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2일 현재, 보이그룹 2PM을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입력하면 가장 먼저 ‘2PM 준호’가 추천 검색어로 떠 있다. 유튜브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관찰할 수 있다. 2PM의 이번 신곡 ‘해야 해’에 이어 ‘hands up’, ‘must’, ‘우리집’ 바로 다음으로 뜨는 추천 검색어가 ‘준호’다. 검색어 순위로 멤버들 중 누가 팬들에게 더 인기가 많고 적은 지 확실한 통계를 낼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알아챌 수 있는 사인은 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대중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사람이 준호라는 사실이다.
2008년 싱글
그러나 2PM 멤버들이 본격적으로 개인 활동에 돌입하면서 준호는 자신의 솔로 앨범에 자작곡을 싣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국내외에서 솔로 콘서트와 팬미팅을 개최했고, 그 사이에 드라마와 영화에 얼굴을 비췄다. 잘생긴 얼굴을 자랑하는 대신, 섬세하게 얼굴 근육을 활용하면서 준호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이야기의 골격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어느 날에는 철없고 장난스러운 스무 살의 눈빛을 비췄다가, 또 다른 날에는 약 올리는 상대방을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노려보았고, 그 다음 날에는 정직하고 올곧은 사람의 진중한 눈빛을 화면 앞에 꺼내놓았다. 솔로 앨범을 비롯해 2PM의 앨범에 실릴 자작곡들을 만들면서 조금씩 풀어나가던 이야기의 타래가 배우 활동을 하면서 절묘하게 이어졌고, 드디어 그가 연기하는 작품의 골격뿐만 아니라 이준호라는 가수이자 배우의 역사가 단단한 틀을 갖춰가며 완성되어갔다.
보이그룹의 멤버가 솔로 음반 활동을 하고, 연기자 활동을 하면서 넥스트 스텝으로 나아가다 어나더 레벨이 되는 과정. 이 과정은 K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조금 익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막상 그만한 성취를 얻은 사람을 따져보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이 과정을 착실하게 밟아온 이준호라는 사람의 현재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된다. 지금 이 순간 그가 얻은 ‘검색어 1위’라는 타이틀보다, 유명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를 통해 얻은 ‘우리집 준호’라는 유명한 밈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수이자 배우 이준호가 스쳐 지나가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아도 될 만큼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점이다.
5년 만에 일곱 번째 정규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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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아
전 웹진 IZE 취재팀장. 대중문화 및 대중음악 전문 저널리스트로, 각종 매거진, 네이버 VIBE, NOW 등에서 글을 쓰고 있다. KBS, TBS 등에서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예능에 관해 설명하는 일을 했고, 아이돌 전문 기자로서 <아이돌 메이커(IDOL MAKER)>(미디어샘, 2017), <아이돌의 작업실(IDOL'S STUDIO)>(위즈덤하우스, 2018), <내 얼굴을 만져도 괜찮은 너에게 - 방용국 포토 에세이>(위즈덤하우스, 2019), <우리의 무대는 계속될 거야>(우주북스, 2020) 등을 출간했다. 사람을 좋아한다.
urteatree
2021.07.08