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대화를 통해 상대방과 교감하고 공감하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생각과 다른 결과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화를 통해 ‘불편하다’, ‘두렵다’, ‘혼자가 편하다’가 아니라 ‘즐겁다’, ‘함께해서 좋다’라고 느끼고 싶은 것이 보통이지만, 오히려 오랫동안 쌓아 올린 관계를 한 번의 말실수로 허물어버리거나 더 이상 다가갈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떻게 말을 건네야 원하는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허물어진 관계를 다시 곧추세울 수 있을까? 관계의 적정 거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 김범준 저자는 그 해법으로 '예쁜 말'을 제시한다. 상황에 가장 적합한 ‘예쁜 말’을 찾고, 활용하는 방법이 『예쁘게 말하는 네가 좋다』에 담겨 있다.
『예쁘게 말하는 네가 좋다』의 출간을 결심한 계기나 동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었습니다. 다시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되고는 있으나 이전과 같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의 회귀는 어려울 듯합니다. 여기에서 우리 일상의 익숙한 변화와 마주합니다. 마침내, 다가가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입니다. 그동안 멀어졌던 우리의 시간적, 물리적 거리만큼 다시 그 간격을 가깝게 해야 한다는 건 예상외로 어색합니다.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몰랐던 지루한 나날들이었지만, 불안한 비자발적 대면 사회의 초입에서 우리는 나와 다른 누군가와의 관계 맺기가 이전 시간보다도 더 어려워졌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분명 그리웠는데, 다시 마주하려니 관계 맺기는 어렵고 마음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습니다.
결국, 만남은 '말'에서 시작되고 '말'로 끝납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가 도구로 삼아야 할 것을 고민해봅니다. '다가섬'에 있어 진정 중요한 것은 '말의 콘텐츠'가 아니라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것'에 있으리라 생각되었습니다. 이때 저는 그 키워드를 '예쁜 말'로 잡아봤고 또, 그것을 중심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관계와 대화에 관한 책을 꾸준히 집필하고 계시는데요. 이번 책에서 특히 더 강조하고 싶으셨던 키워드는 무엇이었나요?
'관계'와 '대화'는 알려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더 모르는 분야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압니다. 감히 관계와 대화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그것들을 관찰할 만한 대상으로 삼으며 흥미를 느끼고 살아가겠다고요. 실제로 제가 쓴 책들은 모두 제 자신의 선입견과 편견, 그리고 한계를 깨닫고 그것을 조금씩 고치려고 발버둥 치는 과정 속의 산물입니다.
『예쁘게 말하는 네가 좋다』에서 저는 ‘예쁜 말’을 강조했습니다. 어떤 말이 ‘예쁜 말’인 걸까요? 상대방에게 다가가기 위해, 마주하기 위해, 그리고 결국에는 원하는 것을 주고 받으며 좋은 관계를 맺도록 해주는 것이 ‘예쁜 말’이 아닐까 합니다. 저 자신이 ‘예쁜 말’에 익숙하지 못했기에 더더욱 저의 모습부터 살펴보면서 제가 하지 못했던 ‘예쁜 말’을 찾아내고, 반대로 ‘예쁜 말’에 익숙한 분들의 사례를 확인했습니다.
예쁜 말 습관을 만드는 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정답이 있는 수학 문제 풀이처럼 대화도 정답이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하지만 '말'이란 나 자신의 논리가 아닌 타인의 생각 그대로가 더욱 중요하기에 예쁘게 끝나기가 참 어렵습니다. 사실 우리는 자신의 논리 안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려 듭니다. 그러니 상대가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엉뚱한 말로 대화를 끊곤 하고요. ‘예쁜 말’과는 거리가 멉니다.
