클 잭슨이 생전에 발표했던 노래들을 골라 순전히 그의 목소리만을 부각한 작품, 싱글이 보편화된 시장에서 하나의 완결된 앨범 지향으로 순수함을 보여주는 크라잉 넛의 새 앨범, 자신만 앞에 나왔던 전작과는 달리 멤버들과 단합해 완연한 밴드 음악을 하는 도트리의 신보가 그럴 것입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The Stripped Mixes>(2009)

위대한 팝의 황제가 세상을 떠난 지도 어느덧 두 달이 다 되어가지만, 추모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지난달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장례식과 추모 공연이 거행되었고, 향후 별도의 추모 콘서트도 열릴 계획이다. 더불어 공연 리허설 영상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재구성한다는 소식과 연내에 미발표곡을 모아 앨범으로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도 함께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궤를 같이하듯 예전 히트곡을 모은 앨범과 기존 앨범이 연이어 재발매되고 있는 가운데 모타운(Motown) 레이블에서 발매된 <The Stripped Mixes>는 그동안의 히트곡을 재구성해 수록했다는 점에서 특히 눈길이 간다. 타이틀이 지닌 의미로만 본다면 비틀즈(The Beatles)의 <Let It Be...Naked>와 유사한 성격을 띤다고 할 수 있지만 ‘벗긴’ 의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앨범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다를까? 우선, 비틀즈의 앨범 <Let It Be...Naked>는 필 스펙터(Phil Spector)가 매만져낸 화려하고 웅장한 <Let It Be>를 좋아하지 않았던 폴 맥카트니(Paul McCartney)의 의중이 반영된 작품이다. 따라서 필 스펙터의 사운드를 모두 걷어내고 일부 곡이 수정되어 발매된 <Let It Be...Naked>는 앨범을 만들 당시 폴이 생각했던 한층 자연스럽고 간소한 사운드를 잡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반면 <The Stripped Mixes>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바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목소리다. 보컬 소스의 비중을 늘리고, 드럼이나 스트링 사운드 등의 구성을 재배치해 뽑아낸 결과물들은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게 살아 있어 그의 목소리를 지척에서 감상하는 듯 무척이나 가깝게 느껴진다. 더군다나 단순히 원곡에서 몇몇의 구성을 빼고 더한 것이 아닌 재구성을 통해 곡에게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겠다.

원곡에서 전주 부분을 걷어내고 본디 페이드아웃으로 처리되었던 엔딩을 아카펠라로 마무리한 첫 트랙 「I'll be there」는 앨범의 성향을 대변하기에 충분한 곡이다. 초반부터 마이클의 청아한 리드 보컬로 전개되는 이 곡은 어쿠스틱 기타와 키보드 등 최소한의 악기만 배치한 채, 마이클 잭슨과 잭슨 파이브(The Jackson 5)의 화음을 중심으로 풀어냈다. 악기를 최소화했지만 풍성한 아카펠라의 백 보컬과 마이클의 맑은 음색이 어우러져 곡을 풍성하게 살린 것이 특징이다.

마이클의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 스트링 사운드만으로 심플하게 전개되는 「Ben」도 앨범의 필청 트랙. 녹음 당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표현력을 구사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던 이 곡은 백 보컬을 완전히 들어낸 터라 마이클의 목소리를 더욱더 또렷이 감상할 수 있다. 드럼을 배제하고 묵직한 베이스와 현악의 사운드, 키보드를 더해 마이클의 목소리를 한층 돋보이게 만든 「We've got a good thing going」과 「Darling dear」, 백 보컬과 함께 한층 아련하고 애절하게 풀어낸 「Got to be there」도 일품이다.

나이를 초월한 듯 능숙한 감정 처리 능력이 돋보이는 빌 위더스(Bill Withers) 원곡의 「Ain't no sunshine」도 귀를 잡아끄는 곡이다. 스모키 로빈슨(Smokey Robinson)의 작품 「Who's lovin' you」에선 블루지하면서도 아슬아슬한 멜로디를 간드러지고 능수능란하게 불러 재끼며, 베이스와 퍼커션만으로 백 보컬과 함께 단출하게 버무려낸 「ABC」도 원곡 이상의 품질을 지녔다.

더불어 다채롭고 신명나던 「I want you back」은 잭슨 파이브의 아카펠라 보컬과 묵직한 베이스가 주축이 되어 심플하고 간결하게 표현되었다. 특히 원곡보다 40초 늘어난 곡의 후반부에서 마이클과 잭슨 파이브의 보컬 애드리브는 키보드 사운드와 빈틈없이 어우러지며 참으로 구성진 매력을 발산한다.

앨범 수록곡은 베스트 앨범으로는 다소 적은 11곡에 불과하지만, 앨범 안에서 다양하게 재조명된 마이클 잭슨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의 죽음을 이용한 상업적인 음반이다.’라는 비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다른 베스트 앨범과는 다르게 마이클 잭슨의 ‘보컬’에 포커스를 맞춰 구성된 미발표 버전들이 수록된 점은 일각의 이러한 불신을 잠재우기에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무형문화재 격인 마이클 잭슨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낸 것만으로도 이 음반이 지니는 가치는 무척이나 특별하다.

