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아웃] 디지털 노마드, 제가 직접 해봤습니다
오늘은 제가 혜민님을 인터뷰하는 시간입니다. 이름하여 ‘혜민에게 노마드 워크 프로젝트에 대해 묻다’입니다. 최근 열흘간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오셨나요?
글ㆍ사진 김상훈
202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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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 지난주부터 ‘디지털 노마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사실 제가 지난주에 10일간 제주에서 노마드 워킹을 하고 왔거든요. 그 이야기에 대해서 상훈님이 저를 인터뷰하시겠다고요?

김상훈 : 네, 오늘은 제가 혜민님을 인터뷰하는 시간입니다. 이름하여 ‘혜민에게 노마드 워크 프로젝트에 대해 묻다’입니다. 최근 열흘간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오셨나요?

이혜민 : 제주도에 다녀왔고요. 제주도에서 노마드 워킹을 하고 왔습니다.

김상훈 : 노마드 워킹이 무엇인가요?

이혜민 : 저희가 이름을 그렇게 붙인 건데요. 여행을 하면서, 이동하면서 일하는 거를 그냥 노마드 워킹이라고 이름 붙였고 작년에 프로젝트처럼 시작을 했어요. 작년에는 강원도에 한 달 동안 여러 도시를 이동해 가면서 일 해보는 실험을 했었고요. 올해는 약간 방향을 바꿔서, 한 달에 반 정도는 어떤 한 도시에 머물면서 일하고 또 나머지 반은 서울에서 할 일들을 해보면 어떨까 이런 계획을 세웠습니다.

김상훈 : 왜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이혜민 : 되게 오래전부터 디지털 노마드라는 삶의 방식을 동경해왔어요. 출퇴근하는 삶이 우리가 하는 일, 그리고 내 성향에도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저는 진짜 이동하면서 할 때 집중도 잘 되고, 어딘가에 가서 짧은 기간에 확 집중해서 일하는 것이 되게 잘 맞아요. 그리고 제가 하는 일 자체도 크리에이티브한 일이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계속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작년에 그럴 기회가 좀 더 생겼어요. 작년에 짝꿍이 아예 퇴사를 하고 같이 합류해서 일을 하게 돼서 작년에 아예 프로젝트화해서 웹사이트도 만들고요. 나름 굿즈 티셔츠도 만들고 그랬어요. 

한 달 동안 강원도를 가겠다고 선언을 했죠. 그때 타이틀로 내세웠던 게 ‘워크라이프 블렌딩’인데요. 보통 워라밸을 많이 얘기하는데 딱 출근할 때 바짝 일하고 나머지 시간과 완전히 구분해서 하는 균형에 대해 기존에 많이 얘기했다면 이제는 그렇게 딱 정해놓고 일하지 않는 식으로 일의 형태가 많이 변하고 있잖아요. 앞으로 일의 형태가 워라밸에서 워라블로 나아간다는 것을 세계적으로 얘기하고 있더라고요.

김상훈 : 직접 해보니까 워라블이 실제로 가능했나요?

이혜민 : 되긴 됩니다. 그런데 적응하는 데 좀 시간이 걸렸어요. 여행을 가면 어쨌든 새로운 곳에 왔으니까 어딘가로 좀 나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들을 오히려 역으로 이용하니 작동이 되더라고요. 내 눈앞에 바다가 펼쳐져 있는데 저기 빨리 나가서 놀아야 되잖아요. 그러려면 빨리 일을 처리해야 되는 거죠. 그래서 시간을 정해놓고 일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상황에 맞춰서 그때 할 수 있는 일을 빠르게 더 집중해서 하게 되고 저 같은 경우에는 더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아요. 이동하면서 일할 때는 진짜 더 바짝, 이따가 놀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게 되더라고요. 

김상훈 : 저는 사실 궁금한 게 어쩌면 일의 직무 같은 것들이 사무 업무나 문서 작업 같은 것이어야 가능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 노마드 워킹을 하려면 어떤 일의 조건이나 환경이 필요할까요?

이혜민 : 일단 저는 이제 말씀하신 것처럼 콘텐츠를 만드는 직업이니까 원고를 쓰거나 영상 편집하는 일을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 가능한 것도 있긴 있어요. 하지만 사례를 찾아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꼭 IT 쪽 일을 하지 않아도 자기가 그런 직업을 찾아서 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예전에 인터뷰했던 분 같은 경우에도 원래는 사무직 혹은 매장 판매직으로 일하던 분이었는데 디지털 노마드로 살기 위해서 일을 바꾼 거예요. 

사진 찍는 기술을 열심히 연마해서 그걸로 수입을 만든다든지 블로그를 열심히 만들어서 그걸로 일정 소득을 만든다든지 하는 분도 있었어요. 직업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영역을 온라인으로 옮기시는 분도 계셨고요. 그러니까 이미 주어져 있는 환경을 찾아서 간다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만드는 것에 가깝죠. 원래부터 코딩하고 이런 업무라면 바로 노마드 워크를 쉽게 할 수 있겠죠. 그런데 그렇지 않다고 불가능하다기보다는 그런 방식에 맞는 내 환경을 본인이 스스로 세팅을 하면 좋은 것 같아요.

김상훈 : 내가 그 일을 만들어서 나가는 것이겠네요. 

이혜민 : 네. 저희도 사실 지금 하는 일의 방식이 완벽하게 디지털 노마드로 살 수 있다고 할 수는 없거든요. 왜냐하면 이렇게 녹음을 와야 되고, 저희가 촬영을 하거나 인터뷰를 하는 일을 많이 하는데 그런 것들이 대부분 서울에서 하게 되거든요. 많은 분들이 서울에 계시기도 하고, 미팅을 할 때도 서울에 있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요. 그래서 사실은 항상 가능성이 있다 보니까 어디로 쉽사리 떠나기가 어려운 구조였어요. 

그런데 제가 얼마 전에 또 다른 주제로 인터뷰를 했던 분이 일의 구조를 자신이 세팅하는 것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굉장히 큰 영감을 받았어요. 그분은 1인 기업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3개월을 일하고, 1개월을 쉬는 타이밍을 갖는다 해요. 그런 구조가 대체 어떻게 가능하냐, 그 시기에 일이 들어오면 어떡하냐 물었는데 그 스케줄을 내가 정하고,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그때 일 안 합니다. 다음 시즌에 연락을 주세요.” 이렇게 당당하게 말을 할 수 있어야 된다는 거죠. 거기에서 되게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어요. 

김상훈 : 듣다 보니까 일하는 사람의 의지나 태도 같은 게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디지털 노마드가 되려면 어떤 태도나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이혜민 : 제가 처음에 말한 것처럼 뭐 퇴사를 했다, 소속이 없다, 프리랜서가 됐다고 해서 바로 디지털 노마드로 살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주체성과 본인의 의지가 너무나 중요한 영역인 것 같아요. 그게 없다면 아무리 프리랜서로 일해도 계속 클라이언트한테 끌려다닐 수밖에 없거든요. “언제 일 들어올지 모르니까 나는 대기하고 있어야지. 거기서 이때 해달라고 했으니까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때 일을 해야지.” 이렇게 생각하면 평생 어디로 못 가고 회사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로 계속 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김상훈 : 들으면서 저는 갖고 있던 편견이 좀 깨졌어요. 노마드 워크를 하려면 특정한 직종이어야 하고, 퇴사를 해야만 하고 이렇게 생각했는데 자신의 환경 안에서도 얼마든지 시도해 볼 수 있고, 프리랜서라 해도 주체적인 태도와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겠구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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