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은 곁에 있는 것이기에 더욱 간절하다. 이왕이면 좋은 마음을 담기를 바라는 『우리말 소망』은 우리말 어휘학자인 경희대학교 조현용 교수가 쓰는 우리말 에세이다. ‘긍정’과 ‘희망’으로 이끄는 우리말 세상 이야기에는 에세이 『우리말 선물』, 『우리말 지혜』, 『우리말 소망』, 우리말 공부를 위한 『우리말 교실』이 있다.
『우리말 소망』이라는 책 제목이 참 예쁩니다. 소망이라고 하면 왠지 이루어질 것만 같기도 하고요, 『우리말 소망』은 어떤 책인가요?
우리말에는 우리의 생각이 숨 쉬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말을 잘 알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말 ‘소망(所望)’은 ‘바라는 바’라는 뜻입니다. 소망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매순간 소망을 품고 있지만, 우리가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거나 힘들 때 소망은 더욱 강력하게 발동합니다. 우리말에는 함께 어울리고 서로 위로하면서 평화롭게 살고 싶어 하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말 소망』은 우리말 속에 담겨 있는 그 바람들을 담은 책입니다. 우리들의 따뜻한 마음을 이야기하는 책이기도 하지요.
소망을 담은 우리말 어휘 세 개만 들려주신다면요?
먼저 ‘까짓것’을 들고 싶습니다. 우리는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지나치게 집착을 하게 됩니다. 벗어나기가 어려운 거죠. 그렇지만 우리말 까짓것은 ‘그 정도는 견딜 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달랩니다. 저는 까짓것이라는 말을 통해 스스로의 한계를 넓혀 가면 좋겠습니다. 한 번 실패해도 까짓것 다음에 다시 열심히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입니다. 새로운 소망을 갖는 겁니다.
‘기지개를 켜다’는 말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기지개는 아침에 일어나서 일을 시작하기 위한 몸의 준비를 말합니다. 저는 몸과 마찬가지로 마음에도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몸도 마음도 기지개를 켜 보세요. 의도적으로 몸도 마음도 펴는 겁니다. 몸은 늘리고, 마음에는 여유를 갖는 거죠. 기지개를 켤 때마다 “아 좋다!” 하고 소리를 내어 보면 어떨까요? 아침마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소망을 다짐하는 거죠.
‘일부러’라는 말에도 생각할 점이 있습니다. 보통 일부러라는 말을 들으면 부정적이죠. 고의로 남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일부러는 긍정적일 때도 많이 쓰입니다. 일을 부러 한다는 의미로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닌데도 하는 겁니다. 아픈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서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기도 합니다. 일부러 하는 긍정적인 일을 많이 하면 세상이 밝아질 겁니다. 서로에게도 따듯한 위로가 되겠죠.
도서 안내문을 보니 ‘우리말 어휘학자의 우리말 에세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는데요, 우리말 에세이는 어떤 책인지요?
어휘라는 말과 에세이라는 말이 이 책들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제가 쓰는 대부분의 글은 말에서 시작합니다. 즉 말이 글의 원천인 셈입니다. 제가 다른 사람에 비해 글을 많이 쓸 수 있는 이유도 말이 세상에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일 겁니다. 주변의 모든 것이 글감이죠. 그리고 에세이라는 말은 전문적인 내용이나 깊은 내용을 쉽게 소통하려 했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전문적이니까 어려워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네 권의 우리말 시리즈를 썼습니다. 우리말 에세이 첫 권인 『우리말 선물』에서는 우리말 속에 보물 같은 말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두 번째 권인 『우리말 지혜』는 말 속에 담긴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지금 살려내려고 한 책입니다. 우리말 에세이 마지막 권인 『우리말 소망』은 우리말을 통해 어려운 시기에 위로를 얻고 소망을 갖기를 희망한 책입니다. 그리고 우리말 공부를 위해 쓴 『우리말 교실』은 그야말로 이해하기 어려운 우리말의 맞춤법, 표현법 등을 재미있고 쉽게 풀어낸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 쉽고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요즘 사회적인 갈등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데요, 우리말이 이끄는 대로 모두 살아간다면 갈등 같은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말은 싸우지 말고 상처주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말로 해라’가 대표적인 표현이지요. 주먹질을 하면 안 됩니다. 욱 하고 폭력을 써서 평생 후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말로 하되 상처를 주어서도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합니다. 말이 상처를 주면 소리가 됩니다. 잔소리, 큰소리, 헛소리죠.
우리 사회 통합의 메시지를 담은 우리말을 들려 주신다면요?
우리말 시리즈에 있는 글입니다만, ‘어울리다’도 좋은 말입니다. 어울리는 것은 조화를 이룬다는 뜻도 되지만 서로 논다는 의미도 됩니다. 즐겁게 함께 지내려면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서로 양보하고 배려해야만 어울릴 수 있습니다.
‘사이가 좋다’는 말도 그렇습니다. 자기 이익만 생각해서는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서로의 가운데 즉 사이가 좋아야 하는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이해할 때 우리는 천국이 따로 없다는 표현도 씁니다. 날마다 천국인 셈이죠.
한국어학과 전공 교수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세계 곳곳에서 우리말 관련 강의도 많이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말 어휘학자로서 보는 우리말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떤 것일까요?
우리말은 다른 언어에 비해 감정적인 표현이 아무 많습니다. 형용사가 발달했고, 의성어나 의태어가 발달했습니다. 맛, 색깔, 날씨 등에 대한 표현도 얼마나 발달했습니까? 우리말이 변화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저는 말은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은 감정이라고 봅니다. 우리말을 통해서 우리 감정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말 어휘학자로서 앞으로 계획하거나 하시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계획은 아마 지금과 비슷한 생활을 계속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하는 생활은 날마다 새로워지려고 하는 겁니다. 요즘에도 국악과 일본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좋은 길을 찾아 걷기도 자주 하고 있습니다. 더 즐거운 일이 앞으로 많이 생길 겁니다. 그리고 제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들과 즐겁게 우리말과 문화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그런 공간도 꿈꾸고 있습니다.
*조현용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한국어교육 전공 교수로 있으며, 우리말 어휘 연구가로 우리말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국어교육기관 대표자협의회 회장과 국제한국어교육학회 부회장,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문체부 국어심의위원, 법무부 사회통합 프로그램 자문위원으로 있다. 전 세계를 다니며 언어문화, 어휘와 사고 등에 대해서 활발하게 강연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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