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희 작가 “혼돈의 한국 사회 여행자를 위한 씽킹맵”
『세 여자』는 소설이지만 사실은 한국현대사에 관한 책이었습니다. 바로 지금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상식의 재구성』은 『세 여자』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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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은 뉴스와 SNS에서 엄청난 정보를 얻고 있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정확한 정보가 종합적으로 있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걸러지지 않은 정보들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이 책은 사회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미디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구조를 보게 해준다.

『상식의 재구성』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순서대로 읽으면 논리적으로 연결되는 장점이 있고, 관심 가는 주제부터 읽으면 자신을 혼란과 갈등에 빠트리는 가장 큰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독자들은 각 주제에 대해 ‘팩트’를 정리하면서 정보와 지식을 모자이크하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



2017년 장편소설 『세 여자』 출간 이후 오랜만에 신간을 내셨습니다. 신간이 소설이 아니라 사회정치 분야라는 것이 다소 놀라운데요, 어떤 책인지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저는 소설가 이전에 기자였고 『상식의 재구성』 은 기자로서 쓴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이라는 이 신나고 괴로운 신분’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지금의 이 신나고 괴로운, 짜릿하면서도 스트레스 쌓이는 한국 사회를 해부하고 있습니다. 쟁점도 많고 갈등도 많은 민주주의 사회를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팩트’들을 체크합니다. 이 책은 7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습니다. 1 불평등퍼즐, 2 미디어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3 민주주의 멀미, 4 독일의 경우, 5 이념 트라우마, 6 일본 딜레마, 7 한국인은 누구인가. 경제에서 미디어, 정치, 이념, 일본 문제, 그리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까지 모두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상식을 구성하는 주제들입니다.

이번에 사회 정치 분야의 책을 쓰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당대 사회란 늘 혼돈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선명해지지만 당시에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기 어렵고 미디어와 대중은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사회 갈등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책은 갈등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을 정확히 알고 갈등해결의 내공, 갈등력을 키워보자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우리의 경험과 다른 나라의 경험을 비교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집중탐구 대상으로 독일을 택했고 일본, 브라질, 남아공, 핀란드 등이 참조 대상으로 등장합니다. 또한 남아공의 몽플레 시나리오 워크숍이나 독일의 보이텔스바흐협약처럼 구체적인 갈등 해소의 모델들을 소개합니다.

『세 여자』는 소설이지만 사실은 한국현대사에 관한 책이었습니다. 바로 지금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상식의 재구성』은 『세 여자』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 여자』 의 경우 완성까지 오래 걸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도 분량이 만만치 않습니다. 집필 기간은 어느 정도였는지요?

『세 여자』 는 구상에서 출판까지 12년이 걸렸습니다. 집필 기간 자체는 3년 반쯤이었는데 책을 시작한 다음 두 차례 공직을 맡게 되면서 집필이 중단됐기 때문에 더 오래 걸렸지요. 이 책은 2019년 봄에 구상해서 그 해 가을부터 다음해 봄까지 베를린 체류기간을 거쳐 2021년 봄에 집필을 마칠 때까지 2년 걸렸습니다.

이 책을 어떤 독자들이 봐주었으면 좋겠나요? 이 책이 한국 사회에 어떤 변화를 주기를 희망하십니까?

이 책이 ‘혼돈의 한국 사회 여행자를 위한 씽킹맵’으로서 복잡하고 어수선한 우리 머릿속의 혼돈을 좀 정리해주길 바랍니다. 또한 현안 이슈에 과몰입해 있는 사람들에게 좀 넓고 깊게 보도록 시야를 열어주고, 갈등과 분노에 지친 사람들의 뜨끈뜨끈한 머리를 식혀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책이 누구에게는 우리 사회와 역사에 대한 상식을 넓혀주는 교양서적으로, 또 누구에게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말을 하고 올바른 투표를 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실용서적으로, 또 누구에게는 그냥 재미나고 유익한 이야기책으로 읽히길 바랍니다.

제목은 『상식의 재구성』인데 한국 근현대사가 많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모든 현상은 그 과거 내력을 보아야 이해가 쉬워집니다. 갈등을 이해하려면 역사를 알아야 하지요. 지금 정치 양극화의 문제를 정확히 알려면 민주화 과정과 군사정권 시절과 해방공간까지 뿌리를 캐봐야 하고, 우리 개신교 내부에 극우가 성행하는 것도 분단에서부터 그 역사가 시작됩니다. 또한 일본과의 갈등을 이해하려면 150년 전 개항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읽다 보면 모자이크처럼 상식이 맞춰지는 구성으로 책을 집필하셨는데, 그 때문에 앞에 독자들을 위한 읽기 가이드도 두셨고요, 일부러 그렇게 하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이 책은 7개의 챕터에 75개의 꼭지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길고 짧은 꼭지들은 어느 것은 기사, 어느 것은 칼럼 형식이고 픽션도 있고 역사나 시사 리포트가 있는가 하면 제 개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에세이도 있습니다. 형식과 스타일이 자유분방한 편입니다. 처음 이 책을 집어 드는 독자들은 이런 낯선 형식 때문에 어리둥절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책머리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을 위한 독법 가이드’를 붙였습니다.

『상식의 재구성』 같은 책을 앞으로도 집필하실 계획이 있으십니까? 문학 작품을 집필하실 계획이 있으시면 살짝 힌트를 주셨으면 합니다.

사실, 지금은 머리가 텅 비어 있습니다. 추수 끝난 논밭 같다고 할까요? 하지만 살다 보면 문득 어떤 재미난 소설을 쓰고 싶거나 가령 고양이에 관한 에세이를 쓰고 싶을 때가 올 수도 있겠지요.




*조선희

1960년 강릉에서 태어나 강릉여고와 고려대학교를 다녔다. 1982년 연합통신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고 1988년 한겨레신문 창간에 참여했으며 1995년 영화주간지 [씨네21] 창간부터 5년간 편집장으로 일했다. 2000년 기자 일을 접고 에세이 『정글에선 가끔 하이에나가 된다』, 장편소설 『열정과 불안』, 단편집 『햇빛 찬란한 나날』을 냈다. 한국영상자료원 원장(2006-2009)과 서울문화재단 대표(2012-2016)로 일했다. 한국 고전영화에 관한 책 『클래식중독』을 냈고 일제 강점기 사회주의 여성혁명가들 이야기인 장편소설 『세 여자』로 허균문학작가상 등 문학상들을 받았다. 2019년 10월에서 2020년 4월까지 베를린자유대학의 방문학자로 베를린에 체류했다.
 



상식의 재구성
상식의 재구성
조선희 저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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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