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강연회]『엄마 학교』 서형숙
‘좋은 교육, 좋은 세상’을 만드는 엄마의 힘 -
잘 자란 저자의 자녀를 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걱정 없이 고생도 하지 않고 생활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자는 언제나 순간을 살았으며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했다고 이야기한다.
‘엄마 학교’라는 제목을 보며 예전에 가졌던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한창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 때 미리 교육이라도 받든가, 마음의 준비라도 했다면 그렇게 고생하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니, ‘적어도 나 혼자 힘든 것이 아니라는 것만 알았더라도 마음고생은 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니 ‘엄마 학교’라는 말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물론 내가 아이를 키우던 시절에 이런 강연이나 책이 있었더라면 더욱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들을 기회가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게다가 아직도 키울 날이 먼 아이 둘을 여전히 힘들어하며 키우고 있으니 늦지는 않은 셈이다.
대학생 자녀를 두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젊고 활기찬 모습으로 강단에 선 서형숙 저자는 이력이 특이하다. 대학원에서 고대미술사학을 전공했지만 한살림 공동체 운동을 하며 농업과 먹을거리에 대한 강의를 했으나 잘 자란 아이들 덕분에 지금은 교육 강사로 더 유명하다. 그 바탕에는 미술을 감상하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현대의 사람들은 유목민처럼 생활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로 ‘요즘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특히, 집의 경우 ‘주거’의 목적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투자’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즉, 현재에 집중하지 않고 나중을 바라보고 산다는 이야기다. 후에 집값이 오를 것 같은 곳을 선택한다는 이야기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마찬가지로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경우도 미래의 삶을 지레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동의하기 이전에 뜨끔했다.
잘 자란 저자의 자녀를 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걱정 없이 고생도 하지 않고 생활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자는 언제나 순간을 살았으며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했다고 이야기한다. 즉, 다른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학부모였다는 것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아이들에게 최대한의 지지를 보여줬으며 아이를 아이 모습 그대로 인정했다는 점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를 키우던 때를 마치 현재진행형인 것처럼 생생하게 떠올리며 강연을 이어나갔다.
참된 기억만 한다
속담 중에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주니 보따리 내 놓으라고 한다’는 말이 있다. 물에 빠진 순간에는 누군가가 구해주기만 하면 될 것 같지만 막상 물에서 나오면 가지고 있던 짐을 찾는다. 마찬가지로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제발 건강하게만 태어났으면’ 하고 바라지만 막상 건강하게 태어나면 그 후에는 ‘공부도 잘했으면’ 하고 바라고, 만약 공부를 잘하면 성격도 좋기를 바라는 등 욕심이 끝이 없다. 저자의 둘째도 처음에 학교 부적응생이라서 고생을 했지만 그 순간에도 건강하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살았다. 그리고 학교에 적응을 해서 잘 다니고 있어도 항상 그 기억을 떠올리며 다른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다른 욕심이 생기려고 할 때마다 처음의 그 기억을 되새기며 살았다. (바로 이 부분이 많은 부모들과 달랐던 점이 아닐까 싶다.)
아이를 인정한다
엄마가 낳은 아이는 어른의 말을 척척 알아듣고 자기 행동을 알아서 수정하는 ‘인간’이 아니라 몇 번을 이야기해야 듣는 ‘아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둘째가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억지를 부릴 때에도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고 ‘다르다’는 점을 인정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수월하고 마음 편하게 받아들였던 것은 아니다. 오죽하면 아이가 고난을 많이 줬기 때문에 아이가 저자를 ‘길렀다’고 생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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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큰아이의 경우 저학년 때 발표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속상했지만 다른 장점을 생각하며 화내지 않았다. 나중에 좋아질 것이라고 믿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지는 않았다. 발표하는 방법을 집에서 조금씩 연습시키자 차츰 좋아져서 나중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부족한 것 한 가지에만 집중하라. 발표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그것에만 집중하라.
결과를 최대한 누린다.
그리고 하나를 고치면 그에 대한 칭찬을 아주 많이 해주고 그 결과를 최대한 누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하나를 고치고 나면 바로 다른 것을 고치라고 주문하지만 저자는 지금 고친 것에 대한 칭찬을 오래도록 하며 최대한 누렸다.
오래오래 기다려준다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은 알겠지만 ‘기다려준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불안한 것인지 모른다. 사교육을 권장하거나 배척하지 않지만 꼭 필요한 경우라면 아이와 의논해서 시키는 것도 괜찮다. 저자의 큰아이도 수학을 잘하지만 시험을 보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해서 과외를 권유했으나 아이가 싫다고 했다. 그렇다고 자꾸 반복하면 서로 질려서 대화가 안 되기 때문에 가끔 한 번씩 이야기하곤 했는데, 어느 순간 아이가 정말 필요로 할 때 과외를 하자 실력이 부쩍 향상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부탁하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첫째, 학교 열심히 가기
둘째,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만 보기
셋째, 숙제 성실히 하기. 절대 ‘잘하기’가 아니다.
아이를 잘 키운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바로 위의 세 가지가 아닐까 싶다. 수업 시간에 최선을 다하면 자연히 수업 태도가 좋고, 그러면 수업에 충실하기 때문에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학원에 안 다녀도 된다는 것이다. 아이가 밤늦게까지 힘들게 학원 다니는 모습을 안쓰러워서 보지 못하는 뜨거운 가슴을 가졌기 때문에 학원을 안 보냈다.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거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엄마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있다. 바로 언제나 웃으며 아이를 맞이하는 것이다. 특히 학교에 갈 때나 집에 왔을 때 정이 가는 마음을 담아 가장 윤택한 말로 웃으면서 맞이하라.
저자는 자신의 엄마의 행동이 좋았던 것은 따라 했고, 싫었던 것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며, ‘엄마가 이렇게 하는 대신 저렇게 했으면’ 하고 바랐던 것은 저렇게 하려고 노력했?. 저자 자신이 느꼈던 것처럼 자녀들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저자가 엄마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 노력했듯이 딸도 그럴 것이다. 그러기에 결코 걱정하지 않는다.
강연을 들으며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 지금은 이렇게 쉽고 간단하게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그 세월이 그리 녹록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의 문제와 더불어 나중에 생길지도 모르는 걱정까지 미리 하느라 시간과 힘을 낭비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현재를 열심히 살다 보면 반드시 행복한 삶(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도)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Q. 초2 남자아이를 둔 엄마다.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것은 좋아하지만 자신이 읽는 것은 싫어한다. 둘째가 독서를 어려워했다고 하는데 이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은가?
A. 책을 안 읽으면 주변을 보면서 터득하는 것을 잘할 것이다. 그리고 책의 경우 좋아하는 분야와 연계해서 읽혀도 좋다. 아니면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책을 읽은 후에 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아이 연령보다 낮은, 쉬운 책부터 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Q. 공부와 육아 중 육아를 선택했는데 나중에 후회는 하지 않았는지?
A. 공부는 못했으나 큰아이가 두 살 때부터 일을 했다. 전공 분야가 아니지만. 어떤 일이든 전문인답게 열심히 하면 된다. 대신 그런 열쇠를 쥐기까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조금 아쉬운 생각은 들지만 대신 얻은 것이 많아서 미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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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되기 전부터 ‘어떤 엄마가 좋은 엄마인지’를 마음에 담아 두고, 시작한 교육의 비법을 담았다. 오로지 ‘내 아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춘 교육이기에 흔들림이 없었던 저자의 자녀교육. 많은 엄마들이 옷 살 때 혼용율 살피고, 좋은 학원 고르느라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그는 아이의 행복이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