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을 추구하는 세밀화의 거장 피터 시스
「Peter Sis의 그림책은 다층적이며 놀랍다. 그의 작품을 한 번만 읽고 이해하는 것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한나절에 다 보는 것과 같다.」
1986년 그가 삽화를 그린 시드 플라이슈만(Sid Fleishman)의 『왕자와 매 맞는 아이』가 뉴베리상을 타면서 아동 도서 분야에서 삽화가로서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그림책에 글과 그림을 그리면서 지금까지 글로브 혼북상, 칼데콧상, 볼로냐 라가치상 등 20여 개의 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다재다능한 그의 재능은 그림책뿐만 아니라 잡지 일러스트레이션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Time〉, 〈Newsweek〉, 〈Esquire〉, 〈The Atlantic Monthly〉 등의 잡지에 삽화를 그리고 있으며 〈The New York Times Book Review〉에 무려 1000장 이상의 그림을 그리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가끔 전업(?)을 살려 영화의 포스터 작업도 하는데, 그중에는 1984년 아카데미상을 받은 밀로스 포먼(Milos Forman) 감독의 <아마데우스>도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볼티모어 공항 벽화, 뉴욕시 지하철 포스터, Joffery Ballet 무대작업도 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피터 시스는 다큐멘터리 영화 편집인인 부인 Terry Lajtha와 딸 Madeleine, 아들 Matej와 함께 현재 뉴욕에서 살고 있습니다.
다음은 찰스 다윈의 인생과 진화론을 다룬 논픽션 그림책인 『생명의 나무』로 2004년 볼로냐 라가치 어워드 논픽션 부문 대상을 받은 것을 축하하기 위해 피터 시스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산그림’(//www.picturebook-illust.com/)에서 발췌하여 제 나름대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영화감독으로 처음 일을 시작했고, 아직도 영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림책 작업과 다른 점은 무엇이고, 그림책만이 갖고 있는 매력은 무엇입니까?
영화감독과 그림책 작가로서 일 자체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지만, 영화감독은 제작자, 감독, 촬영, 편집, 마케팅 등의 여러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함께 하는 것이므로 요구사항을 조정해야 합니다. 처음에 그림책을 시작했을 때는, 이야기를 영화화하고 싶은 생각이 있긴 했지만, 언젠가부터 내 책이 곧 나에게는 필름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책 작업을 할 때 나는 감독이자 카메라맨이요, 작가이기도 한 셈이죠. 내 스스로 주인공을 정하기 때문에 캐스팅 담당도 겸하는 셈입니다. 또한 가장 좋은 점은 어떤 특정한 장면을 길게 가고 싶으면 내 마음대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하지만 음악을 넣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기는 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해오셨는데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으신가요?
여전히 내 책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오래전 애니메이션 필름을 제작한 경험이 있는데, 내가 그림책 작업을 시작한 이후에도 내 책을 영화로 만들고 싶어하는 제작자들이 종종 있었지만 그들과 나의 가치관과 견해 차이가 너무 커서 번번이 무산되었지요. 기회가 된다면 영화와 책을 혼합한 형태의 작업을 한번 해보고 싶기는 하지만 사실 내 책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상, 내 영화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아이디어는 보통 어떻게 얻으시나요?
일상과 주변의 모든 사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또한 문화와 가치관이 전혀 다른 나라인 제 조국 체코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는 제 개인사 역시 영감을 주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물론 내 아이들에게서도 영감을 얻곤 하지만, 문제는 아이들이 너무 빨리 성장해버려 이젠 더는 어린이들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어른이 된다고 해도 상관없을 것 같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여전히 내 영감의 원천이기 때문이지요.
그림을 그리면서 가장 보람되고 행복했던 ?는 언제이십니까?
일러스트레이터나 영화감독 혹은 예술가로 일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내가 지금 제대로 가고 있구나’라고 깨달을 때가 아닌가 합니다. 즉 내 생각과 의도를 종이나 필름에 옮기고자 한 대로 성공적으로 표현했다고 느꼈을 때 희열을 느끼지요. 첫 번째 인쇄본이나 혹은 필름을 보았을 때의 기분 역시 예술가에게는 짜릿한 순간이고요. 내 작품을 이해하고 좋아하는 사람으로부터 편지를 받는 것도 또 다른 느낌의 행복감을 줍니다.
선생님의 그림은 섬세한 펜 터치 덕분에 실감나는 질감이 인상적인데요, 선생님의 그림에 영향을 준 화가는 누구인가요?
작업을 할 때 나는 종종 테크닉적인 측면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곤 하지요. ‘내가 아이였을 때 디테일한 묘사를 좋아했던가? 단지 내 그림의 팬이나 출판사 편집자를 감동시키기 위해 정밀묘사의 테크닉을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단지 내 성향인가?’ 등등. 사실 어떤 면으로 생각해봐도 별로 효율적인 방법은 아닌 듯하기는 하지요. 내가 좋아하고 또한 내 작품에 영향을 준 화가로는 모리스 센닥(Maurice Sendak)과 알브레히트 뒤러(Alberecht Durer), 히에로니무스 보쉬(Hieronymus Bosch)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찰스 다윈의 일생과 진화론
「찰스 다윈은 그림 그리는 법을 왜 배우지 않았는지 후회했다고 합니다. 그림으로 기록할 수 없었기에 자신이 본 것을 모두 상세히 적어 두었다고 합니다. 그가 남긴 일기, 편지, 일지에 적혀 있는 자세하고 생생한 글들이 나에게 영감을 주었고, 나는 그것을 토대로 그의 생애를 다룬 그림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찰스 다윈의 일기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펼쳐 놓은 이 그림책은 찰스 다윈이 비글(Beagle)호를 타고 여행하면서 적은 글들을 가지고 자유롭게 조합하였습니다.」
윗글은 『생명의 나무』에 실려 있는 저자의 말입니다. 저자 스스로가 이 그림책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내면적 동기에 대해 밝히고 있는데, 피터 시스는 앞서 소개된 그림책 『갈릴레오 갈릴레이』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권위로 굳게 자리 잡고 있는 통념이나 상식에 대해 도전했던 역사상 인물을 또다시 주인공으로 다루었습니다.
피터 시스가 파리에 있던 2000년 여름, 다윈이 브라질 열대 우림으로 들어가는 커다란 그림을 그리고 나서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런던에 있는 다윈의 집, 다운 하우스를 찾아가는 것이 도움을 될 것이라는 이끌림에 따라 그곳에서 다윈이 앉았던 의자에도 앉아보고, 그가 입었던 옷도 만져보고, 그의 일기장을 보면서 위안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 후 ‘종의 기원’과 관련된 내용을 찾아 진화론과 다윈을 연구하면서 무려 5년이란 시간을 투자합니다. 지쳐있는 피터 시스를 보고 다윈을 잊어버리라는 가족의 염려 어린 충고에도 그가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역사상 위인들이 세상으로부터 많은 의심을 받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고, 그래서 작가이자 예술가로서 그 자신이 이 혁신적인 사상가들을 기념하는 일을 해보고 싶은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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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천재성과 그 천재성을 질투하고 흠모했던 한 음악가가 지낸 애증의 세월을 아름다운 모차르트 음악과 함께 그려낸 정성스러운 걸작. 아카데미 감독상, 최우수 작품상, 남우 주연상 등 8개부문 수상!/주연: F.머레이 아브라함, 톰 헐스/전체이용가/18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