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만 하면 '성덕(성공한 덕후)'이 될 줄 알았다. 다큐멘터리 <성덕>은 세상의 중심이었던 '오빠'가 하루아침에 성범죄자가 되면서 시작된다. 한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정준영을 향한 러브레터를 낭독할 정도로 '성덕'이었던 감독은, 자신처럼 스타의 몰락에 상처를 받은 친구들을 찾아간다. 슬픔, 분노, 자기혐오를 거쳐, 결국 사랑한 기억을 껴안는 과정. 영화에 다 담지 못한 고민들과 우정의 순간들이 첫 에세이 『성덕일기』에 솔직하게 담겼다.
덕질, 우정과 사랑의 연대기
첫 영화 <성덕>이 2주만에 1만 관객을 돌파했어요. 부산국제영화제, 이탈리아 우디네극동영화제 등 수많은 영화제에 초청받았고, 최근에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죠.
<성덕> 덕분에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요. 갑자기 연이 끊겼던 지인들이 영화 잘 봤다고 전해올 때 실감이 나죠. 사실 저희 집에서는 유행어처럼 "네가 왜?"라는 말을 하거든요. 정말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뭔데 거기 나가?" 하하.
영화에 선뜻 출연해준 친구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영화에 나온 친구들은 제작비도 넉넉치 않은 상황에서 정말 저 하나 보고 출연한 것이거든요. 게다가 '덕질'은 사적인 활동인데, 카메라 앞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이야기하는 게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잖아요. 우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영화를 개봉하고 나니 친구들이 그러더라고요. "그냥 세연이가 하자니까 도와주는 마음으로 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어.", "왜 이렇게 밑에서 찍었어? 나 원래 이렇게 말이 빨랐나?"하기도 하고.(웃음)
'성덕'이었던 감독님이 하루아침에 오빠의 성범죄 뉴스를 들으면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한복을 입고 팬미팅에 가고, 예능 프로그램 <별바라기>에 출연할 정도로 덕질을 열심히 했다고요.
당시에는 눈에 띄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어요. 팬들에게 아이돌 팬 사인회는 오빠들을 웃게 하고, 나를 각인시키는 시간이거든요. '그러면 난 한복을 입고 가서 절을 해야지'하고는 친구에게 한복을 빌려서 팬 사인회에 돌아다녔죠. 어느 날, 팬 카페에서 스타와 특별한 추억을 가진 팬들을 모집한다는 게시글을 본 거예요. "와, 이건 덕질 인생 최종판이다. 꼭 나가야 한다"하면서 논문 수준으로 사연을 열심히 적었죠. 그렇게 <별바라기>에 '한복 소녀'로 출연하게 된 거예요.
'성덕'으로 살았던 나의 인생이 한순간에 뒤집히는 사건이 발생하죠. 영화에도 2019년 정준영의 재판에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한때 최애였던 가수를 범죄자로 만나는 복잡한 마음이 드러나요.
당시에는 팬으로서라기보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갔어요. 뭐든 찍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부산에서 촬영 장비를 지고 서울로 향했죠. 법원 앞에 기자분들이 몰려있는데 저만 머리가 샛노란 대학생이었어요. 다들 기다리면서 농담처럼 "이럴 거면 티켓팅을 하지"했는데 기분이 굉장히 묘하더라고요. 저는 스타를 보기 위해서 티켓팅을 하던 사람인데, 재판정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실제로 재판을 본 건 어떤 경험이었나요?
생각보다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재판 방청석에 앉아 있으니, 팬으로서 콘서트장 객석에 앉아 있었던 시절이 떠오르더라고요. 예전에는 무대에서 노래를 하며 팬 서비스를 해주던 사람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거예요. 그 사람이 아니라, 상황 자체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이럴 거면 재판을 보지 말았어야 했나 후회도 했어요. 너무나도 좋아했던 우상이 몰락하는 걸 직접 보는 것이 상상 이상으로 힘든 일이더라고요.