글 / 성원호 (dereksungh@gmail.com)

크라잉 넛 <불편한 파티>(2009)

크라잉 넛은 달린다. 말달린다. 그들은 세상이 달콤하든 고통스럽든 그들만의 속풀이 장치인 로큰롤을 가지고 내달린다. 로큰롤 인생이다. 로큰롤은 외적으로 세상을 향한 외침이라면, 내적으로는 그들만의 즐거운 파티다. 저항과 파티의 동거, 서로 충돌하는 것이지만 그 대치와 모순 속에서 로큰롤은 꿋꿋하게 성장해왔다. 로큰롤은 따라서 근본이 불편한 파티인 셈이다.

크라잉 넛이 이번 여섯 번째 앨범의 제목을 ‘불편한 파티’라고 한 것은 로큰롤 재발견의 의미도 있다. 언제나 펑크와 로큰롤로 치달려온 그들이지만 지금 시점은 더욱 로큰롤로 세상에 대해 일갈하고, 떠들고, 동시에 더욱 유쾌하게 마시고 놀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 로큰롤의 본원적 가치인 불편한 파티에 소구하는 것이다.

지난 5집에서 차분한 스타일의 음악을 일부 실험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확실히 ‘달리는’ 로큰롤 쪽의 곡 수가 늘어났다. ‘세상은 끝이 없는 어둠 속으로 우리들을 데려가는데 너는 무얼 할 수 있을까…… 이제는 멈춰 눈을 뜨고 달려, 정신없이 뛰어, 나와 함께 달려’(「불편한 동거」 중에서)

우리를 끝이 없는 어둠 속으로 데려가는 세상, 하지만 우리는 정신없이 달리겠다는 이 곡 하나로 앨범 전체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힘들어도 달릴 수 있다면 그것은 젊음이다. 영화에 달리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면 그것은 영락없는 청춘 영화다. 달린다는 것은 정돈과 안정을 요구하는 제도적 세계에서 고속과 불안정의 가치를 들어 올리는 저항의 요소가 내재해 있다. 지금의 우리 음악은 달리지 않는다. 통쾌와는 거리가 먼 작은 사운드 아니면 애들의 재롱떠는 소리다. 크라잉 넛의 로큰롤 사운드는 그러한 소프트 상업 지향과는 금을 긋는 것이라서 더 돋보인다.

「착한 아이」는 학연, 지연, 혈연에 낙하산 타는 엘리트 코스의 인생을 꼬집으면서 자신들은 술 마시고 말도 안 듣지만 지금 이 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로큰롤 인생임을 다시금 천명한다. 나쁜 아이 그리고 로큰롤 라이프에 대한 비틀린 찬가다. ‘내가 크면 잘나가겠지 명품 옷에 외제차 타고 잘나가는 연예인 여자 친구 만들어야지…… / 내가 커도 변치 않을래 작은 꿈을 잊지 않을래 크게 한 방 질러서 불우 이웃 도와줘야지’ 착한 아이와 나쁜 아이의 대비가 깜찍하면서 또 통쾌하다.

술 마시는 파티로 우리를 초대하는 것 역시 고뇌와 함께 환희로 사는 젊음의 또 다른 아우성이다. 앨범 전체가 잔을 들어 올려 마시자는 떠들썩한 술자리다. 만취 천국이다. ‘세상은 넓지만 할 일은 없지만 마실 술이 아직 남아 두렵지 않네…… 호방하게 가자꾸나 함께 외치자, 건배!’ (「만취천국」), ‘비둘기야 어딜 가니 나랑 같이 술 마시자’ (「비둘기」), ‘그랬던 그랬지 않던 한잔 주겠나’ (「가련다」), ‘가슴 너무 아파 소주, 기분 너무 좋아 맥주, 가끔 생각나는 당신의 입술은 붉은 와인’ (「Rose bang」)

즉각적이고, 즉흥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은 앨범의 각별한 장점이다.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내추럴 앨범이다. 「착한 아이」와 「불편한 파티」로 한 방 지르고 나서, 붉은 노을에 감탄하는 「루나」는 아코디언으로 시작해 매끈한 느낌을 부각하고, 「만취천국」은 남미 포크댄스 같다. 「비둘기」는 2분짜리 입방아 찧기 소품이며, 그러다가 「귀신은 뭐하나」로 또 달리고, 「Wake up」으로 미드 템포의 넋두리를 펼친다. 잠깐 쉬는 곡 「가련다」와 「빈자리」는 달리기 위한 호흡 조절이며, 처절한 「Gold rush」로 단원의 막을 내린다.

