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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의 세번째 프로포즈 『파페포포 안단테』- 만화가 심승현

영화음악 같은 만화를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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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시리즈 3권 『파페포포 안단테』출간을 앞두고 만화가 심승현 씨에게 경사가 있었다. 예쁜 아기가 태어난 것.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아기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 책까지 출간하게 되어 더 바쁜 나날을 보내는 심승현 씨를 압구정동에서 만났다.

‘파페포포’ 시리즈 3권 『파페포포 안단테』 출간을 앞두고 만화가 심승현 씨에게 경사가 있었다. 예쁜 아기가 태어난 것.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아기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 책까지 출간하게 되어 더 바쁜 나날을 보내는 심승현 씨를 압구정동에서 만났다.


그림 속에 소망을 담는다

『파페포포 안단테』 출간을 앞둔 만화가 심승현. 최근 예쁜 아기를 얻는 경사까지 맞았다.
『파페포포 메모리즈』『파페포포 투게더』는 180만 부가 팔린 초베스트셀러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대만, 홍콩에서 출간되어 큰 인기를 얻었지만, 그는 스포트라이트를 피해 조용히 자기 작업과 가족과 함께하는 자기 일상에만 집중하는 사람이다.

“살이 많이 빠지셨네요. 책에 실린 사진과 얼굴이 달라 보여요.”

“아내가 지금 산후조리원에 있어서 거기랑 집, 작업실 왔다 갔다 하느라 살이 많이 빠졌어요. 얼굴이 말이 아니죠?”

“아뇨, 좋아 보이시는데요. 아기 이름은 지으셨어요?”

“아직 못 지었어요. 어떤 이름으로 지어야 할까 계속 고민 중이에요. 행복한 고민이지요.”

“그런데 참 신기하더라고요. 심승현 선생님의 ‘파페포포’ 시리즈 첫 권 『파페포포 메모리즈』 첫 에피소드와 지금 선생님 상황이 무척 닮아서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사내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가 나무를 심는 그런 이야기였죠. 실례되는 질문인데요, 혹시 그때 사모님과 사귀시던 중이었나요?”

“아뇨.(웃음)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네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요, 시간이 흘러서 보면 그 그림대로 살고 있어서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저는 되고 싶은 것, 간절하게 원하는 것을 그림에 담는데 그것이 실현되었나 봐요.”

“많이 행복해 보이세요.”

“저와 아내가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던 아기였어요. 감사하죠.”

그러면서 쑥스러운 듯 심승현 작가는 휴대전화로 찍은 아기 사진을 보여줬다. 태열이 가시지 않아 아직 얼굴이 발긋한 아기는 볼이 통통하고 순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앞으로 많이 바빠지시겠어요. 아기도 돌보고 작품 활동도 하시려면….”

“그래서 작품 활동은 좀 천천히 하려고 해요. 아기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아내가 직장 생활을 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아이를 돌보려고 합니다.”

“존 레논 같네요. 전업주부 노릇을 하면서 아들을 키웠잖아요.”

“존 레논이 그랬어요? 저는 주부 노릇은 못하고요.(웃음)”

“이럴 때는 프리랜서라는 직업이 참 좋은 것 같아요. 많은 아빠가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할 수 없잖아요. 직장일이 바쁘니까요.”

“저는 아이가 자라는 걸 놓치기 싫더라고요. 처음 걸었을 때, 처음 말을 했을 때 곁에 있어 주고 싶어요. 아이가 하나하나 배워가고, 그것이 몸속에 쌓여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어요. 무척 소중한 순간이잖아요.”

“앞으로 ‘파페포포’ 시리즈에 아이 이야기가 많이 나오겠네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겠죠. ‘파페포포’는 저의 이야기기도 하니까요. 제 인생에 세 번의 전환점이 있었어요. 첫 번째가 군대, 두 번째가 ‘파페포포’ 책, 그리고 세 번째가 내 아이가 태어난 것이에요. 군대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깨달았고, ‘파페포포’ 책을 내면서 저 자신의 상처를 치유했어요. 아이를 통해서는 지금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것을 많이 느끼고 또 배우게 되겠죠.”

“육아일기를 내자는 의뢰도 많이 들어오지 않았나요?”

“벌써 몇 군데서 연락이 왔어요. 그런데 육아일기보다는 나중에 아이를 위한 그림책을 꼭 내고 싶어요.”