원래 영화의 기획 의도는 사회의 '그릇된 우상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었죠. 그런데 찍는 과정에서 팬 개개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바뀌었다고요.
처음에는 범죄자가 된 스타를 여전히 지지하는 팬의 심리가 궁금했어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같은 정치 팬덤과도 겹쳐 보였고요. 그런데 주변 친구들을 인터뷰할수록, 스타의 잘못으로 상처받은 팬의 마음을 중심에 두게 되더라고요. 여전히 지지하는 팬들과 제가 얼마나 다를까 싶기도 했어요. 저 역시 팬으로서 잘못을 넘겨버릴 때도 있었으니까요. 자연스럽게 우상화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전달하기 보다는, 팬 개개인의 이야기를 조명하게 됐죠. 슬픔부터 분노, 자기혐오까지 다양한 마음을 담고 싶었어요.
일기처럼 써내려간 마음
『성덕일기』에는 촬영 시작일부터 꼼꼼하게 기록한 일기가 담겨 있어요. 촬영 비하인드부터 당시의 심정이 촘촘하게 기록했는데요.
원래 일기 쓰기를 굉장히 좋아해요. 대학 입시 자기소개서를 일기 형식으로 쓸 정도로요. 저는 언제나 솔직하고 싶어하고, 솔직하다는 칭찬을 들을 때 가장 기쁜 사람이거든요. 일기야말로 가장 솔직한 글이니까 자꾸 쓰게 되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 영화 한 편을 온전히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 힘든 일인데, 그때마다 글을 쓰면서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사적인 기록이 책이 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죠.
영화를 찍는 동안 느낀 고민이 에세이에 잘 드러나요. '영화를 만들면서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32쪽)고 다짐했지만, 만드는 내내 혼란스러웠다고요.
피해자가 엄연히 존재하는 사건이라 더 어려웠어요. 이 영화 자체가 2차 가해가 되면 어쩌지 그게 가장 두려웠죠. 그런데 피해자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것, 팬들도 당신들과 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게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창 혼란에 빠져 있을 때, 한 PD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세연 씨, 지금 하는 고민까지 영화에 다 담아요." 그때부터 영화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어요. 스타를 사랑한 마음은 뭐였을까, 나는 피해자일까 가해자일까. 그런 고민을 다 드러내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일기와 기행문 같은 영화가 된 것 같아요.
'솔직하다'는 평이 유독 많은 영화였어요. 그런데 일기에서는 더욱 솔직했어야 했는데, 아쉬움도 남는다고 했어요.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는 유독 진실 그 자체라고 여겨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다큐멘터리도 편집이 들어가는 예술이기 때문에, 감독의 연출 의도에 따라 촬영이 되고 그 일부만 관객에게 전달되는 것이잖아요. 한정된 러닝 타임에 스토리를 담아내야 하니 신을 삭제할 때마다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만큼 편집하는 것이 사실을 훼손하지는 않을까. 더 드러낼 수 있는 것들을 내가 부끄럽다는 이유로 감추고 있진 않나. 특히, 제가 출연도 하다보니 저의 부끄러운 부분을 스스로 검열할 것 같아서 솔직함과 멀어지고 있지는 않나 끊임없이 생각했어요.
이번 책에는 영화에 삭제된 인터뷰 내용도 들어가 있어요. 한 사람이 지닌 덕질의 역사와 감정 변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는데요.
인터뷰를 한 사람당 2-3시간을 했어요. 심지어 책에도 다 들어가지 못한 부분이 있을 정도로요. 자연히 연출자로서 모두의 서사를 완결적으로 보여주고 싶지만, 잘려나가는 부분이 있었죠.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어떻게 보여줘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어느 순간 서로 대화를 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솔직히 영화를 시작할 때만 해도 감정을 다 정리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미 슬픔, 분노 겪을 만큼 겪었으니 이제 괜찮은 줄 알았죠. 그런데 영화를 찍는 순간마다 미처 소화하지 못한 감정들이 밀려왔어요. 너무 섣불리 시작한 것 아닐까 자책을 할 정도로요. 그 때마다 친구들이 큰 위로와 지지를 보내줬어요. 팬들은 서로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아니까 이해하고 이해 받는 느낌이 들었죠.