일방적으로 달리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 나름의 다양한 포즈가 나오는 것은 가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풀어내는 즉각성에 따른 것이다. 그만큼 자연스럽다. 크라잉 넛이 10년 넘게 사람들의 이목의 중심에 소재하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솔직히 과거의 「밤이 깊었네」「룩셈부르크」와 같은 강력한 싱글은 없다. 그러나 하나의 곡, 하나의 싱글보다 전체의 흐름을 강조한 ‘앨범’을 통해 그 약점을 막고 있다. 가벼운 트렌드를 날려버리는 로큰롤의 강펀치, 미니와 EP의 판에 풀 앨범을 던지는 그 공세만으로도 충분하다.

글 / 임진모 (jjinmoo@izm.co.kr)

도트리(Daughtry) <Leave This Town>(2009)

2006년에 발표한 데뷔 앨범 <Daughtry>에는 크리스 도트리(Chris Daughtry)만 존재했지만 이번 앨범 <Leave This Town>에는 ‘밴드’가 있다. 음악은 보다 무거워졌고, 곳곳에 스며든 음악적 장치와 시도 역시 밴드이기에 가능했던 결과물을 제시한다. 머리말 트랙으로 전진 배치한 「You don't belong」과 함께 「Ghost of me」 「What I meant to say」 「Everytime you turn around」 등 질주하는 곡들이 이번 음반의 성격이 밴드 음악임을 공증한다.

그러나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무작정 내달리지는 않는다. 경중(輕重)을 계산하며 밀고 당김을 적절히 안배한다. 첫 싱글로 인기 차트 15위에 오르며 어느 정도 임무를 완성한 「No surprise」의 자연스러움과 컨트리 싱어 빈스 길(Vince Gill)과 함께 매치박스 20(Matchbox 20)의 「Unwell」을 떠올리는 포크 컨트리 넘버 「Tennessee line」, 컨트리의 곡 구조를 그런지로 재활용한 「Life after you」의 유연함, 브리티시 모던 록의 기운을 담은 「Everytime you turn around」의 심란함, 1980년대 하드 록과 팝 메탈을 모던하게 재현한 「What I meant to say」의 복고(復古)성, 니클벡(Nickelback)의 후련함을 가진 「You don't belong」까지 다양성을 과시하며 밴드 도트리의 팔색조 이미지에 무게중심을 두었다.

또 크리스 도트리 외에도 밴드 멤버인 조이 반스(Joey Barnes), 조시 폴(Josh Paul), 조시 스틸리(Josh Steely), 브라이언 크래독(Brian Craddock)의 이름으로 명시된 라이너 노트 자체만으로도 크리스 도트리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었던 2006년도와는 확연히 다른 단합된 팀 분위기를 전한다. 더 이상 ‘솔로 가수 도트리’가 아니라 이젠 ‘밴드 도트리’다.

그런지 음색의 전형을 소유한 크리스 도트리의 <아메리칸 아이돌>의 성공 스토리는 곧바로 데이비드 쿡(David Cook)으로 대물림될 정도로 파급력과 인지도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정작 이 스타 발굴 프로그램 시즌 5의 세미파이널까지 진출한 크리스 도트리가 밴드를 강조하기 위해서 스스로 솔로 가수의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모습은 자신들은 <아메리칸 아이돌>이 키운 양식(樣式)화된 가수가 아니라 밑바닥에서부터 고생해 자수성가한 밴드로서의 진정성에 자신들의 생명선을 대려는 나약한 의도로도 투영될 수 있다.

도트리에게 필요한 것은 보컬 트레이닝이나 연주 실력, 녹음 기술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그리고 대중들을 대하는 태도의 진정성이다.

글 / 소승근 (gicsucks@hanmail.net)


제공: IZM
(www.izm.co.kr/)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오늘의 책

이 세계가 멸망할지라도, 우리는 함께 할 테니

사랑은 우리를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만든다. 그래서일까. 최진영 작가의 이번 소설집에는 사랑과 사람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전쟁, 빈부격차 등 직면해야 할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면서도 그 속에 남아 있는 희망을 놓치지 않았다. 2024년 올해 꼭 읽어야 할 한국단편소설집 중 하나.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SF 작가 켄 리우의 단편집

『종이 동물원』 작가 켄 로우가 다시 한번 독보적인 13편의 단편소설로 돌아왔다. 다양한 주제와 강렬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중국의 당나라 시대부터 근미래의 우주까지 시공간을 넘나들며, 기상천외하고 대담한 상상력을 선보인다. 강렬한 표제작 「은랑전」은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

고객의 행동을 읽어라!

침대 회사 시몬스를 ‘침대를 빼고도’ 사람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로 이끈 김성준 부사장의 전략을 담았다.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고 심리를 유추해 트렌드를 만든 12가지 비밀 코드를 공개한다. 알리지 않아도 저절로 찾아오게 만드는 열광하는 브랜드의 비밀을 만나보자.

우리의 세계를 만든 유목민들의 역사

세계사에서 유목민은 야만인 혹은 미개한 종족으로 그려져 왔으며 역사 속에서 배제되어 왔다. 이 책은 정착민 중심의 세계사에 가려져왔던 절반의 인류사를 들여다본다. 대륙을 방랑하며,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살며, 문명과 문명 사이 연결고리가 된 유목민들의 삶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울림을 준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