‘파페포포’의 세 번째 이야기 『파페포포 안단테』

“‘파페포포’가 벌써 세 번째 권입니다. 많은 독자에게 사랑을 받았기에 다음 권을 내는 데 부담이 심했을 것 같은데요.”

“부담감은 권수를 더해갈수록 더 심해지죠. 그래서 3권은 거의 3년 만에 냈어요. 앞 권보다 좀 더 발전하고 나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독자 중에는 첫 번째 『파페포포 메모리즈』가 제일 좋다, 갈수록 어째 못해지는 것 같다, 그런 분도 있지 않나요?”

“계시죠. 그런데 독자 중에는 처음의 ‘파페포포’가 오리지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데 이삼십 대는 굉장히 많은 발전을 거듭할 나이잖아요. ‘파페포포’ 시리즈도 많은 발전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걸 변화로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요. 독자는 항상 작가가 자신과 같은 마음이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자기와 달라지면 작품이 이전만 못하다고 느끼기도 하나 봐요.”

“책이 너무 많이 팔려서 싫었던 적은 없나요? 180만이라는 숫자가 어마어마한 거잖아요. 작가로서 다음 작품에 부담이 되기도 할 거고요. 많이 팔렸다는 것이 오히려 창작에 걸림돌이 되기도 하잖아요. 그리고 누가 내 독자인지도 잘 모를 것 같기도 하고요. 또 작가에게 쏠리는 관심도 많을 테고.”

“그래서 한때 이명을 앓기도 했어요. 약 먹고 금방 낫기도 했지만. 혼란스럽고 뭐가 뭔지 모를 때도 있었고…. 돈 많이 벌어서 좋겠다, 그런 말 쉽게 하지만 작가로서 첫 작품이 그렇게 많이 팔린 게 꼭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작품이 많이 팔려버리면 작품만 남고 작가는 사라져 버리죠. ‘파페포포’는 기억해도 심승현은 모르는….”

“그런 만큼 3권은 많이 고민하면서 그렸을 것 같습니다.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혹시 잊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을 텐데요.”

“주변에서 그런 말을 많이 했죠. 빨리 후속 작품을 안 내면 너는 잊힐 거다, 아무도 너를 기억하지 못할 거다, 그런 잔인한 말을 많이 했죠.”

“그런 부분은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내가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를 떠나서 나는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그림을 업으로 삼았어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만큼 행복한 사람이 또 있을까요? 인기를 얻고 못 얻고, 책이 많이 팔리고 적게 팔리고는 다음 문제죠. 또, 1, 2권을 내면서 어느 정도 경제적인 부분이 해결되어서 다음 권을 급하게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제가 손이 워낙 느린 데다 작업도 혼자 해서 작품을 빨리 완성하기가 어려워요. 작업 속도가 느려서 연재를 못 할 정도입니다.”


영화 속 다른 이야기를 찾아내다

『파페포포 안단테』는 어떤 내용인가요?”

“3권에서는 영화 속에 숨은 다른 이야기를 많이 그렸어요. 그 영화를 봤지만 ‘그런 이야기가 영화 속에 나왔나?’ 할 정도로 지나쳐버리기 쉬운, 사소하고 작은 이야기에서 내 나름의 의미를 뽑아내려고 했죠.”

“제가 받아 본 샘플 원고에는 <시네마 천국>에 나오는 99일을 기다린 병사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영화를 봤는데도 그 이야기가 전혀 생각이 안 나더군요.”

“그 이야기 말고도 <크라잉 게임>에 나오는 전갈과 개구리 이야기도 있어요.”

“영화를 좋아하시나 봐요.”

“많이 좋아해요. 포스터만 봐도 ‘이건 내 영화다’ 그런 느낌이 와요.(웃음)”

“어떤 영화 좋아하세요?”

<그린파파야 향기>와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영화요. 최근에 마음에 든 영화는 <세크리터리>라는 영화. 거기 나오는 여자 주인공(메기 질렌할)이 마음에 들어요. 제가 좋아하는 타입이에요. 그 여배우가 나오는 <소설보다 이상한>도 재밌게 봤어요.”