인터뷰를 통해, 개인이 느낀 감정들이 공통의 경험이 되고 이야기의 자리를 부여 받는 것 같았어요.
저도 인터뷰를 할 때마다 놀랐어요. 분노나 자기혐오 같은 건 어디에도 말할 수 없었는데, 다들 느끼고 있었구나, 나조차 인정하기 싫은 감정이 있었구나. 영화에서 "솔직히 범죄 사실이 밝혀지고 충격을 받았지만 놀랍지는 않았다."는 말이 나와요. 팬들도 오래 덕질을 하면서 스타를 잘 아니까 짐작하던 것들이 있었던 거죠. 외면하던 감정들을 인터뷰를 통해 맞닥뜨리는 순간이었어요.
'망한 덕질'을 주제로 시작된 대화는 함께 덕질했던 추억으로 이어지는데요. 감독님 역시 '분노와 실패의 기록이 될 뻔했던 여정은 우정과 연대 덕에 미화되었다'(5쪽)고 썼죠.
상영이 끝나고 GV에서 한 관객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이건 우정의 영화다."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덕질도 영화 만들기도 우정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사실 덕질은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커뮤니티예요. 콘서트장에 가면 약속이나 한 듯이 서로를 알아보고 안부를 물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덕질을 하다보니 언니, 이모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콘서트가 끝나면 부산까지 차로 데려다 주는 분도 있었고, 서울에 가면 저를 계속 돌봐주는 분도 있었죠. 좋아하는 사람이 같다는 단 하나의 공통점으로, 사는 곳도 나이도 다른 여성들이 연대하는 일이 일어나요.
언젠가는 성공한 덕후가 되고 싶다
<성덕>의 명장면 중 하나는 엄마와의 인터뷰예요. 한때 배우 조민기의 팬이었던 엄마는 '망한 덕질'을 경험한 사람이자, 딸의 덕질을 지지해온 사람이기도 했죠.
엄마 역시 팬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영화에 넣을 생각은 못했거든요. 어느 날 영화 이야기를 하는데 엄마가 그러시는 거예요. "그래도 나는 그 친구한테 고마웠다. 네가 혼자 있어야 했던 시간을 잘 버틸 수 있게 한 사람이었잖아." 팬 당사자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시각이었어요. 그럼, 누군가의 팬이었던 사람이자 팬인 딸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렇게 엄마를 인터뷰하게 됐죠.
태극기 부대를 찍은 장면은 예상과 달랐어요. 거리를 두고 촬영한 것이 아니라, 감독이 직접 지지자와 교류하고 팬레터까지 쓰죠.
그 장면을 찍은 날은 작업 일지를 쓰지 못했을 정도로 힘들었던 것 같아요. 가기 전에 걱정이 되어서 태극기도 두르고 핸드폰 배경 화면도 바꾸고 만반의 준비를 했죠. 집회 현장에 가니 지지자분들이 모여서 편지도 쓰고 굿즈도 팔고 아이돌 콘서트장 같더라고요. 풍경을 담고 있는데 지지자분들이 젊은 친구가 왔다고 기특하게 보신 거예요.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저희를 봐주시면서 하나하나 설명해주셨는데, 차마 아니라고는 말 못하고 앉아서 팬레터까지 썼죠. 그런 모습이 다 담기면서, 결과적으로는 나와 다른 팬의 마음을 가까이서 느끼는 장면이 됐어요. 촬영을 계획할 때만 해도 풍경을 멀리서 담아야지 생각했는데 전혀 예측하지 못한 장면들을 담게 된 거죠. 그게 다큐멘터리의 재미 같아요.
정준영 사건을 2016년에 최초 보도한 박효실 기자를 만나기도 했어요.
