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릴라를 닮았나요? - 앤서니 브라운
내가 고릴라를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는…
그림책을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도 고릴라가 표지 모델로 등장하는 앤서니 브라운의 책들을 보셨을 것입니다. 고릴라를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에 대하여 앤서니 브라운은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그의 그림책을 살펴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그의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고릴라는 한 때 선술집 주인이며, 화가였던
앤서니 브라운 자신의 아버지입니다. 앤서니 브라운은
아버지가 운영하던 선술집 귀퉁이에 앉아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면서 공상의 세계에 자주 빠져들곤 했다는데요,
힘없고 어린 앤서니에게 그런 덩치 좋은 아버지는 무섭기도
했지만 자신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해준 그리운 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책 속에서의 고릴라가 늘 아버지를
투영하고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예컨대 『윌리와 휴』 그리고
『축구 선수 윌리』에 등장하는 윌리보다 몸집이 큰
고릴라는 그의 형을 모델로 하고 있으니까요.
내게 영감을 준 모든 위대한 화가들에게 바칩니다.
오른쪽의 ‘모나리자’를 잠시 보세요. 기발하지요?
그는 고흐의 ‘해바라기’, 쇠라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등등의 작품 속 인물들도 오른쪽 ‘모나리자’
에서와 같이 원숭이로 바꿔놓는 재치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국내 서점에서는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어린이 도서
가 많이 눈에 띕니다. 시각적인 정보의 중요성이 그만큼 중요한 시대이니
만큼 그림 속의 담긴 메시지를 제대로 느끼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아이들
에게도 좋은 미술 작품을 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 앤서니 브라운도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
에서 한 가족이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으로 미술관 나들이를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주인공 꼬마는 어린 시절의 앤서니 브라운을 상기시킵니다. 그리고 엄마, 아빠 그리고 조지 형과 함께 미술관 간 꼬마는 비로서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 결심하게 됩니다. 그림책 속의 ‘나’라는 1인칭으로 표현된 꼬마를 통해 앤서니 브라운은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하여준 위대한 화가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가족간의 사랑이 가장 중요하지요
『숲 속으로』에서는 많은 고전동화들이 얼개처럼 엮기면서 아빠를 그리워하는 소년이 엄마의 심부름으로 할머니에게 케이크 가져다 드리기 위해 무시무시한 숲을 지나는 모험을 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아버지가 보이지 않자, 소년은 “아빠 빨리 돌아와요!”라는 스티커를 집안 곳곳에 붙여 놓습니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집을 떠나는 소년은 “숲으로 가지말고 멀지만 돌아가라!”라는 엄마의 충고를 무시하고 빨리 집으로 돌아와 아빠가 집에 돌아오셨는지 확인하고 싶어 숲 길로 들어간다는 이야기인데, 아이들이 알고 있는 『빨간 망토』이야기의 차용을 통해 긴장하게 되지만, 할머니의 집에 소년이 도착했을 때, 늑대가 아닌 할머니와 아픈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미리 와 계신 아빠를 만나게 됨으로써 긴장을 해소하고 가족간의 사랑을 확인하게 됩니다. 『터널』은 얼핏 『헨젤과 그레텔』을 연상시킵니다.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 오빠를 뒤쫓아 터널을 들어간 소녀는 터널 끝에서 시작된 숲에서 길을
잃게 됩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소녀는 무서운 상상에 사로잡히게
되는데요, 물론 남매는 상봉하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남매간의 우애를 섬세하면서도 환상적인 기법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화목한 가정의 절실함을 강조한 자신의 작품들에 대하여, 앤서니 브라운은 “제 그림책을 통해 가난하든 부자든 아이들이라면 느끼는 소외감, 어른들과의 갈등을 짚어주어 모든 어린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모든 가정에 진정한 행복이 깃들고 아이들이 해맑게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자신의 소망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저의 Lucky 7 은 『고릴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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