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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두 번째 이야기

보이는 라디오 책 읽는 사람들, 오늘도 어제에 이어 김훈의 ‘남한산성’ 함께 읽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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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 읽어 주는 사람 신윤줍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역사에 관한 질문을 드리며 시작하겠습니다.

조선 선조 때 문신이었던 심의겸, 그의 집은 서대문 쪽에 있어서 서인이었습니다. 그에 맞섰던 동인 김효원은 동대문 쪽에 살았습니다. 서인과 대립한 동인, 과연 어느쪽이 현명했을까요?

송시열의 노론, 그리고 노론과 대립한 소론, 어느쪽이 나라를 구할 힘이 있었을까요?

역사도 우리도..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판단할 수 없지만, 다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건 그들의 대립으로 인해 수많은 목숨이 희생됐다는, 그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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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라디오 책 읽는 사람들, 오늘도 어제에 이어 김훈의 ‘남한산성’ 함께 읽어봅니다.

‘남한산성’의 주인공은 수많은 인간군상들입니다. 국가가 성안에 갇힌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현실에 대한 태도가 극단적으로 달랐던 여러 사람들에게 각자의 정당성과 필연성을 부여하는 것...... 작가는 그렇게 ‘국가의식’보다 ‘개인들의 구체적인 필연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INT) 김훈

소설에 특별히 내가 주목한 주인공은 없어요. 누구나 다 동등한 입장과 대등한 자격을 가지고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죠. 벼라별 사람들이 다 나오잖아요? 그들은 다 자기 나름대로의 정당성을 가진 사람들이죠. 나는 누구의 편도 들지 않기를 매우 노력했던 것입니다.

낭독 : 신윤주

김상헌은 조복을 갖추어 입고 백제 시조인 온조왕의 사당으로 올라갔다. 온조왕의 사당은 삼거리에서 오 리 안 쪽이었다. 볕바른 언덕은 앞이 터졌고, 숲을 벗어난 소나무 몇그루가 사당 마당에 높이 솟아 있었다. 솟을삼문을 들어서자, 오랫동안 인적없고 불기없던 건물의 스산한 기운이 끼쳐 왔다. 맞배지붕의 흘러내린 각도가 마당을 눌렀다. 마당에서 별감이 노복들을 부려 제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노복들은 처마에 매달린 고드름을 걷어내고 두리기둥이며 정자살문의 먼지를 닦아냈다.

김상헌이 신을 벗고 마루로 올라가 상위에 제물을 진설했다. 위패를 모신 안쪽은 어둡고 차가웠다. 김상헌이 위패앞에 향을 살라 온조의 혼령을 불렀다. 향 연기가 낮게 깔리면서 쌀밥의 김속으로 흘러들었다. 김류가 앞으로 나아가 잔을 바쳤다. 김류의 환영속에서 흙에 박힌 성뿌리가 뽑혀 허공으로 떠오른 남한산성이 태고속으로 사라지는 온조의 혼령을 따라가고 있었다.

남은 날들이 며칠일까를 생각하면서 김류는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김류의 뒤쪽에서 최명길과 김상헌이 절을 올렸다. ...온조의 나라는 어디에 있는가...... 최명길의 이마가 차가운 돗자리에 닿았다. 왕조가 쓰러지고 세상이 무너져도 삶은 영원하고, 삶의 영원성만이 치욕을 덮어서 위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최명길은 차가운 땅에 이마를 대고 생각했다.

INT : 김 훈

치욕이나 영광을 다 떠난 사람이 있어요, 자기 나름의 삶을 가는 서날쇠는 서날쇠는 전혀 아무런 애국심이 없는 사람이죠. 앞에 맞아죽은 뱃사공 그 사람도 전혀 뭐 이념화된 애국심이 없는 사람이예요. 그 사람들이 아무런 애국심이 없는 사람들이 그 시대의 앞날을 열어나갈 수가 있는 것이죠.

이념화된 애국심이라는게 있잖아요? 그것은 김상헌의 애국심이죠. 그것은 아무런 현실적 효용이 없는 거잖아요. 다만 관념적인 고귀함이 있는 것이죠, 그에겐.

애국심이 없는 사람이 앞날을 열고 이념화된 애국심은 쓸모가 없다는 작가의 말은 허무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작가는 허무주의라기보다는 ‘삶의 구체성의 편에 선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INT : 김 훈

나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흥정과 타협의 산물로써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예요. 우리가 안 죽고 살아서 밥을 먹고 돌아다니잖아요? 그것이 흥정과 타협의 산물이라는 것이죠.

타협이라는 것은 부도덕한 것이 아니예요, 그것은 도덕적인 것도 아니고, 그것은 도덕과 부도덕의 잣대로 잴 수가 없는 것이죠.

흥정과 타협의 산물일지라도 인간의 삶은 한없이 고귀하고 영원하기에 삶은 계속되어야 하며, 그 삶이 미래를 지켜낸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낭독 : 신윤주

서날쇠는 다시 남한산성을 향해 송파강을 건넜다. 아내와 쌍둥이 두 아들과 나루를 배에 태웠다. ~

(중략)

나루가 자라면 쌍둥이 아들 둘 중에서 어느 녀석과 혼인을 시켜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며 서날쇠는 혼자 웃었다.

INT : 김 훈

클라이막스는 서날쇠의 웃음이겠죠. 마지막 한 문장, 마지막 문장 한 개를 쓰기 위해서 이 긴 글을 다 쓴 것이죠.

오늘 들으신 프로그램 KBS 홈페이지 kbs.co.kr과 온북티브이 홈페이지 onbooktv.co.kr을 통해 언제든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책 읽어 주는 사람 신윤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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