정준영 씨의 팬이었다면 2019년의 사건을 접하고, 2016년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2016년에는 무혐의로 종결됐고, 팬 커뮤니티에서 박효실 기자님은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나쁜 기자라는 프레임을 씌웠거든요. 그런데 2019년의 사건이 터진 후, 과거의 사건이 재조명됐어요. 어쩌면 그 기자님이 틀린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죄송한 거예요. 연락을 해야지 하면서 일 년 반 동안 고민을 했어요. 그러다가 두렵지만 영화를 만든다는 걸 알리고 제대로 사과를 드려야겠다 결심하고 메일을 보냈어요. 다행히 기자님이 제 메일을 읽고 위로가 되었다고 하셨고, 인터뷰까지 응하셨죠.
에세이에서 영화는 나의 '짝사랑'이라는 대목이 나와요. 열일곱부터 '영화'를 좋아했다고요.
하나에 꽂히면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이에요. 처음에는 예능 작가나 PD가 되고 싶어서, 카메라와 가까워질 기회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보고 싶었어요. 마침 제가 영화의 도시 부산에서 자라다 보니 의외로 좋은 기회가 많이 찾아왔어요. 청소년 영화 제작 교실에 가서 처음으로 단편 영화를 접한 거예요. 제가 아는 영화 감독은 봉준호와 박찬욱 밖에 없었는데, 독립 영화라는 신세계가 열린 거죠. 그렇게 영화를 많이 보러 다녔고,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첫 영화를 상상해보잖아요. 감독님은 어땠나요?
완전 있었죠! 오로지 이미지로만 말하는 영화. 너무 조용해서 관객들이 보다 잠들 수도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정작 저는 말이 정말 많은데도요. 그때는 스스로를 좀 부정했었나봐요. 하하. 지금 생각하면 가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동경했구나 싶어요. 심지어 첫 영화가 이런 모습이 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죠.
'GV맛집'으로 소문날 정도로 관객과의 대화가 팬미팅처럼 이어지고 있어요. 각자의 망한 덕질을 고백하는 자리가 됐는데요.
이 영화가 각자의 살풀이처럼 느껴질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영화에서 요거트 막걸리를 함께 만든 친구 재원이 제 영화가 '거대한 탈덕 선언문'이라고 한 적이 있어요. 한때 사랑했던 오빠는 범죄자가 됐지만, 한편으로 나는 옛 사랑을 정리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영화가 한바탕 마음을 풀어내고 다시 웃으며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감독님의 '팬'도 많이 생겼는데요. 누군가의 팬이었다가, 팬을 갖게 된 기분은 어떤가요?
'역지사지'라는 말이 떠올라요. 저는 한평생 누군가의 팬이었기 때문에 팬심에 대해서는 가장 잘 안다고 자부했거든요. 그런데 이제 다른 위치에서 팬들을 보게 된 것 같아요. 내가 혹시라도 나중에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이 되면, 이 영화를 좋아했던 팬들이 정말 <성덕> 같은 영화를 찍고 싶어지겠다 생각하기도 하고.(웃음) 굉장히 고마운 마음이 들고, 미안함도 느껴요. 나를 이렇게 좋아해주시는데 나는 그분들의 마음만큼 되돌려줄 수 없어서 황송한 기분이랄까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하죠.
연예인의 범죄와 미투 운동을 거치며, 여성들은 ‘누군가를 마음껏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공통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저도 사건을 겪은 후 '앞으로 어떻게 또 덕질을 하겠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영화를 찍을수록 '인생에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일인데, 그걸 멈출 수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영화 마지막에 "언젠가는 성공한 덕후가 되고 싶다"고 했고, 『성덕일기』 마지막에도 '마음껏 사랑하는 게 참 어렵지만, 그냥 하자'는 마음을 담았어요. 하나의 사랑이 끝나면 당분간 사랑을 안 하고 싶을 수 있죠. 그렇지만 우리는 이미 새로운 사랑을 찾아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오세연 영화감독. 범죄자가 된 스타의 팬들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성덕>은 국내외 영화제를 거치며 화제가 됐고, 개봉 후 2주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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