SNS를 통해 대화의 양은 폭증했지만, 오히려 듣거나 보고 싶은 말과 글은 줄었습니다. 소통의 양이 아닌 소통의 질이 중요함에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쏟아내느라, 쏟아낸 말들이 얼마나 혐오스러운 지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배워야 합니다. ‘예쁜 말’은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예쁜 말’을 하는 사례를 여기저기서 찾아보고 공부한 후에 일상에서 조금씩 표현하면서 훈련해야 합니다.
작가님께서는 수많은 대화를 듣고 경험해보셨을 텐데요. 작가님이 꼽는 최고의 ‘예쁜 말’은 어떤 말인가요?
최근에 본 최고의 예쁜 말이 있습니다. ‘여사님’이라는 단어가 그것입니다. 언젠가 화장실에 앉아 있을 때 눈앞에 있는 게시물을 하나 봤습니다. ‘화장실 에티켓’이라는 제목이 보였습니다. 뻔한 이야기이겠거니 했는데, 읽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막힌 변기 직접 뚫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생각만 해도 역겨운 냄새가 마구 풍기는 것 같네요. ‘여사님’들은 일주일에 한두 번씩 겪는 일이랍니다. 우리가 조금만 주의해서 변기가 막히지 않게 사용한다면 참 좋겠습니다. 여사님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 함께 실천해보아요!”
'아줌마', '청소부', 이런 말에 익숙한 저에게 ‘여사님’이라는 단어 하나가 어쩌면 그렇게 예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쁜 말’은 문장이 아니어도 됩니다. 단어 하나 잘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나와 관계를 맺는 누군가를 향해 ‘예쁜 말’ 한 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예쁘게 말하는 네가 좋다』에서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는 측면에서 예쁜 말은 성장의 계기가 됩니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정말 말 습관을 바꾸면 자기 성장이 가능할까요?
‘예쁜 말’은 상대방을 위한 것만이 아닙니다. 나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안된다, 안된다.’라고 말하는 그 순간부터 원래 충분히 될 것도 되지 않습니다. 오던 행운도 사라지고, 성장도 멈춥니다. ‘된다’라고 말하면 안 될 것도 되고, 될 것은 더 잘될 것입니다. ‘예쁜 말’이 우리를 성장시키는 이유입니다.
언젠가 한 프로 골퍼가 자신의 ‘굿 샷’ 비결을 이렇게 말하는 걸 들었습니다.
“티샷 실패 후 다음 장소로 이동할 때 ‘임팩트가 약했어. 절대 두 번째 샷에서 실수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하죠.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네. 맞다. 두 번째 샷, 어디로 보내지?’ 그게 저의 성공적인 굿 샷의 비결입니다.”
이 프로 골퍼처럼 환경이 팍팍하더라도 방어적이기보다는 능동적인 모습을 억지로라도 보여주려는 연습을 자기 자신에게 해야 합니다. 긍정적 혼잣말을 함으로써 일종의 최면처럼 자신을 격려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말 한마디가 가진 힘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작가님께 힘이 되었던 한마디 말은 어떤 말이었나요?
‘예쁜 말’은 그 말을 듣는 상대방을 긍정적으로 변화하게 해줍니다. 큰 힘을 주기도 하고요. 서로에게 다가서고 마주하며 관계를 이어 나가야 하는 것이 우리 사람의 모습, 그리고 사회를 이루는 근본적인 모습일 텐데, ‘예쁜 말’은 바로 이 모든 것들의 시작점이 됩니다. 아니 끝일 수도 있습니다. 인간관계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예쁜 말인 거죠. 언젠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만남의 시작과 끝에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이 두 마디만 할 줄 알아도 너무나 예쁜 사람으로 기억된다고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못생긴 말' 대신 '예쁜 말'에 익숙한 당신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김범준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테크노인력개발전문대학원에서 코칭과 리더십을 공부하여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이후 인권에 관심을 갖고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여 기업과 사회, 사람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대기업의 인재 육성 기관, 금융 기관, 공공 기관, 교육 기관에서 강연 활동을 진행 중이다. |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