『메모리즈』『투게더』에 비해, 『안단테』는 훨씬 밝고 발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 권들은 밝은 이야기를 해도 어딘지 모를 애잔한 슬픔이 느껴졌거든요. 초코칩 쿠키 이야기는 정말 사랑스러웠어요.”

“유치하진 않았고요?(웃음) 제가 워낙 그 CM송을 좋아해서요. ‘파페포포’는 저와 같이 성장해온 만화예요. 그러니까 제가 변한 만큼 만화의 내용도 변하지 않았나 싶어요.”

“‘파페포포’ 시리즈 그림은 여성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원래 그림체가 그랬나요?”

“아뇨, 저는 실사적인 그림을 잘 그렸어요. 그런 그림을 좋아했고. 그런데 내 이야기를 그리는 데 그 그림이 너무 안 맞는 거예요. 그래서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을 보다가 ‘파페포포’ 그림의 힌트를 얻었죠. 단순하면서 둥근…. 만화체 그리는 사람은 삽화체 그리기가 어렵고, 삽화체를 그리는 사람은 만화체를 그리기 어려워요. 저도 ‘파페포포’ 그림을 그리기까지 많이 어려웠어요.”

“얼핏 보면 쓱쓱 쉽게 그린 것 같은 그림인데요.”

“그런데 따라 그려 보려면 의외로 어려워요. ‘파페포포’를 하면서 얻은 건 캐릭터에 맞게 나만의 그림을 그리게 된 거예요.”


영화음악 같은 만화를 그리고 싶다

“심승현 작가님은 작고 사소하고 잊히기 쉬운 소중한 것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영화음악은 영화를 가치 있게, 아름답게 만들지만 자기가 주인공은 아니잖아요. 앞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묵묵하게 영화를 떠받치고 영화를 몇 배나 더 감동적으로 만들어요. 저는 그런 게 좋아요. 제 만화가 영화 속에 흐르는 음악처럼 그랬으면 좋겠어요. 조용히 감정이 흘러가는.”

“비올라 같네요. 비올라가 그렇잖아요. 언뜻 보면 존재감이 없어 보이는데 비올라가 들어간 곡과 들어가지 않은 곡의 느낌은 전혀 다르잖아요, 곡의 깊이 자체가.”

“저도 그 비슷한 생각을 해서 비올라에 대한 에피소드를 구상했었어요. 비올라의 소리는 어떤 영역을 지켜준다는 그런 느낌이 있잖아요.”

“영화음악이나 비올라나 선생님 성격과 비슷해서 좋아하시는 건 아닌가요? 앞에 나서길 싫어하는 내성적인 분이라고 소문이 났던데요.”

“내성적이진 않아요. 사람을 대하는 게 어려워서 내성적으로 보이긴 하지만요. 제 성격에는 내성적인 면과 적극적인 면이 분명히 동시에 존재해요.”

“비율로 본다면 어느 쪽이 더 우세한가요?”

“적극적인 면보다 내성적인 면이 더 두드러지죠. 뭐든 한 발짝 물러나는 것이 나답다고 느껴요.”

“일에서는 어떤가요?”

“일과 좋아하는 일이나 취미에는 적극적이에요. 마니아라고 할 만큼.”

“어떤 취미를 즐기시나요?”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해요. 영화도 좋아하고.”

“주로 실내에서 하는 거네요.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취미도 없이 집에서 빈둥거리는 사람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어요.”

“그렇게 보이기도 하겠네요.”


내가 진짜로 느껴야 독자도 진짜로 느낀다

심승현 작가가 직접 그린 자신의 캐리커처


“작업은 주로 홍대에 있는 작업실에서 혼자 하시나요?”

“네. 보통 아침 9시에서 저녁 10시까지 작업실에 있어요.”

“꽤 긴 시간인데 그 시간 내내 작업을 하시나요?”

“그건 아니고요. 음악 듣고 책 읽고 그러는 시간이 더 길어요. 게으름 피우는 걸 좋아해서요.(웃음)”

“직장 생활을 하다가 전업 작가가 되셨잖아요. 혹시 이전에 직장 생활과 창작 활동을 병행하던 시절이 그리운 적은 없나요?”

“(단호하게) 없습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지금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 페이스대로 그릴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많은 독자가 ‘파페포포’ 시리즈를 읽고 ‘이건 내 이야기다’라고 공감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줄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요?”

“저는 내 것이 아니면 그리지 못해요. 사랑도, 상실감도, 삶에서 받은 상처도 내가 느낀 것이 아니면 허상이 되기 쉽고, 허상을 그리면 저보다 독자들이 먼저 이건 ‘거짓말’이라고 알아차리죠. 내가 진짜로 느껴야 독자도 진짜로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파페포포’ 시리즈는 앞으로 계속 내실 생각인가요?”

“내는 속도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계속 ‘파페포포’를 그릴 생각이에요.”

“만화가로서 이 작업은 꼭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으신가요?”

“사실 저는 누가 저를 만화가라고 부르면 불편해요. 작가라는 말도 그렇고.”

“그럼 어떤 말이 제일 편하세요?”

“그냥 그림 그리는 사람. 그림이 업인 사람. 만화가나 작가는 아직 제가 도달하지 못한 엄청난 영역처럼 느껴져요. 제가 그 이름에 걸맞은 작품을 창작했다는 기분이 아직 들지 않거든요. 만화가로 좀 더 긴 작품에 욕심이 나죠. ‘파페포포’는 에피소드 형식이라 한 편 한 편이 짧게 끝나잖아요. 하나의 스토리를 가진 긴 작품을 그리고 싶어요. 그런데 어떻게 그려야 할지 아직 막막해요.”

“작가 중에는 유난히 장편을 하고 싶다는 분들이 있는데요, 왜 그럴까요?”

“다른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는 변화하고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에요. ‘파페포포’는 저에게 자식처럼 소중한 작품이지만 작가로서 ‘파페포포’를 뛰어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아직 그리지 못한 이야기가 내 머릿속에 정말 많거든요. 그걸 다 끄집어내 작품으로 만들고 싶어요.”


천천히 나의 속도로 조금씩 나아간다

“만화 말고 애니메이션 작업에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는데요.”

“무엇을 표현할 때, 영상과 음악이 결합한 것으로 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니까 애니메이션에 제일 가까운 셈이죠. 혼자 하기 어렵지만 언젠가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작업입니다.”

“옆길로 새는 질문인데요. ‘파페포포’ 시리즈에는 유난히 이별 이야기가 많은 듯합니다. 이별 이야기에 특별히 마음이 가는 이유가 있나요? 혹시 경험담은 아닌지요.(웃음)”

“경험담도 있고요.(웃음) 저는 사람과 이별할 때 그 사람에게 못해줬다는 미안한 마음이 제일 많이 남아요. 그래서 그 이야기를 많이 그리는 것 같아요.”

“그렇게 보면 ‘파페포포’ 시리즈는 선생님에게 일종의 자기치유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책을 내고 제일 기뻤던 건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완성할 때마다 치유된다는 느낌을 받았던 거예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타인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고 그게 치유가 안 돼서 많이 고통받았어요. 타인과의 관계가 서툴고, 늘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곤 했어요. 그래서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죠. ‘파페포포’를 그리면서 나 자신을 가치 있게 생각하게 되었고, 자신의 문제에서 벗어났고, 많이 가벼워졌어요. 또 제가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하지 못했어요. 늘 자기 문제로 힘들어했으니까요. 그런 내가 자기를 알아가면서, 상처를 치유하면서 타인을 점점 더 잘 배려하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볼 때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어제보다는 오늘이 아주 조금이라도 더 나을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하는 거죠.”

“만화를 그리면서 제일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자신의 부족함을 느낄 때죠. 저는 남들보다 재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재능의 폭도 좁고요. 남들이 볼 때 ‘파페포포’는 쉽게 그린 것 같지만, 저는 정말 사력을 다해 그린 것이거든요. 그런데 저는 사력을 다해도 올라갈 수 있는 높이가 낮아요.”

“그럴 때 어떤 심정이신가요? 재능이라는 건 타고나는 거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그런 걸 고민하다 보면 작품에 몰두할 수 없죠. 저는 먼 앞날까지 생각하면서 사는 편이 못 돼요. 그냥 지금 그리는 작품에 몰두하고, 거기서 온 힘을 다하려고 합니다. 고민한다고 없는 재능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요.(웃음) 그냥 천천히 제 속도에 맞추어 계속 그려나갈 뿐이에요. 남들이 볼 때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어제보다는 오늘이 아주 조금이라도 더 나을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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